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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양서파충류 도감 (양장) - 우리 겨레와 함께 살아온 개구리와 뱀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11
심재한 지음, 이주용 그림 / 보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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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튼튼한 뒷다리로 땅을 파고 들어가 숨어 있다가 밤이 되면 나오는 맹꽁이는 뒷다리로 땅을 잘 파기 때문에 '쟁기발개구리'로도 부르는데, 겨울잠에서 깨어나 다시 봄잠을 잔다. 그러다가 봄비가 촉촉하게 내려 땅에 물기가 오르면 잠자는 것을 멈추고 튀어나와 짝짓기 준비를 한다.

양서류는 울음소리로 짝짓기를 시작한다. 맹꽁이도 양서류이니 울기 시작하면 짝짓기를 해야겠다는 신호다. 그러니까, 동화에서처럼 장맛비에 엄마의 무덤이 떠내려 갈까봐 전전긍긍하면서 우는 것이 아니라, 알을 낳을 수 있는 물이 풍성하니까 짝짓기를 하자고 암컷에게 구애를 하는 것이다.

맹꽁이 수컷 역시 암컷을 꼬드기려고 '맹 맹 맹 맹' 운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맹꽁이 한 마리가 '맹' 하고 울면, 옆에 있던 맹꽁이가 더 크게 '꽁' 하고 운다. 그래서 맹꽁이가 떼로 울면 '맹 꽁 맹 꽁' 하고 들리는 것이지, 우리가 코를 쥐고 '맹 꽁' 하는 것처럼 한 마리가 '맹 꽁' 하고 울지는 않는다.

어떤 녀석이 '맹' 하고 울고, 어떤 녀석은 '꽁' 하고 우는 걸까? 물론 듣는 사람에 따라 '맹'이나 '꽁'이 또 다른 비슷한 소리로 들리기도 하겠지만, 한 마리가 '맹' 하고 울면 옆에 있던 또 다른 맹꽁이가 '꽁'하고 더 크게 운다는 사실은 아무래도 재미있다. 그럼, 개구리 중 가장 친근하고 장난스러운 청개구리는 어떻게 울까?

우는 모습과 울음소리를 사실적이고 재미있게 묘사

저자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사는 개구리 중 몸집이 제일 작은 청개구리가 가장 크게 운다. 밤에 '깩 깩 깩' 하고 우는데, 비가 오거나 흐린 날에는 낮에도 시끄럽게 운다. 그런데 청개구리의 사촌쯤 되는 수원청개구리는, '깩 깩 깩, 깩 깩 깩' 하고 낮은 소리로 바삐 우는 청개구리와 달리, 날카로운 쇳소리로 '챙, 챙, 챙, 챙' 하고 더디 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때 암컷은 목청껏 우는 수많은 청개구리 중에서 가장 크게 우는 수컷에게 뛰어가 짝짓기를 허락한다는 것이다. 즉 울음소리로 잘나고 못나고를 가리는 것이다. 그러니 몸집 작은 청개구리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겠다(두꺼비도 마찬가지다).

모내기철부터 여름 내내 우리의 귀에 들려오는 양서류의 울음소리는 수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는 최대 무기인 만큼 이처럼 중요하다. 이 책 속에는 각 종류별 울음소리와 울 때의 행동이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다.

▲무당개구리 수컷은 턱밑을 불룩거리면서 '윙 윙 윙 윙' 하고 맑게 운다. 떼로 모여 울면 '휘리링 휘리링' 하고 우는 것처럼 들린다.▲모내기철에 참개구리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꾸르륵 꾸르륵' 하고 왁자하게 운다.▲금개구리는 참개구리보다 한 달 쯤 늦은 6월에 짝짓기를 하는데 논둑이나 연못 가장자리에 앉아 물을 바라보며 운다. 울음주머니가 없어 '쯔 쯔 끼이익' 하고 조그맣게 목으로 소리를 낸다.▲옴개구리는 밤이 되면 물가나 물풀, 바위 위에 올라가 서로 떨어져서 우는데 '촉, 촉, 촉' 하고 운다.▲산개구리를 전라도에서는 '뽀오옹악, 뽀오옹악' 하고 시끄럽게 운다고 '뽕악이'라고도 한다.▲한국산개구리는 '똑 똑 똑 똑' 하고 우는데 나무판을 두드리는 소리 같다.▲울음소리가 황소울음처럼 크고 우렁차다 하여 황소개구리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우우~웅, 우우~웅' 하고 굵고 낮은 소리로 운다. - 책 속에서

각각 다른 울음소리 묘사도 재미있지만, 물을 바라보고 운다거나, 떨어져 운다거나, 조용히 숨죽이고 있다가 한 마리가 울기 시작하면 떼로 몰려 울다가 사람이나 천적이 나타나면 겁을 집어 먹고 흩어져 도망간다는 식의 설명이 각 종류마다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책을 넘겨 읽는 내내 무척 흥미로웠다.

