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왕릉 - 왕과 왕비가 잠들어 있는 곳, 신나는 교과서 체험학습 082
손민호 지음, 김순남 그림, 이이화 감수 / 해피북스(북키드)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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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열왕릉, 천마총, 무용총, 김유신묘…. 초등학교 수학여행 때 갔던 곳이거나 교과서를 통하여 많이 들었던 무덤 이름들이다. 게다가 내가 살고 있는 곳 가까이에 왕릉골이 있고 서오릉과 서삼릉, 공릉 등 수많은 왕릉들이 있다. 그런데 나는 정작 이 무덤들의 이름에 얽힌 내력도, 누구의 무덤인지도 모른다. 왕릉이 왜 중요한지도 몰랐다.

왕릉에 대한 상식이 없다보니 역사관련 책을 읽으면서 수도 없이 만나는 왕릉들이나 사극을 통하여 알게 되는 무덤 이름들이 잠깐 기억되다가 잊기 예사였다. 그다지 중요할까 싶건만, 최근 우리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체험학습으로 왕릉에 자주 가곤 하였다.

‘아이들 데리고 갈 곳이 그렇게 없나? 왕릉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어린아이들을 걸핏하면 왕릉에 데리고 가는데? 뭐 배울 것 있다고. 여기 저기 아이들 데리고 다닐 곳도 많은데….’

난 솔직히 이런 부끄러운 생각을 했다. 그런데 요즘 박물관에 자주 가면서 유물이 나온 무덤의 이름을 자주 접하게 되었고,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선 왕릉에 대한 줄기를 간추려 볼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런 내력으로 <조선의 왕릉>이란 책을 찾아 들었는데, 왕릉에 대한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지식과 왕릉이 아우르고 있는 역사를 접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만족스러웠다.

무덤의 이름 어떻게? ‘능’은, ‘총’은 무엇? ‘고분’은?

<조선의 왕릉>은 조선왕실의 무덤에 관한 이야기다. 릉(능)은 무엇인가. 능에 묻힐 수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왕릉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왕실 무덤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무덤의 치장물(홍살문·무인석·정자각)들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선의 왕릉은 어떤 의미일까 등이 주제다.

그렇다고 조선의 왕릉만이 주제는 아니다. 조선의 왕릉을 알자면 고구려나 백제, 신라 등의 무덤에 대해서도 당연히 알아야 할 것이다. 조선만 왕의 무덤을 능이라고 부른 것은 아니다. 우리가 비교적 어렸을 때부터 잘 알고 있는 무열왕릉이 백제 무열왕의 것이고 보면. 이처럼 자연스럽게 관계되는 이야기를 연결시켜 나가고 있어서 조선의 왕릉만이 아닌 우리나라 왕의 무덤들에 대한 전반전인 지식을 폭넓게 아울러 볼 수 있다.

사실 참 궁금했다. 어떤 무덤에는 ‘릉’을 붙이고, 어떤 무덤에는 ‘총’을 붙이는 것인지, 함부로 붙이지는 않을 것인데 그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릉’이나 ‘총’과는 달리 '고분'이라고 붙이는 이유는 무엇인지….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등도 왕의 무덤을 ‘능’이라 불렀다. 조선의 왕릉이 당시의 사람들에 의해 붙여진 묘호(왕릉 이름)를 기록한 근거로 부른다면, 그 이전의 무덤들은 발굴당시 무덤의 사정과 많은 관계가 있다. 어떤 모습인가. 무엇이 나오는가에 의해 릉이 되고 총이 되고 고분이 된다.

발굴 당시에 어떤 왕이 묻혔는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유물이 출토되면 무열왕릉처럼 ‘릉’을 붙인다. 그러나 왕의 무덤인 것은 추정되지만 누구의 무덤인지 밝혀지지 않으면 ‘총’을 붙인다. 물론 이때 그 무덤에서 나온 유물의 특성을 살려 이름을 붙인다. 천마도가 나와서 천마총, 무용도가 나와서 무용총, 각저총에서는 씨름도가 나왔다. 각저는 씨름을 뜻한다.

