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요, 생태계가 뭐예요? 토토 과학상자 1
김성화.권수진 글, 조위라 그림 / 토토북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은 대체 몇 가지 종류의 생물을 먹고 살까? 반대로 사람들을 잡아먹는 생물은 대체 몇 가지 종류나 될까? 지구에는 대체 몇 가지의 생물이 살고 있는 걸까?

우리들이 먹고 사는 것은 대략 5천여 종이며, 모기처럼 피를 빨아 먹든 통째로 삼키든 사람들을 죽일 수 있는 생물은 대략 1천여 종이라고 한다. 그리고 알려진 생물만 140만여 종이며 알려지지 않은 것도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우리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지 얼마나 오래 되었는데 1천여 종의 생물이 인간을 잡아먹겠어. 설마?"라며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조사를 더해 갈수록 1천이란 숫자는 늘면 늘었지 줄어들 수치는 절대 아니라고 한다.
- 최재천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인간을 중심으로 한 먹이사슬만 해도 적어도 6천여 종의 생물이 먹고 먹히는, 즉 공생관계나 천적이 되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생태사슬은 어떤 질서에 의해 끊임없이 돌고 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런데요, 생태계가 뭐예요?>는 전체적으로 생태계, 즉 먹이사슬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기본적인 먹이사슬에 대한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아이들로 하여금 좀 더 넓은 생태계의 벌판으로 서슴없이 나가도록 이끈다. 먹이사슬에 대해 제대로만 알고 있어도 아이들은 건강한 생태계의 마음을 가질 것이다.

자기의 똥을 먹어야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토끼, 왜 몰랐을까?

초식동물인 토끼는 풀을 먹어 1차적으로 똥으로 배설, 다시 제 똥을 먹어야만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토끼의 똥은 '식변'이라는 부드러운 것과 염소 똥처럼 단단한 것 두 가지로, 식변은 배설하면서 바로 입으로 가져가고 단단한 것은 일을 삼고 먹는다. 토끼에게 자신의 똥은 무척 소중한데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근본적인 영양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나 염소의 되새김에 해당한다고 할까?

우리 집은 늘 토끼를 키웠는데 토끼장 바닥은 배설물이 쌓이지 않게 어느 정도 틈새를 두고 만들었다. 생각해 보면 사람의 기준일 뿐인데, 태어난 지 3주부터 제 똥을 받아먹는 것으로 영양을 섭취해야 하는 토끼로서는 다소 주인이 원망스러웠을 법하다. 간혹 토끼가 똥을 먹는 것을 본 적이 있다는 어른들도 있지만 똥을 먹어야만 하는 이유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하다.

이런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고 우리들의 경험 속에 녹아 있는 정보를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어떨까? 분명 아이들은 책 속에 빠져들 것이다. 이 책은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읽어 이야기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풍성하게 담고 있다.

약육강식이나 적자생존보다는 아름다운 공생을~

먹이사슬과 함께 흔히 말하는 것이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이다. 먹고 먹히는 것은 비교적 눈에 쉽게 띄지만 '공생'이라는 것은 자세하고 지속적으로 관찰할 때만 발견할 수 있다. 때문에 공생은 간혹 있는 특별한 것쯤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생물들의 공생은 우리의 상상보다 많으며 우리들 인간 역시 수많은 생물의 공생으로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

자연 생태계의 이야기는 동물탐험 같은 특별한 것도 아니고, 정글이나 사바나도 아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장과 주변의 이야기이다. 자연계에 상대를 거꾸러뜨리거나 먹고 먹히는 살벌한 현장만 있는 것이 아닌, 다양한 공생도 있음을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 주자. 그래서 따뜻한 눈으로 인간들의 아름다운 공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자.

하마의 똥은 우리들에게 더러운 배설물에 불과하지만, 연못에서 하마의 똥이 사라지면 그곳은 생물이 살 수 없는 곳이 되기도 한다. 또 코끼리 같이 동물의 똥을 통해서만 탈피를 하거나 씨앗 껍질의 균을 털어내고 비로소 싹을 틔우는 식물들도 있다. 그리고 쇠똥구리처럼 똥을 통해 생존과 번식을 하기도 한다.

더럽고 전염의 매개라고 인식하기 예사인 똥이지만 이책은 이런 무조건적인 편견보다는 생태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좀 더 다른 시각을 가지게 한다. 이밖에도 이 책은 생태계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면 누가 이겨요? 코끼리는 왜 이렇게 크죠? 나무늘보는 대체 왜 이렇게 느린 걸까요? 씨앗마다 모양이나 특성이 모두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동물들마다 특별히 좋아하는 먹이들이 모두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알려진 생물만 140만종이라고요? 75만종의 곤충까지 모두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대체 뭐죠?...

평상시 한 번씩 품어 보았거나 아이들이 물어 보았을 이야기들로 빼곡하다. "그런데요, 생태계가 뭐예요?"라고 아이가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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