개구리 울음을 '개굴개굴'로 표현하는 동요 등이 많아 당연히 개굴개굴 울겠거니 했던 터라, 종류마다 다른 울음소리 설명은 아무래도 오래 남을 듯하다. 그런데 울음소리뿐이랴. 이 책은 양서류와 파충류의 종류별 각각의 생김새, 짝짓기나 산란, 올챙이과정, 천적과 먹이, 보호색 등 양서류 각 종류마다 고유한 특성을 재미있고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양서 파충류와 더불어 살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양서류는 4550여종. 우리나라에는 개구리 무리가 15종 살고 도롱뇽 무리가 6종 산다. 파충류는 온 세계 6500여종이 사는데 우리나라에는 거북 무리와 도마뱀 무리, 뱀 무리 등 31종 정도가 산다. 양서류나 파충류도 우리 고유종이 몇 종 있다. <세밀화로 그린 양서 파충류 도감>은 그 중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모든 양서 파충류만을 다룬다.

어린 시절부터 청개구리를 많이 보아왔지만, 울음소리와 필요에 따라 몸을 바꾼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하여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꼬리치레도롱뇽 새끼의 까만 발톱도 직접 보고 싶을 만큼 궁금하고, 황소개구리도 잡아먹는 것을 꺼리는 무당개구리의 생태도 어지간히 흥미로웠다.

책을 읽기 전까지 세밀화로 그린 도감보다 사진을 넣은 도감에 훨씬 믿음이 갔다. 하지만 이 책은 사진 그 이상의 것들을 남기고 있었다. 사진이 찍는 그 순간만을 기록하는 것과는 달리 세밀화로 가려진 부분까지 세심하게 표현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밤에 본격적인 활동을 하는 양서 파충류의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까지 풍성하게 볼 수 있다.

70~80년대까지만 해도 인가 가까운 밭둑에 흔하게 살던 도마뱀은 이제 인적이 드문 곳에서마저 쉽게 만날 수 있는 생물이 아니다. 예전의 도마뱀들은 소꿉놀이를 하는 주변에까지 와서 기웃거릴 만큼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았고 함께 살고 싶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의 흔적이란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어서 스스로 꽁꽁 숨어버린 것이리라.

이 책은, 우리가 더불어 살아야 하는 양서파충류에 애정과 관심을 갖게 한다. 우리가 양서 파충류에 관심을 두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양서류는 물과 땅을 오가며 살기 때문에 양쪽 환경이 모두 매우 중요하다. 양서류는 살갗으로 숨을 쉬어서 더러워진 물이나 공기, 가스 따위를 그대로 몸 속으로 빨아들인다. 또 알을 물속에 낳기 때문에 물이 더러워지면 올챙이가 깨어나지 못하거나 깨어나더라도 기형이 되어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양서류는 환경이 파괴되거나 오염되면 사람을 비롯한 다른 동물보다 먼저 그 영향을 받아서 양서류를 '환경지표동물'이라고 한다. 기형 개구리가 생기거나 개구리가 줄어들면 지구 환경이 그만큼 나빠진다는 뜻인데, 이는 사람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심각한 일이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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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왜 젖꼭지가 있을까?
빌리 골드버그.마크 레이너 지음, 이한음 옮김, 박상희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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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춥고 바람이 쌩쌩 불던 밤, 뉴욕의 한 응급실에서 환자에게 '콧줄'을 끼고 있는 내게 그가 왔다. 그는 슈퍼맨이라고 외치며 날뛰는 정서장애 환자를 이런 식으로 제압해버렸다. 크립토나이트(슈퍼맨의 힘을 약화시키는 돌)을 줘버리겠어!"- 저자 프로필 중에서

<남자는 왜 젖꼭지가 있을까?>의 공동 저자 '빌리 골드버그'와 '마크 레이너'는 이렇게 만났다. 자칭 '호기심 작가'인 마크 레이너가 <윈더랜드>(ABC방송)라는 메디컬 드라마를 쓰면서 자문을 구하고자 뉴욕 응급실의 응급의사인 빌리 골드버그를 방문한 것이다.

이 둘의 만남은 드라마를 완성하기 위한 단순한 질문과 자문을 뛰어 넘어 과히 환상적이다. 호기심이 왕성한 작가가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을 번득이며 응급실 응급내과 의사에게 묻는다. 호기심 작가 못지않게 엉뚱하고 기발한 의사는, 질문에 맞먹는 답을 들려주고 그에 못지않은 질문을 호기심 작가에게 던진다.

속된 말로 쿵짝이 잘 맞는 이 둘은 서로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한 실험을 하고 세계 연구 기록 자료들을 뒤지는가 하면, 시시콜콜한 것들을 모아 통계를 내고 정의를 내린다. 이렇게 나온 책이 <남자는 왜 젖꼭지가 있을까?>이다.

