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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스앤룩스 NOX & LUX 2012.7.8 - Vol.3
녹스앤룩스 편집부 엮음 / 녹스앤룩스(잡지)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통합 장르 잡지 [녹스앤룩스] 3호가 나왔다. 7월에 나온 [녹스앤룩스]는 장르 문화의 최신 트렌드, 업계 동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서브컬쳐 관련 잡지이다. 장르 소설, 라이트노벨, 그래픽노블 등 다양한 서브컬쳐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이미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고 1, 2호에 이어 3호까지 구입을 해보았을 것이다. 아직 몇 호 나오지 않는 잡지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지금까지 코너나 편집에서 아쉬운 점은 눈에 띄지만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다음호가 기대되는 잡지이기도 하다. 이번 3호에도 2호에서 많은 사람들이 아쉬움을 느꼈던 도트가 보이던 현상이 없이 깔끔하게 나온 점이 눈에 띄었다. 또한, 1, 2호에 비해 표지에 주목할 만한 기사를 표기해줘서 훨씬 독자를 배려하고 있다. 표지만 보고도 이 잡지가 이번 호에 어떤 재미있는 기사가 실려있는지 알 수 있게 해준 것이다. 더욱더 잡지다워진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표지를 넘기면 잡지답게 여러 광고들이 나온다. 국내 유일 서브컬쳐 전문샵 “샤보텐스토어” 가게 광고부터,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소재별 앤솔러지 [세상의 재시작까지 11년]이나 SF 전문 잡지인 [미래경] 봄호의 광고도 실려 있다. [녹스앤룩스]의 인지도가 더 높아지고 독자수가 늘어나서 더 다양한 광고가 실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에는 목차가 실렸는데, 이 역시 예전 호들에 비해 훨씬 깔끔하고 보기 편하게 편집되어 있었다.
각 코너별 감상은 다음과 같다.
{Read off}에는 판타지 단편집인 마고 래너건의 [블랙 주스]가 소개되어 있다. 평소 접하기 힘든 이런 환상소설 단편집을 트렌드 잡지답게 소개해주는 점은 이 잡지의 장점일 것이다. 키워드로 ‘환상소설, 단편집, 레이 브래드버리’를 꼽고 있고, 짧으면서도 이 소설이 전체적으로 어떤 느낌이며 어떤 소설들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지 알려주어서 선택에 큰 도움이 된다. 레이 브래드버리의 단편소설들을 떠올리게 하고, 로저 젤라즈니의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를 닮은 무드도 안고 있다는 설명이나, 환상문학웹진 거울에 올라오는 작품들, 경계소설, 문학적 환상소설의 스타일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설명은 이 소설에 큰 흥미를 갖게 한다.
{Lable Travel} 코너에는 [SF&판타지 도서관]을 다루고 있다. 사당동에서 홍대 주변으로 이전한 만큼 독자들에게 새로운 공간을 소개해주는 좋은 기사였다. SF&판타지 도서관이 사당에서 이전을 하면서 공간이 넓어지고 문화공간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정보를 전달해준다. 6월부터 장르문학 강좌를 시작하고, 장르영화 상영회를 진행하는 등 활발하게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하는 SF&판타지 도서관은 앞으로도 여러 장르 활동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Media Day} 코너의 기사는 “덕업 일치의 미학 : 에반게리온 세대, 사회에 출사표를 던지다”이다. 이 기사는 바로 앱스토어에서 만화포털 서비스를 열고 있는 인디켓 대표와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파는 사보텐하우스와 사보텐스토어의 대표를 인터뷰해 작성한 기사이다. 1990년대 중반에 학창시절을 보낸 일명 에반게리온 세대가 이후에 서브컬쳐 기업을 꾸리고, 또한, 에반게리온 세대가 사회인이 되어 구매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한다. 이런 회사들이 있는지 몰랐던 독자들에게도 좋은 정보가 될 수 있고, 또한, 자신이 즐기던 서브컬쳐 문화를 사업을 발전시킨 모습과 거기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긍정적 사례를 소개하는 것은 흥미롭고 유익했다. 사보텐 같은 곳이 단순히 구매 대행이나 오리지널 상품 뿐만 아니라 기업들과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작업도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려주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일깨워준다.
{Life Style} 코너에서는 <질러라!> 코너를 통해 국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캐릭터 상품과 동인의 제작물들을 소개한다고 한다. 앞 기사와 바로 연결되어 사보텐스토어에서 파는 다양한 캐릭터 상품 정보를 볼 수 있었다.
