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까지 읽어야 하므로 일단 시작했다. <제2의 성> 읽다가 읽으니 글씨가 크고, 자간 행간 다 넓다. 그런데 폰트가 눈에 잘 안 들어온다….

<질 건강 매뉴얼>도 전에 담아뒀는데 같은 저자라니, 이 책 읽고 좋으면 그것도 읽어봐야겠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쟝쟝 2023-04-06 1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 그가 알아요 ㅋㅋㅋ 제2의 성 효과 ㅋㅋㅋㅋㅋ 다른 책이 겁나 잘 읽힘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4-06 19:40   좋아요 2 | URL
아니 저기…

저 폰트가 눈에 잘 안 들어온다고….

공쟝쟝 2023-04-06 19:58   좋아요 1 | URL
ㅋㅋㅋ 겁나 작고 빽빽한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4-06 20:06   좋아요 1 | URL
ㅋㅋ 그건 맞는데

이상하게 저 크고 여유로운 책이 눈에 더 안 들어오네요

공쟝쟝 2023-04-06 20:30   좋아요 1 | URL
폰트가 얇아서? …. 눈에 안들어올까요? ㅋㅋㅋㅋ 암튼 제2의 성 읽다보면 유난히 다른 책이 페이지가 빨리 넘어가는 게 한 페이지에 글씨 너무 많아서라고 생각합니닼ㅋㅋㅋ 그런데 수하님은 제2의 성에 중독되어서 다른 게 더 안읽힌다구요? 신기한 사람..

건수하 2023-04-06 20:36   좋아요 1 | URL
저 폰트가 가독성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요 :)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을 읽고 있다. 

16장 중 6장을 읽는 중인데, 흥미롭다.



시몬은 돈과 물자를 알뜰하게 쓸 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그렇게 썼다. 

"나는 늘 사람은 모든 것을, 자기 자신까지도 최대치로 써야한다고 생각해 왔다." (2장 중)



며칠 전 '초월' 에 신경써보겠다고 했는데... 나 할 수 있을까. 

보부아르의 초월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들고 ㅎㅎ



이 책에서는 사르트르와의 관계가 보부아르가 회고록 등에서 공적으로 이야기한 것처럼 그렇게 중요했는가, 보부아르는 정말 사르트르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가를 보부아르의 일기장을 통해서 살펴보는 것에 대한 비중이 크다. 페미니스트들이 보부아르에게 실망했던 부분이 과연 그러했는가. 안 그랬다면 보부아르는 왜 그렇게 말했는가. 이 부분은 책 전반적으로 계속 나올 것 같아서 다 읽고 나중에 정리해보려 한다. 


지금까지 읽은 바론 사르트르는 보부아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준 유일한 남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록 성적 매력은 덜했을지언정. 그리고 보부아르의 사회활동에 있어 사르트르와의 공개된 관계는 어느 정도 방패가 되어주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것 때문에 보부아르는 능력과 성과를 의심받았지만. 



살면서 '결혼했느냐' 는 질문을 그 질문이 꼭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이 받았고 (같은 자리에서 여러 번 반복해서 받은 적도 있다) 그 뒤에 나를 대하는 남성들의 태도가 달라짐을 느꼈다. 잠재적 관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기보다는, 조금 더 조심하는 느낌이라고 해야되나? (물론 안 그러는 사람도 있다) 남성의 비중이 높은 업계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얼마전 단발머리님이 얘기하신 '결혼해서 사는 것도 힘들지만, 결혼하지 않고 사는 것도 힘들다' 는 말이 생각났다. 



초반부에서 보부아르가 작가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작품을 무척 좋아했다는 언급이 나온다. 메를로퐁티의 본가가 보르도였고 모리아크가 그 지역 출신이었기에 일종의 문학 순례를 했다고. 프랑수아 모리아크, 노벨 문학상을 받았고 <테레즈 데케루>를 쓴 작가다. 그리고 알베르 까뮈와 함께 보부아르의 <제 2의 성>이 나왔을 때 '지독한 여성 혐오적 인신공격' (<제2의 성> 옮긴이 서문에서 가져온 표현이다) 을 했다는 작가다. 그 작가의 작품을 좋아했었다고? 



그런데 <제2의 성>에는 이 모리아크의 작품도 언급되지만, 한 명의 모리아크가 더 나온다. 서론에서 언급되는 클로드 모리아크. 



'강력한 독창성으로 존경받는 클로드 모리아크' 

'그 여자가 반영하는 것은 물론 모리아크의 사상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의 사상이라곤 어떤 것도 알려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남자들 가운데서 자신의 독창적인 견해가 아닌 것을 자기 것이라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클로드 모리아크도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것보다 데카르트, 맑스, 지드의 그림자와 대화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의심스럽다.' 



