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런 마음으로 프님이 내게 풋고추를 아침에 따가지고 나를 만나는 날 가져오셨다고 생각한다. 나는 남편과 그 고추로 밥을 먹으면서 정말 어쩜 이렇게 부드러울까! 프님의 마음처럼 부드럽고 순하고 이뻤다. 고추가 한입 베어 물기 딱 좋을 정도로 날씬하고 적당히 길었다. 다음에 깻잎이 잘 되면 씨를 받아주시겠노라 하셨는데 제발 잘 되기를!!! 



2. 지난번 동네에서 여성들을 상대로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남편이 그림을 가르친 적이 있는데 나는 그날 일하느라 참석하지 못하고 시어머니는 참석하셔서 그림을 배워서 그리셨다. 선생이 제법 괜찮았나 시엄니 그림이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날 남편이 참석한 사람들에게 낸 퀴즈 중 하나가 바람돌이님께서 맞추신 모나리자도 있고 다른 퀴즈도 있다. 오늘은 그 두 번째. 나는 역시 못 맞췄고, 이 문제를 맞힌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하지만, 미술작품에 대해 아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미술은 거의 종합예술이다. 특히 현대 설치미술은 음악을 첨가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가 내겐 종합예술로 느껴진다. 거두절미하고 남편이 낸 퀴즈의 답은 <The Physical Impossi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이라는 다분히 철학적인 제목의 작품이다.


1991년의 작품이다. 

사진 출처: Houston Chronicle

이 작품의 작가인 Damien Hirst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잡고 있다.


사진 출처: The Times

여러 기사에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Damien Hirst의 작품


데미언 허스트의 이 작품은 처음 Saachi 미술관에서 전시가 되었고 그 이후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영국의 Tate 미술관에서 전시가 되었다고 하는데 2004년에 스티브 코헨이라는 사람에게 팔렸는데 8밀리언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팔렸을 거라고 한다. 어쨌든 이 작품으로 허스트는 터너상 (Turner Prize) 후보로 지목되기도 했다고 하는데 상은 정작 다른 사람이 수상했다고.


그럼 여기서 남편이 낸 문제는 바로 "피카소나 고흐의 작품을 누르고 새로운 경매 기록을 세운 작품은?"이라고 한다. 그 당시 (나는 기억 안 나지만) 그것이 굉장한 이슈였다고. 젊은 허스트 (그 당시 40살도 안 되었다고..)가 고흐나 피카소 보다 더 많은 가격으로 작품이 경매가 되었다고 하니까. 하지만 이 작품이 이렇게 높은 가격에 경매가 된 이후에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고 한다. 일단 동물 애호가들에게서 허스트는 공격을 당한 것을 시작으로 이게 무슨 예술작품이냐 등등. 시각이 변했다는 것을 이 작품이 잘 전달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현대 미술의 난해함을 떠나서. 


방부제에 담겨있는 상어는 삶과 죽음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인간인 우리는 상어를 볼 수 있지만 만지진 못한다. 삶과 죽음은 유리 탱크 안에 있는 저 방부제 속의 상어처럼 침묵 속에 떠있는 것 같다, 움켜잡을 수 없이. 


근데 내가 이 얘길 왜 하고 있지??ㅎㅎㅎㅎ


3. 어제 남편과 함께 느긋하게 <Forrest Gump>를 다시 봤다. 너무 오랜만에 봤는데도 다 기억이 나더라. 삶에 대해 이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는 별로 없는 것 같다. 허구인 줄 알면서도 깊은 감동을 받았다. "Stupid is as stupid does."는 요즘처럼 내가 바보같이 느껴질 때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이런 대사뿐 아니라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영화. 전반부에서 눈물이 흐르고 후반부에서 또 눈물이 흘렀다. 


검프에게 달리기였던 것이 나에겐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과연 나에겐 그런 것이 있기나 한가?


4. 바쁘다는 핑계로 음식을 잘 안 만들어 먹게 되었는데 요즘은 자꾸 가족과 나를 위해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다. 사는 게 특별하다면 맛있는 음식이 함께 할 때아닐까?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도. "누군가를 위해 요리하는 사람은 살아 있음을 긍정하는 사람"이라는 오은 시인의 말에 고개가 주억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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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10-04 15: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인데도 풋고추의 부드럽고 여린 질감이 느껴져요. 깻잎사진도 올라오면 좋겠네요. 상어가 엄청 사실적이라 생각했는데, 방부처리한 작품이었군요.

