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 제135회 나오키 상 수상작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들녘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 현대 가족에 관한 질문

"사랑하는 엄마, 아빠와 토끼같은 아들딸이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

라는 말은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당연히 추구해야 할 가치인듯이 느껴지는데, 실은 가족이라는 공동체에서 중요한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와 존중, 관심이라는 것, 그래야 뭔지 모르겠는 사랑도 있는 것 같다는것.

구성원이 한부모이든, 두부모이든, 세부모이든, 혹은 부모가 없든, 아이가 없든, 남의아이를 내아이로 알고 키웠든, 남자끼리든, 여자끼리든, 개도 가족이 될 수 있고.....

2. 등장인물들의 가족관계가 상식적인 관계가 하나도 없다. 무엇이 상식이고 무엇이 옳바른지 완곡하고 편안하게 묻는다.

소네다 할머니 - 치매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의뢰로 가끔 인사하러 다다가 가면 다다를 아들로 생각한다. (비인간적인 가족, 늙은 어머니를 병원에 맞기고 인사조차 남을 시킨다.)

결혼에 실패한 다다, 결혼한적 없지만 다른 부부가 키우는 아이가 있는 교텐 - 실은 쿨한 두사람이 사는 공간과 시간이 점점더 인간적인 가족관계가 된다.

루루와 하이시와 하나(강아지) - 인간적이고 따듯한 가정. 두여성과 개로 구성된 가정이만 가장 모범적이다.

꼬마 유라의 집 - 유라네 엄마는 가정을 회사처럼 운영한다.

그외에도 등장하는 가족들이 모두 상식적이지 않다.  중요한것은 관계를 구성하는 사람끼리의 공동체를 어떻게 더 인간적이고 편안하게 서로 배려하며 운영할 것인가이다.

3. 개성적인 인물들

1) "콜롬비아 창녀 루루예요오!"

물결치는 금발에 새빨간 장미 코르사주를 꽂은 루루는, 형광빛이 도는 녹색 바탕에 짙은 핑크색 큰 튤립 무늬가 흩어진 얇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ㅍㅎㅎㅎㅎㅎ, 우와 멋지군. 나도 이런 원피스 한번 입어볼까? ^^ 입을수 있을까? ^^

사랑스러운 그녀를 반드시 만나보시길. 말로 설명할 수 없음. 절대 후회 없음.

2) 호시

귀에 피어싱을 잔뜩한 10대의 건달 두목.

두사람이 가장 인상적이다.

심지어 건달까지, 여기는 나쁜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실제의 세상에도 평범한 많은 사람들은 선과 악으로 구분되지 않기도 하다. 그게 사실이다. 늘, 지나치게 독점화된 권력과 부가 있는 곳에 악이 있을 뿐이더라.

4. 개성적인 인물들과 구구절절이 굳이 설명하지 않는 스토리의 여백이 편안하고 재미있다. 서술하는 시점의 작자가 마지막에 자주 이런 말을 붙이는 것도 재미있다.

'모두 나중에 들은 말이다.'

ㅎㅎㅎ 웃겨. 다 알고 쓰면서 뭔 나중?  그랬는데, 자꾸 이말을 읽으니까 마치 실제 세상에 다다네 심부름센터가 있는듯한, 허구의 이야기 인지 알면서도 실제한다고 속아보고 싶은 느낌이 들게 만드는, 묘한 문장이더라.

5. 심각한 문제들을 슬쩍 회피하는 기술도 뛰어나다. 그래서 별 다섯개는 줄수가 없다. 

뭐, 이세상 모든 글이 심각해야 한다는게 아니라, 다다네 심부름집이 꼭 그모든 문제들을 심각하게 다루면 이 소설은 재미없어진다는 것에 동의하는데, 그런데 현실에서는 다다네 심부름집이 살짝 회피하는 그곳에서 많은 고통과 억울함과 슬픔이 존재한다.

세상을 따듯하게 감싸안을 줄 아는 작자의 안목이 부디 나이 더많이 들어도 반짝이는 재치는 유지하면서 더 넓고 깊어지길 바란다. 그것을 기대하며 확인하고 싶은 작가이다.

세상의 많은 약하고 힘없는 보통 사람들에게 웃음과 힘을 주고 우리 스스로를 긍정할 수 있게 만들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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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26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ㅎㅎㅎ 이거 읽으셨군요
루루언니 말투가 생각나서 빙그레 웃음짓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