발굴 당시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만한 유물이 나오면 ‘릉(능)’이 되고 누구의 무덤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역사학적으로 중요한 유물이 나오면 ‘총’이 된다. 그렇다면 고분은? 역사학적으로 중요한 무덤이지만 보편적인 유물만 나오고 누구의 무덤인지를 알 수 있는 확실한 유물이 나오지 않으면 고분, 고분이 모여 있으면 고분군이 된다.

이 책은 이런 설명부터 해주고 있다. 이렇듯 조선의 왕릉만이 아닌 우리나라 무덤에 대해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가 왕릉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라면 두 번째 이야기는 앞장에서 배운 왕릉에 대한 전체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직접 왕릉을 찾아가 확인해보는 형태다.

선릉에 직접 찾아가 체험해보는 것. 선릉의 홍살문과 참도, 무덤을 지키고 있는 무인석, 제사를 지내는 정자각 등을 보면서 왕릉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본다. 이런 것을 토대로 현장답사일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법, 학년별 교과서별로 연결된 현장 학습장소나 박물관 등을 소개하고 있는 알찬 부록이다.

조선의 왕릉? 아이들이 자칫 딱딱해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왕릉을 둘러싼 재미있는 이야기로 아이들을 역사 속으로 흥미진진하게 이끌고 있다. 이 책은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 400명이 추천한 시리즈 중 한 권으로 알찬 체험학습 길잡이다. 사극을 보면서 다소 낯설었던 역사에 대한 상식과 용어들도 틈틈이 실었다.

갈비집 간판에 능 이름이 많은 이유는?

'갈비 집 간판에 능 이름이 많은 이유는? 이런 이야기도 있었다. 자주 접하면서도 궁금해 하지 않고 예사로 그런가보다 했는데, 갈비집 간판에는 뜻밖에도 조선의 사회풍습, 법까지 함께 들어 있었다. 이렇게 왕릉은 우리들의 생활과 별개라고 생각하고 살았음에도 지금 우리의 생활과 이어지고 있었다.

역사와 왕릉에 관심 없어 하는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슬쩍 흘려보는 것은 어떨까? 또 어떤 이야기들이 있을까?

△무덤 하나 만드는데 5개월, 5개월 동안 시체는 어떻게 처리하고 보관했을까? △왕릉은 몇 m까지 파내려 갔으며 동원된 인원은 모두 몇 명일까? △모든 왕실의 무덤은 모두 왕릉일까? △무덤에 붙이는 원은 무엇일까? △병풍석이나 무인석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신에 90여벌의 옷을 입힌다고? △600년 동안 단 한 번도 마른 적 없이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는 건원릉의 특별한 사연은?

당시의 국가 위상이나 풍습에 따라, 왕의 업적이나 신분에 따라 무덤은 달라졌다. 따라서 왕릉을 알면 역사를 알 수 있다. 아이들이 역사를 폭넓고 깊이 있게, 제대로 알려면 왕릉과 제대로 만나야 한다. 교과서를 통하여 활자의 지식만 배운다든지, 식물도감 한 권을 외우는 것보다 직접 나가서 만나보고 경험하는 것, 꽃 한 송이 바라보고 만져보는 것이 더 생생하고 확실한 교육이 될 것이다.

아이가 자라면서 겪는 모든 체험은 인성을 올바르게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책은 어른들과 아이들이 우리의 역사와 왕릉을 알아 가는데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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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06-23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터님, 리뷰 당선되신 거 축하드립니다. ^^

emhy311 2006-06-29 0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의 리뷰에 되신것 축하 드립니다.

필터 2006-07-05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emhy311님...낯선 제게 축하인가 나누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인사가 늦었습니다.
 
그런데요, 생태계가 뭐예요? 토토 과학상자 1
김성화.권수진 글, 조위라 그림 / 토토북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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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체 몇 가지 종류의 생물을 먹고 살까? 반대로 사람들을 잡아먹는 생물은 대체 몇 가지 종류나 될까? 지구에는 대체 몇 가지의 생물이 살고 있는 걸까?

