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말이 사라진 날 - 우리말글을 지키기 위한 조선어학회의 말모이 투쟁사
정재환 지음 / 생각정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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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손으로 쓰는 리뷰.

 

손으로 쓴 리뷰

밖에서 책을 마무리 지어 리뷰를 노트에 적어보았다. 한글책이니만큼 그래도 글자를 흘겨 쓰지 않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썼는데 딱 노트 한 쪽이 나왔다. 급 마무리 지은 것일 수도 있지만.....

 

방송인 출신답게 유머도 있고 대중적인 한글 전문 서적이다. 주석을 보면 작가가 그간 한글에 관한 소고들을 썼던 것을 알 수 있다. 한글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우리 교수님 이름도 찾아볼 수 있었다는 깨알재미.

 

한글날을 맞아 한글 관련 책을 아이들만 읽히지 말고 어른들도 읽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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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의 세계 - 세계 석학 7인에게 코로나 이후 인류의 미래를 묻다
안희경 지음, 제러미 리프킨 외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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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코로나 사피엔스]를 읽고도 그 안에 쓰인 의견들이 너무 옳고도 옳아 아껴가며 읽었었다. 그래서 사실 같은 주제로 인터뷰이만 달라진 이 책에 기대를 좀 적게 하기도 했다만 독서 모임 책으로 선정되어 묵묵히 읽었다. 


가장 먼저 읽은 것은 [코로나 사피엔스]에도 실린 장하준.

책의 차례로는 세번째 꼭지였지만 [코로나 사피엔스]와 비교해보고 싶어서 가장 먼저 읽었는데 읽자 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인터뷰는 인터뷰어가 중요하구나!"였다. 사실 [코로나 사피엔스]를 읽으면서 가장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인터뷰를 꼽으라면 장하준 편이었다. 뭔가 옳은 말인데 당연한 말 같은 그런 말 있지 않은가? 그런 느낌이었는데 이번 인터뷰에선 꽤나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었는다. 내 생각엔 이것이 질문의 힘이 아닌가 한다. 질문이 구체적이니 답이 구체적이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닐까? 사실 [코로나 사피엔스]는 인터뷰어가 누구인지 기억나지도 않고 읽으면서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그만큼 이번 책의 가장 큰 완성도는 인터뷰어인 안희경이 만든 것이라고 이 책을 덮고난 지금도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익숙한 제러미 리프킨. 이 사람은 나보다도 한국의 상황을 더 잘 안다. 일개 국민으로서 그저 '왜 그린 뉴딜 정책이 진행이 안되고 있지?'라고 의구심을 가졌을 뿐 그 내용은 아는 바가 없었는데 이 분 인터뷰를 읽으며 우리나라의 재생 에너지는 그 양도 충분하고 그것을 발전시킬 경제적 여건도 충분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뭔가 눈 앞이 맑아지면서도 씁쓸했다. 그래, 우리 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고 초등학교 때부터 배웠잖아~ 그러니 태양광이 충분하겠지! 그걸 외쿡 사람한테 들어야 아는 거란 말인가? 외쿡 학자도 아는 것을 우리 나라 학자나 정치인들이 모를 까닭이 없고 다만 그것을 이익에 맞게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을 하니 씁쓸하고 가슴에서 뭔가가 끓어올랐다. 이분 참 사람을 잘 선동하겠군. 진실은,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람을 들끓게 한다. 


제레미 리프킨이 그린 뉴딜 정책의 쌍두마차로 유럽연합과 중국을 치켜세우는데 이어 등장한 인터뷰이는 중국의 농업전문가 원톄쥔인데 그 역시 제레미리프킨과 마찬가지로 글로컬라이제이션을 주장했다. 지역 중심의 세계화라는 말이 알듯 모를 듯 했지만 코로나19 시국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대도시인으로 사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서 작은 단위의 공동체 그리고 그 공동체들간의 연대가 중요한 시대가 다가왔다는 것에 괜히 조바심도 났다. 아직 우린 그렇지 못하니까. 지금 어느 나라가 준비가 되었겠느냐만 우리 나라가 K방역 말고 다른 쪽에서의 변화와 개혁은 많이 더딘 것이 사실이지 않은가? 우리가 도대체 어디와 어디가 연대가 되어 있을까?


