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집이 우리를 죽인다 - 우리집 구석구석의 유해 독소들 기린원 웰빙 시리즈 2
허정림 지음 / 기린원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집은 안전하다? 오염물질 수치, 실내가 천배보다 높아

"실내의 유해물질이나 유독가스로 인해 실내공기는 바깥 공기보다 2~10배나 오염되어 있다." - 책 속에서

<집이 우리를 죽인다>(기린원 펴냄) 속 이 한 구절은 주부인 내가 뜨끔해지게 만든다. 도시의 거리보다 집안이 훨씬 덜 오염되었으며, 그만큼 안전하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최근 며칠동안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할 때마다 이를 넌지시 물어봤더니 열이면 열, 대부분 나처럼 '실내가 훨씬 건강하고 깨끗한 환경'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에 의하면 우리의 실내는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다. 책을 통해 우리 생활 속 유해독소들을 만나는 동안, 나도 모르게 자꾸만 벽이나 가구, 방바닥과 각종 생활용품들을 돌아보면서 뜨끔뜨끔 할만큼 말이다. 

설명을 더하면, 대도시에서는 배기가스로 오염된 실외공기가 집안으로 유입되고, 건물에서 배출한 난방가스가 재유입되거나 실외의 비산 먼지나 황사 등이 유입되어 실내 공기의 오염을 가중시킨다. 

이렇게 오염된 실내의 공기는, 오염이 되어도 '자정 작용'을 통해 정화되는 대기와 달리 실내에서 순환을 계속하면서 오염이 가중된다. 건축 마감재나 첨단기능의 전자제품, 가구나 생활용품들 또한 각종 유해독소를 방출, 실내는 더욱 오염된다. 

실내는 밀폐된 공간이라 오염 물질이 집중적으로 사람의 몸에 영향을 준다. 이때 폐에 전달되는 과정도 짧다. 그만큼 위험하다. 실태가 이런지라, 세계보건기구(WHO)는 실내의 오염물질들이 폐에 전달될 확률은 실외보다 약 1천 배나 높다고 추정한다.

참고할 것은, 현대인들 대부분은 하루 중 70~80%를 이런 실내에서 생활한다는 사실이다. 90%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여기에 차량 내에서 보내는 5%를 포함시키면 하루 중 실외에서 보내는 시간은 고작 5%. 

우리의 사정이 이러니 실내공기의 '질'은 그만큼 중요하다. "실내공기의 오염 여부가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척도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렇다면, 이처럼 현대인들의 건강을 좌우하는, 내 가족의 건강과 직결되는 우리 집은 얼마나 안전한가?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생활공간 속 위험 물질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대체 왜 위험하다는 걸까? 피하거나 줄일 수 있는 방법, 그 대안은 없는가?

<집이 우리를 죽인다>는 이처럼 우리들이 안전하다고 믿고 있으며 안락한 생활을 꿈꾸는 순간에도 끝없이 유해독소를 방출하고 있는 우리 집 구석구석의 유해독소 원인들을 낱낱이 끄집어내 조목조목 설명, 유해독소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온갖 유해독소에 포위된 현대인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지구상에 발병하는 질병의 24%, 사망의 23%가 환경성 질환이라는 보고서를 냈다.-책속에서

한 조사에 의하면 갓난 아기가 가장 많이 접하는 오염물질은 집먼지라고 한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는 각종 연소가스와 휘발성 유기화합물, 발암물질, 유독물질 등이 상존하고 있단다. 또한, 오염된 땅에서 검출되는 납이 100ppm인데 집에서 검출되는 납은 무려 1000ppm이라고. 집안의 중금속 오염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다. 

더욱 충격스러운 것은 좀 더 근사하고 멋진 집을 꾸미고자 우리들 스스로 돈을 지불하고 이런 물질들을 선택한다는 사실이다. 실내 마감재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 실내환경 오염에 많은 역활을 하는 벽지에 대해 좀 더 알아보면.

요즘에는, 잘 찢어지고 미장 벽면이 매끄럽지 못할 경우 비치는 단점이 있는 종이벽지 대신 표면에 엠보싱 같은 특수 방법으로 독특한 질감을 표현한 벽지들을 많이 선호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실크벽지. 

실크벽지는 종이벽지에 비닐의 일종인 PVC를 덧입힌 화학벽지라 방습, 방수 효과가 뛰어나 요즘 많이 보편화 되었다. 더우기, 얼룩이 묻어도 물걸레나 세정제로 쉽게 닦아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런 화학벽지가 실내오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면? 

벽지는 제조과정에서 합성화학물질이 다량 함유되고 그 후 보존을 위한 방부처리도 빠지지 않는다. 문양이나 염색을 위한 잉크와 광택제에는 톨루텐과 벤젠 등의 성분이 포함되어있고 특히 염화 비닐벽지(실크벽지 등)는 환경호르몬의 방출위험도 안고 있다. 염화비닐벽지에는 유연제인 프탈산에스테르가 들어있는데 이것은 생식독성이 우려되는 물질로 성인보다는 어린이에게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름마저 우아한 실크벽지지만 사실은 온갖 화학물질을 이용해 화려한 외양을 한 두 얼굴의 벽지인 것이다. - 책 속에서

실크벽지의 위험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실크벽지 도배에는 일반풀보다 접착력이 좋은 화학 풀을 주로 사용한다. 합성수지 접착제는 모두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다량 함유, 환경호르몬을 방출하는 것도 있다. 이런 휘발성 유기화합물 가스를 맡으면 어지럽고 피로하며 증세가 심해지면 중추신경을 억제하여 정신착란까지 일으킬 수도 있고 구토, 설사, 비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 책 속에서

이처럼 도배 시공 때 주택에 사용되는 화학접착제는 일반적으로 평당 약1kg정도, 99㎡(약 30평)의 집이라면 신경을 죽일 수도 있는 화학접착제 약 30kg이 벽에 들러붙어 스멀스멀 유독성분을 내뿜게 된다고 한다.