전 세계 150만 독자의 웃음보를 터뜨린 의학 지식들

"음식을 많이 먹으면 정말 배가 터질까? 재채기를 참으면 위험할까? 간지럼을 태우면 왜 웃음이 날까? 손가락 관절을 뚝뚝 꺾으면 해로울까? 삼킨 껌이 소화되는데 정말 7년이 걸릴까? 여드름을 짜면 안 좋을까? 뱀에 물리면 정말 독을 빨아내야 할까? 술에 취하면 왜 이성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까? 남성에게도 폐경기 같은 것이 있을까? 침은 뱉는 것이 좋을까? 침을 삼키는 것이 좋을까? 하품은 전염될까? 방귀를 참으면 기체는 어디로 갈까?"

호기심 작가와 응급내과 의사 둘이서 궁금해 했던 이 질문들은 엉뚱하지만 꽤나 재미있다. 나 역시도 종종 궁금하던 것들이라 속 시원한 대답을 해 줄만한 사람에게 물어본 적이 있는데 "엉뚱하다", "호기심도 유별나다"식의 대답과 함께 상대방은 얼버무리고 말았다. 때문에 이 책은 어지간히 반갑다.

방귀를 참으면 나오지 못한 그 기체는 어디로 갈까? 자기 집에, 자기만의 공간에 혼자 있는 경우가 아니라 누군가를 만나는 중에 나오려는 방귀를 어떻게든지 참아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혹은 숨죽여 뀐 방귀의 냄새가 의외로 고약하여 민망한 적도 누구에게나 있는 일 아닌가?

이때 참은 방귀가 몸 안 어디엔가 스며들어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해 본적 있는 사람들도 아마 많을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만들어진 방귀를 억지로 참으면 장속이 기체로 풍선처럼 팽만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문 사례요, 혈액 속에 녹아 콩팥을 통해 오줌으로 배출되거나 고체형태로 변해 대변으로 나온다고 한다.

덧붙여, 저자들에 의하면 '콩'은 방귀를 만들어 내는 으뜸식품이다. 그러니 점잖은 모임에 가는 사람은 모임이 있는 날만큼은 콩 제품을 멀리하는 것이 방귀를 억지로 참아야 하는 고통을 막는데 도움이 되리라.

콩 말고, 방귀를 유난히 많이 유발시키는 식품에는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 방귀는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졌으며, 순간 시속은 어떻게 될까? 이런 질문들과 함께 '방귀에 불을 붙이면 어떻게 될까?'라는 다소 장난기 어린 질문도 있는데 두 말 할 것도 없이 위험하다.

실제로 후배들을 잡는다고(?) 술자리에서 엉덩이 가까이에 불을 가져가는 경우도 있는데, 잡는 방법이나 목적이 달라지는 상당히 위험한 놀이인 것이다. 오늘날 지구 온난화의 원인 중 한 가지는 소와 같은 초식동물의 방귀와 트림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요, 배출 가스를 확인한다고 소를 태워 죽인 사례도 있는 만큼 그냥 웃자고 만든 우스개가 아니다.

또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혹시 지금 이 순간 몰아치려는 재채기를 앞두고 있다면 속 시원히 분출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싶다. 시속 160킬로미터로 분출되는 2000~5000개의 세균 가득한 재채기를 참으면, 코의 연골 골절, 코피, 고막 파열, 청력 상실, 현기증, 망막 박리, 얼굴피부공기증이라는 일시적인 얼굴 팽창 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저자들은 꽤 진지하게 말하기 때문이다.

참, 남자에게 젖꼭지가 있는 이유는 배아 발생 6주까지는 남성이 아닌 여성의 특징으로 존재하고 발달했기 때문이란다. 그러니까 여자는 남자의 갈비뼈에서 갈라져 남자로부터 삶을 덤을 얻은 것이 아니라, 남자는 여성으로부터 시작됐고, 인류의 근원은 여자인 셈이다. 이를 증명하듯 그다지 쓸모가 없는 젖꼭지를 가진 남성들도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단다.

누구나 해결해야 하는 생리현상, 당당히 즐겨라

<남자는 왜 젖꼭지가 있을까?>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비롯된 책이 아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생리 현상들, 꼭 알고 있어야 하는 의학 상식들을 알려주는 의학 서적이다.

음식과 관계 되는 우리 몸, 남성과 여성의 기본적인 차이에서 비롯된 질문들, 배설물과 관계되는 생리 현상들, 성에 관한 은밀한 이야기들과 속설의 근거, 영화속에서 인용한 의학지식과 영화에서처럼 실제로 일어 날 수 있는 우리 몸의 변화 등 9개의 주제로 나누었다.

책 띠지에는 "전 세계 150만 독자의 웃음보를 터뜨렸다!"는 표현이 있는데, 그 말은 맞는 것 같다. 의학 상식이 이렇게 엽기적이고 재미있을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동안, 배꼽 이야기를 읽는 동안 배꼽을 쥐고 웃기도 했다. 이 책의 의도는 이렇다.