{Character} 코너에서는 1호의 ‘저승차사’와 2호의 ‘우렁각시’에 이어 ‘구미호’를 다루고 있다. 일반적으로 ‘구미호’는 각종 애니메이션과 만화, 소설에서 단골로 나오는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그러나 진짜 한국의 구미호의 모습은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기도 하다. 이 기사는 이야기 형태로 그런 잘 알려지지 않은 구미호 전승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LUX NOVEL}에는 3회 째 연재 중인 라이트노벨 [사념과 향로와 연옥의 창]이 실려 있다. 전편의 작은 에피소드에 비해 이번에는 소랑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있다. 매회 일정한 분량 안에서 이야기를 끝내는 만큼, 다른 소설들과 일대일로 비교하기는 어렵기는 하지만, 연재물이라고 해도 이 소설에서 보여지는 몇몇 아쉬운 점들을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다. 장르소설은 뛰어난 묘사적 문체로 인간 내면을 탐구하거나, 사회 문제나 역사 의식을 갖고 소설을 풀어나가지는 않는 편이다. 그보다는 매력적인 세계관과 설정, 캐릭터, 극적인 갈등 중심으로 독자를 매료시킨다. 그런데 이 소설이 3회를 이어오면서 꾸준히 받은 인상은 밋밋하고 무미건조하다는 것이다. 일단 세계관의 매력을 독자에게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다른 소설들과 차별화된 세계관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독자들이 그 세계관에 얼마나 매력을 느끼는 지가 중요하다. 세계관이 매력을 얻으려면, 다양한 층을 쌓아서 독자가 그 세계관에 대해서 궁금증을 느끼게 할 필요성이 있다. 즉, 세계에 대한 신비를 느끼게 하고, 탐구하려는 욕망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 나오는 세계관은 몇몇 낯선 설정들이 대사나 설명으로 언급되긴 하지만 아무런 관심이 생기지 않는다. {마술사 오펜}을 생각해보면, ‘드래곤’을 신들에게서 마법을 훔쳐낸 7종족, 상세계법칙(시스템 이그드라실), 그 관리자이자 법칙 자체라고 말할 수 있는 신들, 흑마술사 양성 기관인 상아탑 등 독특하고 매력적인 세계관 때문에 소설에 빨려든다. 뛰어난 플롯으로 독자들의 감탄을 이끌어내지 않더라도, 매력적인 인물들이 잔뜩 나오지 않더라도 세계관이 그 소설의 기반이 될 수도 있을 테지만, 이 소설에서 보여지는 세계관의 모습은 그림자 속에 파묻힌 듯이 보이고, 손에 잡히지 않으며 독자에게 매력적인 형태로 선보이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점이 계속 발목을 잡고, 인물들 역시 단면적인 모습만 가지고 있어서 살아있기 보다는 기호로만 존재하는 듯하고, 인형처럼 보일 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처럼 단 하나의 강력한 설정, ‘이매진 브레이커’라는 것을 인물에게 주어서 그것을 통해 사건을 풀어나가는 식도 아니다.([월희]의 ‘직사의 마안’ 같은 능력도 아니고 스즈미야 하루히 같은 능력도 아니다.) 수많은 라이트노벨들이 독특한 세계관 안에서 주인공에게 하나의 포인트를 주고 매력을 살리려고 노력한다. 단순히 최강의 강함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단점도 내포하고 있지만, 얼마든지 상쇄해나갈 매력을 가진 설정을 부여하면서 이야기를 살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냥 낯선 용어들 다 제거하고 설정들 조금만 수정하면 아무 인물이나 나와서 엑소시스트 하고 끝나는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다.(줄거리 요약과 소설 본편이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은 심각한 것이다.) 이야기가 전복되는 엄청난 반전의 연속인 플롯을 가진 것도 아니고, 독특한 말투와 사고관을 가져서 등장이나 만담만으로 즐거운 것도 아니고, 세계관과 설정이 매력적이어서 그것만 감상하는 재미를 가진 것도 아니다. 보여지지 않은 설정 안에는 수많은 매력적인 세계관과 설정, 인물, 사건이 있을지 모르지만, 현재로는 너무나 단순한 이야기와 단순한 인물들이 예측되고 관심이 안 가는 단순한 대사와 생각을 나눈다. 이 세계관이 수직적 구조인지, 수평적 구조인지, 관리하는 자들이 있는지, 주인공의 좌표는 어디인지가 파악되지 않는다. 주인공의 능력의 변별성도 잘 드러나지 않고, 그 위력과 세계 안에서의 중요성도 잘 와닿지 않는다. 조금만 더 은근히 세계관의 신비한 지점과 캐릭터의 매력을 설정한다면, 독자들은 알아서 세계관의 빈 구석을 메우려고 할 테고, 주인공이 세계관 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파악하고 그 위에 있을 사람들, 라이벌들 또 주인공이 세계관 안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내고 꿰어 맞추고 기대할 것이다. 독자들이 열광할 매력 포인트가 없는 소설은 결국 관심을 끌기가 힘들다. 권투선수가 모든 기술에 능할 필요가 없듯이 하나의 주특기와 숨겨둔 비장의 카드가 소설 속에서 매력적으로 구축되기를 기대해본다.