건축공정의 최종 마무리인 도장에 흔히 쓰이는 페인트는 납, 비소, 카드뮴, 포름알데히드, 수은 등의 중금속과 유해물질을 방출한다. 그러니 중금속으로 벽을 칠하는 꼴이다. 

이처럼 페인트와 실크벽지가 유독성분을 내뿜는 동안 우리들이 생활의 편리를 위해 선택한 온갖 생활 용품들도 유해독소를 방출, 폐와 피부 등을 통해 우리 몸으로 스며든다. 대도시 대부분 가정의 실태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집이 우리를 죽인다>? 책 제목이 다소 위협적이다. 하지만 우리 주거환경의 현실이다.

새 학기마다 찾아오는 단골, '새 책 증후군'의 실체는?

저자가 지적하고 있는 또 다른 유해 독소 주범들은?

▲무늬만 원목인 합판마루는 포르말린으로 방부처리? 강화마루는 포름알데히드 다량함유? ▲가죽소파 절대 위험? ▲잠자는 동안 흘러나오는 침구류 독소의 실체는? ▲블라인드와 커튼-산들바람에 독소가 소올 솔~ ▲순면제품이 몸에 좋다? 아니, 옷이 옷이 아니다. 몸에 두르는 독소다! ▲ 새 학기마다 찾아오는 단골 '새 책 증후군'의 실체는? ▲ 향수와 방향제, 아름답지만 위험천만한 향기! ▲화장품-얼굴에 바르는 독 ▲미용비누, 합성색소와 방부제로 뒤섞인 물건? ▲섬유유연제를 묻힌 천조각은 벌레도 외면? ▲전자 모기향 등의 살충제, 벌레 잡으려다 사람 잡는다? ▲유해물질 집합소인 아이들의 공부방, 그 실태는? 등이다. 

외에도 각종 전자제품과 생활용품 등에 숨어 있는 위험물질들을 낱낱이 소개한다. 아울러 유해물질에 대한 별도의 상식을 관련 글 옆에 '쪽지'형태로 정리해줌으로써 매스컴 등을 통해 간간히 알려졌지만 실은 잘 모르는 유해독소들을 정리, 쉽게 참고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각 주제마다 '더 알아둘 웰빙상식'으로 유해독소를 줄이거나 최대한 피할 수 있는 방법, 올바른 선택과 사용 등 실생활에서 조금만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을 각 제품별로 제시하고 있다. 무척 유용한 자료다.

제3장, '우리 집 유해독소 퇴치법'도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들이다. 

건강한 실내를 위한 모범사례, 그동안 매스컴 등을 통해 전자파나 환경호르몬 등을 차단시켜준다고 잘못 알려진 제품이나 식물에 대한 그릇된 정보 지적, 실제로 효과가 뛰어난 식물이나 제품 등에 대한 것들이 주요 내용이기 때문이다. 

"나는 작은 아이가 왜 비염을 달고 사는지, 아토피성 피부염에서 헤어나지 못하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특별히 잘못 먹인 것도, 운동을 시키지 않은 것도 아닌데 왜 이런 결과가 생겼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집안의 구조와 집에 들어찬 물건들을 하나하나 뜯어보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집안에는 온통 화학물질들이 넘실대고 있었으며 최루탄과 같은 각종 독소가 넘쳐나고 있었다. 그제야 나는 희미하게 집안의 환경이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나처럼 어리석은 엄마로 인해 아픈 아이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집안의 화학물질의 오염실태를 알리고 위험성을 공감하고 싶었다." - 저자의 말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국 식품이 우리 몸을 망친다 - 한국인의 밥상을 점령한 중국산 식품의 위험에 대한 현장보고
저우칭 지음, 김형호 옮김 / 시공사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책의 저자 저우칭은 6,4민주화운동에 참여 투옥됐다. 투옥 중에도 저우칭은 판결의 부당함에 항거, 8개월간 연장 수감된 이력의 사회 운동가다. 이런 저자가 2년간 중국의 도시와 농촌, 양식장 등을 누볐다. 그의 목적은 단 하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위험과 오염투성이 중국 식품들을 고발하기 위해서다.

