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뒤흔드는 소설

 

 

 

 

팔란티어 드라마화 계약되었음. | 자유게시판  2007.07.05 16:31  

jakka    

밀리언셀러 클럽 한국편의 대작 소설 팔란티어가 드라마화 계약이 되었습니다.

계약사는 소지섭 60억 대작 복귀작 '카인과 아벨'의 제작사인 플랜비 픽처스입니다.

관심가진 분이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제작 프로듀서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기대도 하고 있어요.

좋은 작품으로 영상화되길 기대합니다.

그러고 보면, 만화도 장태산씨가 하고 있는데...흠 어찌 진행되었나 몰라요.

이영도님 작품은 영화나 영상화가 안 넘어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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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영도 공식 출판 카페
http://cafe.naver.com/bloodbird/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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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7-07-05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팔란티어 아직 안 읽었는데 더 인기있어지기 전에 빨리 읽어야겠군요 :)
사실 분량이 만만찮아서 손을 못 대고 있었는데 ㅎ

twinpix 2007-07-05 21:21   좋아요 0 | URL
분량이 많지만, 한 번 읽으면 끝까지 읽을 때까지 멈추지 못하고 읽을 지도 몰라요.^^ 그만큼 강력한 흡인력을 가지고 있죠. 처음 읽었을 때, 정말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엄청나게 몰입해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제 친구에게도 추천했는데, 막 결말부터 알려달라고 사정하기도 했었죠.^^ 아무튼 추천작입니다.^^ 영화 판권도 예전에 팔렸었는데, 안 만들어져서 안타까웠는데, 이번에 드라마화는 꼭 빠른 시일내에 멋진 배우들로 되기를.^^

2007-07-05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06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넷 2007-07-05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ㅡ 드라마로? 어떻게 될지 궁금하군요.^^;

twinpix 2007-07-06 12:39   좋아요 0 | URL
저도 궁금해요. CG가 많이 사용되어야 할 텐데, 제작비나 배우 등등. 뭐, 이제 계약한 거니 아직 만들어지려면 멀었겠지만요. 하지만, 잘 되어야 할 텐데, 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으음.

비로그인 2007-07-06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윈픽스님 좀전에 캐비닛 리뷰 올리고 트윈픽스님의 리뷰를 읽었습니다.
참 잘쓰셨더군요 제가 부끄럽게시리;;

여튼 저랑 공감하신 부분이 많은거 같아서 너무 반가웠어요.
저도 숙면을 못취하는 약간의 불면이 있구요 ㅋㅋ
수상소감과 당선후기때문에 김언수 작가에게 뿅갔습니다.
뭐랄까, 트윈픽스님 리뷰 읽고 더 좋아졌습니다 김언수 작가.
감사하고 반갑습니다(새삼스럽게 ^^)

twinpix 2007-07-06 22:32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이번에 막 서재를 시작한 새내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아직 처음이라 기능도 잘 모르겠고, 아는 분들도 없네요. 하핫.) 캐비닛은 저도 워낙 재미있게 읽어서 리뷰를 좀 길게 썼지요. 마구 알리고 싶은 감정에 휩싸이는 책들은 리뷰가 길어져요.^^ 아무튼, 자주 뵈어요.^^
 
읽고, 또 읽고
나는 전설이다 밀리언셀러 클럽 18
리처드 매드슨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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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설이다

  이 책은 올해 12월 블록버스터 영화로 개봉한다는 소식 때문에 읽게 되었다.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미리 원작을 읽고 싶었다. 사실 이 책이 나왔을 때부터 읽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는 있었다. 일단 제목부터가 내 마음을 끌었기 때문이다. ‘나는 전설이다’ 이렇게 간명하면서도 강력한 임팩트를 주는 제목은 흔치 않다. 소설의 내용도 흡혈귀 천지가 된 지구에 홀로 남아버린 한 사내의 이야기다.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티븐 킹이 이 책을 읽고 소설을 쓰게 되었다는 홍보문구도 내 관심을 끌었다. 과연 어떤 책이기에 이토록 멋진 찬사가 붙은 것인가. 그렇게 나는 전설 속으로 빠져들었다.