{Culture Scope} 코너는 “주목하자! 게임 속 OST”라는 기사이다. 사실 평소에 게임 OST에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고, 그렇게 신경을 쓰는 편도 아니지만, 재미있게 읽은 기사였다. 국내 온라인게임의 OST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기사다. RF온라인, 라그나로그2 온라인, SUN, 아이온, 사이퍼즈의 OST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대부분 잘 모르는 OST 이야기라 재미있게 읽었다.
{Professional} 코너는 “덕으로 먹고살기 : 사보텐하우스 한경철 대표” 라는 인터뷰가 실려 있다. 앞서 {Media Day}에서 “덕업일치의 미학”에서 다룬 기사에서 인터뷰만 다시 실은 느낌이다. 왜 이걸 두 기사로 분리했는지, 그냥 하나로 연속으로 합쳐 나오는 게 편집상 나을 테고 독자도 혼란스럽지 않을 텐데, 조금 당황스러웠다.
{Interview} 코너에는 “이미지 시대의 스토리텔러 – 홍정훈”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비상하는 매], [더 로그], [월야환담], [발틴사가] 등 다양한 판타지 소설을 쓴 작가의 인터뷰라 처음 잡지를 구입할 때부터 가장 기대한 기사였다. 최근 라이트노벨인 [기신전기 던브링어]를 출간한 터라 녹스앤룩스에서 인터뷰하는 게 매우 잘 어울려 보였다. 내용은 녹스앤룩스 지면 상의 한계일 수 있겠지만, 분량에서 조금 아쉬움을 느꼈다. 작품에 대한 깊은 질문이나 독특한 질문들이 더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New Project} 코너는 “기신전기 던브링어 편집 노트”이다. 어떤 작품의 편집 이야기를 듣기란 쉬운 게 아니다. 녹스앤룩스라는 잡지가 가지는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이런 이야기가 실린다는 것이다. 역시 트렌드를 다루는 얇은 격 월간지인만큼 상세한 내용을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기신전기 던브링어]가 어떤 식으로 편집되었는지 들어볼 수 있는 기사였다.
{Collaboration}에는 “불량마녀”라는 글이 실렸다. 말하는 고양이와 계약한 불량한 소녀의 이야기인데, 동화적인 느낌이 나는 작품으로 그만큼 예측이 가능한 대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전체적으로 심심한 편이다. 이야기의 끝에는 7월 15일부터 인디켓에서 정기 연재된다고 적혀 있다. 녹스앤룩스 편집자 현서/푸른꽃과 일러스트레이터 단비의 앱소설 프로젝트라고 하는데, 잡지만 볼 때는 이점이 설명되어 있지 않아서 아쉬웠다. 항상 느끼지만 녹스앤룩스는 지나친 심플을 추구하는 탓인지 설명이 부족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Collaboration} 두 번째 글과 그림 콜라보레이션은 “사심 많은 고양이”다. 1호에 이어 실린 고양이 만화인데,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푹 빠질만한 따스하고 달달한 그림의 이야기다. 그린이는 녹스앤룩스에 연재되는 [영생]의 일러스트를 그리고 웹진 거울 필진이기도 한 이정명님이다.
{Graphicnovel} 코너는 1, 2호에 극찬을 받은 [Alice Next Door]가 안타깝게 휴재를 하고 같은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흐린 장미의 도시”를 편집부가 각색/기획한 스핀오프 원고가 실렸다. 그림이 적고 글씨 위주인 글이라 쉽게 읽히지 않고, 내용도 재미있지 않고 예측대로 흘러갔지만 독특한 분위기가 있어서 끝까지 읽어나갈 수 있었다. 좀 아쉬움이 많았던 프롤로그였다.
{Classic Inside}에는 “<은하영웅전설> 즐겁게 읽기”가 실렸다. 1호에는 “샌드맨”을 조명했었는데, 이렇게 많은 권수가 완결까지 다 국내에 소개되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독자들에게 효과적인 소개를 하는 코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출간된지 시간이 흘렀더라도 독자들에게 계속 재조명을 받아야 하는 책들을 소개해주는 코너로 유익하게 독자들에게 다가가면 좋을 것 같았다.
