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우주에 대한 관심에서 꽃에 대한 관심으로 급!변하였다. 이젠 우주가 제일 싫다나 뭐래나? 아들아, 그 많은 우주 책들은 어떻게 하니? 꽃 좋아하기 하루 전만 하더라도 우주 옷만 입는다던 그 순정은 내팽개친거니? 꽂 좋아하기 며칠 전에 사둔 우주 책은 아직 한 번 밖에 보지 않았는데 제일 싫어하는 책이 된 거니? 너 참 냉정하도다!! 오히려 우주 좋아할 때 급 싫어하던 국기가 낫다나? 애들은 다 이런거니???^^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이젠 함께 꽃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하는 고로, 집을 찾아보니 꽃에 대한 책은 과학시리즈 사이에 낀 한 두 권과 <꽃이 핀다>, <꽃마중>이 다이다. 그래도 이 두 책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자칫 지식으로 흐를 뻔한 아이의 감성을 지금도 촉촉히 적셔 준다. 그런데 아들 왈, "집에 꽃 책이 별로 없어서 이제부터 책 별로 안 읽어야겠다!" 이거, 어떻게 해석해야하지??

 

 그래서 지난 주에 함께 동네 서점에 가서 책을 샀다. 내가 보기엔 세밀화가 예쁘고, 화가가 직접 꽃밭을 가꾸며 관찰한 것이라 선택했는데 아이는 식물백과만 본다. 왜 그런걸까? 어릴 때 사진으로 된 책보다는 세밀화로 그린 책을 사 주었었는데 그 땐 그것을 좋아했는데 이젠 아무래도 사진을 더 좋아할 나이인 모양이다. 세밀화를 먼저 보여주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감성은 그때 길러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도 이 책은 엄마인 내가 보기에도 참 좋다. 아이가 좀더 어렸을 때 사주었더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사진에 길들여 진 탓인지, 사진의 정확함을 좋아할 나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6살 이전에 식물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사 주어도 좋을 것 같다.

 

아이가 백일 즈음에 보리 아기 그림책을 사준 적이 있다. 아이에게 좋은 요소는 두루 다 갖춘 책이다. 여백, 세밀화, 말놀이가 모두 들어가 있는 책이라 100일부터 두 돌때까지는 줄곧 잘 가지고 놀았다. 아마 글도 이 책을 통해 익힌 것 같다. 이 책은 매우 유명한 책이라 아이 키우는 집마다 하나씩은 꼭 있는 것 같다. 나도 출산 선물이나 추천해줄 때 꼭 이 책을 집어넣는다.

엄마인 내가 그림을 좀 잘 그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마 위의 책 때문이었던 것 같다. 보리에서 나온 이태수 화가의 세밀화에 대한 전적인 신뢰감을 느끼게 된 것은. 이 책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된 책이지만 교과서에서는 세밀화의 느낌이 잘 안 살아 있는 것 같은데 실제 그림책을 보니 참 좋았다. 그래서 역시 시리즈로 계절마다 한 권씩 구입했다. 시리즈라고 해도 한꺼번에 구입하는 것 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적시에 한 두 권씩 사 주는 것이 여러 모로 좋은 것 같다.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을 처음 읽고 얼마나 쓰다듬었는지 모른다. 이토록 아름다운 책이 또 나올 수 있을까, 지금 시대는 너무나 발달되어 이런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쉽게 만나지 어려울 것 같다.

 

아이가 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이 책을 꺼내 잘 보이는 곳에 두었다. 표지만 봐도 마음이 좋다. 이런 식의 일기장을 나도 갖고 싶다.  어른들에게 권하고 싶은, 읽으라고가 아니라 사라고 갖고 있으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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