라며 엄청 까인 사람이다. 이 사람이 누군가 하면, 작가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장남이다.



아버지가 아들이 엄청 까인 것과 관계없이 작가로서 자기 의견을 주장할 권리가 있고, 그래서 <제2의 성>을 깔 수도 있다. 그렇지만 서론에서 아들이 대차게 까인 책의 저자를 인신공격했다니 왜 갑자기 좀 실망스러운지.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12장에서도 

존경받는 가톨릭 (그래서 문제였나?) 소설가 프랑수아 모리아크는 보부아르의 글이 '문학적으로 비참한 지경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음. 천천히 읽어보겠다. 





어제 잠자냥님이 <타인들의 나라>에 대해서 쓰셨고, 그 글의 댓글에서 필리스 체슬러의 <카불의 미국인 신부> 가 언급되어서 아, 나 읽고 있었지 하며 떠올라 어제 다시 책을 열어 보았다. 어제 보니 70% 읽은 상태였다. 뒤에 Acknowledgements, Bibliography, Index가 있으므로 30% 보다 적게 남아있겠지.. 하며 다시 읽기 시작했다. 


 



















11장, 9/11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9/11은 미국에게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나는 그에 대해 잘은 모른다.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 본토에서 전쟁을 치른 적이 없고 (맞나?) 언제나 남의 전쟁에 '도움을 주겠다고' 정의의 얼굴을 하고 참전해왔던 나라다. 적어도 미국인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런데 9/11로 미국인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 필리스 체슬러가 유대인이라는 것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 - 자신의 나라가, 자신들이 누군가에게 공격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은 뼈아픈 일이었던 것 같다. 



이슬람 세력과 서방 (특히 미국)과의 갈등에 있어 여성과 관련된 부분이 있고 페미니스트들이 그래서 이슬람 여성의 상황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가부장제와 관련하여 조금 다른 관점으로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They (jihadists) despised the idea of .... women's rights, gay rights, and a host of other rights and privileges, including the right to sex before marriage, the right not to marry, and the right to choose one's marital partner




오사마 빈 라덴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원조하기 때문에 공격했다고 했지만, 필리스 체슬러가 이야기를 나눈 Pierre Rehov 라는 Algerian French Israeli (헥헥) filmmaker (가자의 서안 West Bank에서 테러리스트에 대한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고) 는 이렇게 말한다. 



These guys are young and testosterone-laden men who are denied sex with women. They think they can only get that in paradise with seventy-two virgins.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 아닌가? ㄷㄷ 그들은 그렇게 위험할 수 있는 존재들인가. 



체슬러는 조금 다른 관점을 이야기한다, 자신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봤던 가부장제하에서 아버지의 눈에 들기 위한 아들들의 경쟁 (오사마 빈 라덴은 아들이 57명 있었다고 한다)을 이야기하며, 또 이슬람 사회와는 다른 서구 여성의 지위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오사마 빈 라덴의 아들의 책에 의하면 오사마 빈 라덴은 걸프 전쟁 때 이라크 군으로부터 사우디아라비아를 방어하기 위해 미군이 도착했을 때 거부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이유는 그들이 기독교를 믿는 서방 군대이기 때문이었고, 또 그 중에 여성 군인이 섞여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우디 남자들을, 미국 여자들이 보호해준다고?!



체슬러는 


Most westerners utterly fail to understand the importance of women's subordination in terms of Islamist male psychology. 


라고 이야기한다. 서구 여성의 (상대적으로 해방된) 상황, 그리고 그 존재는 여성의 복종을 중요시하는 이슬람의 가부장제에 근본적인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이슬람 문화권 내에서 여성의 해방 운동은 탄압을 받고 있고 요즘은 더 심해지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어느 나라에서나 여성의 상황이 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막연하게 알고는 있었으나 서구가 아닌 다른 지역의 여성들의 상황에도 더 관심이 생긴다. 



그 뒤 체슬러는 이집트 전 대통령인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의 암살도 이스라엘-이집트 평화 협정 '캠프 데이비드 협정 (1978)' 외에 사다트의 부인, 지한 사다트가 여성의 권리에 대한 캠페인을 펼친 것도 영향을 주었다는, 오히려 그게 더 큰 원인일 수도 있다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인용한다. 


이집트, 여성의 권리, 지한 사다트?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 (나만 그런가..) 찾아보니 


“이혼녀에 양육권을” 이집트법 바꾼 페미니스트 영부인 [김정화의 WWW] | 서울En (seoul.co.kr)

이런 기사가 있다. 


2021년 별세한 지한 사다트는 '여성이 남편에게서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여성 협동조합을 만들고, 이혼한 여성도 양육권을 가질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엄청 멋진데? 


