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도 있다. 아침에 일어나 옷도 안 갈아입고 온종일 잠옷차림으로 밥하고, 밥 먹고, 책 읽고, ㅋㅋ 내가 잠옷차림이라는 걸 몰랐는데 식탁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해든이를 보니까 잠옷 차림인 걸 보면서 나도 잠옷차림이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이렇게 게으를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쁜지!! ( ")
아침 일찍 내가 해야 할 일을 해 준 남편이 12시쯤 돌아오고 컴퓨터 수업을 들으러 갔던 N군도 왔을 때 P님의
남편이 딸기 슬러쉬를 만들어 줬다는 말을 해줘서 나는 집에 있는 파인애플과 바나나, 그리고 마침 사다둔 코코넛 워터를 넣어 피냐
콜라다를 만들어 주었다. 점심으로 오니기리를 만들어 줬는데 다들 맛있게 먹고 배부르니까 또 늘어지고. 매일 오늘 같을 수는
없겠지만 정말 신난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위대한 개츠비]가 개봉을 할 것이다!!!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다. 얼마 전 남편이 그 영화에 대한 리뷰가 별로라는 말을 해서 좀 우울했었다. 거의 완벽해 보이는 캐스팅과 원작인데 어떻게 별로일 수가 있지??? 라면서 마침 한가한 참에 검색을 해봤더니 호불호가 가리는 것 같다. 안 좋다는 리뷰도 있지만 또
좋아하는 리뷰도 많았다. 예전 바즈 루어만 감독이 만든 영화들의 호불호가 많이 나뉘던 것이 기억나 그럴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는 루어만 감독이 만든 영화 대부분 괜찮았기 때문에 이번 위대한 개츠비도 분명 좋아할 거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캐스팅은 예전 로버트 래드포드와 비교해 봤을 때 우아한 맛이 없지만 미스테리한 개츠비를 표현하기엔 디카프리오가 더 나을 듯싶은데,,,그리고 캐리 멀리건,,,그녀가 출연했던 [An Education]을 최근에 봤다. 특별히 예쁘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 뭔가 매력이 있다. 개츠비의 눈에만 예뻐 보일 데이지 역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더불어 오랜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보이는 토비 맥과이어도 기대되고.
예전에 [위대한 개츠비]를 민음사 판으로 읽었었다.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 읽은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다던 무라카미 하루키를
생각하면 두 번을 더 읽어야 하건만 정리하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서 읽을 시간이 없다. 그런데 영화 리뷰를 읽다 보니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다시 읽고 싶어졌다!!! 오늘 남편은 영화보기 전에 책을 읽겠다며(고등학생 때도 영어수업에 읽었었고 대학 때
영어수업에 또 읽었다고 하니 이번에 읽으면 남편은 3번째 개츠비를 읽는 것이다.이번에 읽고나면 하루키에게 친구 해 달라는 이메일을 보내라고 할까??ㅋㅋ) 옥스퍼드 프레스 것으로 집어들었다. 집에는
[위대한 개츠비]의 영문판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옥스퍼드 프레스 것이고 다른 하나는 펭귄 클래식 것. 그것은 딸아이가 읽고
있다. 남편과 딸아이가 개츠비를 들고 있는 것을 보니까 영화 시작하기 전에 다시 읽어볼까 하는 유혹을 느낀다.
덧) 나는 개츠비를 읽어서가 아니라 그 시대를 좋아한다. 특별히 그 시절의 패션을!!!! 캐리 멀리건이 입고 나올 옷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황홀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