  책은 이미 흡혈귀 천지가 된 지구에서 혼자 고립되어 살아가고 있는 남자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그러면서 차츰 과거 회상을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전개시켜나가는 것이다. 초반에는 약간 지루했지만, 주인공의 상황 설명이 끝난 후, 흡혈귀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해나가면서 이야기는 흥미로워진다. 사실 굉장히 오래전에 나온 소설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지식은 얕지 않을까, 의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오히려 흡혈귀에 대한 연구와 분석은 상당히 논리적이고 타당성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의 매력은 주인공의 심리 묘사이다. 혼자 남은 고립감. 세상에 혼자 남아버린 인간의 절대적인 고독을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감정 이입을 할수록 가슴이 답답해지고 아릿해지는 느낌이었다. 이건 「나는 전설이다」 뒤에 실린 단편들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부분이었는데 상황 묘사나, 심리 묘사가 매우 뛰어나서 실제로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이 잘 되고 주위 배경이 머릿속에 또렷이 떠올랐다.

  이야기는 예상보다는 짧은 편이다. 책의 두께는 상당하지만, 실제로 「나는 전설이다」의 분량이 전부가 아니고 뒤편에는 작가의 다른 단편들이 실려 있다. 재미있는 단편들도 있지만, 약간은 이제는 진부해졌거나 소품 격인 단편들도 있었다. 인상적인 단편은 「죽음의 사냥꾼」이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어서 책을 읽고 나서 며칠이 지나도 그 강렬한 이미지가 잊히지 않았다.

  「나는 전설이다」에서 가장 충격적인 메시지는 바로 “나는 이제 비정상적인 존재다. 정상이라는 것은 다수를 의미한다. 다수의 기준이지 한 사람의 기준이 아닌 것이다.”라는 것이다. 얼마 전에 한 공익 광고를 본 적이 있는데 모두가 장애인인 사회에서 장애가 없는 사람이 오히려 불편한 세상을 보여주는 광고였다. 이처럼 정상이라는 것은 다수를 의미한다는 점이 이 책에서 절실히 드러난다.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은 독자가 있다면, 이번 기회에 영화가 개봉되기 전 먼저 원작을 접하기를 추천한다. 전설의 실체를 볼 수 있는 기회이고, 영화와 원작을 비교해보며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영화는 올해 12월에 개봉할 예정이며 윌 스미스가 주연이고 조니뎁이 조연으로 나온다고 한다. 원작의 분량이 짧고 주인공의 내면묘사에 집중한 만큼, 영화는 많이 각색된 듯 보인다. 좀더 큰 스케일을 보여줄 것 같은데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된다. 이제 전설을 영상으로 보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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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여름 문학동네 51호

FOCUS 좌담 | 한국문학은 더 진화해야 한다

― 이기호 정이현 박민규 김애란 신형철

 

신형철 네. 김애란의 소설에 대해서 이야기 좀 해보지요. 첫 번째 작품집 이후에 발표한 단편이 일곱 편입니다. 다음 책은 언제쯤 나옵니까?
김애란 여름에 나올 것 같아요.
신형철 첫 작품집을 내고 나서 부담을 많이 느꼈으리라 짐작됩니다. 그래서 외려 이제는 좀 변화를 꾀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되지는 않던가요?
김애란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없어요. 대신에 질문을 많이 받으니까요. 부담이 안 되느냐, 이런저런 질문을 받으면 능청도 떨고 미끄러져가기도 하고 그랬는데요. 나중에 생각하니까 제가 ‘나 괜찮아요’라고 말하려 애썼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래서 나중에는 바깥에다 대고 끊임없이 해명을 구하는 것보다 내가 나한테 조용히 신뢰를 보내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이기호 아, 누가 김애란을 미워할 수 있는 거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진짜…… 신형철의 평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신형철 자, 넘어갑시다.
이기호 그리고 애란씨가 문학특강 같은 데 가서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뭐더라?
김애란 아버지가 안 계세요?

page 131 - 132 中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참으로 순수한 질문이 아닐 수 없지 않은가. :D
그리고 또 재미있었던 부분이…….