라로 2022-10-05 16:38   좋아요 1 | URL
여린 질감이라는 표현 좋아요!! 그 생각이 왜 안 나는지,,ㅋㅋ
아주 유명한 작품이에요,, 방부처리액에 담겨진 상어죠,, 엄밀히 말하면..

책읽는나무 2022-10-04 1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짜 농사 잘 지으셨어요..프시케님^^
껍질이 야들야들~~ 해 보입니다.
오호~ 오이도 따서 드셨다고 하시고, 농사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나중에 깻잎 농사도 꼭 성공하셨음 좋겠어요. 그럼 그 씨를 받아 라로님 남편 분이 신나서 깻잎 농사를!!^^
고추를 싸가지고 와서 라로님께서 받으셨을 땐 꼭 친정언니가 챙겨주는 듯한 느낌이 드셨을 것 같아요.ㅋㅋ 보기 좋군요^^
시어머님 솜씨도?? 남편분이 어머님의 그림 재주를 물려 받으신 건 아니신지???
퀴즈는 미술 문외한인 저에겐 좀 어렵네요??
미니님 어디 가셨나요?? 아님 그레이스님도 맞추시려나??

라로 2022-10-05 16:42   좋아요 1 | URL
야들야들,,, 왜 이 단어도 생각이 안 났는지,,,^^;;;
프님 요즘 농사에 흠뻑 빠지신 것 같아요.
저도 예전 엔군이 한국 학교에서 텃밭 받았을 때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그때처럼 하면 일 년 내내 야채 살 것이 별로 없을 것 같은데
게을러서...
저희 집은 씨를 받아서 농사하는 건 그런데 저희 집 개가 어떨지..
더구나 동네에 토끼들이,,ㅠㅠ
정말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었어요!!! 넘 좋았어요!!! 앞으로 계속 생각 날 것 같은 야들야들한 고추!!ㅎㅎㅎ
시어머니는 솜씨는 모르겠어요,,ㅎㅎㅎ
남편은 아마도 돌아가신 시할머니에게 받은 것 같아요,, 예술에 재능 있으셨다고..
집에 그분이 그리신 풍경화가 액자에 담겨 있어요.
퀴즈는 저 역시 몰랐어요.ㅎㅎㅎ

바람돌이 2022-10-04 2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풋고추의 싱싱삼과 프시케님 마음이 사진으로도 전해집니다. 마음 따뜻해지는 그런 맛이었을듯요.
가족분들이 모두 그림에 일가견이 있으신것 같은데 그게 시어머님 유전자인건가요? 색채감각이 너무 좋으세요. 그날 배워서 그린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데미안 허스트의 그림은 진짜 비싸게 팔리는데 저는 줘도 안가집니다. 싫어요 ㅠ.ㅠ

라로 2022-10-05 16:45   좋아요 0 | URL
정말 맛있었어요!!! 근데 다 먹었어요,,ㅎㅎㅎㅎㅎㅎ
신선하고,,, 매운 것도 있는데 아주 적당히 매운!!
시어머님은 그림과 관계가 없으신 것 같아요,,
시할머니가 예술가였던 것 같은데 일찍 돌아가셔서..
그래도 그분이 남겨주신 100년이 넘은 바이올린과 풍경화가 존재해요.
딸아이가 바이올린은 물려받았고
그림은 집안에..

저 역시 줘도 안 가져요...무서워..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psyche 2022-10-05 02: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라로님이 맛있게 드셨다니 넘 좋아요. 이번에 고추 농사가 잘 되었거든요. 근처 살았다면 수시로 드렸을텐데 아쉬워요. ㅜㅜ
남편분의 재능은 유전자에 있는 걸까요? 시어머니도 잘 그리셨네요. 해든이도 잘 그리던데.
저는 저 상어를 보면서 저런 것도 예술작품인가 했는데 라로님 말씀을 읽으니 아!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거네요.