사다트 대통령은 1979년 여성의 이혼 관련 법을 개정했고, 의회에 여성을 위해 30석을 할당하는 법도 발표했다. 그리고 1981년 암살당했다.  



음, 가부장제란 그토록 그들이 지키고 싶은 것이었고, 페미니즘은 그에 대한 반동이었구나. 새삼 느낀다. 카불의 '미국인' 신부, 마저 읽어보겠다. 



'이슬람'과 '여성'으로만 검색해서 하나 찾아뒀다. 관련된 책 하나 읽어보고 싶어서... 

좋은 책 아시는 분은 추천 바랍니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는나무 2023-04-05 11: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아, 나도 작년에 읽었었지? 금방 꺼내서 살펴보니...10장까지 읽고 멈췄네요ㅋㅋㅋ
프랑수아 모리아크!! 기억날 듯 말 듯?
그새 까먹었네요ㅜㅜ
남자가 둘인가? 셋인가?
암튼 지적인 대화를 나눈 상대가 있었던 것 같은데...그 중 유부남? 이상한 남자 한 명 있었는데 혹시 그 남자였던가? 다시 찾아봐야겠네요.😳
책을 읽고 나면 왜 이렇게 기억이 가물할까요?ㅜㅜ
<카불의 미국인 신부>는 단발님과 수하님 글 찾아 읽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건 기억합니다ㅋㅋㅋ

건수하 2023-04-05 13:05   좋아요 2 | URL
나무님도 읽으셨군요! ^^

모리아크는 보부아르의 연애상대는 아니고, 좋아하는 ‘작가‘ 였는데...
제가 오해의 여지가 있게 썼나봐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3-04-05 14:32   좋아요 2 | URL
아...제가 넘 흥분하여 읽었었나 봅니다ㅜㅜ
다시 올라가 읽어 보니 그렇네요?^^;;;
<여성의 탄생> 읽었던 시간들이 떠올라 갑자기 제가 읽고 싶은대로 읽어버렸군요ㅋㅋㅋ

건수하 2023-04-05 14:34   좋아요 2 | URL
저도 다시 읽어보니 좀 오해의 여지가 있는 것 같아서 ㅎㅎㅎ 약간 수정했습니다 ^^

햇살과함께 2023-04-05 17: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페이퍼 좋아요~
모리아크가 누구죠? 제2의 성에 나왔나요? ㅋㅋㅋ 찾아봐야겠어요!

건수하 2023-04-05 19:06   좋아요 2 | URL
으흐흐 댓글 안 달려서 조금 소심해졌었는데 햇살과함께님 댓글 보고 신나서

‘찾아보기‘ 를 찾아봤어요.

아들 모리아크는 서론 38쪽
아버지 모리아크는 505, 605, 641, 666, 722쪽에 나옵니다 ^^!

햇살과함께 2023-04-05 21:20   좋아요 2 | URL
찾아보고 이해했어요~
아들 깐데 대해 복수? 감히 내 아들을?!

건수하 2023-04-05 21:58   좋아요 1 | URL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오히려 아들을 깠으니 직접 비난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프랑수아 모리아크가 점잔 빼는 사람은 아니었나봐요 ^^

책먼지 2023-04-06 09: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저 보부아르에게서 공통점 발견!! 저도 성적 매력이 있는 사람보단 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이해해주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저는 <테레즈 데케루> 너무 안 읽혀서 끝내 완독하지 못했는데 보부아르 픽이니 다시 도전해볼까 싶으면서요.. 여기에 체슬러도 소환해주셔서 참 좋네요 (다락방님 페이퍼 읽고 김혜리 기자 조용한 생활 무료체험 중인데 3월 호 책 읽는 의자에서 우리가 잘 몰랐던 아랍권 국가들의 이야기 훑어주거든요 어쩐지 수하님 재미있게 들으실 것 같아요!!)

건수하 2023-04-06 09:45   좋아요 2 | URL
오 저도 그렇습니다! 사실 성적 매력은.. (이제 나이가 들어서 더 그런가) 좀 부차적으로 느껴져요.

<테레즈 데케루> 제2의 성에서 인용되어서 읽어보고 싶었는데, 작가의 행동이 맘에 안 들어서 당장 안 읽는 건 아니고.. (강조) 읽을 책이 많기 때문에 ㅋㅋ 언젠가는 저도 읽어보려고요.

조용한 생활 궁금했는데, 이제 체험할 때가 되었나봅니다. 4월 <정희진의 공부> 올라오기 전 얼른 체험해볼까봐요... 라고 쓰고 혹시나 해서 확인해보니 어제 올라왔네요? ^^;;; 그럼 그거부터 듣고....