우리들이 먹고 사는 것은 대략 5천여 종이며, 모기처럼 피를 빨아 먹든 통째로 삼키든 사람들을 죽일 수 있는 생물은 대략 1천여 종이라고 한다. 그리고 알려진 생물만 140만여 종이며 알려지지 않은 것도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우리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지 얼마나 오래 되었는데 1천여 종의 생물이 인간을 잡아먹겠어. 설마?"라며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조사를 더해 갈수록 1천이란 숫자는 늘면 늘었지 줄어들 수치는 절대 아니라고 한다.
- 최재천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인간을 중심으로 한 먹이사슬만 해도 적어도 6천여 종의 생물이 먹고 먹히는, 즉 공생관계나 천적이 되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생태사슬은 어떤 질서에 의해 끊임없이 돌고 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런데요, 생태계가 뭐예요?>는 전체적으로 생태계, 즉 먹이사슬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기본적인 먹이사슬에 대한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아이들로 하여금 좀 더 넓은 생태계의 벌판으로 서슴없이 나가도록 이끈다. 먹이사슬에 대해 제대로만 알고 있어도 아이들은 건강한 생태계의 마음을 가질 것이다.

자기의 똥을 먹어야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토끼, 왜 몰랐을까?

초식동물인 토끼는 풀을 먹어 1차적으로 똥으로 배설, 다시 제 똥을 먹어야만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토끼의 똥은 '식변'이라는 부드러운 것과 염소 똥처럼 단단한 것 두 가지로, 식변은 배설하면서 바로 입으로 가져가고 단단한 것은 일을 삼고 먹는다. 토끼에게 자신의 똥은 무척 소중한데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근본적인 영양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나 염소의 되새김에 해당한다고 할까?

우리 집은 늘 토끼를 키웠는데 토끼장 바닥은 배설물이 쌓이지 않게 어느 정도 틈새를 두고 만들었다. 생각해 보면 사람의 기준일 뿐인데, 태어난 지 3주부터 제 똥을 받아먹는 것으로 영양을 섭취해야 하는 토끼로서는 다소 주인이 원망스러웠을 법하다. 간혹 토끼가 똥을 먹는 것을 본 적이 있다는 어른들도 있지만 똥을 먹어야만 하는 이유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하다.

이런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고 우리들의 경험 속에 녹아 있는 정보를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어떨까? 분명 아이들은 책 속에 빠져들 것이다. 이 책은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읽어 이야기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풍성하게 담고 있다.

약육강식이나 적자생존보다는 아름다운 공생을~

먹이사슬과 함께 흔히 말하는 것이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이다. 먹고 먹히는 것은 비교적 눈에 쉽게 띄지만 '공생'이라는 것은 자세하고 지속적으로 관찰할 때만 발견할 수 있다. 때문에 공생은 간혹 있는 특별한 것쯤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생물들의 공생은 우리의 상상보다 많으며 우리들 인간 역시 수많은 생물의 공생으로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

자연 생태계의 이야기는 동물탐험 같은 특별한 것도 아니고, 정글이나 사바나도 아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장과 주변의 이야기이다. 자연계에 상대를 거꾸러뜨리거나 먹고 먹히는 살벌한 현장만 있는 것이 아닌, 다양한 공생도 있음을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 주자. 그래서 따뜻한 눈으로 인간들의 아름다운 공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자.

하마의 똥은 우리들에게 더러운 배설물에 불과하지만, 연못에서 하마의 똥이 사라지면 그곳은 생물이 살 수 없는 곳이 되기도 한다. 또 코끼리 같이 동물의 똥을 통해서만 탈피를 하거나 씨앗 껍질의 균을 털어내고 비로소 싹을 틔우는 식물들도 있다. 그리고 쇠똥구리처럼 똥을 통해 생존과 번식을 하기도 한다.

더럽고 전염의 매개라고 인식하기 예사인 똥이지만 이책은 이런 무조건적인 편견보다는 생태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좀 더 다른 시각을 가지게 한다. 이밖에도 이 책은 생태계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면 누가 이겨요? 코끼리는 왜 이렇게 크죠? 나무늘보는 대체 왜 이렇게 느린 걸까요? 씨앗마다 모양이나 특성이 모두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동물들마다 특별히 좋아하는 먹이들이 모두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알려진 생물만 140만종이라고요? 75만종의 곤충까지 모두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대체 뭐죠?...