라로 2022-10-05 16:47   좋아요 1 | URL
너무 맛있었어요!! 마트에서 파는 건 겉이 너무 질기잖아요!!
다음엔 어떻게 키우셨는지도 알려주세요.
저희도 고추 농사 해볼래요.ㅎㅎㅎㅎㅎ
남편의 재능은 아무래도 시아버님의 어머니였던 시할머니에게서
온 것 같고요,, 우리 애들은 아마도 남편??^^;;
현대의 예술작품은 갈수록 난해하죠??

 

남편이 한국말을 좀 할 수 있다는 거 내 서재를 찾는 분이라면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남편이 매일 나에게 한국말을 해도 뭐 특별하게 느끼지 못하지만, 가끔 어제 아침이나 오늘 아침 같은 경우는 “이 남자가 정말 한국말을 하지!” 뭐 이런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1. 어제 아침.
샤워를 하고 나와서 머리에 에센스 오일을 바르려고 하니까 거의 다 써서 몇 방울 나오고 안 나오는 거다. 하지만 나는 그 에센스 오일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을 알고 새로운 박스를 하나 사 놓았는데 남편이 우리 방 정리를 싹 해놔서 뭐가 어디있는지 찾기 힘들었다. 서랍을 여기 저기 신경질적으로 열고 닫으면서 한숨을 푹푹 쉬면서 AC BC 하고 있으려니 남편이 갑자기 쨘~ 방으로 들어서면서 하는 말이 “문제있습니까?” 라고 하는 거다. AC BC 하면서 열이 오를대로 올랐지만 (출근 시간이 가까와 오니까 더욱!) 남편이 <모스크바의 신사> 로스토프 백작처럼 정중하게 물어보니까 빵 터졌다. ㅎㅎㅎ

2. 오늘 아침엔 다친 허리가 좀 아팠다. 그래서 엉거주춤 하면서 독백으로 “아파 죽겠네.”라고 했더니 마침 해든이 학교에 데려다주고 우리 방으로 오던 남편이 들었는지, “죽지마!”라고 하는 거다. 그런데 너무 웃기게 죽지마라고 해서 웃겨 죽는 줄 알았다. ㅎㅎㅎ 이렇게 쓰니까 또 옆에서 “죽지마”라고 할 것 같다. ㅎㅎㅎ

3. 엔 군은 독학으로 기타를 배웠다. 첼로와 피아노를 했기 때문에 기타를 혼자서도 잘 배웠고 자주 연주하지만, 아들이 배운 기타는 일반 포크기타라고 하나? 뭐 그런 건데 사위는 어려서부터 클래식기타를 배웠어서 실력이 좋다. 그런 사위가 이번 9월에 있었던 엔 군의 생일 선물로 자기가 직접 기타 교본을 만들어서(그림도 그려서) 엔군의 기숙사로 보냈다고 했다. 어떤 책을 만들어서 보냈는지 궁금해서 엔군에게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더니 비디오로 찍어서 보냈다는. 헐렁하게 만들긴 했지만, 좀 감동했다. 요즘 해든이도 비올라대신 기타 배우고 싶다고 하는데 엔군에게 사위가 보낸 책 복사해서 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4. 어제는 코비드 백신 5번째를 맞았다. 이번엔 맞은 곳만 아플 뿐 열이 나거나 피곤하거나 같은 다른 증상은 없었다. 이제 점점 내 몸은 코비드 안티바디로 가득할 것 같다. 😳
내일은 아침에 병원에 가서 플루 백신 맞고(간호사들은 플루 백신 맞는 게 필수다.) 오션사이드로 가서 프님 만날거다!! 차가 넘 디러운데… 세차할 시간이 있을랑가 모르겠다는.

5. 간만에 추천마법사를 봤다. 늘 이상한 책을 추천해서 안 보는데 오늘은 심심해서 봤더니 재밌을 것 같은 책을 많이 추천했네. 그중에 <마시는 사이>, <책과 우연들>,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등등 관심가는 책이 몇 보인다. 그래도 아직까지 먹는 거 말고 100일 프로젝트 잘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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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10-01 14: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아파 죽겠고 웃겨 죽겠고 좋아 죽겠어요 ㅎㅎ 롸비. 프시케 님 만나기로 해서 그런지 페이퍼에서 설렘이 느껴집니다. 간호사라 백신 필수겠어요. 전 4차까지 맞았지만 여긴 3차에서 더 이상 안 맞는 사람들이 많네요.