"서글픈 사실은 현대 의과대학 교육의 커다란 헛점 중 하나가 일반인들이 실제로 알고 싶어 하는 의학 지식은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불행한 상황을 해결하려는 시도로 만들어졌다. 우리는 이 책에서 사람들이 묻는 의학 질문들에 대답하고자 했다.

맥주를 먼저 마시고 독한 술을 마시면 머리가 아프고, 독한 술을 먼저 마시면 괜찮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정자를 먹으면 살이 찌나요?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왜 머리가 띵하지요? 이 책은 사람들이 의사에게서 듣고 싶지만 막상 응급실이나 진료실에서는 묻기가 꺼려지는 좀 난감한 질문들을 담고 있다. 술이 석잔 쯤 들어가야 용기를 내서 물을 만한 질문들 말이다."- 머리말에서

--------------알고 뀌자? 방귀? ▲평균적으로 방귀는 질소 59%, 수소 21%, 이산화탄소 9%, 메탄 7%, 산소 4%로 이루어져 있다. 방귀 냄새를 풍기는 것은 1%도 안 된다. ▲뀌는 순간의 방귀 온도는 약 37도이다. ▲방귀는 초당 3미터의 속도로 분출된다. ▲사람은 하루에 약 0.5리터의 방귀를 뀐다. ▲여성이나 남성이나 방귀 뀌는 횟수는 별차이가 없다. ▲방귀 냄새는 황화수소 기체 때문이다. 이 기체에는 황이 들어 있으며, 그것이 냄새의 원인물질이다. ▲황 성분이 많은 음식을 먹을 수록 방귀 냄새도 독해진다. 콩, 양배추, 치즈, 달걀이 대표적이다. 탄산소다도 방귀 냄새를 독하게 만든다. ▲보통 방귀는 하루에 약 14회 뀐다. /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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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09-09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상당히 재미있겠네요. 살면서 진짜로 궁금한 사소한 것들을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책이다 싶어 꾹~~추천합니다!

필터 2007-09-10 16:19   좋아요 0 | URL
사람에 따라 약간 가볍다는 느낌이 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하지만 우리들이 알아야 하는 우리몸 관련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은 것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미국 토크쇼를 보는 느낌이었고요...암튼 이러쿵 저러쿵 그럴거야...누구한테 물어 보기 뭣해서 궁금하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된 책입니다.^^
 
한국의 잠자리 생태도감 - Odonata of Korea
정광수 지음 / 일공육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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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의 눈은 정지된 사물에 대한 형체 판단이 잘 안되는 단점을 가지고 있어서 사진에서처럼 자동차의 매끄러운 면을 물로 착각하여 그 곳에 산란을 하기도 한다."-책 속에서


짝짓기 모습으로 자동차 지붕에 산란하는 잠자리 한 쌍과 햇볕을 덜 받아 체온을 떨어 뜨리고자 물구나무(?) 선 잠자리


<한국의 잠자리 생태 도감>에서 자동차 지붕위에 산란을 하고 있는 잠자리에 대한 설명을 보면서, 돌탑이나 불상, 꽃 등 아무 곳에나 알을 낳아 우담바라를 피우는 '풀잠자리'에 대한 궁금증이 어느 정도는 풀렸다.

물론 풀잠자리는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잠자리가 아니기에 이 책에서는 만날 수 없다. 하지만 수면으로 착각하고 자동차 위에 산란을 하는 잠자리와 어느 정도는 관련이 있어 보인다. 곤충들은 숫자는 다르지만 비슷한 눈을 가졌기 때문이다.

나의 눈길을 끄는 또 한 장의 사진은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있는 잠자리 모습이다. '잠자리는 왜 물구나무서기를 할까?' 어린 시절 냇가에서 자주 보았지만 그 이유를 모르던 터라 기억에 남아있고 늘 궁금했었는데, 이 책에서 그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땀을 배출하여 체온 조절을 할 수 없는 잠자리가 해를 향해 물구나무서기를 함으로써 햇볕이 닿는 면적을 최대한 줄여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한국의 잠자리 생태 도감>은 이처럼 풍부한 화보로 일반인들도 읽기에 좋도록 만든 잠자리 도감이다. 책을 펴는 순간 먼저 놀란 것은, 책 앞부분에 실은 잠자리 125종의 암컷과 수컷의 실제 크기 사진들이다.

'이렇게 잠자리 종류가 많았나?' 많아 보았자 15종 정도나 있을 것 같았던 잠자리 종류가 많은 것도 놀랍지만, 아무리 커보았자 10cm가 되지 않는 잠자리를 구분해내는 사람들이 더 신기하다.

비전문가로서 전문가들도 쉽게 내지 못하는 <한국의 잠자리 생태 도감>이란 책을 내 전문가들을 놀라게 한 정광수(46)씨를 지난 11일 서울 연신내 물빛공원에서 만나 그의 잠자리와의 6년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국내에 잠자리 전문가가 단 한사람도 없다면 믿겠는가?"