이기호 형 소설은 아내의 눈치를 너무 보고 있어요. 내가 보는 입장은 그래요.

신형철 어떤 면에서?

이기호 작업이 아내에 대한 직업밖에 없어요. 그래서 나는 진짜 그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떻게 이렇게 아내에게 순종하면서 사실까?

정이현 지금도 떨면서 사신다고 하던데……

박민규 좋은 걸 어떡해요?

이기호 이건 나쁜 의미가 아닌데, 아내에게 작업 거는 소설이죠.

박민규 작가로서도 그 에너지를 사용하는 게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은 열정…… 멋지게 보이고픈…… 가장 강렬한 에너지라고 보는데…… 제 와이프가 진짜 아름다운 사람이에요. 하여간에…… 그래서 너무 좋고…… 잘 보이고 싶은 거죠. 그게 없다면 아마 글 많이 못 쓸 거에요. (일동 웃음)

이기호 한국문학에서 박민규 형수님의 역할을 되게……

신형철 그렇군요. 형수님께서 한국문학에 큰 기여를 하고 계십니다.

- page 136 中

형수님의 기여가 참으로 크지 않은가. 하하하.

이번 문학동네 여름호를 받자마자, 바로 좌담회 부터 봤는데, 관심가는 작가들의 좌담회라 그런지 시종일관 흥미진진했고 재미있었다. 박민규의 대책없는 무규칙소설가의 입담이 좋았고(아내에게 신비로운 남자로 보이고파 소설이 써진다는 그의 말이나, 일인칭, 삼인칭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이야기, 문예지를 거의 보지 않고 동네 도서관에 준다는 이야기 등등), 이기호의 재치나, 김애란의 밝은(?) 생각들이 좋았다. 이제 다른 글들도 읽어봐야겠다. 젊은 작가 특집에 『고래』를 쓴 천명관도 관심이 가고, 배수아, 천운영, 백가흠, 박주현의 단편들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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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05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민규씨 정말 귀엽군요 ㅎㅎㅎㅎ
저도 장래에 남편에게 잘보이기 위한 소설좀 써보고 파요 ㅋ~

twinpix 2007-07-05 21:58   좋아요 0 | URL
저도 장래의 배우자에게 불가사의한 남자로 보이고 싶어졌어요. ^^ 박민규 작가는 결혼한지 십년 됐는데 아내를 좋아하는 마음에 절절하게 느껴져요. 얼마나 예쁜지 보고 싶을 정도더군요. ^^

거친아이 2007-07-06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작가들도 많이 있고. 요거 재밌네요. ^^

twinpix 2007-07-06 22:29   좋아요 0 | URL
재미있어요. 그런데 주로 말을 한 사람은 박민규나 김애란 작가였던 것 같아요. 이기호 작가는 중간 중간에 말 받는 게 더 인상적이었고, 정이현 작가는 가끔씩 길게 말하는 것 빼고는 그것도 그렇게 기억에 남을 말들은 아니었고요. 아무튼 전체적으로 유쾌했어요.

얼음장수 2007-07-07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님의 캐비닛 리뷰 추천을 보고 놀러왔습니다.
유쾌하고 쾌활한 분위기였나 봅니다.
아, 그리고, 맨 마지막에 천웅영 오타난 것 같네요^^

twinpix 2007-07-07 01:36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체셔님 덕분에 새로운 분과 또 만나네요.^^ 실제 분위기는 어땠는지 몰라도 저는 즐겁게 읽었습니다. 박민규 작가가 긴 발언을 할 때, 당시 주위 사람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해 하기도 하면서요.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반영했습니다. ^-^/

알맹이 2007-07-15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미있네요 ^^ 문예지 안 본 지 10년이 넘었는데.. 좀 사서 봐야겠어요.

twinpix 2007-07-15 23:51   좋아요 0 | URL
저는 이제 보기 시작했는데, 이 좌담회는 정말 재미있고 유익했던 것 같아요. 대부분 박민규 작가가 말을 한 것 같지만요.^^
 