평상시 한 번씩 품어 보았거나 아이들이 물어 보았을 이야기들로 빼곡하다. "그런데요, 생태계가 뭐예요?"라고 아이가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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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빈손, 티라노의 알을 찾아라 신나는 노빈손 타임머신 어드벤처 시리즈 3
강산들 지음 / 뜨인돌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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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도 복제가 가능하다면?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 공원>이 전 세계에 히트하면서 공룡은 좀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쥬라기 공원은 개봉당시부터 영화 속의 공룡 복제를 놓고 말들이 많을 많았다. 복제가 가능한가? 불가능한가? 에 대한 의견이 그야말로 팽팽하였다. 유전공학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이제는 복제가 가능하다는 쪽으로 전 세계의 여론이 기울고 있다.

2억 4500만 년 전에 지구에 첫 모습을 드러낸 후 1억 8천만년동안 지구의 주인으로 군림해 온 거대한 공룡, 아득한 역사속의 유전자만으로 공룡의 복제는 100% 가능할까? 복제가 가능하여 복제를 해내고 만다면? 그럼, 그 거대한 존재는 지구의 주인으로 군림하려들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복제가 필요하다고? 이렇게 생각을 몰아가다가 갑자기 아득해지고 만다.

그럼에도 공룡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호기심꺼리이며 관심사다. 그래서 그런지 공룡과 관련되는 전시회나 행사들은 아무리 잦아도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공룡의 발자국 흔적이나 일부 뼈가 발견되면서 실체는 더 가까이 우리 곁에 있는 듯한데 큰 빌딩에 버금가는 그들의 몸집은 여전히 공포, 그 자체다.

그래도 공룡의 실체는 무엇이며 어느 정도일까? 상상만으로도 인간에게 최대의 적이랄 수 있는 이 거대한 존재를 사람들은 왜 끊임없이 알고 싶어 하는 걸까?

공룡이 멸종한지 6,500만년이 지나서야 우리 인류는 이 지구에서 살기 시작했지만 공룡은 불과 150년 전에야 우리 곁에 왔다. 아마추어 고생물학자 멘텔이 공룡의 존재를 인식하고 우리에게 알려 주기 전까지 우리들은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 오죽했으면 중국인들은 공룡의 뼈를 ‘용의 뼈’로 간주하여 뼈를 가루로 빻아 점을 치고 병을 치료하는데 썼다. 또한 공룡화석을 찾아 돈을 벌려는 전문사냥꾼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어른들의 궁금증이나 관심보다 아이들은 몇 배의 높은 호기심으로 공룡을 상상하고 알고 싶어 한다. 그리고 공룡에 대한 구체적인 상식도 훨씬 구체적이며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이 책은 좀 더 전문적이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공룡의 많은 것을 담았다. 눈높이는 청소년부터로 잡고 있지만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우리 어른까지로 보는 것도 적합하다.

노빈손의 왕성한 호기심은 끝이 없다

<노빈손, 티라노의 알을 찾아라>는 공룡은 물론 지구를 둘러 싼 과학적인 상식을 아주 풍부하게 담고 있다. 어려운 내용을 비교적 알기 쉽게 알려주는 과학적인 상식들은, 단순한 호기심거리부터 교과서로 직접 이어질 내용들도 많다. 이만하면 아이들이 한번 푹 빠져 볼만하지 않을까?

그간 노빈손(혹은 로빈손) 시리즈는 여러 집필진에 의하여 비교적 다양한 과학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유아용부터 아동, 청소년은 물론 어른의 눈높이에 맞는 호기심의 대명사 노빈손의 특별 마니아층까지 있을 정도다. 어렵고 딱딱한 과학 이야기를 쉽고 흥미롭게 알려주면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다보니 아이들에게 노빈손에게 관심을 보인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쏙쏙 빨려드는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 노빈손. 어머니 생신선물을 마련하기 위한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것이 하필 미스터리 과학연구소의 조수였다. 메일 한통과 함께 알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고 쿨쿨천사와 함께 공룡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익룡이 날아다니고 어룡이 헤엄쳐 다닌다. 쿵!쿵!쿵! 지축을 흔드는 거대한 공룡들과 느닷없이 만난 공룡인간. 아무리 위험해도 티라노의 알을 찾아야만해. 지구의 역사를 뒤바꿀 거대한 음모를 파헤쳐야만 해! 전체적인 줄거리는 이 정도다.