-잠자리는 어떤 곤충인가?
"곤충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잠자리는 좋아할 만큼 사랑받는 곤충이다. 굳이 구분하라면 익충이다. 간혹 양어장과 같은 시설에 알을 낳아 잠자리 유충이 어린 물고기를 잡아먹기도 하나, 그에 비해 훨씬 많은 해충을 잡아먹어 우리에게 이익을 주는 곤충이다. 잠자리가 나는 원리는 비행기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관찰거리가 된다."

-전 세계 잠자리는 몇 종이며 화석으로도 발견되는가?
"현재 보고된 전 세계 잠자리 종류는 5574종이고 남북한 합하여 125종, 그중 국내에서 발견되는 것은 101종이다. 북한에는 70여종이 서식하는 걸로 추정하지만 정확하지 않다. 계속 새로운 종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화석으로 발견되는 잠자리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3억 5천만 년 전의 원시 잠자리의 날개는 1m 가량인데 2억 5천만 년 전에 이미 살아가는데 불편하지 않을 만큼 진화했기 때문이다."

-생물학을 전공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잠자리를 선택하였는가? 아니면 생물 관련 일을 하기 때문에 이런 책이 가능한가?
"지금 하는 일은 잠자리와는 전혀 상관없다. 어린 시절에도 잠자리를 거의 모르고 자랐다. 산을 좋아하다보니 산에 자주 가는데 6년 전 거금을 들여 사게 된 디지털카메라에 찍힌 잠자리 사진이 무척 신기했다. 그때부터 잠자리만 보이면, 아니 잠자리를 만나러 쉬는 날마다 산과 들을 찾았다. 좀더 많은 잠자리를 찍기 위해 관심을 두고 쫒아 다니다보니 잠자리의 다양한 종류와 생태적인 특징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 잠자리 연구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잠자리가 사랑을 받는 것에 비해 연구는 매우 미약하다. 잠자리만 연구한 사람도, 잠자리 관련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도 현재 국내에는 없다. 일본이나 유럽 여러 선진국에서는 30~40년 전에 이미 어느 정도 자료는 다 정리해 둔 상태이며 잠자리 연구가 활발하다. 요즘 디지털 카메라 보급이 활발하여 나와 같은 많은 일반인들이 생물에 관심을 보이는 반면 국내 자료는 너무 미약하다. 잠자리만이 아니라 다른 생물들도 마찬가지다. 생물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이 아쉽다."

-국내 잠자리 전문 연구자가 없다면 이와 같은 잠자리 도감이 이전에도 없었나?
"몇 년 전에 잠자리 관련 책이 두 권 나왔다. 한권은 메뚜기와 함께 잠자리에 대해 비중을 어느 정도 두었고, 다른 한권은 잠자리만 다루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전식이라 일반인이 참고하기에는 불편하다는 평이 많다. 게다가 이 두 권은 같은 잠자리를 두고 상반적인 내용도 있고 오류도 많이 보인다는 것이 잠자리관련 동호회 회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그밖에도 생물 관련 책마다 잠자리에 대해 언급하지만 40년 이전의 것을 순서만 다르게 베끼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럼, 국내에 잠자리 도감이 없다는 이유가 책을 낸 동기인가?
"그렇다. 6년 전 잠자리에 빠져 쫓아다니기 시작할 때 마땅히 참고할만한 책이나 자료가 없어서 무척 답답했다. 6년 전의 나처럼 또 다른 누군가가 잠자리 연구를 한다면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125종의 한반도 서식 잠자리, 게다가 종류마다 암컷과 수컷이 모두 다르고 보면 250종을 구분해야 한다. 관심을 두면 쉽게 구분이 될 만큼 잠자리마다 특성이 뚜렷한가?
"아니다. 구분이 쉽지 않다. 작게는 1.5cm정도부터 커보았자 7~9cm의 잠자리를 쫒아 다닌 지 3년 정도 되니까 비로소 구분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모르는 잠자리가 많을 것이다. 계속 새로운 종이 발견되니 말이다. 잠자리에 관심이 있다면 일단 사진을 찍어 잠자리 도감들을 찾아 비교해보는 방법이 일반인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잠자리, 앞으로 최소한 10년은 더 쫒아 다닐 것

-앞으로 관찰하거나 연구하고 싶은 곤충이 있다면?
"앞으로 10년 정도는 잠자리를 더 쫒아다닐 것이다. 이 정도의 성과는 아직 미비한 수준이다. 잠자리와 관련하여 꿈이 있다면 북한에 사는 잠자리를 관찰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는 것이다. 생물 생태계 관련 연구는 남북한 공동 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의미를 말해 달라.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고 활용하기 좋도록 사진을 최대한 많이 넣었다. 사진만 1천 여 장이 넘는다. 사진 중에는 현재 국내에서 전혀 발표된 적이 없는 자료들도 많다. 잠자리 해부 사진이 그렇다. 성형 의사인 친구가 책을 위해 해부를 해주었다. 10,000~28,000여 개에 달하는 잠자리의 낱눈과 시신경을 찍은 사진은 국내 어디에도 없는 자료로 전문가들도 감탄하는 것이다. 또한 국내 미 기록 종 2종을 실은 것도 의미 있다."

