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식품이 우리 몸을 망친다 - 한국인의 밥상을 점령한 중국산 식품의 위험에 대한 현장보고
저우칭 지음, 김형호 옮김 / 시공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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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 저우칭은 6,4민주화운동에 참여 투옥됐다. 투옥 중에도 저우칭은 판결의 부당함에 항거, 8개월간 연장 수감된 이력의 사회 운동가다. 이런 저자가 2년간 중국의 도시와 농촌, 양식장 등을 누볐다. 그의 목적은 단 하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위험과 오염투성이 중국 식품들을 고발하기 위해서다.

가짜 계란이나 가짜 식초가 만들어지는 건물 지하의 식품공장, 클렌부테롤로 돼지가 사육되는 양돈장, 피임약과 호르몬제로 물고기들을 양식하는 양식장,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간장이 만들어지는 곳이나 사람의 머리카락이 팔리는 이발업소, 벌레가 바글바글한 야채 절이는 식품공장, 가죽을 가공하고 남은 찌꺼기를 분쇄하여 식품재료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현장, 양귀비를 넣어 끓여 만든 음식을 파는 식당, 곰팡이가 누렇게 핀 쌀만을 사서 공업용 표백제 등으로 멀쩡한 쌀로 탈바꿈시키는 현장, 가짜 분유가 만들어지는 곳...에서 만들어지는 식품들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인조계란의 계란 껍데기는 탄산석회에 석고를 섞어서 만든 것이고, 노른자와 흰자는 나트륨(C6H7O8Na), 명반, 젤라틴, 식용염화칼슘에 물을 부은 후 레몬 색 색소를 넣어 만든 것이다. … (중략) 보통의 주방 도구만 있으면 100~200개의 계란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하루에 최소한 1000개의 가짜 계란을 만들기만 해도 엄청난 이윤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 책속에서

겉껍질은 물론 내막(안쪽 투명한 껍질)까지 진짜 달걀과 똑같이 만들어진 가짜 달걀. 흰자는 물론 노른자까지 진짜 달걀과 똑같은 이 가짜 달걀을 쉽게 구별하기란 힘들다. 달걀을 밝은빛에 비춰야만 공기구멍이 있고 없음으로 비로소 구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짜 달걀은 후라이팬에 깨뜨려 요리하거나 먹어도 아무런 구별이 없단다. 중국인들이 가짜 달걀을 만드는 이유는 '진짜 달걀의 소매가가 개당 0.4위안인데 비해 가짜달걀의 원가는 0.05위안',대단한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광동, 저장, 장시, 산시 등 각기 다른 지역에서 다음과 같은 놀라운 광경을 직접 목격했다. 매년 연말 양식업자들이 양어장 바닥을 청소할 때 바닥에 쌓인 진흙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항생제)이나 피임약을 양어장 바닥에 두껍게 까는 것이다. 양식업자들이 이처럼 양어장 바닥에 피임약을 깔고 또 물고기 사료에 다량의 호르몬을 첨가하는 이유는 이들 약품이 어류의 전염병을 예방해 줄뿐만 아니라 생장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내게 해준 말은 거의 비슷했다.

"여기 현지 사람들은 우리가 양식하는 이런 물고기는 먹지 않아요." - 책속에서

책속에서 이 부분을 읽는 순간 어지간한 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광어 9900원'이란 현수막이 떠올랐다. 

"중국산 아닌것이 어디 있간? 어지간한 횟집에선 대부분 중국산 횟감을 쓴다더라. 소래포구나 바닷가 횟집에서도 중국산을 쓴다고 한다던데?...언제부턴가 시시때때로 이런 소문을 들었다.

우리 가족은 회를 좋아한다. 때문에 기분좋은 일이 있을때 가는 곳이 횟집이요, 가끔 가까운 소래 포구에 일부러 작정하고 가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소문이 진실이라면?..이런 생각이 들자 그만 아찔해진다.

책을 통해 틀렌부테롤 돼지고기의 실체도 알게 되었다. 저자는 2년 동안 중국의 다양한 식품 현장을 파헤치며 때론 목숨까지 위협받았는데 이 클렌부테롤 때문에 몇명의 추격을 받아 죽음 직전까지 간적도 있단다.

"병원 내과 의사의 말에 따르면 사람이 다량의 '클렌부테롤'을 복용하면 심장 기능의 이상과 같은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한다." - 책속에서

중독의 위험을 이미 혹독하게 치른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이 클렌부테롤을 잘 알지만 우리에게는 낯설다. 책을 통해 만나는 클렌부테롤 돼지(고기)는 중국산 돼지고기 유통이 활발한 우리가 절대 비켜갈 수 없을만큼 중국 여러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사육된다.

