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 오는 밤이 있다. 다음 날 무지막지하게 중대한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벽 4시까지 잠을 못 이루는 밤. 토요일 밤이 그러했다. 안 마시던 맥주를 두 캔이나 먹었는데 잠이 오기는 커녕 뭔가가 쓰고 싶고 읽고 싶고 그랬다.

 

시집들을 뒤적거렸다. 그 밤에 딱 어울릴만한 시집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김성대의 시집 <사막 식당>을 좋아한 까닭에 사 두었던 그의 첫번째 시집을 아직 읽지 않았다는 생각에 미쳤다. <귀없는 토끼에 관한 소수 의견>. '귀없는 토끼'도 맘에 들고 '소수 의견'도 맘에 든다. 슬슬 읽다, 마음에 꼭 드는 시를 한 편 찾았다.

 

 

 

 

시 : 마임의 방 , 겨울 모스크바 편지

시집 : 귀없는 토끼에 관한 소수 의견

 

 


댓글(5)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애(厚愛) 2013-12-11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들이 참 좋습니다~^^
<귀없는 토끼에 관한 소수 의견> 보관함에 고이 담아 두었어요~ㅎㅎ

행복한 하루 되세요~^^

그렇게혜윰 2013-12-11 21:55   좋아요 0 | URL
김수영문학상 수상 시집이더라구요.
김성대 시인의 <사막 식당>도 참 좋구요^^

페크pek0501 2013-12-11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 안 오는 밤엔 시집을 읽어야겠어요. 저도...
시만 좋은 게 아니라, 누구 글씨가 이렇게 멋지나요? ^^

페크pek0501 2013-12-11 15:02   좋아요 0 | URL
제가 언제 추천을 눌러나봐요. 안 눌러지네요... ㅋㅋ

그렇게혜윰 2013-12-11 21:56   좋아요 0 | URL
잠이 안 오는 밤에 왠지 위로 받고 싶을 때, 그 역할을 시가 해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 하하 글씨는 무릎 위에 놓고 쓴 거라 썩....ㅋ 고맙습니다^^
 
출발! 달려라 기차 과학은 내친구 27
요코미조 에이이치 글.그림, 이영준 옮김 / 한림출판사 / 200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관에서 빌려보다 아들의 요청으로 구매했는데, 읽어주며 찬찬히 보니 굉장히 섬세한 책이었다. 기차에 관한 적지 않은 책을 읽었지만 가장 기본이 될만한 알찬 책이다!! 그나저나 아들은 일본책인 이 책에 분당선, 3호선 막 이런다^^; 아들 친구도 같이 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즘 읽지 못한 책들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 책 구매를 줄일 요량인데, 이게 중독성이 있어ㅠㅠ

계기는 밀란쿤데라 스케줄러였다. 그것만 사면 좀 좋으랴, 만은 장바구니에 담다보면 참....

 

노래가 생각나네.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해

 장바구니에 넣다 뺐다 넣다 뺐다 ♬해

 

그러다 결국 내 책은 세계문학책 4권으로 종료하고, 아들책과 아들 친구들 선물책 그리고 엄마가 요구하신 책으로 샀다. 스스로에게 정신적 학대를 하는 것 같다. 고민 않고 팍팍 사던가, 안사던가, 즐겁게 사던가 해야지 참아서야 쓰겠다 싶다. 어쨌거나.

 

세계문학전집으로 산 책으로는

 

 

 

 

 

 

 

 

있다. 아쉽게도 알라딘에서는 스케줄러를 선택할 수 없어서 옆의 서점에서 샀다.

사는 와중에 <마담 보바리>를 사기 직전에 집에 있다는 것을 알았기 망정이지, 있는 책 또 살 뻔했다ㅠㅠ 내년부턴 월1 권씩 세계문학 읽기에 도전해 봐야겠다.

 

아들과 아들 친구들을 위한 책으로는

 

 

 

 

 

 

 

 

 스티커북의 경우에는 여러 권씩 사서 아들 친구 선물용으로도 준비했고, 아래 두 권은 빌려 보다 아들이 좋아해서 사게 된 책이다.

특히 <출발! 달려라 기차>의 경우 참 잘 만들어진 기차책이다! 추천!

 

 

엄마가 원하신 책은

 이다. 울 어무이 스님이 되시려나 매번 불교서적만 사신다.

 

 묵언 수행도 한다는 불교신자들도 있건만

 수다쟁이 엄마에게 <침묵 입문> 책을 빌려드렸지만 효과가 없었다는 일화가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맘에 쌓아둔 책이 적지 않다. 비워야 하느니라~~~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란놀 2013-12-09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쪼록 즐겁게~
한 권을 사더라도 즐겁게 장만하셔요~

그렇게혜윰 2013-12-09 11:37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한 권을 사든 백 권을 사든 즐겁게.
그러기 위해선 사둔 책을 어여 읽어야겠어요. 그것도 즐겁게 말이지요.
말씀 감사드려요^^

해라 2013-12-09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미리 봤다면 땡스투를 했을텐데!!!
말씀해주셔서 각 4권씩 주말에 샀는데!!!!
이럴수가 이럴수가.

그렇게혜윰 2013-12-09 20:38   좋아요 0 | URL
ㅋㅋㅋ 아이고 아까운 내 400원!!!
 