노빈손과 함께 공룡세계 여기저기를 뒤지고 다니는 동안 공룡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으며, 호기심 많은 어른들이 읽어도 될 만큼 어느 정도의 문장이나 줄거리가 갖추어져 있다. 본문을 통한 전체적인 공룡 이야기와 함께 페이지마다 풍부한 쪽지가 이 책은 강점이다. 쪽지로 알려주는 과학상식들이 좋은 자료들인데 책 한권은 나올 만큼 내용도 충실하다.

공룡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물론 그간 우리 곁에 왔던 공룡관련 영화를 아이들이 비평해볼 수 있는, 사회적 관심까지 아이들이 갖게 한다. 가령, 영화에 공룡과 원시인이 함께 출연하는데 인간과 공룡은 절대로 동시대에 살지 않았다. <쥬라기 공원>에 보면 티라노사우루스가 등장하는데 티라노사우루스는 쥬라기 공원에 살수 없다? 스티븐 스필버그도 공룡에 대해 잘 알지 못하여 등장시켰다?

공룡들은 소화용 돌멩이를 일부러 먹었다고 한다. 공룡은 왜 돌멩이를 먹어야만 했을까? 초식공룡의 방귀와 트림은? 공룡의 둥지는 어떻게?...공룡의 수많은 이야기가 끝없이 펼쳐진다.

공룡이야기 외에도 일반적인 과학상식도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아이스크림은 누가 제일 먼저 만들어 먹었을까? 인간이 가장 혐오하는 벌레 1순위 바퀴벌레가 알고 보면 깨끗하다고요? 전 세계 곤충의 40%를 차지하는 딱정벌레목에 속하는 풍뎅이는 2억 4천만 년 전에 지구에 출현하여 영하 20도에서도 살아남는다는데? 뱀의 다리가 없어진 진짜 이유는 뭘까? 처음에는 밀밭의 잡초였던 호밀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파충류도 눈물을 흘린다니? 리모컨의 작동원리는 무엇일까?

그야말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쏙쏙 건드려서 핵심을 골라 자연스럽게 알게 한다. 아이들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미처 모르고 있던 수많은 생활과학상식이 충실하게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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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5-12-17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노빈손이 이제는 공룡까지? ^-^; 재미있을 것 같네요. 깔끔하게 잘 정리해주셔서 이해가 쏙쏙 되네요. 으흐흐
 
아하 박사님 과학하고 놀기
정태섭 지음 / 지성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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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방사선 X파일'을 주목하자

"X레이 찍다"라고 흔히 말하는 'X선', 혹은 '방사선'의 두 얼굴을 본다. 방사선은 야누스처럼 양극이 심하여 적절하게 잘 쓰면 인간의 약이 되지만 잘못 쓰면 인류를 파멸하게 한다.

2차 세계대전 때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은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을 죽였으며 살아남은 피폭자들에게도 평생 치유할 수 없는 고통을 줬다. 몸속에 악마처럼 스며든 방사선의 영향은 2세에게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방사선을 무조건 죄악시 할 수만은 없다. 방사선은 오늘날 의학과 산업 등의 분야에서 다양하고 소중한 역할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뢴트겐에 의하여 X선이 발견되고 그 1년 후인 1896년 한 해 동안, 방사선을 이용하여 몸 안에서 총알을 찾아내어 살게 된 사람의 수는 미국남북전쟁 시 총상으로 죽은 사람보다 훨씬 많았다고 한다. 뢴트겐에 의해 X선이 발견되기 전에는 '탐침'이라는 갈고리를 총알이 박힌 자리에 넣고 휘저어 총알을 찾아냈다고 한다.

'위험하지만 어떻게 하면 인간에게 유용하게 쓸 수 있을까?'란 고민으로 스스로 피폭의 고통까지 감수하며 방사선을 발전시킨 과학자가 있는가 하면 방사선을 이용하여 떼돈을 번 사람도 있다. 방사선의 두 얼굴이 이렇게 뚜렷하게 다르다.