마사 누스바움은 코로나19시대의 혐오에 대하여 말한다. 혐오는 우리를 갈라놓지만 취약함은 우리를 연대하게 하여 오히려 지금 연대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일면 공감하면서도 우리나라에서 행해지고 있는 수많은 혐오들- 신문 기사마다 달린 혐오의 글을 읽자면 정말 본인 보다 힘들지 않은 모든 대상에게 혐오를 뿜어내는 것 같다-을 보면 지금 우리의 연대는 혐오에 비해 얼마나 느슨한가 싶다. 정말 연대는 개인의 영역을 넘어서지 못하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 아닐까? 이어지는 케이트 피킷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다시피 우리 사회의 혐오는 불평등이 심해서 나타나는 불안감의 표시 같은데 이를 해소하려면 결국 기본 소득 보장과 같은 복지 시스템이 하루 빨리 마련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또 조급해진다.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서만큼은 정말 더디고 더디니까...


지금 우리는 개혁과 변화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데 그 속도가 예전과 같아서는 좀 곤란할 것 같다. 위기에는 위기에 필요한 일의 진행 속도가 있는 것 같다. 예로부터 말도 안되는 강짜를 부리는 목소리가 큰 나라이다보니 그것을 다 대응하는 것으로는 이도저도 아닌 개혁이 될 것 같다. 닉 보스트롬의 말처럼 우리가 시도한 모든 것이 배움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면, 우리는 지금 다른 나라로부터 무조건 배워야하고(다른 나라에서 우리를 배우듯이) 공자님 말씀처럼 익혀야 한다. 즉 써먹어야 한다. 지금의 코로나19가 우한 연구소에서 시작되었든, 야생동물을 먹어서 그랬든 그 바탕에는 인간이 지구를 많이 아프게 했다는 죄의식을 느껴야한다. 그러므로 지구의 건강 회복을 위해 개인 차원이 아닌 국가 차원의 획기적인 처방전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멍청한 사람은 GMO콩이 인간 몸에나 나쁜 줄 알았지 그걸 키우려고 아마존 열대우림을 다 훼손한 줄은 반다나 시바의 인터뷰를 보고서야 생전 처음 아니 개인이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사람들은 지금 다들 코로나19 탓을 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코로나19 덕분이라는 생각도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아이와 하루 종일 집에서 볶이느라 분노가 폭발하고 불특정 교사에게 다 퍼붓기도 하지만 일각에선 코로나19 덕에 내 아이의 모습이 어떤지 살펴보게 되었다고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자영업자들의 생계가 무너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또 어떤 자영업자들은 그간 억지로 이끌고 온 가게를 이참에 깨끗하게 정리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도 한다. 탓만 해서 나아질 건 아무 것도 없다. 제자리 걸음도 힘들 것이다. 어차피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무리이다. 나처럼 어리석고 예쁜 쓰레기 많이 사는 사람은 반성해야 한다. 예쁜 쓰레기를 10%만 줄여도 지구는 덜 아플 거야, 그런 의미에서 오늘 만 보를 걷는 중에 목이 너무 말랐는데 편의점에 들르지 않았다. 페트병에 든 물이나 음료가 나를 엄청 유혹했는데 말이다. 그건 텀블러를 가져오지 않은 내 탓이니까 내가 힘들어도 할 말이 없다. 개인의 노력은 이런 것이다. 하지만 국가는? 공동체는? 개인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개혁했으면 좋겠다. 내 생전 개혁이라는 말을 이렇게 기다릴 줄이야. 내가 얼매나 변화를 싫어하는데, 변화를 하지 않으려면 고산에 머물며 나물 뜯고 사람 안 만나고 살면 되는데 나는 그럴 수가 없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건강한 개혁을 매우 간절히 바라고 있다. 건강한 인류는 건강한 지구 안에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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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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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할 때 밝힝 우한-400의 존재가 읽을 때의 긴장감을 절반 정도 떨어뜨린 것 같다. 결과를 알고 있는데 추리가 무슨 의미가 있나? 그점이 못내 아쉬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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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그렇게혜윰 > 9월12일은 장국영의 생일이고, 그는 10년전에 떠났다.