피터래빗 시리즈 01 : 피터래빗 이야기 베아트릭스 포터 베스트 콜렉션 1
베아트릭스 포터 글.그림, 김동근 옮김 / 소와다리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베아트릭스 포터의 이름이나  피터 래빗의 이름이나 풍문으로나 들었지 사실 제대로 읽어본 것은 올 해, 그러니까 내 아이가 여섯 살인 해가 처음이었다. 처음엔 1권을 사서 읽고 그 다음엔 4권까지, 그리곤 결국 세트를 모두 사야만 했다. 아들이 피터 래빗과 친구들을 자신의 친구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계기가 된 첫번째 책이 바로 <피터래빗 이야기>이다.

 

아이에게 이 책을 처음 읽어줬을 때 아이의 반응을 떠올리자니 지금도 입꼬리가 올라간다. 흐뭇했다. 권선징악적인 면이 있음에도 아이는 거부감 보다는 피터가 맥그리거 아저씨에게 붙잡힐까봐 읽어주는 내내 노심초사하며 집중하며 이야기에 몰입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 벌써 몇달째인지 모르겠다. 어느 밤엔간 내가 읽어주는 게 성에 안찼는지 책을 뺏아들어 누운 채로 더듬더듬 나머지를 끝까지 제가 읽은 적도 있었다.

 

지금도 이 시리즈는 여전히 아이의 잠자리 친구가 되어주고 있고, 그 중 1권인 <피터래빗 이야기>는 1순위의 친구이다. 요즘은 내가 한 번 읽어주고 나면 이승열의 영미문학관에서 올 초에 읽어준 방송을 다시 한 번 듣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듣다가 흥분하기 보다는 들으면서 스르르 잠이 들곤 한다. 우리 모자에게 참 정겨운 책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란놀 2013-12-08 0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타깝지만, 올해에 새로 나온 이 판은
원작을 훼손시켰어요...

예전에 다른 곳에서 나온 책이나
아예 외국판 책으로
새로 장만하시기를 비옵니다 ^^;;;

이 이야기는,

http://blog.aladin.co.kr/budapest/6234337

이곳에서 찾아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혜윰 2013-12-09 09:57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원서 미니북이 더 예쁘더라구요. 기회가 되면 원서로^^
 
비밀의 강 - 2012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작 Dear 그림책
마저리 키넌 롤링스 지음, 김영욱 옮김, 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그림 / 사계절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착한 사람 눈에만 보여요' 계통의 농담들, 익숙하다. 하지만 그건 다 거짓말인 이야기들.

 

그런데 거짓말이 아닌 참인 이야기가 있다. "숲속에는 비밀의 강이 있는데, 커다란 물고기들이 살고 있단다." 코끝을 따라가면 만날 수 있다는 알버타 아주머니가 말한 '비밀의 강'이 소녀 칼포니아에게는 참말로 있는 곳이었다.

 

사실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마지막에 가선 꿈이겠거니, 상상이겠거니 했었다. 그런데 엄마, 아빠에게 물고기를 건네는 모습을 보고 이 책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이건 판타지가 아니야. 참말로 가능한 이야기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칼포니아를 다시 오래 쳐다보게 되었다.

 

칼포니아는 타고난 시인 소녀이다.  가난을 걱정해야할 곤궁한 처지이지만 칼포니아는 시를 노래한다. 칼포니아의 시를 함께 만들어가는 엄마 역시 분명 타고난 시인이었을 것이다. 시를 사랑하는 이 가족, 어쩌면 이 가족이 사는 마을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시를 노래하는 한 어떤 보이지 않는 희망의 빛이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책장을 덮고 나서 들었다.

 

물고기를 잡을 생각을 하면서도 현실적인 낚시 기술을 준비하기 보다는 '내가 만일 물고기라면 말이야,'로 시작하는 상상을 하는 칼포니아의 모습.

결국, 그 상상에서 시작된 모험, 그리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이야기가 신비로우면서도 따뜻하게 그려졌다. 그리고 이어진 많은 모습들, 가령 메기를 잡으려 할 때에도 메기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하는 모습, 많은 메기를 잡고 오면서도 산속의 동물들에게 먼저 메기를 건네는 모습, 알버타 아주머니의 흘려 한 말도 잊지 않고 메기를 굳이 주고 가는 모습 들이 모두가 따뜻하다. 그리고 그 마음 씀씀이와 행동에는 시가 함께 한다.

 

누군가 널 겁주려 할 때,

가장 먼저 마음을 읽어 줘야 해.

그럼 절대로 더 괴롭히지 않을 테니까.

가끔씩 어떤 누군가는 "고마워."라며 인사말도 건넬 테니까.

 

1939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품에 2011년에 딜런 부부가 그림을 더해서 완성된 이 그림책은 2012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라 가치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표지의 그림만 보더라도 신비로우면서도 모험이 기대되고, 소녀의 맑은 얼굴과 태양빛이 따뜻한 느낌을 주는데 긴 글에도 불구하고 이런 그림 덕분에 더 이야기에 깊게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앞서 말했듯이 이런 모험의 이야기들은 흔히 판타지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현실에서 그대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지고 그러한 결말이 오래 전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졌다. 다시 가 볼 수는 없지만 '비밀의 강'이 참말로 있었던 곳이었으며, 칼포니아의 모험이 참 모험이라는 것이 다행스럽고 고맙다.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할 이런 모험을 할 수 있는 아이가 곁에 있으면 참 행복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