라로 2022-10-02 13:21   좋아요 1 | URL
ㅋㅋㅋ프야님 글이 더 재밌어 죽겠어요!!ㅎㅎㅎㅎ
프님 만나기 전에 설렜는데 만나니까 더 좋네요!!^^
간호사는 그런 면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ㅠㅠ
코비드 백신은 그래도 안 맞으면 매주 테스트를 하면 되지만
플루는 안 맞으면 안 되니 좀 억울해요,, 인플루엔자의 종류가
2000가지가 넘는다고 하는데 플루 백신 맞는다고 그 종류들
다 면역이 가능한게 아닌데 말이죠..

moonnight 2022-10-01 16: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5차까지 맞으셨군요!@_@;;; 저는 백신 맞고 후유증이 심해서ㅠㅠ 3차까지만 겨우 맞고 빠이빠이했어요 백신 무섭ㅠㅠ;;; 사위분이 너무나 다정하시네요. 처남 생일 선물로 직접 만든 교본@_@;; 두꺼운데요 @_@;;; 일전에 약간 너드(제가 좋아하는 너드ㅎㅎ;)라 하셨던 일화(해든에게 수학 가르쳐주면서ㅎㅎ;;;;)가 떠올라서 그 성실함에 웃게 됩니다♡ 남편분 너무 재밌으세요. 스윗하신 건 물론이고^^

라로 2022-10-02 13:24   좋아요 0 | URL
5차까지 맞았어요,, 이제 더이상 맞으라고 안 하길 바랄뿐이에요.ㅠㅠ
3차까지 맞아도 충분하지 않을까요??ㅠㅠ
근데 5차 맞으니까요 후유증이 거의 없네요,,
저도 4차까지는 좀 그랬거든요..^^;;;
두꺼워 보이기는 하는데 헐렁하게 만든거라,, ㅎㅎㅎ
그 너드 맞아요,,, CIA에서 일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럼 사위에 대한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을 것도 같은데 말이죠,,ㅋㅋㅋ
남편도 사위처럼 여전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10-01 2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편 분 한국말 하실 때, 에피소드 모음집 내도 대박날 듯 합니다. 빵 터졌어요.^^
라로님이 관심있게 듣고, 또 재밌게 쓰셔서 그런 건가요?^^
˝문제 있습니까?˝, ˝죽지마˝ ㅋㅋㅋ
사위님은 멋쟁이^^
저도 3차까지 맞고...4차부터는 안맞을 생각입니다만...
백신 맞고 나면 후유증이 꼭 생기는 것 같더라구요.ㅜㅜ
의료계 계통에 계시는 분들은 필수라 선택지가 없겠군요.


라로 2022-10-02 13:27   좋아요 1 | URL
그럴 생각을 했으면 다 적어놨으면 좋았을텐데,,아쉽네요.^^;;
가끔 실수 하는게 많으니까 재밌어요,, 제가 재밋게 쓴 게 아니구요.ㅎㅎㅎ
사위는 너드 답게 재밌어요,, 의외의 행동도 잘 하고요,,ㅋㅋ
그러게요,,, 코비드 백신이 후유증이 좀 많죠...
그런데 저는 이번에 후유증이 거의 없었어요,, 저도 그 전까지는 있었는데..
점점 잘 만든 게 아닌지??
저희는 코비드 백신은 선택이 있는데 플루는 선택의 여지가 없네요.ㅠㅠ

mini74 2022-10-02 11: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가족들은 참 따뜻하고 달콤한 거 같아요. ㅎㅎ 죽지마부터 매형이 처남 챙기는 모습까지~ 남편 아침부터 포켓몬 잡으러갔는데 들어올때 초콜릿 사오라고 해야겠어요. 입이라도 달콤하게 ㅎㅎ

라로 2022-10-02 13:28   좋아요 3 | URL
제 가족들은 순진해서 그런 거 같아요.^^;;;
저도 사위가 그럴 줄은 몰랐어요! 저도 감동!!
남편분 아직도 포켓몬 하시나요!!!ㅎㅎㅎ
남편분 달콤하신 것 다 알아요!! 막 꿀이 뚝뚝 떨어지시는 분 같으시던데요!!^^
 

1. 수술실과 PACU를 청소하는 M이 하루에 스페인어 한 문장씩 알려주겠다고 했다. 오늘 배운 문장은 

Mucho trabajo y esperando otro paciente para recuperar.

