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서재의 달인'이 발표되고 내심 기대했던 나는 실망감을 아니 느낄 수 없으며, 이렇게 여러 날의 일기를 한 글에 쓰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꼼수를 발휘해 보고도 싶었지만 그것은 나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는 문제이니 그까짓 서재의 달인 안하면 그만이지 억지스러운 것은 도저히 할 수 없다며 일상 상태로 금세 회복했다. 하하하. 이것이 나의 가장 큰 장점. 흔들림은 있되 아주 짧다. 그렇다고 없는 척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것도 이상해서 일단 내 마음이 그랬음을 투정부리고 일기를 이어나간다.
20181211화
며칠 전 이 책을 서평단 도서로 받고 이후 잊고 있다가 온라인 독서 모임이 끝나고서야 생각이 났다. 이런 걸 보면 내가 멀티형 인간은 아닌 것 같은데, 또 책은 동시에 여러 권 읽는 것을 좋아하니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첫 단편은 SF라기 보다는 SF를 맞을 준비를 하는 이야기 같았는데 디브야에게 하루에 일어난 일을 통해 그녀에겐 SF가 필요함을 느끼게 했다. 결국 우리에겐 SF가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모두가 깨기 전인 오전 5시. 그 시간에 이 책을 읽으며 어딜 가나 여성의 삶은 도피처를 원하게 되어있다는 점을 새삼 느낀다. 나의 오전 5시처럼.
20181212수
아이들을 영어실로 데려다 주었는데 선생님이신 내 친구가 자리에 없어 올 때까지 기다리며 영어실에 꽂혀 있던 이 책을 꺼내 그 앞에 있는 애들 앞에서 노부영 멜로디를 실어 재롱 떨며 읽어주니 애들이 웃는다. 얘들아, 나 세상 진지하게 정확한 음으로 읽는 건데?? 애들 얼굴을 보다 보니 한 아이가 나랑 표정이 같았다. 작은 목소리로 "이거 맞는데 왜 웃지?" "그치?" "네!" 다른 아이들은 처음 듣는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 친구인 영어 선생님의 컴백으로 나는 후다닥 교실로!
20181213목
지난 달 '강원국의 글쓰기 특강'을 수강할 때 마침 '까페 창비'가 재오픈하여 방문 인증 이벤트를 하던 때라 두 번 인증하며 참여했는데 무려 2등이 되어 책 3권과 커피 쿠폰을 받았다. 그중 가장 반가웠던 책이 정세랑 작가의 소설집인 이 책이다. 아직 작가의 소설을 읽어보지 못했는데 정세랑 작가는 일반적이지 않게 장편부터 쓴 소설가라 이 책이 첫 단편소설집이 된다. 소문을 듣자하니 편편이 다 좋다던데 기대가 된다. 옥상에서 왜 만날까? 문든 생각해보니, 옥상에 가 본 게 언젠가???
20181214금
이 책을 읽고 싶었는데 학교 도서관에 있었는 줄은 오늘에야 알았다. 없는 줄 알고 희망도서 신청까지 했는데 말이다. 어린이책 만드는 일도 너무 좋을 것 같은데 그마저도 책 읽을 시간이 없어 그만 두고 강연과 집필의 직업을 택하다니 멋지고 부럽다. 강연과 집필이라니!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어린이책은 참 좋은 책이 많은데 나 역시도 성인책(?) 보다 내용적으로 더 정리가 잘되고 재밌는 책이 많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래서 어린이책만 읽는 것도 꽤 괜찮은 독서법이라고 생각해 나도 그래볼까 생각한 적도 있지만 책은 읽고 싶은 걸 참는 게 제일 힘든 일이기에 금세 포기!
좋은 어린이책은 많이 알려주고 싶기는 하다. 그러려면 많이 읽어야한느데 또 어른책을 참을 수 없으니....반복....그래서 이런 분이 계시는 게야! 암!
2015-81215토
어제 소설을 다 읽고 오늘 역자 후기를 읽음으로 장장 6개월의 [돈끼호떼] 읽기를 마감했다. 나만이 아니라 그엄마 두꺼비 북클럽 멤버 모두. 그리하여 오늘 그 책씻이 모임이 스페인 음식점에서 있는 날인데 지독한 감기가 닥쳐 이 몸은 24시간 방 안에 갇혀 '자다 깨다 먹다'를 반복했다. 후기를 보니 더 속상하지만 내 몸 탓인 걸 어쩌지 못해, 사실 그런 생각도 안 든다. 감기 앓느라 아무 생각이 없다. 그냥 [돈끼호떼]가 끝이라는 것만 기록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