추천하고 싶은 일본소설 베스트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시간을 달리는 소녀

  영화와 원작의 상관관계 

  나는 시간을 소재로 한 소설을 좋아한다. 어렸을 적에는 영화 『백투더퓨쳐』를 열광하며 봤었고, 커서도 『12몽키즈』, 『나비효과』 같은 영화들을 재미있게 봤다. 소설은 대원에서 출간된 NT노벨 『타임리프』을 감동 깊게 읽었고, 『스즈미야 하루히』시리즈나 『제인에어 납치사건』 등의 소설도 재미있게 읽었다. 실제 과학적으로 시간이동은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영화나 소설 속에서는 얼마든지 멋진 환상을 꿈꿔볼 수 있다. 나는 그런 시간이동의 환상을 좋아한다. 그러던 중에 『타임리프』에서 작가 후기에 언급되고 그 전에 다른 곳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된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국내에 정식 출간됐다. 사실, 영화가 국내에 개봉하지 않았다면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나는 영화를 봤고 감동했으며 곧바로 원작 소설을 구입했다. 

  일단 영화 이야기부터 하자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충분히 애니메이션 영화의 재미를 가져다주었다. 돈이 아깝지 않았다고 할까?(생각해 보니, 내 돈 보고 본 영화는 아니었지만.) 세세한 연출도 신경을 쓰고 있었고, 곳곳에 유머가 가득했고, 마지막에는 클라이막스와 감동이 있었다. 이렇게 한 편의 깔끔한 재미는 오랜만에 감상하는 것 같았다. 여러 상을 수상할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 당시 지브리 스튜디오의 『게드전기』와 맞붙어서 훨씬 좋은 성적을 냈다고 했는데 충분히 납득이 갔다. 『게드전기』는 애니메이션의 본질을 빠트린 것 같았다. 그게 뭐냐고 묻는다면 정확히 대답할 수는 없지만, 어린아이가 봐도 웃으며 빠져들 수 있는 그런 매력이 없었다는 것이다.(그래서 특히 아쉬웠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맡았다면 좀 더 색다른 『게드전기』를 선보였을 것이다.)

  아무튼 재미있게 영화를 감상하고 나서 당장 원작이 떠올랐다. 원작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너무너무 궁금했다. 이어지는 이야기일까? 영화에서 나온 이모가 주인공인 이야기라는데, 이모는 과연 어떤 모험을 했던 것일까? 라벤더 향을 맡으면 시간이동을 했다고 하던데, 마토코처럼 수십 번 구르고 떨어졌을까? 머릿속에 온갖 궁금증들이 샘솟았다. 그리고 어느덧 난 책을 읽고 있었다.

  책은 우선 깔끔했다. 원작의 표지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만화책틱한 원작 표지보다 요즘 세대에 맞는 깔끔한 일러스트의 그림이 더 판매 전략에 좋으리라 판단한 것 같다.(원작 표지는 영화에서 이모가 슬쩍 보는 액자 속 사진이다. 출판사의 마케팅 전략의 반응은 좋아 보인다.) 그리고 책을 펼쳤는데, 생각보다 원작인「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분량이 길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중편 분량 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책의 나머지 분량은 작가의 다른 단편 두 개를 실어놓고 있었다.