이 문장을 배우면서 단어를 바꿔서 다른 문장을 간단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단어를 많이 모른다는 것. 예전에 샀던 스페인 책이 있는데 제목이 <스페인어는 뻔한 패턴의 반복이다>라는 책도 스페인어가 다른 언어에 비해서 패턴의 반복을 잘 이용하면 금방 문장을 만들어 사용하기 쉽다고 했다. 스페인어의 패턴이나 문장에 익숙한 사람이 문법을 쉽게 이해하는 거라고. 그래서 M이 가르쳐 준 저 문장을 변형해서 M의 입장에서 문장을 만들어 봤다.

Mucho trabajo y esperando otro cuarto para limpiar.

스페인어 매일 한 문장씩 열심히 배우자!!















2. 내가 사위 흉을 보던 글을 올린 지 거의 6개월이 다 되어간다. 찾아보니 4월 11일이었다.^^;; 아 놔~. 그때 이미 직업을 찾고 있고, 너무 고르고 있다고 미워 죽겠다는 글을 썼었는데, 나는 그때가 1년 전쯤인 줄 알았더니 아직 6개월도 안 되었더라고. ㅎㅎㅎ


오늘 일을 하고 있는데 딸아이 문자가 왔다. 사위가 드디어 결정을 했다고. 사위는 CIA에서 무척 일을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오랜 밀당 끝의 결과는 아닌지 은행에 취직하기로 결정했고 내가 흉을 본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난 10월 말부터 일을 하게 된다고 한다. 하아~

나는 이렇게 질질 끄는 거 딱 싫어하는데 우리 딸은 인내심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 같으면 바가지가 닳을 때까지 긁었을 텐데. 어쨌든 1년을 넘기지 않아서 넘 고맙다. 그동안 우리 딸이 의대를 다니면서 생활비를 버냐고 MCAT을 지금까지 가르친 것 생각하면 사위에 대한 원망이 풀리지 않는데, 막상 좋은 은행에 좋은 자리로 가게 되니까 앞으로 더 이상 딸 고생 안 시키기만을 바란다.


사위 일이 잘 풀리니까 속이 다 풀린다. 일 끝나고 엄청 먹었다. 새벽까지 잠이 안 와서 오디오북을 들으면 잠을 자려고 노력하다가 어찌 새벽에 잠이 들어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일하러 갔다가 12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거의 10시간을 채우고 집에 오는 길에 tostada salad를 사다 먹었다. 기분 좋게 배부르다. 이제라도 취직 결정을 해서 너무 다행이다. 본인이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은 아니지만... 어쨌든 나중에 사위 은행에서 계좌 하나 만들어야지.ㅋㅋㅋ


3. 내일은 오전 8시부터 일한다. PACU는 정말 다 좋은데 시작하는 시간이 다 다르 것이 별로다. 그것 말고는 일도 그렇고 중환자실과 비교도 할 수 없이 좋다. 어쨌든 불평은 이제 그만. 닥치고 씻고 자야지. 오늘은 스페인어 책 말고는 읽은 것이 없다. 이런 날도 있는 거지 뭐. 어떻게 맨날 100% 계획대로 하며 살 수 있겠어!


4. 재미없지도 않고 그렇게 재밌지도 않았던 <낮술>이 2편과 3편이 나왔다. 책을 기대하고 읽었는데 생각에 미치지 못했다. 이 책의 주인공 쇼코처럼 혼자 마시는 것도 좋지만 난 그래도 친구랑 마시는 게 젤 좋을 것 같다. 토요일 낮에 만나서 낮술이나 하자고 할까?