뢴트겐에 의해 X선이 처음 발견되자 독일의 어떤 재벌이 뢴트겐에게 "특허를 넘겨주면 거액의 사례를 하겠노라"는 제안을 하였지만, 뢴트겐은 "이미 있던 것을 알아낸 것이지 발명이 아니다. 인류를 위하여 유용하게 사용되어야 한다"며 단호히 거절하였다고 한다. 이런 뢴트겐을 보고 남을 칭찬하는데 무척 인색했던 에디슨은 "과학에 있어서도, 의학에 있어서도, 산업에 있어서도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X선을 발견했으면서도 금전적인 이익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칭찬했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피폭의 첫 사망자 기록은 에디슨에 의한 에디슨의 조수 '달리'라고 한다. 에디슨은 1896년 X선 촬영기를 구해 만국박람회에 전시하게 되었는데 사람들에게 X선을 비추어주고 돈을 받는 일종의 영업을 하였다고 한다. 손님대신 조수 달리의 손을 기계에 대고 촬영을 하였으며, 사람의 뇌의 구조와 능력에 호기심이 많았던 에디슨은 달리의 머리에 수시로 X선 촬영을 하였다. 조수 달리는 피폭으로 머리가 빠지고 피부가 괴사하는 후유증으로 고통스러워하다가 결국 죽고 말았다.

우리에게 방사능의 구체적인 연구발전을 남겨준 마리 퀴리와 그의 딸 이렌 퀴리 역시 방사능의 피해자였다. 이들은 방사능의 부작용과 위험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연구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을 쉽게 놓지 않았다. 방사능에 의해 짓물러 있는 자신들의 손을 다른 연구관들에게 자주 보여주며 그 위험성을 늘 알리고 경고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주머니에는 방사성의 동위물질인 라듐이 늘 들어 있을 정도였다. 이들은 백혈병으로 죽었다.

방사능을 이용하여 돈을 번 사람은 에디슨만이 아니었다. 뢴트겐이 X선 촬영으로 몸속 뼈까지 볼 수 있다는 논문을 처음 발표했을 때, 어느 신문사는 "당신들이 아무리 우아하게 치장해도 뢴트겐은 해골로 볼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삽화를 실어서 당시 여성들은 뢴트겐에 게 몰려가 데모까지 했다. 이때 영국의 한 속옷회사가 납 가루를 넣어 만든 내복을 만들어 '누구도 꿰뚫어 볼 수 없는 내복'이라는 선전을 하며 팔기도 했다고 한다. 그 옷은 불티나게 팔렸음은 물론 차폐복의 원조가 되었다.

1970년대 만해도 X선에 의한 인체촬영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초음파나 MRI등 방법이 다양해졌으며 방사선과라고 불렀던 이름을 이젠 영상의학과로 고쳐 부른다. 그리고 촬영을 해도 발견 당시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피폭의 위험도 극히 적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인류에게 있어서 X선, 방사선은 도대체 무엇일까?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인간의 몸을 진단하는데 X선이 쓰이기 시작한걸까? 지금 현재 인류에게 가장 큰 화두인 X선에 얽힌 이야기들을 이 책의 3부인 '방사선 X파일'에서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 CT촬영기로 환자뇌에 있는 동맥류를 검사하다가 우연히 하트 모양의 동맥류를 발견했어요. 보통 뇌동맥류가 터지는 경우는 사망률이 50퍼센트 이상으로 매우 위험한데 이 하트 모양때문에 미리 예방할 수 있었어요...발렌타인데이에 주고 받는 장미와 쵸컬릿을 X선 촬영하다(책 속 사진 설명중에서)
ⓒ2005 지성사

영상의학 기계와 과학자들을 둘러싼 이야기

<아하 박사님 과학하고 놀기>는 영상의학과에서 근무하는 저자는 우리가 병원에서 만났던 기계들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막연한 거부감이 더 앞섰던 기계를 통하여 보는 우리 몸속 하트들이 신기하다. 저자의 설명대로 한장 한장 보다보면 하트모양의 무언가가 발견되면서 환자는 생명을 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기계가 촬영해 낸 우리 몸의 일부에서 보여 지는 하트를 보며 그래도 사람을 살리는 것은 사랑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위에서 일부를 소개한 '방사선의 X파일'을 통하여 방사선에 대하여 이제까지 몰랐던 것을 비교적 쉽게 이해하였다. 짧으면서도 폭 넓은 이야기들이 참 유용하다는 생각인데 아이들과 함께 접근하여 읽는 내내 유용했다. 방사선과 관련한 과학자들의 숨은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과학에선 더더욱 방사선의 음과 양의 차이는 엄청나다. 아울러 국제 정세를 뒤흔드는 방사선에 대하여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져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우리들이 막연히 거리감을 두었던 병원의 기계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방사선, 화폐 속 과학자 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단순하게 세간에 많이 알려진 과학적인 상식들을 묶어 놓은 것이 아니라 비교적 덜 알려진 분야의 이야기들이어서 과학분야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좋은 접근이 될 듯싶다.