  원작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영화와 원작의 관계는 단순히 후속작은 아니라는 것이다. 비록 원작의 주인공은 어느새 나이가 먹은 어른이 되어 있고, 이번에는 조카가 타임리프를 한다는 설정이지만, 내용의 전개나 결말 등은 원작과 같다. 몇 가지 세세한 부분에서 차이점 등도 있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이 원작과 유사했다. 즉, 이것은 리메이크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 원작과 영화의 우위를 따지자면 개인적으로 영화가 더 마음에 들었다. 내가 영화를 먼저 본 탓도 있겠지만, 상당히 곳곳에서 쉴새없이 웃게 만들어주고 클라이막스의 감동이라든지, 또 원작보다 분량이 늘어나면서 추가된 씬과 내용에서 또 다른 메시지를 전달해준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원작은 생각보다 타임 리프를 많이 겪지 않는다. 분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거니와, 가즈코는 갑작스런 타임리프에 난색을 표하고 최대한 능력을 벗어버리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에서 그 능력을 즐겁게 사용하는 것과 반대되는 것이다. 이건 물론 원작과 주인공의 성격이 전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앞에서 리메이크로 볼 수 있다고 했지만, 사실 조금 애매한 면이 있다. 원작과 영화의 관계는 후속작이거나 외전 혹은 리메이크라기보다는 최근 미국 드라마 배틀스타 갤럭티카의 예에서 보듯이 재구축(reimagining) 한 것과 비슷한 것 같다.(배틀스타 갤럭티카는 스타워즈 짝퉁 비스무리하게 나온 펑크풍의 70년대 우주표류물로써 당시 큰 화제작은 아니었으나 국내에도 방영된 적이 있다. 이후 최근에 다시 제작되었는데 당시 남자였던 스타벅이 여자로 바뀌는 등 전체 골격은 그대로 두고 상당히 많은 점이 바뀌어서 대박을 터트렸다. 내년에 시즌 4가 방영된다. 최근 스타트렉 11이 이 같이 프리퀄이 아닌 재구축 방식으로 제작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영화는 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런 인물들과의 관계를 보는 것도 재미있으며 주인공이 영화 내내 달리고 타임 리프를 함으로써 상당히 많은 변화와 재미를 가져다준다. 소설은 좀 더 정적이고 당황스런 심리에 초점을 맞추고 곧장 결말로 치닫지만, 영화는 좀 더 웃으면서 타임리프를 즐기고 거기에 다른 사람의 마음이 담긴 고백에 관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하면서 에둘러 가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변화와 스토리의 보완이 들어간 영화의 각색이 더 마음에 들었다.

  물론 책을 읽고 영화를 봐도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원작이 이렇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 새로운 요소도 많이 덧붙여져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원작을 접하지 않은 독자는 온통 새로운 이야기라 반전도 신선하게 다가오고 결말도 감동스럽게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만약 지금 원작을 접하지 않은 독자라면, 일단 영화를 먼저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원작도 찾게 될 테고 말이다. 원작을 보고 영화를 보는 것보다 아무것도 모른 채 영화부터 보면 이야기가 더 재미있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고 나서 원작을 봐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원작은 무려 1965년에 쓰여 졌다고 하나, 지금 읽어도 어색하지 않고 재미있다. 게다가 그 당시 이런 스토리를 생각해내고 이렇게 근사하게 이야기 한 편을 완성했다는 사실이 대단해보인다. 이후, 이 소설 한 편에 영향을 받은 작가들이 수도 없을 것은 뻔하고.(앞서 이야기했던 『타임리프』작가를 보듯이 말이다.)

  같이 실린 다른 두 개의 단편도 재미있게 읽었다. 즉, 이 책 전체가 다 흡인력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모두 소녀가 주인공인 점도 공통점일 것이다. 각기 다른 일을 겪으며 당황하는 소녀들의 모습은 때론 겹치기도 하면서 재미있다.

  「악몽」은 공포에 대한 심리를 소재로 한 단편이다. 고소공포증과 반야가면에 공포를 갖고 있는 주인공이 그 공포의 원인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The other world」는 이제는 조금 진부해진 평행우주, 다원 우주를 소재로 한 짧은 소품격 이야기다. 이제는 이런 이야기들이 워낙 많이 나와 소재에서 특색을 찾기 힘들지만, 당시에는 흔치 않은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아무튼 가볍게 읽기 좋고 웃음이 나오는 꽁트성 단편이다.

