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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의 신비한 이야기 - 통합 논술형 활용과학
장현춘 엮음 / 백양출판사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도시아이들은 벼를 전혀 본적이 없어서 나무에서 쌀이 열리는 줄 알고 쌀나무, 쌀나무 하더라!"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만 자라 흙과 벼를 전혀 모르는 도시 아이들을 안타까워하며 이렇게 말했지 싶다. 그런데 실제로 '쌀나무'가 있단다. 게다가 '빵나무', '우유나무'도 있다면?
쌀은 벼의 열매를 정미한 것이고, 빵은 밀가루로 만들었으며, 우유는 젖소로부터 짜낸 것이다. 그런데 어떤 큰 나무에서 쌀이 나고, 빵이 주렁주렁 열리고 우유가 나온다고 상상해 보자. 참으로 기이하고 재미있는, 동화에서나 가능한 일일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쌀나무와 빵나무, 우유나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는 서곡야자라고 하는 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 나무는 20m 높이로 자라고 원줄기가 실하고 곧으며 그 속에는 대량의 전분, 지방, 탄수화물 등 영양 물질이 들어 있다. 이런 나무는 수명이 짧아서 10~12년 살고 꽃이 피어 열매를 맺고는 죽어 버린다." - 책속에서
'쌀나무'가 꽃을 피우기 전에 베어 원줄기에 있는 전분 등의 영양물질을 긁어내 통에 넣고 물을 담아 둔다. 그러면 한참 후에 전분만 물에 가라앉는데 위에 뜬 맑은 물을 버리고 전분을 말리면 새하얀 쌀이 된다. 양도 많아서 양식을 하면서 수출까지 한다고 한다. 게다가 이 쌀은 좀이 먹지 않아 오래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식용 외에 방직공장에서 실을 가공하는데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고 한다.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것은 인도, 스리랑카, 브라질, 아프리카에서 자라는 큰 '빵나무'다.
"열매는 둥근데 하나가 3~4근씩 된다. 사람들이 그것을 따서 불에 굽기만 하면 먹을 수 있다. 그 맛은 밀가루 빵과 비슷하여 달면서도 약간 시큼하고 향기로우므로 사람들은 이 나무를 '빵나무'라고 부른다. 빵나무에 열린 빵에는 전분과 지방이 들어 있으며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그래서 그곳의 사람들은 이런 빵을 먹고 산다. 이 나무는 수확고가 높아서 두 그루면 두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다." - 책속에서
남아메리카에서는 우유나무가 자란다. 칼로 나무의 껍질을 살짝 자르기만 해도 우유와 같은 액체가 흘러나오는데 반시간에 1근씩이나 나온다. 이 액체는 당분, 단백질, 지방이 풍부하고 영양가가 우유와 비슷하기 때문에 현지 사람들은 우유대용식품으로 먹고, 쓰고 있다.
<생태계의 신비한 이야기>는 이처럼 자연, 즉 동 식물계에서 일어나는 재미있는 이야기들만 모은 책이다. 세상의 경이로운 이야기들, 호기심 많은 누군가가 한 번쯤은 궁금해서 알아보고 싶었을 주변의 흥미로운 이야기들, 교과서와 연결되어 학습에 도움이 될 이야기들을 모아 놨다.
'신비한 동물의 세계 24꼭지'와 '재미있는 식물 세계 18꼭지' 모두 42편으로 이뤄져 있다.
호기심과 과학적 사고, 논리력을 키우는 내용들
▲어떤 동물이 가장 총명한가? ▲이빨이 가장 많은 동물은? ▲물고기는 왜 물을 떠나서 살 수 없으며 물을 떠나서 살 수 있는 물고기가 있다는데? ▲세상에서 가장 키 큰 나무와 가장 작은 나무는? ▲어떤 나무가 가장 단단하고 가장 가벼울까? ▲어떤 식물이 가장 빠르게 자라고 어떤 식물이 가장 느리게 자랄까? ▲가장 큰 잎과 가장 큰 꽃은 도대체 얼마나 클까? ▲식물도 동물처럼 움직일 수 있을까? - 목차 중에서
목차만으로도 '어떤 이야기들일까?' 잔뜩 궁금해진다. 그런데 이 책의 장점은 따로 있다. 생태계의 신비하고 재미있는 사실들을 단순한 흥밋거리로만 생각하지 않도록 과학적, 논리적 사고로 발전하게끔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이렇다.
지면의 장애물을 뛰어넘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동물은?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캥거루다. 캥거루가 적과 싸울 때 곧추서서 날카로운 발톱을 세워 적에게 사정없이 덤벼드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사냥개가 쫒아 올 경우 가슴까지 닿는 물에 뛰어들어 사냥개를 유인한 다음 사냥개가 물로 뛰어들면 앞발로 상대방을 틀어쥐고 물속에 끌어넣어 죽이는 것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캥거루는 앞발이 짧고 뒷발이 특별히 발달하여 울퉁불퉁한 길에서도 막힘없이 달릴 수 있다. 이런 캥거루의 특성을 이용해 우리 생활에 접목시킨 것이 '도약기'다. 바퀴가 없는 도약기는 울퉁불퉁한 곳을 가리지 않고 빨리 달릴 수 있다. 도약기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들이 동·식물 세계로부터 응용, 모방한 것들은 셀 수도 없이 많다.
책은 이처럼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풍부하게 실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나아가 동물과 식물의 특성을 인간의 생활과 어떻게 접목시키는지 실제적인 사례와 연결시켜 설명해준다. 때문에 어제까지 무심코 보아 넘기던 사물과 존재들이 새롭게 보일만하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아이들의 관찰력과 논리력이 쑥쑥 자라나는 것은 아닐까?
사람은 누구나 호기심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창의적인 사람일수록 호기심은 더 왕성하다고 한다. 호기심은 또 다른 세계로의 관심의 시작이다. 관심은 존재에 대한 관찰로 이어지고 관찰은 다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로 연결된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는 명확하고 이성적이며 진지한 삶으로 연결된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일수록 창의적인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아이들의 호기심은 무척 중요하다.
나는 호기심으로 반짝이는가? 아이들이 무언가 궁금해 할 때 어떻게 답해줄 수 있는가? 혹시 나는 아이의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부모인가? 아니면 눌러 잘라 자라지 못하게 하는 부모인가? <생태계의 신비한 이야기>는 초등학생부터 학부모들까지 흥미와 호기심을 바짝 세워 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