-그렇다면 이 책에 만족하는가?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아니다. 아직 멀었다. 마땅한 잠자리 도감이 없어서, 6년 동안 잠자리를 쫓아다니고 관찰, 공부한 것을 정리하여 우선 출판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앞으로 더 많이 보충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좀더 세분하여 계속 책을 낼 계획이다. 독자층이 한정되어 있음에도 책을 내자고 제의해 준 출판사와 잠자리를 해부 해 준 친구(성형외과 전문의)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또한 외국 출장을 나갔다 오는 길에 공부에 도움이 되라고 표본을 구해다 주신 분들께도 고마움이 크다."

비전문가가 냈는데도 전문가들이 감탄하고 있는 것이 <한국 잠자리 도감>이다. 이 책을 낸 정광수씨는 2005년에 서울대공원 개관 20주년 초청 '한국의 잠자리 특별전'을 열만큼 전문가들이 이미 인정한 상태다. 저자는 늦깎이 생물 생태계 공부와 연구로 늘 바쁘다. 쉬는 날마다 잠자리만 쫓아다니기 시작할 때 적극적으로 반대하던 부인과 아이들이 이제는 적극적으로 쫓아다니며 잠자리에 관심을 보여서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 책은 제목만 보아서는 독자층이 한정될 것 같다. 하지만 제목의 딱딱함과는 달리 생물을 좋아하는 모든 일반인이 좋아할만한 내용들이 주제다. 전문가들이 인정한 전문적인 내용이지만 일반인들이 알기 쉽도록 풀어 썼으며, 에피소드를 풍부하게 넣었기 때문이다.

잠자리는 왜 하트를 만들면서 짝짓기를 하는 걸까? 잠자리가 짝짓기를 하면서 산란을 하는 이유는? 잠자리를 눈앞에서 놀리면 잡기 쉽다는데? 잠자리도 필요에 따라 색을 바꾼다는데 정말 그럴까? 잠자리도 매미처럼 허물을 벗는다는 말은 사실일까? 모든 잠자리는 앉을 때 날개를 펼까? 10,000~28,000개의 눈을 가진 잠자리가 알을 왜 아무데나 흘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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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동물행동학사전 - 내 아이 생각을 키우는 책 01
오쿠이 카즈미츠 지음, 문창종 옮김, 신태균 감수 / 함께읽는책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동물들의 이야기는 편견을 깨거나 생명의 신비로움과 소중함을 느끼기에 좋은 소재라서 자주 찾아 읽는 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른, 아이 구분 없이 공감대를 같이 할 수 있어 흥미롭다.

사람이 사람고기를 먹는 식인풍습을 일컫는 말에서 시작된 '카니발리즘'도, 어린 제 자식을 죽이는 살해를 뜻하는 '인펀티사이드'도 우리 인간의 기준으로 보면 끔찍하고 비정하기 이를 데 없지만 야생의 동물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쉽게 이해된다. 나아가 그렇게라도 종족을 번식해야만 하는 생명의 순리에 숙연해지기도 한다.

지구에 사는 200만종의 모든 동물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게 살아간다. 이런 필요성에 의해 생김새도 달라지고 먹이나 교미 등의 습성이 달라지는데, 이처럼 동물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활동(행동)을 학문적으로 발전, 동물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분석하는 학문 분야가 '동물행동학'이다.

<어린이 동물행동학 사전>은 이와 같은 '동물행동학' 시각으로 동물들의 다양한 행동에 대해 들려주는 책이다. 한 동물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일까? 동물들의 수많은 행동 중에서 먹이와 짝짓기는 그 동물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자료인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동물들의 수컷은 대부분 암컷보다 몸집도 크고 힘도 세지만 종족번식과 깊은 관계인 교미 앞에서는 암컷 앞에서 맥을 못 춘다는 사실이다. 아니 이 책에서 만나는 몇몇 동물들의 수컷은 암컷 앞에서 애교덩어리가 되는 것 같다.

부성애로 유명한 '큰 가시고기'가 그렇다. 녀석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자인 또 다른 수컷에게 위협적인 '물구나무서기 헤엄'을 쳐서 이겨야만 암컷을 차지할 수 있다.암컷을 차지한 수컷은 암컷을 위하여 집을 지은 다음, 집 입구에 서서 물구나무서기 헤엄으로 암컷에게 교미를 허락받는다. 말하자면 청혼이다.

곤충도 암컷은 선물을 좋아해!