가짜 계란이나 가짜 식초가 만들어지는 건물 지하의 식품공장, 클렌부테롤로 돼지가 사육되는 양돈장, 피임약과 호르몬제로 물고기들을 양식하는 양식장,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간장이 만들어지는 곳이나 사람의 머리카락이 팔리는 이발업소, 벌레가 바글바글한 야채 절이는 식품공장, 가죽을 가공하고 남은 찌꺼기를 분쇄하여 식품재료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현장, 양귀비를 넣어 끓여 만든 음식을 파는 식당, 곰팡이가 누렇게 핀 쌀만을 사서 공업용 표백제 등으로 멀쩡한 쌀로 탈바꿈시키는 현장, 가짜 분유가 만들어지는 곳...에서 만들어지는 식품들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인조계란의 계란 껍데기는 탄산석회에 석고를 섞어서 만든 것이고, 노른자와 흰자는 나트륨(C6H7O8Na), 명반, 젤라틴, 식용염화칼슘에 물을 부은 후 레몬 색 색소를 넣어 만든 것이다. … (중략) 보통의 주방 도구만 있으면 100~200개의 계란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하루에 최소한 1000개의 가짜 계란을 만들기만 해도 엄청난 이윤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 책속에서

겉껍질은 물론 내막(안쪽 투명한 껍질)까지 진짜 달걀과 똑같이 만들어진 가짜 달걀. 흰자는 물론 노른자까지 진짜 달걀과 똑같은 이 가짜 달걀을 쉽게 구별하기란 힘들다. 달걀을 밝은빛에 비춰야만 공기구멍이 있고 없음으로 비로소 구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짜 달걀은 후라이팬에 깨뜨려 요리하거나 먹어도 아무런 구별이 없단다. 중국인들이 가짜 달걀을 만드는 이유는 '진짜 달걀의 소매가가 개당 0.4위안인데 비해 가짜달걀의 원가는 0.05위안',대단한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광동, 저장, 장시, 산시 등 각기 다른 지역에서 다음과 같은 놀라운 광경을 직접 목격했다. 매년 연말 양식업자들이 양어장 바닥을 청소할 때 바닥에 쌓인 진흙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항생제)이나 피임약을 양어장 바닥에 두껍게 까는 것이다. 양식업자들이 이처럼 양어장 바닥에 피임약을 깔고 또 물고기 사료에 다량의 호르몬을 첨가하는 이유는 이들 약품이 어류의 전염병을 예방해 줄뿐만 아니라 생장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내게 해준 말은 거의 비슷했다.

"여기 현지 사람들은 우리가 양식하는 이런 물고기는 먹지 않아요." - 책속에서

책속에서 이 부분을 읽는 순간 어지간한 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광어 9900원'이란 현수막이 떠올랐다. 

"중국산 아닌것이 어디 있간? 어지간한 횟집에선 대부분 중국산 횟감을 쓴다더라. 소래포구나 바닷가 횟집에서도 중국산을 쓴다고 한다던데?...언제부턴가 시시때때로 이런 소문을 들었다.

우리 가족은 회를 좋아한다. 때문에 기분좋은 일이 있을때 가는 곳이 횟집이요, 가끔 가까운 소래 포구에 일부러 작정하고 가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소문이 진실이라면?..이런 생각이 들자 그만 아찔해진다.

책을 통해 틀렌부테롤 돼지고기의 실체도 알게 되었다. 저자는 2년 동안 중국의 다양한 식품 현장을 파헤치며 때론 목숨까지 위협받았는데 이 클렌부테롤 때문에 몇명의 추격을 받아 죽음 직전까지 간적도 있단다.

"병원 내과 의사의 말에 따르면 사람이 다량의 '클렌부테롤'을 복용하면 심장 기능의 이상과 같은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한다." - 책속에서

중독의 위험을 이미 혹독하게 치른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이 클렌부테롤을 잘 알지만 우리에게는 낯설다. 책을 통해 만나는 클렌부테롤 돼지(고기)는 중국산 돼지고기 유통이 활발한 우리가 절대 비켜갈 수 없을만큼 중국 여러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사육된다.

광우병의 원인인 육골분 사료처럼 인간의 삐뚤어진 욕심과 이기가 만들어낸 클렌부테롤 사료의 최초 희생은 1990년 3월 스페인에서 시작된다. 그 후 스페인의 또 다른 지역들과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식중독 사고는 계속되어 구미 과학자들이 위해성에 대처하는 방안을 찾는 시기에 중국의 학자들은 오히려 이 물질을 도입해버리고 만다. 

"…(중략)이들은 '클렌부테롤'을 '돼지의 살코기 비율을 높일 수 있는 과학적 성과물'이라 부르며 연해 지역의 사료 공장과 양돈업자들에게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했다. 당시에도 그랬고 그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들은 '클렌부테롤'의 좋은 효과만 홍보하면서 사료 첨가제로 사용된 후 약물의 잔류가 일으키는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약물의 첨가와 관련된 정부의 관련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 - 책속에서

클렌부테롤 관련 중국 정부의 이런 정책은 중국에서 끊임없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식품사고 중 일부는 중국 정부가 부추기거나 알면서도 눈감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최근 몇년새 중국에서는 6~7살에 가슴이 봏긋해지고 월경을 시작하거나 콧수염이 자라나는 조숙증 아이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 한다. 또한 불임 부부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이것은 모두 호르몬이 과다 함유된 중국의 분유를 비롯한 각종 식품들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내 몸과 내 가족의 몸속에 잔류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피임약과 클렌부테롤의 공포를 느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중국 식품에 대한 공포는 계속되고 있다. 중국 식품과 중국산 물건들이 우리 생활을 점령하다시피 한 터라 이 책을 읽은 소비자로서 감당해야만 하는 정신 부담은 너무 크다. 

끝을 알 수 없는 늪과 같은 아득함까지 느껴지는 중국 식품의 실체.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까지 들 정도라고 할까? 저자가 파헤친 중국 식품의 실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책에는 중국의 수많은 식품 현장이 소개되고 있다. 기사의 본문에 언급한 가짜달걀에 콜렌부테롤 돼지고기, 항생제와 피임약으로 길러지는 양식장의 물고기들 외에 우선 기억나는 몇가지만 정리해 보았다. 정리를 해본다고 했으나 끝내 아쉽다.