{Golden Apple}에는 “동서양의 가면 영웅 : <조로> vs <각시탈> 혹은 조로탈”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동서양의 가면 영웅으로 쾌걸 조로와 각시탈을 비교한 글인데 역시 흥미롭게 잘 읽은 기사였다. 녹스앤룩스 지면이 아니면 읽을 수 없는 성질의 글일 것이다. 최근 드라마로 방영된 각시탈과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으로 많이 알려진 조로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는 발상이라고 여겼다.
{NOX NOVEL} 마지막으로 3호에도 계속 연재 중인 웹진 거울 필진이기도 한 정도경의 “영생”이 실려있었다. “영생”의 장점은 국내 장르소설에서도 보기 드문 독특한 동양 설화 같은 느낌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건 아예 [왜란종결자] 같은 조선을 배경으로 한 환상소설이나 혹은 제4회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을 수상한 구한나리의 [아홉 개의 붓] 같이 고대 동양을 배경으로 한 토속적 배경의 환상소설과도 다르다. 이 외에도 여러 동양 판타지가 있었지만, [영생]이 보여주는 구비설화와 같은 느낌은 희귀한 것이고, 이 소설의 매력은 거기에서 뿜어져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연재물의 한계일 수도 있겠지만 조금씩 이야기가 전개되다보니 독자가 전체 이야기의 얼개를 파악하기가 힘들어 답답함을 느끼고 전개가 느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전개가 느리다는 점은 1호에 연재 때 예측한 방향이 3호에서 드러났을 때, 예측이 맞은 게 실망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시간을 끌수록 독자는 더 나은 것을 바라게 되나, 소설은 독자의 예상대로 흘러가면 김이 빠지는 것이다. 또한 구조상 이야기와 현실의 병렬로 진행되는데,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이질감이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두 파트의 문장이나 문체의 느낌이 너무 달라서 당혹스럽기도 하며, 다른 두 사람이 썼다고 해도 믿겨질 정도로 퀄리티가 차이가 나게 느껴지기도 한다. 소설 속 과거 이야기는 설화적 느낌 덕분인지 몰라도 어휘 선택이나 옛스러움 때문에 품격이 있는 편이나, 현실로 넘어가면 자꾸만 바빠서 이야기를 중단하는 형태가 너무 동일하게 패턴으로 나타나서 독자가 지치고 장식적으로 느껴지고, 작위적인 느낌마저 너무 강렬히 전달되어서 흥을 깨트려버린다. 실제 바빠서 간다기 보다는 작가가 실로 여기서 이야기를 중단하고 다음에 해야지, 라는 의도가 눈에 빤히 보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격이 떨어지고 재미가 없어진다고 할까. 이렇게 병렬 구조를 취할 경우에 보통 듣는 이야기가 차라리 하나의 이야기만 쭉 가는 게 낫다고들 하는데 그건 그만큼 병렬 구조를 취할 때 문체까지 달라져버리면 그 간극을 메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3호가 진행되도록 이야기의 진행 속도가 다르다는 점도 이런 간극을 더욱 벌리고 있다. 과거 이야기 파트는 제법 스토리가 흘러가고 바뀌는 게 많지만 현실은 마치 고정된 시간처럼 별다른 인물들의 액션도 없고 진행사항도 거의 없기 때문에 답답하다. 그래서 더욱 불필요하게 느껴지고 과거가 본편이고 현실은 부산물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야기의 저울이 한쪽에 쏠려있는 느낌이라 독자가 불편한 느낌을 갖게 된다.(이야기가 병렬식이라도 [탐그루]처럼 소설 속 이야기와 현실이 동일한 사건 전개 속도를 가진다면, 독자는 어색함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좋은 구성이라고 느낄 것이다.)
물론 아직 초반부일 수도 있고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이런 단점은 금세 상쇄가 되고 오히려 후반부에 갈수록 힘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이런 구성 자체가 단점으로 느껴지고 전체 이야기의 모습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지금으로써는 매력적인 부분을 더 부각시키지 못하고 부조화로 인해 소설의 매력이 오히려 죽어가고 있지 않나 싶은 느낌을 받는다.
리뷰를 마치며
전체적으로 1호나 2호에 비해서 편집이 더 세련되진 점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띄어쓰기가 잘못된 점이 곳곳에서 보이고 아직 글자가 눈에 잘 안 들어오는 편집이라거나 설명들이 부족한 지점들 코너가 안정적이지 못하고 자주 변하는 점 등은 아쉬웠다. 계속 변하고 발전하는 잡지인만큼 다음 호에는 더 나은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현재도 녹스앤룩스는 국내에서 유일한 서브컬쳐 전반을 다루는 격월간지이지만, 점점 더 발전하고 안정되어서 더 많은 독자들에게 인식되고, 국내 최고의 서브컬쳐 잡지로 자리매김을 하기를 바라면서 이만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