BLACKPINK - Shut Down


5. 블랙 핑크의 새로운 앨범을 샀다. 오늘 출퇴근 하면서 계속 듣고 있는데 괜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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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9-30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CIA는 영화속에서나 보던...
그런데 스위스은행도 만만하지 않은데요?
마음의 근심이 덜어지심, 축하드려요

스페인어 표지는, 책 제목만큼이나 단순 강렬해서
왠지 효과가 좋을 것 같아요^^

라로 2022-10-02 13:3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차선이라도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CIA되었으면 사위가 진짜 신났을텐데...
어쩌겠어요, ^^;;
저 책 설렁설렁 봤었는데 이제 열심히 보려고요,,
보고 알려드릴게요.^^;;

책읽는나무 2022-09-30 19: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6 개월동안 고민을 하셨네요?
좀 놀라긴 했지만, 신중한 성격인가? 싶기도 합니다^^
딸을 생각하는 엄마인 라로님의 입장도 공감이 갑니다.
사위는 따님의 배려를 두고 두고 생각하지 싶어요. 울 시매부님이 젊은 시절, 직장 그만두고 나왔을 때, 시누이랑 울 시부모님이 모른 척 아무 말 안하고 기다려 주신 것들을 두고 두고 고마워 하시더라구요. 울 어머님은 사위에게 대놓고 얘긴 안하셨는데 속은 까맣게 타 들어갔었다고 제게 얘기 하셨는데 시매부님은 아직도 너무 감사해 하고 계셔요ㅋㅋㅋ
사위님 이제 따님께 더 잘하실 것 같아요.
따님 인성이 참...예쁩니다.^^
누굴 닮은 겁니까?? 엄마??

라로 2022-10-02 13:33   좋아요 1 | URL
사위가 신중해도 너무 신중한 성격이 아닌가 싶어요.ㅎㅎㅎㅎ
사위는 그러길 바랍니다!!
저도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갈 정도는 아니었지만
속은 많이 상했는데 제가 안 보이면 생각을 잘 안 하는 타입이라
엄마 자격이 없어서 그런가 생각 날 때 말고는
사실 생각을 많이 하지는 않았어요.^^;;;
사위가 딸에게 정말 잘 하길 저도 바래요.
딸은 아빠 붕어빵이에요,,,ㅠㅠ

psyche 2022-10-01 1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 라로님 사위분이 취직했군요! 축하드려요!! 이제 사위가 좋은 곳에 취직 했으니 H양은 공부에만 집중하면 되겠네요. 정말 대단한 H양!!!
낮 술 좋아요. ㅎㅎㅎ 하지만 음주운전은 노노 우리 딱 한 잔만 해요.

라로 2022-10-02 13:34   좋아요 0 | URL
우리 오늘 두 잔 했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에이치 양이 이제 공부만 해야죠,, 이제 거의 끝나가니까요.^^
 

PALS는 Pediatric Advanced Life Support의 약자로 아이들 응급상황 대처하는 것을 공부해서 자격증을 따는 건데 예전 중환자실에선 어른 응급상황 자격증(ACLS)만 따면 됐는데 PACU 로 오니까 두 자격증 다 따야 해서 지금까지 예비문제 풀고 봐야하는 비디오 85개를 보면서 중간중간 문제도 풀어야 했다. 휴

동료 간호사들이 말한대로 PALS 는 ACLS 보다 많이 어렵고 준비해야 하는 것도 많다. 비디오 85개가 애 이름인가!! ㅠㅠ 다 보고 났더니 머리가 띵하다.

이제 10월 19일에 수업 듣고 시험 보면 되는데 한번에 합격하지 못할까봐 걱정된다. 어쨌든 오늘 일하니까 자야하는데 잠이 안 온다. 잠이 안 와!!

잠이 올때까지 책이나 읽자. 스페인어 책. ㅎㅎㅎ 그러면 잠이 금방 올거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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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2-10-01 1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디오 85개를 보면서 중간중간 문제까지! 라로님 잘하실 거예요. 화이팅!

라로 2022-10-02 13:29   좋아요 0 | URL
자신없어요,, 저만 보는 거 아니고 그거 필수로 다 봐야 하는 거에요.^^;;
 

1. 오늘 마지막에 맡은 환자는 90세 할머니. 그런데 로봇이나 복강경 수술이 아닌 개복수술을 했다. 나는 속으로 의사를 욕했다. 미친넘, 할머니 나이가 그렇게 많은데 개복 수술이 말이 되는 것이냐? 가족들이 그렇게 해달라고 해도 가족을 설득해서 수술 안 하고 생을 마칠 수 있는 쪽으로 돌리는 것이 맞지. 아무튼 할머니가 통증이 너무 심한데도 바이탈 사인이 안 좋아질까 봐 약도 제대로 줄 수 없었다. 불쌍한 할머니. 오늘이야 수술하고 정신이 없으니 그렇다 치고 앞으로 지난한 회복의 나날을 어찌 견디실지.. 


