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나팔꽃사진을 찍는 내게 동료가 그건 나이든 증표라고 했다. 내 휴대전화에는 애, 책, 꽃이 전분데. . .
맞는 말이긴 하다. 어릴 땐 자연이 고운 줄 몰랐다. 두렵기는 해도 아름답다고 생각 못 하고 20대를 보냈었다. 아이를 낳고 한 해 두 해 지내다보니 온통 피사체는 아이와 꽃이다. 그러니 어찌 그 말을 부정할까?
과학 실험 후 남은 꽃도 아깝고 예뻐 플라스틱 비커를 꽃병삼아 꽂아두었다. 예쁜 걸 어째?
요즘 꽃을 배우는 아이들에게 그림책도 두 권 읽어주고 나도 책 하나 빌렸다. 그림을 배우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워 수채색연필을 하나 살까 고민 중이다.
자연은 너무 아름다운 날들인데사람이 너무 많은 잘못을 했다.사람이 자연을 애틋하게 여기면 좋겠다.내가 너무 안쓰러했나 아이들이 해부된 백합을 땅에 묻어주자고 했다. 웃음이 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다. 묻지는 않았는데 묻을 걸 그랬나 후회가 되기도 한다. 우리의 실험 재료가 되어주어 고맙다 백합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