장국영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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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소 소설 대환장 웃음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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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히가시노의 팬이기도 하고 안티팬이기도 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어떤 소설은 무릎을 딱 치고 가슴을 탕 때리는데 또 어떤 소설은 굳이 이걸 책을 냈어야 하나 싶은 책들도 적지 않다. 내 경험치로는 5:5이다. 가가 형사 시리즈가 전자이고 <새벽 거리에서> 같은 작품이 후자라고 할 수 있겠다. 


추리물이 아닌 작품들은 그 중간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따지자면 4:3:3정도로 정리하면 되겠다.  그 유명한 <나미야잡화점의 기적>은 안 읽어봐서 모르겠지만 <녹나무 파수꾼>은 따뜻하고 신선했다. 지금 읽은 <흑소 소설>은 시간 때우기 정도로 괜찮았다.


<독소 소설>과 <흑소 소설>이 세트로 있던데 전자는 안 읽어서 모르겠지만 후자는 소설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흑소란 실소 아니면 썩소겠구나 싶다. 영어로 블랙유머라고 한다면 그에는 좀 못 미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대체로 소설의 뒷맛이 물보다는 약간 진하지만 딱히 다른 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맛은 아니랄까? 그런 느낌이다. 하지만 매력이 없지 않다. 문학계를 비꼬는 듯한 작품 4개를 맨앞에 연달아 배치하는 구성은 일단 이 책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했다. 문학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그 세계의 이면을 보는 건 씁쓸하지만 어느 사회나 그럴  수 있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하지만 블랙 유머라기엔 조롱이 더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 요즘 내가 조롱하는 듯한 글을 별로 안 좋아한다. 


<너무 잘 보여>라는 작품은 요즘 같이 지구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때에 읽으니 마치 요즘에 쓴 소설 같지만 이 소설이 10년도 더 된 소설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지구 환경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구나 싶어 역시 쓴맛이 났다. 이 책에서 블랙 유머라고 칭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이 책에선 이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미세입자들이 눈에 보인다면, 그 미세입자들이 다양한 화학적 산물이라면 너무 끔찍할 것 같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을 뿐 그 모든 것이 내 주변에 맴돌고 있다니 쓴 맛이 강하다. 지금 내 옆의 물통 역시 플라스틱이니까....


그 외 작품들은 다 고만고만했다. 가벼운 유머 소설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적당히 재미있고 적당히 잊을 만 하다. 위에서 거론한 ,너무 잘 보여>만 빼고. 하지만 히가시노게이고가 세상 모든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는구나 감탄하는 부분은 분명히 있으니 읽어볼 만 하다. 하지만 동시에 히가시노게이고의 작품에서 심심찮게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부분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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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0-09-08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히가시노 게이고 처럼 다작가의 경우 작품의 질이 항상 좋으리란 법은 없지요.그래서 추리소설가로 유명한 반다인은 추리작가는 6권의 소설만을 써야한다고 극단적으로 말하기도 했을 정도니까요^^

그렇게혜윰 2020-09-08 16:09   좋아요 0 | URL
너무 다작이에요 ㅠㅠ 미미여사는 다작이어도 뭔가 각 장르마다의 장점이 두드러지는데 히가시노도 자기 작품을 좀 걸러야 할 것 같아요.하지만 6권은 가혹하네요^^

카스피 2020-09-08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반다인도 그렇게 말하고는 모두 12권의 장편소설을 썼지요.하지만 그 말대로 전기 6편은 모두 추리소설사의 걸작이란 소리를 듣지만 후기 6편은 전기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평론가와 대중에게 받고 있지요^^

그렇게혜윰 2020-09-08 20:00   좋아요 0 | URL
그래서 그런 말을 했나보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