2. 나는 미국에 오고 싶은 생각이 1도 없었는데 미국에 와서 살고 있다. 그 생각을 하면 내가 너무 한심하다. 사실 영국으로 가고 싶었는데 뭣 때문인지 그리 안 가고 미국으로 왔다. 오늘 영국으로 가서 살게 된 남편의 큰형의 큰딸이 보낸 이메일을 읽고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솔직히 지금도 영국이 너무 좋아서 아주 가끔 영국에 간호사로 가는 법 뭐 이런 거 찾아본다는. 그런데 가족이 있으니 그럴 수도 없는 이유도 있지만, 영국은 여기처럼 월급이 많지 않아서,,, 결국은 돈 때문에... 내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겠지.

큰 조카네 아이들. 인물도 좋은데 교복 입은 모습도 넘 귀엽다! 나도 아이들 초딩 때 교복 입는 거 좋아서 한국에 살 때 사립 초등학교에 보내다가 너무 힘들어서 나중엔 일반 학교에 보냈지만, 애들이 교복 입으면 더 이쁜 것 같다능.


암튼, 왜 나는 영국을 그렇게 좋아할까? 셜록 홈스니 미스 마플과 같은 미스터리 책 때문이고, BBC에서 만든 수많은 masterpiece 드라마 때문일 것이란 생각이다. 물론 20대에 배낭여행을 했을 때 처음 간 나라가 영국이었다. 어쩌면 그때 받은 인상이 너무 좋아서 영국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자욱한 안개가 낀 옥스퍼드 지역을 지날 땐 미치는 줄 알았던 기억도 떠오르고. 너무 늦기 전에 영국 여행하고 싶다. 






얼마 전에 돌아가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탐정으로 등장하는 책이라니!

미스 마플을 생각하면 90세의 여왕이 탐정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는데 과연 어떻게 이야기가 펼쳐질지 넘 궁금하다.

미스 마플을 뛰어넘는 탐정이 되지는 않겠지? 그러길 바라는 거지?^^;;






여동생이 돌아가신 엄마 생신이라고 음식을 잔뜩 해서 산소에 가서 제사도 올리고 무덤 꽃단장도 한 사진을 찍어서 오늘 새벽에 보냈다. 물론 동생이 있는 한국은 낮이었겠지만 나는 새벽에 계속 올라오는 카톡 메시지 알림을 듣고도 피곤해서 그냥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까 거의 20개의 카톡 사진을 보냈더라. 


나는 동생에게 너무 미안했다. 매년 몇 번을 정성스럽게 아버지 집에서 제사 준비해서 제사도 드리면서 산소에도 일 년에 적어도 3번은 가는 것 같다. 지극정성인 동생은 몸은 힘들어도 맘은 편하겠지만, 사진으로만 제사 구경하는 나는 몸은 편해도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 내년엔 꼭 한국에 가서 엄마 산소에 제일 먼저 찾아가고 싶다.


이 책에서 이런 내용이 나온다,

제사는 무슨 제사를 지내냐? 너 혼자인데,, 그래서 아버지의 유지를 따라 제사를 안 지낸다는 내용. 우리 엄마도 제사 지내지 말라고 하셨는데 나 말고 우리 가족은 아무도 엄마의 유지를 받들지 않는다. 그러니 부모가 유언을 남겨도 자식이 안 따르면 그만인가? 


오늘 90세 할머니는 정말 수술을 하고 싶었을까? 아니면 자식들이 하라고 하니까 하셨을까? 어찌 되었든 이왕 수술을 하셨으니 제발 아프지 말고 몇 년은 더 건강(?) 하게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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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9-27 21: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언은 소용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요즘 해요. 남은자의 몫이더라구요.
가신 분은 아무 능력이 없어요. 어머니 생신도 챙겨 산소에 가고 여동생 진짜 착하네요.
그렇게 하는 게 마음 편하다면 그렇게 하는 게 맞고요. 라로님은 떨어져 있으니 마음 편히 먹어요.
그때가 2014년 1월이었죠. 많이 흘렀네요 시간이.
모든 게 흘러흘러 가는 것 같아요.