"이 밖에 피혁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중국 대륙의 어류, 닭, 돼지 양식장(사육장)에서 폐기 피혁 재료를 광범위하게 사료로 이용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피혁 재료에는 다량의 화학 약품이 사용되는데, 피혁을 가공하면서 상당량의 자투리가 발생한다. 대륙에서는 이것을 전문적으로 수거해 분쇄한 다음 잡곡이나 소금과 혼합하여 다시 판매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 대륙 동북부에 산재한 홍콩 기업의 피혁 공장에는 모두 이를 전문적으로 수거해 사료로 가공하는 업자들이 드나들며, 홍콩의 300여 어류 양식업자와 도매상들도 이들과 거래를 한다고 폭로했다"

 쓰레기보다 못한 식품, 암보다 치명적인 독으로 돈벌이를 하는 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분노하자!

이처럼 우리의 상상력과 추측을 훨씬 웃돈다. 어떻게 정의할 수 없을만큼 식품 전반에 걸쳐 복잡하게 맞물려 있고 중국 국내외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멜라민 함유 식품으로 분노하고 있는 우리에게 중국 식품의 실체를 확실하게 알려주고 지속적으로 분노하게 하는 그런 책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영희 2008-10-30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번에 산 달걀이 아무리 봐도 의심스러운데... 그런 경우 어디다가 의뢰해서 알아봐야하는지 아세요?

필터 2008-10-30 14:52   좋아요 0 | URL
1577-1255 식품안전의약청 번호입니다.그런데 단지 의심스럽다는 막연한 추측가지고는 의뢰가 안되는...이경우에는 본인 부담 검사의뢰를 해야 한다네요. 하지만 단지 소화 장애가 아닌 증상, 즉 식품의 이상에서 오는 어떤 안전 사고가 발생하면 일반전화 국번없이 1399/ 핸드폰으로는 지역번호+1399 식품안전고발센타에 전화를 해서 곻발할 수 있고요...의심되는 달걀의 경우는 축산물 고발센타 1588-9060에 문의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딱 걸렸어, 마시멜로 - 출동! 불량식품 순찰대 미네르바의 올빼미 27
ICOOP생협연합회 지음, 한희란 그림 / 푸른나무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딱 걸렸어, 마시멜로>(푸른나무 펴냄)는 오랜 동안 우리의 안전한 먹을거리 운동을 해온 iCOOP생협연합회가 저자다.

안전한 먹을거리를 주제로, 최근 논란이 많은(많았던) GMO, 트랜스지방, 광우병, 식품첨가물, 성장촉진제 등을 아이들에게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젠 문방구에서 파는 불량식품을 더 이상 사먹지 않는 청소년기 우리 아이들이 자주 사먹는 것은 감자스낵(흔히 감자칩이나 포테이토칩으로 불리는)과 아이스크림이다.

가공식품의 실체를 다룬 어떤 책에서 시중에 파는 과자 중 감자스낵은 그나마 안전하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밀가루를 주원료로 색소나 향료, 맛 페이스트 등을 첨가하는 다른 과자들에 비해 생감자를 그대로 잘라 튀겼기 때문에 트랜스지방이나 식품첨가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이었다.

현재 시중에 팔고 있는 감자스낵들의 감자 함유량은 대부분 90%를 웃돈다. 첨가되는 것도 기름과 정제소금 정도라 유럽이나 여러 선진국에서 식용으로 금지된 첨가물을 쓰는 다른 과자들보다 훨씬 안전해 보였다. 게다가 몸에 좋은 감자가 주요 성분인지라 그 책 저자의 말에 공감, 안전한 과자로 아이들에게 추천도 하고 자주 사주기도 했다. 

몸에 좋은 생감자? 알고보니 GMO작물 

다른 과자보다 비싼 것 같지만 감자가 주원료라 안심했다. 입이 궁금할 때 가끔 먹던 감자스낵은 정말 안전할까? 현재 대부분의 감자스낵은 미국산 감자를 쓴다. 감자는 옥수수, 콩과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GMO작물이니 식품첨가물을 피해 GMO를 선택한 꼴. 아찔하다.

"세계 최대의 아이스크림 가게 '배스킨 라빈스'를 창업한 어브 로빈스와 버트 배스킨은 형제랍니다. 이 두 사람은 오랫동안 아이스크림을 엄청나게 많이 먹어 건강이 나빠졌지요. 동생인 배스킨은 비만과 심장마비로 일찍 죽었고 형인 라빈스도 당뇨병과 고혈압에 시달렸지요. 그러자 라빈스의 아들은 집을 나가 가공식품을 먹지 말고 채식을 하자는 운동을 벌였답니다. 건강이 더욱 나빠진 아버지 라빈스도 결국 아들의 권고를 받아들여 아이스크림을 끊고 식생활 습관을 바꾸었답니다."-책속에서

현재 시중에서 판매하는 어떤 것들도 안전하지 않은 것 같다. 모든 연령층이 쉽게 먹는 아이스크림은 또 어떨까? 설탕이 많이 들어가 많이 먹으면 살찐다고 하지만, 그다지 달게 느껴지지 않으니 한 두 개쯤 먹는다고 살이 찌진 않을 것 같다?

