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여름부터 우주에 푹 빠진 아들은 그 후로 또봇도 호비도 거부한 채 지금껏 책도 우주책만보고 TV도 우주 다큐멘터리만 본다. 책에서 잘못된 정보도 딱 잡아내니 여는 전문가 못지 않다. 그나저나 그 출판사에게 사진자료의 심각한 문제를 알려줘야하는데 방법이 없다. 그래서 꼬마우주박사 오박사가 애정하는 우주책을 소개해본다. 정말 많은 책을 읽고 그중 애정하는 리스트이니 신뢰도가 꽤 높으며, 참고로 우리집에는 과학전집 같은건 없다.
그 첫 번째는 바로 <우주를 탐험하라>
이 책은 아이가 우주에 관심이 없을 때 순전히 나의 맘에 든 관계로 사두었는데 그로부터 몇 달 후 "이렇게 좋은 책이 있었느냐"는 듯 이 책을 사랑하게 되었다. 글밥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입체북이라 아이들이 흥미있게 접근한다. 지금도 가장 아끼는 우주책 중 하나이다.
이 책을 계기로 우주에 대한 특히 행성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아들은 집에 있던, 그러나 별 관심은 없던 <아빠는 태양별>그리고 <떠나요 우주 여행>도 함께 보면서 관심을 키워나갔고 급기야 도서관에서 <넓고 넓은 우주>라는 야광책을 발견하고는 사달라고 조르는 행동도 하게 되었다.
내가 처음 아이에게 우주 관련 책을 사주기 시작했을 때에는 무조건 명왕성 퇴출 이후에 출간된 책을 선택했다. 그러면서 글밥이 적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우리 집의 밤을 한동안 점령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야광이 빛에 예민하다는 점!
이 책을 읽고 나더니 아이는 좀더 깊이 알고 싶어했다. 각 행성의 특징은 어떤지, 은하는 무엇인지, 그래서 함께 알라딘 사이트를 열어서 책을 골라보았다. 여전히 기준은 출간일이었다. 그 안에서 선택은 아들에게 맡겼다. 그랬더니 너무 어려운 책을 고르는 게아닌가?
<태양계의 모든 것>아~~! 이건 내 수준인데?
예전에 뉴턴 잡지를 정기구독 한 적이 있는데 사진에 감탄을 한 경험이 있어, 믿음을 가지고 일단 구입을 해 줬는데 아이는 예상 외로 흥미를 가지고 읽었고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에 큰 만족감을 느꼈다.하지만 내가 보기엔 좀 어려워보여서 <태양계 13행성>이라는 책도 사줬는데 그 책도 좋아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이 책을 더 좋아했다.
이후 아들은 나날이 박식해서 우리를 앞지르기 시작했고, 책꽂이엔 온통 우주책 밖에 없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는 동생이 아들의 선물을 해 준다기에 냉큼 아들이 고른 책은 바로 <DK우주>인데 <태양계의 모든 것>보다 일단 종이가 튼튼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백과사전식으로 궁금한 것을 잘 알려주고 찾기가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후 중고서점에 가서 <열려라 과학>이라는 절판된 책을 발견했는데 그 책도 참 좋은 책 같았다. 명왕성 퇴출만 고치면 아주 좋은 책 같았는데 작은 출판사라 품절된 건가 싶어 안타까웠다.
이제 우주책을 고를 때 더이상 출간일이 기준이 되지 않는다. 이미 아들은 명왕성의 퇴출을 이해하고 있고, 행성마다 위성의 개수는 점점 늘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과 우주는 변화무쌍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에 화성 이름 옆에 수성이 그려져 있고, 수성 옆에 명왕성이 그려져 있는 것도 예리하게 잡아냈다.(출판사에게 연락을 해 주고 싶지만 온라인으로는 방법이 없는 듯 하다.)
얼마전 몇년 전에 내가 학교 아이들에게 읽어주려고 사두었던 <별똥별아줌마의 우주이야기>를 언제 봤는지 자기를 달라며 졸라댔다. 장난 삼아 이건 아줌마가 지은 거니까 엄마 책이라고 했더니 뒤표지에 '어린이를 위한'이라는 것을 짚고는 자기를 달라니 안 줄 수가 없었다. 요샌 이 책을 조금씩 읽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다. 물론 다른 우주책들도 여전히 사랑하면서 말이다. 집에 전집도 없이 우주책이 15권이 넘게 있다. 게다가 빌려온 책이 5권이다.
너무 한 종류의 책만 보는 것이 염려되지만 불과 반 년 전만 해도 '세계 국기'에 꽂혀 있었던 것을 보면 이도 오래지 않은 것 같아 함께 동조해 준다. 가르치지 않으면서 가르치는 교육관을 가진 나로선 이렇게 빙글빙글 태양계놀이를 하면서 놀아주는 것이 해야할 일인 것 같다. 오늘도 우주 책 한 권을 더 샀다. <별똥별아줌마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에서 소개된 책인데 사실 너무 오래된 책 같아 안 사주려했지만 알라딘에서만 특가 행사를 한다기에 얼른 구매! 물론 책도 너무 헤프게 사주면 안된다는 교육관에 따라 자신의 책을 3권 팔기로 했다. 물론 우주책은 아니고. 그리하여 구입한 책이 바로, <살아있는 우주>이다. 이 책은 현재 알라딘이 최저가를 넘어선 특가이다! 내일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