큰 가시고기 수컷은 암컷의 요구와는 상관없이 집을 지어 암컷을 유혹한다. 그런데 교미의 대가로 처음부터 아예 선물을 요구하는 동물들도 있다. '밑들이 벌레'와 '각다귀붙이', '춤파리' 등은 수컷이 선물을 주어야만 비로소 교미를 허락하는 동물들. 이들은 수컷으로부터 받은 선물이 마음에 들어야만 교미를 허락하는데 이것을 '혼인증정'이라고 부른다.

밑들이벌레는 잘 익은 열매나 작은 동물 시체의 뼈에 긴 주둥이를 넣어 과즙이나 체액 등을 빨아먹고 사는데, 이 밑들이벌레 수컷은 나무딸기나 뽕나무 등의 열매위에서 암컷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암컷이 나타나면 차지하고 있던 먹이를 양보한 뒤에 바로 교미에 들어간다.

밑들이벌레는 우리들에게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11종이 살고, 사람에게 어떤 경우든 해를 끼치지 않는 자연청소부라고. 이 책에서는 혼인증정 교미 외에는 별도로 다루고 있지 않지만 자연청소부인 이들의 생태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알아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울 것 같다.

밑들이벌레와 비슷한 종류인 각다귀붙이는 먹이(사냥감)를 미리 준비하여 입에 물고 유인물 질을 내어 암컷을 유혹, 암컷이 나타나면 사냥감을 건네주고 바로 교미에 들어간다. 이때 먹이가 크면 클수록 교미시간이 길어지는데, 교미시간이 길수록 수컷 각다귀붙이의 유전자가 살아남을 확률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교미가 끝났는데도 암컷이 자신이 준 먹이를 계속 먹고 있으면 수컷은 먹이를 빼앗아 다른 암컷과의 교미에 써먹는다는 것이다. 또한 암컷 흉내를 내어 먹이를 물고 암컷을 기다리고 있는 수컷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먹이를 가로채는 녀석들도 있다는데 말하자면 사기꾼이다.

춤파리 종류들은 종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써서 암컷에게 선물을 준 다음 교미를 하는데, 자신의 분비물로 선물을 싸서 선물하기도 하고 아예 자신의 분비물만 선물하는 종류도 있다. 꽃잎이나 꽃받침 조각으로 먹이를 싸서 암컷에게 건네는 종도 있다고.

전문가가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쓴 동물 이야기

일부 동물들의 이와 같은 혼인증정은 우리 인간들의 정략결혼 등과 같은 일면의 세태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이들이 이런 방식의 교미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혼인증정이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한 호기심과 흥미로만 보는 것보다, 동물행동학적 시각으로 보면 의미는 훨씬 커진다. 암컷이 수컷에게 교미의 대가로 먹이를 요구하는 절대적인 이유는 알을 건강하게 키워내려면 많은 영양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혼인증정은 수컷과 암컷의 유전자에 흐르는 생명의 약속인 것이다.

이처럼 동물들의 모든 행동은 그럴만한 분명한 이유와 목적이 있다. 때문에 동물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다. 우리 인간 역시 넓게는 동물의 한 축이고 야생의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자연계의 일부이다. 동물들을 제대로 아는 것은 건강한 자연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동물행동학이 꼭 필요한 이유다.

이런 점에서 <어린이 동물행동학 사전>은 아이들이 동물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되어 줄 그런 책이다. 책속에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를 유발, 자연계와 동물을 계속 탐구해나가게 하는 동기가 될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이 책의 저자는 1960년부터 동물행동학을 깊이 연구해 온 사람. 동물들의 다양한 행동에 대해 아이들이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 썼다. 도시에 사는 까마귀는 딱딱한 열매를 주차장의 차가 들락거리는 곳에 둔 다음 드나드는 차가 열매를 깨뜨리면 주워 먹는다는 이야기도 책속에서 만난 재미있는 이야기 중 하나다.

"동물이 하는 모든 행동에는 모두 그럴만한 이유와 근거가 있는데, 초등학교에서 동물과 식물의 겉모습만 배운 어린이들에게는 이 책이 동물 행동의 이유와 습성을 알게 해 주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중략)...이 책은 동물에 관한 여러 책이나 TV 등에서 본 동물의 습관들이 왜 그럴 수밖에 없는가를 궁금해 하고 호기심을 가진 어린이들에게 좋은 안내자가 되어 주리라고 믿는다."-역자 서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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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나이사전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
유동숙.박숙희 엮음, 이재운 기획 / 책이있는마을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우리가 매일 먹는 쌀이나, 매일 사용하는 수저, 즉 숟가락과 젓가락의 나이는 몇 살일까? 부인과 마누라는 몇 살이며, 언니나 올케, 혹은 오빠의 나이는 몇 살일까? 가시나니 깍쟁이 등의 나이도 궁금하다.

쌀과 숟가락의 나이는 약 3000살인데 젓가락의 나이는 비로소 백제로부터 시작된다. 항상 함께 사용하여서 당연히 같은 나이려니 생각하다가 책 속의 자세한 설명으로 역사적인 상식을 얻는 재미가 쏠쏠하다(박스기사 참조).