콘 하나(150그램)에 들어있는 설탕은 약 45그램(각설탕 12개 반). 통 아이스크림(200그램)에는 60그램(각설탕 16개 반)이 들어있다고 한다. 차갑기 때문에 단맛이 쉽게 느껴지지 않지만 아이스콘 하나에 들어간 설탕만을 그냥 먹으라면 설탕의 폐해를 아는 사람들이 결코 쉽게 먹을 수 없는 그런 엄청난 양이다.

아이스크림의 위험은 이것만이 아니다. 아이스크림은 유지방과 물, 설탕으로 만드는데 물과 기름(유지방)은 쉽게 섞이지 않기 때문에 이 둘이 잘 섞이도록 '유화제'를 넣는다.

"유화제는 물과 기름처럼 잘 섞이지 않는 액체들을 잘 섞이도록 하는 화학물질인데, 신장(콩팥) 장애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발암 물질과 각종 중금속, 화학물질이 쉽게 흡수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아이스크림의 예뿐 색깔은 인공색소로 만듭니다. 그 색소는 '타르'라는 물질로 만드는데 타르는 석유에서 추출한 것이지요. 타르색소는 원래 옷감을 염색하려고 개발되었는데, 지금 우리가 먹는 아이스크림에 들어가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나요? 색소가 몸속에 많이 들어오면 뇌의 전두엽이 상하고, 알레르기, 천식 등을 일으킨다는 학자들의 보고가 있답니다."-책속에서

김밥 한 줄에 식품첨가물 대략 열가지?

주식으로든 간식으로든 쉽게 먹을 수 있는 김밥은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는 가공식품도 아니고 무엇보다 밥을 먹일 수 있으니 안전하지 않을까? 재료를 사다가 해먹이든 김밥 전문점에서 사서 먹이든 말이다. 하지만 김밥 한 줄에 들어간 식품 첨가물은 무려 10여 가지.

김을 재배할 때 쓰는 염산, 단무지나 햄 등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소르빈산칼륨, 쫄깃쫄깃하거나 먹음직스러운 색깔을 내기 위해 고기나 생선 등의 가공식품에 흔히 쓰이는 인산염과 아질산나트륨, 빙초산, 사카린 등이다.

소르빈산칼륨은 식품을 오래 보관해도 변하지 않게 하는 방부제로 신경세포를 마비시키고 간에 나쁜 영향을 준다. 단무지에 주로 쓰인다. 아삭아삭, 새콤달콤한 단무지는 사카린과 빙초산 덕분.

적은 양으로도 강한 신맛을 낼 수 있어서 음식점이나 채소 절임 등의 깡통·병조림에 많이 쓰이고 있는 빙초산은 우리의 경우 일반 가정에서도 흔하게 쓰인다. 암과 시각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특별 관리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대용량 포장으로만 팔고, 위험을 알리는 경고문구와 그림표시를 의무화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게에서 쉽게 살 수 있다. 식초와 자매쯤으로 아는 사람들도 있지만 빙초산은 식초와 무관, 석유에서 뽑은 영양가 없는 화학물질일 뿐이다.

맛살과 햄, 소시지, 어묵 등 생선과 고기의 가공식품에는, 색깔을 선명하게 하면서 방부제 역할을 하는 아질산나트륨이 흔히 쓰인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막는 이 아질산나트륨과 고기 단백질이 만났을 때 생기는 니트로조아민은 암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빈혈, 구토, 호흡기능 약화 등을 일으킨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무기는?
 
<딱 걸렸어, 마시멜로>의 저자 iCOOP 생협연합회가 밝히고 있는 불량스럽고 위험한 식품들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먹는 라면 한 봉지, 쉽게 사먹는 음료수나 햄버거 등의 정크 푸드, 알록달록한 색깔로 아이들을 꼬드기는 문방구 과자 등 우리 주변 먹을거리들의 위험천만한 상태들을 하나하나 짚어내고 대안들을 제시한다.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 1장과 2장에서 먹을거리에 대한 근본적인 것들을 설명한다. 기후나 자연환경, 문화나 풍습 등에 따라 발달한 음식들,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우리의 밥상이 위험해졌는지를 조목조목 설명함으로서 아이들이 안전한 먹을거리나 우리의 전통음식에 관심을 갖게 한다. 곡물무기화 등의 전문적인 문제까지 쉽게 설명한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밀가루는 거의 미국애서 들여옵니다. 밀을 빻은 밀가루는 수출되기 전까지 오랫동안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썪지 말라고 방부제를 듬뿍 섞어놓았다가 수출합니다. 거기서 끝날까요? 드디어 밀가루 포대를 배에 싣습니다. 그리고 한낮 기온이 섭씨 50도가 넘는 뜨거운 남태평양을 건너 두 달 만에야 부산 항구에 도착합니다. 부산에 도착한 밀가루 포대를 열어볼까요? 밀가루가 반으로 줄어든 데다 구더기, 파리똥, 바퀴벌레가 우글거리고 있었습니다. 벌레들이 생겨서 알을 까고 다 먹어치운 탓이었습니다. 이런 일을 당하자 다음번에 밀가루를 싣고 올 때는 이것을 막아야겠지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파리약과 바퀴벌레 약을 밀가루에 섞는 것…." -책속에서

제1차, 제2차 세계대전 무렵에 영국과 독일이 겪은 식량이 무기가 된 사례와 현재의 자급률, 지원해주던 식량을 무기화하는 미국, 미국산 밀이 수입되는 과정 등에 대한 설명은 어른인 나에게도 무척 유용한 이야기들이었다. 곡물 자급률 25.3%에 불과한 우리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곡물 무기화에 대처, 참고할 필요가 있는 그런 사례들이었다.