아이들의 꿈, 어떻게 키워줘야 할까?

'좀 별난 의사 선생님 정태섭'. 괴짜의사와 정 가이버라는 별명이 붙은 저자는 영동 세브란스 영상의학과에 근무하며 MBC 어린이 과학 프로그램인 <아하 그렇구나>를 진행하는 '아하 박사님'이다.

괴짜의사 정태섭은 아이들을 이끌고 별 탐사를 다니는 별박사인데 과학교사였던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을 통하여 다시 꿈을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과학교사인 그의 아버지는 어린시절 실수를 되풀이해도 실패 속에서도 무언가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며 도리어 실수를 통해 용기를 얻게 했다고 한다. 화폐수집가이기도 한 저자는 화폐 속에서 과학자의 얼굴을 찾아 그 숨은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우리나라 화폐에도 과학자를 넣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별자리를 보고 있는 저자의 어린시절 흑백사진 한 장이 남달라 보인다. 망원경에 눈을 댄 아이의 키와 렌즈가 맞지 않는다고 망원경주인은 아이의 머리를 눌러서 아이를 망원경에 맞춘다. 그래서 저자는 아이들과 별자리 탐사를 나가면서 아이들 키에 맞는 몇 개의 발판을 빠뜨리지 않고 준비한다고 한다. 아이들의 무한한 호기심을 우리는 어떻게 해줄 것인가. 아이들에게 펼쳐져 있는 무한의 세계를 우리는 어떻게 보여 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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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배우가 되다 - 꿈을 키우는 아이들 2 꿈을 키우는 아이들 2
주경희 지음, 김명곤 그림 / 서울문화사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야, 바보! 공을 그렇게 차면 어떻게 해!"
"난, 강민휘야, 바보가 아니란 말이야!"
"야, 공부 시간에 밖으로 나가고, 4학년이나 돼 가지고 선생님이 숫자를 적으라고 해도 넌 못 적잖아. 그게 바보 아니고 뭐냐?"
"난 바보 아니야! 난 바보가 아니란 말이야! 강민휘야. 강민휘!"

민휘는 바보라고 놀리는 친구를 발로 차버렸습니다. 말싸움은 결국 몸싸움으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대여섯 명의 아이들은 구경만 하고 서 있었습니다. 싸움은 계속되었습니다. 민휘의 동생 설희가 다가온 것은 바로 그 때였습니다. "우리 오빠 왜 때려!" 설희는 오빠의 친구를 마구 때렸습니다.
- 책 속에서


<천사, 배우가 되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된다.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받는 아이와 고만고만한 철부지 아이들의 싸움 같다. 친구에게 맞고 있는 오빠의 편을 드는 동생 설희의 이야기는 그냥 평범한 남매의 이야기 같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심한 우리 사회에서 영영 낙오자가 되었을지도 모를 배우 강민휘의 어린 시절부터 배우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는 책이다.

민휘는 두 돌이 되었지만 말문을 열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보다 성장이 조금 더디려니, 그래서 말문을 아직 열지 않으려니' 이렇게 생각하며, 언젠가는 말문을 열기를 기다리는 부모에게 아들이 다운증후군이라는 것이었다. 그것도 무엇이 부족해서가 아닌 스물한 번째 염색체가 하나 더 있어서 그것이 장애가 되는….

아들이 '다운증후군'이란 진단을 받았지만, 민휘의 부모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아이의 말문이 트이기만을 간절히 바라며 포기하지 않고 꼭 다물어진 아이의 입을 향해, 아이와 시선을 맞추며 똑같은 말을 되풀이 하였다.

"자, 민휘야 따라 해봐 엄마, 엄마…."