윈저노트, 재미있겠어요. 여왕이 탐정이라니 ㅎㅎ
더 크라운, 짬짬이 보나요? 여왕의 왕관 무게가 참...

라로 2022-09-28 14:34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래도 유언을 남기면 부담은 되겠죠??
동생이 원래 부모님을 잘 챙겼고 그런 거 하는 거 좋아해요. 좋아한다기보다 그런 것에 마음 씀씀이가 있는 아이에요. 부모님 용돈 드리고 선물하고. 제 부모님이 그 동생을 안 낳으셨으면 어땠을까 아찔한 생각도 들 정도로요. 다른 자식들은 있으나마나. ㅎㅎㅎ
네 1월 20일이었어요. 늘 느끼지만 기억력이 너무 좋으세요!!!👍👍👍
저도 윈저 노트 재밌을 것 같아요. 크라운 짬짬이 봐요. 여왕의 남편을 저는 다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참! 그 배우가 닥터 후의 배우잖아요. 윌리엄 왕자인가? 누군가가 그 드라마를 통해서 자기 가족에 대하 잘 알게 되었다며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고 하네요. 가족을 가까이 봐도 티비를 통해서 보는 건 또 다를 것 같아요.

psyche 2022-09-28 0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90세 할머니의 개복수술이라니.... 어쩌면 할머니 본인이 원하셨을지도 몰라요. 어쨋든 수술 하셨으니 잘 회복하시길.

저는 영어를 싫어했는데 이렇게 미국에 살고 있다니 참 인생이 뭔지. 전 영국에 안 가봤지만 가 살아봤거나 살고 있는 사람들 말에 의하면 인종차별이 심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전 여행은 해보고 싶지만 살고 싶지는 않아요.

저도 멀리 살고 있으니 라로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요. 그나마 저희 친정은 개신교라 제사를 안 지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요. (좀 말이 이상한데 제 마음 아시죠?)

라로 2022-09-28 14:37   좋아요 1 | URL
저는 정말 반대에요. 정말 너무했죠!! 오늘 내일 일 안 하는 날이라 할머니 궁금한데 참고 있어요. ㅎㅎㅎ 목요일 가면 어떻게 지내시는지 보려고요.

영국이 인종차별이 심하다는 말은 저도 들었어요. 그래도 저는 살아보고 싶어요. 안 되면 딱 한 달이라도. 요즘 그런 시리즈 책 많던데.. 한 달 살아보기 그런거요. ㅎㅎㅎ 근데 여행하는 영국도 아주 좋아요.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천주교라 제사 지내요. ㅎㅎㅎ 프님 말 당근 알죠!! 이번에 또 가시니 넘 부러워요!! 내년엔 우리 시간 맞춰서 같이 가면 좋겠어요!!!

카스피 2022-09-28 15: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흠,그건 두가자로 나누어 생각해야될거 같아요.미국은 의료비가 비싸니 의사가 수술을 강행하겠지만 한국은 개복수술해도 수가가 낫고 노인분은 잘못될 확률이 높으니 웬만하선 수술 피합니다.그리고 환자분 의지도 중요한데 아시는분이 90이신데 밖으로 호스빼면서 살기싫다고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죽어도 좋다며 수술하신 분도계세요

라로 2022-09-29 17:00   좋아요 0 | URL
미국은 수술비가 비싸니까 한편으로 피하기도 해요.^^;;
어쨌든 어느 나라든 수술은 쉬운 일이 절대 쉬운 결정이 아닌 것 같아요.
그런 일이 없이 살다 죽기를 바랍니다. ㅠㅠ

조선인 2022-09-28 15: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소한 전 90세에 개복수술 안 할 거에요. 사실 65세만 넘어도 안 하려구요.

라로 2022-09-29 17:01   좋아요 0 | URL
저도요,, 전 지금도 수술 안 하자이지만
수술실에 있으면서 75세로 잠정적인,,,
어쨌든 결정하기 힘든 문제에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