정부여, 먹을거리 위험 물질 자체를 규제하라!

최근 몇 년 가공식품 속 식품 첨가물에 대한 논란이 일자 정부는 한 식품에 들어가는 모든 성분들을 표기하도록 했다. 여러 첨가물 중 대표적인 것들만 표기하던 이전보다 나아 보인다. 하지만 소비자인 필자가 보기에 이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제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식용으로 금지하고 있는 위험물질들을 여전히 허용한 채 포장지에 성분 표기만 한다고 안전해지는 걸까? 일반인들이 첨가물들을 알기란 쉽지 않은 만큼 선택은 어쩔 수 없다. 위험물질 일색인 현재 우리의 시장에서 안전한 식품 선택은 하늘에서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렵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이다. 

폐해가 밝혀져 선진국들이 식용 금지한 위험 첨가물질들만이라도 규제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에서는 시중의 흔한 식품들의 성분 표시 속 위험 첨가물질에 표시를 하여 책에 실음으로서 아이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과자나 일상에서 흔히 먹는 식품의 성분과 위험 물질들에 관심을 갖게 한다. 

온통 위험천만한 먹을거리, 대체 무엇을 먹어야 안전할까?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잘 모르는 먹을거리 관련 유용한 상식들이 많아 집집마다 비치해두고 온가족이 적극 읽었으면 하는 그런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장품, 얼굴에 독을 발라라
오자와 다카하루 지음, 홍성민 옮김 / 미토스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최근 고민되는 책 한 권을 읽게 됐다. 바로 오자와 다카하루의 <화장품, 얼굴에 독을 발라라>(미토스)로 화장품의 실체를 밝히는 책이다.

'화장품, 계속 발라야 하는 걸까?' '어떤 화장품을 믿어야 할까?' 20년 넘게 화장품을 써 온 나로서는 여간 고민스러운 선택이 아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화장품의 실태, 그 놀라움도 나에게는 여전히 고민스럽다.

석유에서 뽑아낸 '합성계면활성제'가 화장품의 주원료라고? '합성폴리머'까지? 비누로 잘 지워지지 않는 화장품을 지워내는 클렌징 오일은 합성계면활성제의 함량만 다를 뿐 주방세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주방세제로도 얼굴을 닦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 아닌가? 주방세제는 합성계면활성제 30~40%를 물에 녹인 것이오, 클렌징 오일은 합성계면활성제 10~20%를 물에 녹인 것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화장품의 공해와 독성에 대해 조금씩 밝혀지면서 조금이나마 안정적인 화장품을 쓰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믿고 선호하는 '무첨가' 화장품의 실체는 어떤가!

"화장품, 특히 영양크림은 물과 기름을 유화시켜 만든다. 기름은 산화되고 냄새도 난다. 따라서 화장품에는 방부제와 향료 등이 첨가되어야 하는데 '자연=무첨가' '무첨가·무향료=안전'이라는 등식은 화장품 첨가물을 기피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화장품에 변질되지 않고 썩지 않는 원료가 쓰이게 되었다. 여기서 합성폴리머가 등장, 합성 폴리머로 에센스와 로션을 만들고, 식염수로 스킨의 점성도를 조절해 '무첨가' '무향료'라고 하거나...." - 책 속에서

넣을 것 다 넣은 무첨가 화장품? 게다가 합성폴리머까지? 기저귀, 생리대, 습기제거제 등에 쓰이는 '합성폴리머'는 1970년대에 폭발적으로 개발됐다. 수용성 합성수지, 합성고무, 합성 셀룰로오스 등이 모두 합성 폴리머다. 에센스와 로션뿐일까. 특별한 효과를 자랑하는 기능성 화장품일수록 합성폴리머는 많이 첨가된다. 무첨가 화장품은 물론 다양한 화장품에 합성폴리머가 쓰인다는 것은 아무래도 충격이다.

주름개선화장품은 사기?

미용과학평론가요 화장품 전문가인 오자와 다카하루는 이 책에서 '주름개선제는 사기'이며 '바보가 쓰는 화장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름개선제의 진실을 보자.

신진대사가 빠른 표피의 세포 재생은 한 달 정도. 중장년층은 2~3개월 가량 걸리는데 화장품 하나로 1~2주 만에 주름이 펴지고 어떤 제품은 하룻밤 사이에 주름살이 펴진다니 아무래도 이상하다. 며칠 만에 진피까지 재생, 촉촉한 피부로 사라진 젊음을 되찾을 수 있다니 죽는 날까지 불로장생을 찾아 헤맨 진시황이 알면 살아 일어나 땅을 치고 통곡할 법하지 않은가!