광우병의 원인인 육골분 사료처럼 인간의 삐뚤어진 욕심과 이기가 만들어낸 클렌부테롤 사료의 최초 희생은 1990년 3월 스페인에서 시작된다. 그 후 스페인의 또 다른 지역들과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식중독 사고는 계속되어 구미 과학자들이 위해성에 대처하는 방안을 찾는 시기에 중국의 학자들은 오히려 이 물질을 도입해버리고 만다. 

"…(중략)이들은 '클렌부테롤'을 '돼지의 살코기 비율을 높일 수 있는 과학적 성과물'이라 부르며 연해 지역의 사료 공장과 양돈업자들에게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했다. 당시에도 그랬고 그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들은 '클렌부테롤'의 좋은 효과만 홍보하면서 사료 첨가제로 사용된 후 약물의 잔류가 일으키는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약물의 첨가와 관련된 정부의 관련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 - 책속에서

클렌부테롤 관련 중국 정부의 이런 정책은 중국에서 끊임없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식품사고 중 일부는 중국 정부가 부추기거나 알면서도 눈감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최근 몇년새 중국에서는 6~7살에 가슴이 봏긋해지고 월경을 시작하거나 콧수염이 자라나는 조숙증 아이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 한다. 또한 불임 부부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이것은 모두 호르몬이 과다 함유된 중국의 분유를 비롯한 각종 식품들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내 몸과 내 가족의 몸속에 잔류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피임약과 클렌부테롤의 공포를 느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중국 식품에 대한 공포는 계속되고 있다. 중국 식품과 중국산 물건들이 우리 생활을 점령하다시피 한 터라 이 책을 읽은 소비자로서 감당해야만 하는 정신 부담은 너무 크다. 

끝을 알 수 없는 늪과 같은 아득함까지 느껴지는 중국 식품의 실체.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까지 들 정도라고 할까? 저자가 파헤친 중국 식품의 실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책에는 중국의 수많은 식품 현장이 소개되고 있다. 기사의 본문에 언급한 가짜달걀에 콜렌부테롤 돼지고기, 항생제와 피임약으로 길러지는 양식장의 물고기들 외에 우선 기억나는 몇가지만 정리해 보았다. 정리를 해본다고 했으나 끝내 아쉽다.

"이 밖에 피혁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중국 대륙의 어류, 닭, 돼지 양식장(사육장)에서 폐기 피혁 재료를 광범위하게 사료로 이용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피혁 재료에는 다량의 화학 약품이 사용되는데, 피혁을 가공하면서 상당량의 자투리가 발생한다. 대륙에서는 이것을 전문적으로 수거해 분쇄한 다음 잡곡이나 소금과 혼합하여 다시 판매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 대륙 동북부에 산재한 홍콩 기업의 피혁 공장에는 모두 이를 전문적으로 수거해 사료로 가공하는 업자들이 드나들며, 홍콩의 300여 어류 양식업자와 도매상들도 이들과 거래를 한다고 폭로했다"

 쓰레기보다 못한 식품, 암보다 치명적인 독으로 돈벌이를 하는 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분노하자!

이처럼 우리의 상상력과 추측을 훨씬 웃돈다. 어떻게 정의할 수 없을만큼 식품 전반에 걸쳐 복잡하게 맞물려 있고 중국 국내외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멜라민 함유 식품으로 분노하고 있는 우리에게 중국 식품의 실체를 확실하게 알려주고 지속적으로 분노하게 하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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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희 2008-10-30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번에 산 달걀이 아무리 봐도 의심스러운데... 그런 경우 어디다가 의뢰해서 알아봐야하는지 아세요?

필터 2008-10-30 14:52   좋아요 0 | URL
1577-1255 식품안전의약청 번호입니다.그런데 단지 의심스럽다는 막연한 추측가지고는 의뢰가 안되는...이경우에는 본인 부담 검사의뢰를 해야 한다네요. 하지만 단지 소화 장애가 아닌 증상, 즉 식품의 이상에서 오는 어떤 안전 사고가 발생하면 일반전화 국번없이 1399/ 핸드폰으로는 지역번호+1399 식품안전고발센타에 전화를 해서 곻발할 수 있고요...의심되는 달걀의 경우는 축산물 고발센타 1588-9060에 문의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