  내가 시간 이동을 좋아하는 이유는, 후회가 많기 때문일까? 바꾸고 싶은 순간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일까? 아무튼 시간을 이동한다는 이야기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그리고 그 원조격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꼭 한 번 읽고 싶었다. 이렇게 영화 개봉을 기회로 출간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도 소설도 전부 재미있었다. 아직 멋진 시간 이동에 빠지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영화와 소설 모두 추천한다. 비록 우리는 시간을 바꿀 수 없지만, 스크린 속에서 또 페이지 속에서 소녀들은 시간을 달리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기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다. 자, 이제 또 다른 책 속을, 또 다른 세계를, 또 다른 시간을 달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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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18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생각보다 길지 않다는데 조금 놀랐었습니다.^^ 애니매이션이나 책이나 잊혀지지 않는 좋은 작품이었어요. 굉장히 좋은 글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twinpix 2007-07-19 22:48   좋아요 0 | URL
정말 멋진 작품이지요. 특히 애니메이션은 DVD로 소장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아요. 저도 다시 봐도 재미있는 작품인 것 같고요. 연출이나 스토리의 구성 능력이 탁월한 듯. 이 감독이 원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맡으려다가 미야자키 하야오가 나서는 바람에 못 만들었다는데, 앞으로 기대가 되는 감독이에요. 지브리에서 활약하면 좋을 텐데 말이죠.
 
읽고, 또 읽고
변화의 땅 - 딜비쉬 연대기 2, 이색작가총서 3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너머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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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의 땅

  『변화의 땅』은 『신들의 사회』, 『앰버 연대기』로 유명한 로저 젤라즈니의 작품이다. 『저주받은 자, 딜비쉬』에 이은 ‘딜비쉬 연대기 2부작’의 완결편인 『변화의 땅』은 전편과 달리 장편이다. 전편인 『저주받은 자, 딜비쉬』는 주인공 딜비쉬와 그를 돕는 강철로 된 검은 말 블랙의 여정을 여러 편의 중단편으로 다루고 있다. 작가의 유명세에 걸맞지 않게 『저주받은 자, 딜비쉬』는 장중하고 무거운 복수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는 않다. 그저 오히려 가볍게 웃고 즐기기 좋은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블랙과 딜비쉬의 만담은 즐겁고, 그들이 겪는 각종 사건들은 일견 심각해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기묘한 모험들의 연속이다. 작가가 좀 힘을 빼고 즐기기 위해서 썼다고 할까? 그래서 독자 역시 그런 마음가짐으로 읽어야만 이 소설을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변화의 땅』은 『저주받은 자, 딜비쉬』의 긴 여정이 막을 내리는 결말 부분이다. 앞서 『저주받은 자, 딜비쉬』의 여정을 즐겁게 감상했다면, 그 긴 복수를 끝낼 때가 찾아온 것이다. 『변화의 땅』에 가장 큰 틀을 제시해 준 것은 H.P 러브크래프트의 장대한 크툴후 신화 체계라고 한다. ‘오래된 자’와 ‘장로신’ 들의 설정, 그리고 초시간성, 각종 마법사들, 다양한 인물들이 한꺼번에 등장하고 마침내 클라이막스까지 다다른다. 판타지이면서 SF 적인 느낌도 받을 수 있는 소설로 1부보다 훨씬 짜임새 있고 유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초반에 초시간성으로 힘을 얻으러 가는 마법사들 다음으로 주인공 딜비쉬가 등장했을 때의 그 감격이란. 이런 것이 히로익 판타지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주인공이 나타나서 뭔가 해결해 줄 것 같은 느낌.

  마지막 엔딩 부분에서는 오히려 조금 실망한 느낌도 들었지만, 뭐, 어쩌겠는가. 이 소설에 그렇게 큰 기대를 하는 것은 애초에 옳지 않을 테니. 딱 적당한 모험, 적당한 이야기, 적당한 재미를 준다. 블랙은 역시나 듬직하고, 항상 주인공을 뒤에서 잘 받쳐주며, 딜비쉬는 복수 하나만을 위해 모든 것을 뿌리치고 앞으로 곧장 나아가는 존재. 여기에 다른 마법사들까지 얽히면서 초시간성은 마침내 시간을 초월해 가기 시작하는데. 과연 주인공 딜비쉬는 복수를 끝마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 복수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 것인가?

  자, 이제 딜비쉬의 매력에 빠져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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