"피부가 젊어져 보이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피부에 물을 넣으면 되는 것이다. 우선 화장품에 들어있는 합성계면활성제가 피부장벽을 파괴하고, 파괴된 피부장벽을 통해 합성계면활성제가 포함된 수면이 들어간다. 이 단계에서 피부는 부풀어 불룩해지고, 주름이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주름개선제는 합성계면활성제와 합성 폴리머가 주원료인 서양식 보습화장품을 모방한 것이다. 수분은 피부에 흡수되지만 합성폴리머는 거대분자이기 때문에 피부에 흡수되지 않고 약간의 물기를 가지고 피부표면에 남는다. 그리고 서서히 물기는 증발해 생고무 같은 (매끈한) 피막이 되고, 이 피막이 피부 속에 있는 수분 증발을 막는 것이다."
- 책 속에서

이런 원리에 의해 합성폴리머 피막으로 표면은 매끈하고, 합성계면활성제 수용액으로 안쪽은 팽팽해져 주름이 일시적으로 사라진 것으로 보이게 된다. 이때 합성계면활성제의 농도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합성계면활성제 농도가 진할수록 효과는 빨리, 눈에 띄도록 확실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주름개선제의 원리를 전혀 모르는 소비자 입장에서 합성계면활성제가 많이 들어간 제품일수록 그 효과를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의약부외품화에 이용당하는 미백화장품

이 정도의 사실만으로도 이 책은 충격이랄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이 파헤치고 있는 화장품의 실태는 이 정도로 그치지 않는다. 로션, 에센스, 미백화장품, 클렌징 오일, 염색약 등의 실체와 제조현실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일본인, 일본의 현실일 뿐이라고? 글쎄 그럴까?

<화장품, 얼굴에 독을 발라라>는 화장품의 실태를 고발하는 책이다. 몇 년 전부터 기초화장만이 아닌 색조화장을 하는 남성들도 많아지는 현실이고 보면 화장품은 이제 생활필수품이나 다름없다. 우리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화장품. 그러나 정작 우리는 화장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이 책은 화장품의 실체는 물론 화장품에 대한 바람직한 관심과 역할을 충분하게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화장품, 얼굴에 독을 발라라>는 다 읽은 후에도 마음이 자꾸 쓰이고 고민하게 한다. 이 책을 통해 건강한 피부와 바람직한 화장품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울러 우리가 이 책을 통해 관심 두어야 하는 것이 있다. 몇 년 동안 미루어 오다가 2006년 1월에 시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시행되고 있지 않는 (우리나라의) 전성분표시제가 그것.

전성분표시제는 화장품에 들어가는 성분을 표시하는 것으로 바람직한 화장품제조와 직접 연관이 있다. 책에서는 일본의 전성분표시제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단어지만 소비의 주체자로서 꼭 알아야 하는 제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개 속의 고릴라
다이앤 포시 지음, 최재천.남현영 옮김 / 승산 / 200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진 속의 코코와 퍼커는 가까스로 우리 생활을 견디고 있었다. 이 책(안개속의 고릴라)을 쓰고 있는 1978년 나는 코코와 퍼커가 서로 한 달의 간격을 두고 나란히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 책속에서

'코코'와 '퍼커'의 이야기는 이렇게 끝난다. 둘은 인간에 의해 각각 십여 마리의 가족들이 몰살당한 야생의 고아들로, 독일의 퀼른 동물원에 보내졌었고 서로 의지하다가 한 마리가 죽자 남은 한 마리는 더 이상 살아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아프리카 열대 우림에서 고릴라들과 생활하는 다이앤 포시(dian fossey,1932~1985.12.26)에게 어느 날 르완다 국립공원 관리소장이 찾아와 동물원에 보낼 새끼 고릴라 한 마리를 잡아 줄 것을 부탁한다. 고릴라 한 마리에 대한 대가로 독일의 퀼른시 공무원이 약속한 것은 랜드로버 1대와 금일봉.

고릴라의 가족 관계는 인간처럼 끈끈하기 때문에 새끼 1마리를 지키기 위해 집단의 고릴라들이 죽을 때까지 저항하고, 잡힌 새끼 고릴라도 결국 삶을 포기하고 만다는 사실까지 설명하지만, 야생의 동물들을 보호해야 하는 국립공원 소장에게마저 고릴라는 경제적 수단으로 유통이 가능한 상품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이런 그들이 새끼를 살리고자 저항하는 어른 고릴라들과 새끼가 속한 집단의 고릴라 10여 마리를 모두 몰살한 후 잡은 것이 코코였고, 마음의 상처로 삶을 포기하여 다 죽어가는 코코를 대신하기 위해 잡은 새끼 고릴라가 퍼커였던 것. 퍼커의 부모와 집단도 코코의 경우처럼 인간에게 몰살당했다.

퍼커 또한 가족을 잃은 마음의 상처 때문에 포시에게 발견되기 전까지 코코처럼 죽음을 선택한 상태였다. 몇 주 간격으로 포시의 캠프에 온, 같은 아픔을 가진 어린 두 고릴라(포시에 따르면 3~4살)는 죽음 직전 서로에게 의지하여 삶에 대한 의지를 갖게 되지만, 야생으로 돌려보내려는 포시의 주장과 달리 동물원에 보내진 이 둘은 결국 죽고 만다.

"코코는 몇 분간 내 무릎에 조용히 앉아 있다가 창문 아래에 있는 긴 의자로 다가가 비소케 산의 산비탈을 바라보았다. 꽤 힘들게 의자 위로 올라가 창문 건너편의 산비탈을 응시했다. 코코가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했고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나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고릴라가 그렇게 우는 것을 보지 못했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고 나서야 코코는 수풀로 만들어 준 잠자리로 돌아갔다." - 책속에서

코코와 파커가 가족들과 함께 살던 숲속을 허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잠결에 흐느끼는 등의 이야기를 읽으며 유괴당한 아이들의 불안과 아픔을 보았다면 지나칠까? 인간들의 비뚤어진 욕심 때문에 가족과 집단이 몰살당해 시시때때로 훌쩍이고 가족들과의 소중한 시간들을 회상하는 어린 고릴라 코코와 파커의 이야기는 참으로 마음 아팠다.