부인의 나이는 대략 3127살, 마누라의 나이는 현재는 120살 가량이지만, 지금의 나이 이전에 649년을 궁중에서 주로 살았다고 한다. 그리고 언니나 올케, 오빠의 나이는 대략 105살로 같은 나이라 말의 생성배경이 같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깍쟁이의 나이는 613살이요, 가시나의 나이는 놀랍게도 1429살가량이다. 이렇게 우리들이 일상에서 쉽게 만나는 말들의 나이를 찾아 과거로 거슬러 가보는 여행은 어떨까? 그런데 비단 호칭어뿐이랴. 우리들이 일상에서 만나는 말들의 나이가 자못 궁금하기만 하다.

시험 등에서 떨어지면 '미역국 먹었다'고 하고, 시야가 좁은 사람더러 '우물 안 개구리'라고 한다. 어떤 물건을 지나치게 비싼 값에 샀다면 '바가지 썼다'고 한다. 우리의 일상에서 예사로 쓰고 있는 표현들이다. 그렇다면 이들 표현들은 어떤 배경으로 언제부터 썼을까?

말에도 나이가 있다

"말에도 생명이 있어서 새로 태어나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상고 시대부터 싹튼 말이 있고, 삼국시대에 생긴 말이 있었다. 고려, 조선, 개화기, 일제 강점기, 광복 이후로 나누어 조사하다보니 우리말로 태어나는 말도 많았지만 없어진 말들도 많았다. 한문과 함께 들어 온 중국어, 칭기즈칸의 기마부대와 함께 들어 온 몽골어, 일제가 퍼뜨린 말, 미국이 끌어 들여온 말, 최근에는 컴퓨터와 관련된 말이 거의 매일이다시피 새로 태어나고 있다."

순수하게 우리문화에서 비롯된 말만 담지 않았다. 오랜 동안 한자를 써와서 어쩔 수 없을 것이며 컴퓨터나 바코드처럼 외국의 문화와 함께 밀려들어 온 것들이고 보면 '우리말'이라는 표현은 합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말의 출생지야 어떻든 이 특별한 사전에 실린 말들은 모두 우리들이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말들이다.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나이 사전>은 전체적으로 고조선, 삼국, 고려, 조선 시대를 거쳐 개화기와 일제 강점기, 광복이후로 각각 시대별 구분을 하였다. 또한 뒷부분에 일반 사전처럼 가나다순으로 찾아보기 쉽게 정리하여 저자가 구분해놓은 시대별로 읽어나가든, 그때그때 궁금한 말만 찾아보든 큰 어려움 없이 궁금한 말의 나이를 알 수 있도록 편하게 만들었다.

이런 시대적 구분은 어느 시대든 특정의 시기의 말만을 중점으로 알아가다 보면 그 시대의 역사, 풍습 등을 아울러 볼 수 있어서 말의 나이를 통하여 나름대로 정리해보는 것도 의미 있다. 가령 개화기편을 보면 그 당시의 한반도의 급변하는 정세의 위기감이 느껴진다.

말 한마디에 담긴 역사적 배경

내용 또한 알차다. 제시어의 출생과 소멸 시기를 명시하고 다시 그에 대한 보편적인 설명, 역사적 배경이나 흐름을 설명하며 잘못 쓰여 지고 있는 문학적인 실례까지 설명하여 바로 잡아 주고 있다. 그리고 모든 내용은 국내외 문헌을 토대로 하고 있어서 풍부한 상식까지 얻을 수 있다.

가령 일제 강점기에 들어 온 지퍼(zipper, slide fastener)에 대한 설명은 생성 시기나 나이를 미국(1893, 약 112살)과 한국(일제 강점기, 1945년, 약60살)으로 각각 구분하여 알려주며 누구에 의하여 어떤 경로로 처음 발명, 소개 되었는지까지 알려주고 있어서 세계사까지 쉽게 습득할 수 있다.

이렇게 말 하나마다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런 말들을 쓰는 우리들도 이제는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저자는 이 특별한 사전을 펴내는 동기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책을 쓰는 동안 내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생각이 있다면 말이 살아야 글이 산다, 글이 살아야 정신이 산다는 것이었다. 바른 글을 쓰기 위함은 물론이려니와 우리말의 나이에 배어 있는 정신과 문화의 숨결을 느껴 보자는 생각에서 엮어진 이 책이, 글 쓰는 이들의 책상 한 귀퉁이 작은 자리라도 차지할 수 있기를 고대 한다

더 나아가 우리말과 우리글을 아끼는 모든 이들이, 일제 강점기 때 더러워지고, 물밀 듯이 들어오는 외래어에 패이고, 뜻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신조어에 숨통이 옥죄여 잎이 누래진 우리말과 글이라는 커다란 나무를 푸르게 살리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 머리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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