'엄마'란 지극히 짧은 한마디, 젖을 떼기도 전에 우리들 누구나 본능으로 말하게 되는 '엄마'를 부르기를 바라며….

'민휘'란 자신의 이름을 아이 스스로 부르기를 간절히 바라는 그 정성에 아이의 스물한 번째 염색체(다운 증후군 원인 염색체)가 감동한 것일까. 비록 보통 아이들보다 한참이나 늦었지만, 어느 날 민휘는 기적처럼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비록 더딘 발걸음이지만 세상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서 건강하게 태어난 보통의 아이들과 같은 교실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보통 아이들 속에서 적응하기란 다른 아이들의 몇 곱절에 해당하는 노력이 되풀이 되어야만 가능했다. 무엇이 하나 부족해서가 아니라 하나 더 있는 염색체 때문에 평범하지 못한 민휘는, 보통 아이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증상을 보였다. 수학시간인데 민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 했고, 밖에 나가 공을 차고 뛰놀고 싶었다. 그리고 공부시간에 교실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녔다. 민휘의 이런 증세는 평범한 아이들이 보기에 장애아였고 바보였던 것이다.

민휘의 부모는 장애아와 보통 아이들 간에 있는 벽에 부딪쳐 결국 학교를 옮겨야만 했지만 이미 시작된 희망과 용기를 꺾지는 않았다. 민휘에게는 가족의 뜨거운 사랑이 있었으며, 그 누구보다 동생 설희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자기편이었다. 이제 더 이상 세상에 나가기를 머뭇거리는 장애아가 아니었다. 남들에게 없는, 자신에게만 있는 스물한 번째 염색체는 행복 염색체인 것이었다. 자신의 장애를 밝게 비추어서 남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그런 행복 염색체인 것이다.

민휘는, 동생 설희가 소원했던 연기자가 된 오빠를 보지 못하고 죽어서 슬프다. 설희에게 자신의 연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노래를 들려주지 못해서 슬프다. 그러나 민휘는 오늘도 활짝 웃으며 행복하다. 남들에게는 없는 자신의 스물한 번째 행복 염색체로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과 웃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보'라는 세상에서 부르는 이름 대신,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이름을 불렀으며, 스스로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누구보다 배우 강민휘는 아름답다. 이 책은 다운증후군으로 태어난 강민휘의 성장스토리와 가족의 뜨거운 사랑을 우리에게 감동스럽게 전해주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들 가족의 뜨거운 사랑에 눈시울이 자주 붉어졌다. 그리고 민휘 어머니의 사랑을 바라보며 가슴이 먹먹해지고 나도 모르게 번져오는 눈물을 몇 번이나 훔쳐야만 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다운증후군'이란 '지체장애'로 불리며 평생 장애인으로 불편하게 살아가야하는 불치병인줄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첫 다운증후군 배우 강민휘의 성장스토리를 담고 있는 이 책을 통하여 '눈에 보이는 신체 장애는 자신의 의지와 주변의 배려로 얼마든지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심코 생각하던 인간의 장애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배우 강민휘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빛이 되어 또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장애를 뛰어넘는 용기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책이 건강한 몸으로 태어났지만 자신을 잃고 주저앉은 사람들에게 용기 있게 일어서서 걸어 나갈 수 있는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이런 책을 들려줄 수 있어서 좋다. 우리 아이들에게 눈에 보이는 장애보다 자신의 가능성을 접어 버릴 때 찾아오는 장애가 훨씬 크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연스럽게 서로 배려하고 도우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며 아이들과 장애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

역사를 움직인 훌륭한 사람들 이야기도 좋겠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이 전해주는 감동실화는 아이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든 좌절하지 않고 걸어 갈 수 있는 좋은 모범이 될 것 같다. 배우 강민휘와 가족들에게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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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사랑 2005-11-26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극장'에서 강민휘군 이야기를 본 적 있어요. 안타깝게도 그 동생은 먼저 좋은 곳으로 갔더군요. 세상에 아픔없는 가족은 없겠지만 이렇게 용기있는 가족도 드문 거 같아요.

필터 2005-11-27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설희라고 하였던 것 같네요....^^..설희가 드라마 작가를 꿈꾸었지요. 그래서 오빠가 방학때 오면 각본을 가지고 드라마 ...가만 난소암이었던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