인류학자 다이앤 포시가 죽음과 바꾼 고릴라의 안전

<안개속의 고릴라>는 침팬지를 연구한 '제인 구달', 오랑우탄의 어머니 '비루테 갈디카스'와 함께 '유인원 3대 여성 연구가'로 잘 알려진 '다이앤 포시'가 1966년부터 15년간 아프리카 열대 우림에서 고릴라들과 생활하며 관찰·연구한 것을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이 1983년에 출판되자 세계의 이목은 다이앤 포시와 고릴라들에게 쏟아졌다.

제인 구달과 비루테 갈디카스, 다이앤 포시는 거의 같은 시기에 영장류인 침팬지와 오랑우탄, 고릴라들과 함께 살면서 그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거나 잘못 알려진 것들을 세계인들에게 알려 이들의 보호를 호소했다. 다이앤 포시의 이 책은 당시 밀렵으로 개체수가 250마리밖에 안 남은 고릴라 보호에 세계인들이 관심을 두게 하였다.

반 밀렵단체를 조직하여 밀렵꾼들이 설치한 덫 등을 제거하거나 그들의 밀렵을 방해하던 그녀가 고릴라 보호를 위한 전사가 된 것은, 그녀가 특별한 친밀감을 가졌던 수컷 고릴라 디지트가 밀렵꾼들에게 희생되면서부터다. 그녀는 디지트 기금을 만들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고릴라 보호에 더욱 적극적으로 앞장서게 된다.

하지만 <안개속의 고릴라>를 출판한 3년 후에 얼굴이 난자당한 채 살해된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그녀의 죽음, 누가 왜 죽였을까?

다이앤 포시가 숲에 머물기 전에 수많은 고릴라들은 영양 등 다른 동물들과 함께 밀렵되었다. 코코나 파커처럼 우리 속에 가두고 돈을 벌거나 구경하기 위하여, 손가락이나 팔 등을 잘라 기념품으로 팔기 위하여, 고릴라를 잡아 끓여 먹으면 고릴라처럼 엄청난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일종의 미신 등으로 인해 영장류인 고릴라들은 죽어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방해와 간섭으로 밀렵이 힘들어지면서 밀렵꾼들은 여러 차례 살해를 계획한다. 흑마술인 '수무'라는 것으로 불안감을 조성하여 그녀와 함께 덫을 제거하러 다니는 원주민들이 두려움으로 더 이상 자신들의 뒤를 쫒지 못하게 하는가 하면, 일꾼으로 가장하여 캠프에서 일하겠다고 찾아와 포시의 머리빗에 붙어 있는 머리카락을 모아 저주 인형을 만들어 화형을 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포시가 자신의 목숨과 맞바꾸며 지키고자 했던 고릴라들의 안전과 보호는 그녀의 죽음과 함께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 다이앤 포시가 죽은 지 3년, 그녀의 삶이 영화로 만들어진 1988년 르완다 발행 1000 세파 프랑에 그녀가 15년간 함께 생활하였던 산악 고릴라를 도안으로 넣어 세계인들에게 보호를 호소하고 있다.

안개 속으로 영영 사라질 뻔했던 인간의 친척인 고릴라들은 다행스럽게 지금 우리와 함께 지구 한편에서 살아가고 있다. 밀렵은 그나마 조금 줄어들었다지만 개발로 이들이 살아갈 땅도 많이 줄어 든 상태다. 안개 속에 있는 고릴라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책은 모두 12부. 베토벤이 이끄는 제5집단을 비롯한 제8집단, 넌키 집단 등, 은색등(우두머리) 고릴라를 중심으로 10~20 마리에 이르는 각 고릴라 그룹의 사랑과 탄생, 일상과 죽음이 세세하게 소개된다. 문장 일부만 바꾸면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여길 만큼 인간과 유사한 고릴라들의 생활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천방지축 말썽꾸러기 동생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 번번이 혼나고, 동생에게 양보하면서 속상해하는 누나의 이야기는 왠지 낯익다. 새끼를 잃고 달관한 듯 위장된 수다를 떠는 암컷 고릴라도 우리들의 모습을 닮았다. 목적을 위해 투정부리는 꼬마 고릴라에게선 고집쟁이를 보았다.

<안개속의 고릴라>를 읽기 전까지 사실 고릴라는 단지 한 종류의 동물에 불과하였다. 영장류라고 하나 동물원에서 원숭이나 침팬지와 함께 볼 수 있는 동물에 불과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만 생각해 온 나의 무지가 부끄러웠다. 다이앤 포시를 통하여 만난 고릴라들의 감정은 우리들과 많은 부분이 같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동안 훨씬 오래전, 지금처럼 진화하지 못한 먼 옛날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했음을 덧붙이고 싶다. 살해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죽는 순간까지 멸종 위기에 처한 고릴라 보호에 앞장섰던 다이앤 포시의 마지막 일기에 이런 말이 적혀 있다고 한다.

"인생의 가치를 깨닫는다면, 과거 속에서 살기 보다는 미래를 지키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