책먼지 2023-04-06 09:56   좋아요 2 | URL
수하님 이번 4월호 대박이예요.. 저도 월급날보다 매거진 발간되는 날이 2560배쯤 더 좋다!!!! 희진쌤 막 서래 성대모사하시는데.. 이렇게 귀여우시기까지 할일인가 싶고 막 어우💕❤️😘

단발머리 2023-04-12 1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전 도서관에서 세번 정도 빌려 읽었고 그래서 완독이 아닌데, 수하님 페이퍼 보니 사야할 책이네요 ㅎㅎㅎ
이 페이퍼에 제가 나와서 무척 기뻤고요 ㅋㅋㅋ 저랑 같이 읽으신 <카불의 신부> 나와서 기뻤습니다. 안 그래도 제가 전자책으로 체슬러 책 읽는데 수하님이랑 같이 안 읽어서 그런가 진도가 영 안 나가고 있습니다. 책임지세요!! ㅋㅋㅋㅋ

건수하 2023-04-12 19:30   좋아요 0 | URL
음 제 생각엔 꼭 사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한 번 쭉 완독하면 충분할 것 같아요 ^^ (사야할 책은 많으므로…)

카불의 신부 이제 거의 다 읽어갑니다. 단발머리님은 체슬러 책 어떤 거 읽고 계신가요~ 곧 쓰실거죠? :)
 

















2월과 3월 두 달에 걸쳐 함께 읽기로 했던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이틀 넘겨서 완독했다. 처음 읽기 시작한 것은 22년 1월이었고, 한 번 멈췄더니 다시 손이 가지 않아서 '이러다 못 읽겠구나' 했는데 다른 분들과 함께 읽은 덕분에 완독할 수 있었다. 느슨하나마 함께 한다는 것은 힘이 된다. 먼저 완독하셔서 용기를 주신(?) 햇살과함께님 감사드리며 곧 다른 분들의 글도 올라오길 기다리겠다. 




보부아르의 논지가 집약된 1권은 감명깊게 읽었다. 1949년이란 시기 (프랑스 여성에게 참정권이 주어진 지 얼마 안된) 에 이렇게 논리를 확립하고 책을 낸 보부아르 너무 똑똑하고 멋진거다. 2권은 1권에서 주장한 여성의 현실 상황에 대해 (많이) 자세하게 다루었는데 특히 1-3부는 예시가 매우 자세하여 그것을 세세히 읽다보면 지금 이 예시로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망각하게 되면서 (...) 기계적으로 읽게 되곤 했다. 저번에도 썼지만 2권의 상세한 예시들은, 여성보다는 여성을 이해하고 싶은 남성이 읽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여성은 이미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느낀 것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막연하게 느꼈던 것들이 글로 표현되어 있는 것을 보며 역시 이 언니 너무 멋지다는 생각을 하긴 한다.) 이 두꺼운 책을 기꺼이 완독할 만큼 여성을 이해하고 싶어하는 남성이 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지는 잘 알 수 없지만. 




2권의 2부 마지막쯤에 가서는 지쳐갔다. 도대체 언제 끝나는거야? 언제까지 이 조금 아는 이야기가 이어지는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 읽을 때쯤에는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하는 생각만 들었고. 


3부 '정당화' 에서는 세 유형의 여성 (사랑에 빠진 여자, 나르시시즘의 여자, 신비주의 여자) 분류를 통해 


'타자로서 머물러 있기를 강요하는 세계에서 주체의 불가능한 자기실현의 시도가 어떻게 실패로 끝나는지를 보여준다' (해제 중, 1004쪽) 


라고 하는데, 단순히 세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을지에도 약간 의문이 있었지만 이 부분의 내용은 잘 공감이 안 되었다.. 2부 마지막에서 '여성 조건의 경제적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내재성의 한가운데서 자기의 실존을 정당화하려고 노력한 경우를 3부에서 이야기하겠다고 했는데, 현재는 이미 '여성 조건의 경제적 변화' 가 약간 이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파트에 비해 3부의 내용은 시대를 초월하여 적용하기에 좀 무리있는 내용이 많지 않았나 싶다. 



1부 다음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해방을 향해' 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4부, 14장 '독립한 여자'였다. <제2의 성>이 부담스럽다면, 1부와 4부, 결론만이라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많이 길지 않고 논리적으로 완결되어 있기 때문에 읽기 힘들지 않다.


4부를 읽으며 가지고 있던 질문은 2부 마지막쯤에서 생각한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였고, 그래서 인상깊었던 부분은 이 부분이다. 




그녀에게는 자기가 임의로 가장 어려운 길을 도맡은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장애물을 만날 때마다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고 자문한다. 여자는 부단히 자기의 결심을 새롭게 일신해야만 한다. 그녀는 자기 앞에 하나의 목표를 곧게 세우고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그녀의 걸음걸이는 소심하고 불확실하다.  ... 그러므로 그녀는 그만큼 더 우아하고 경박하게 보이려 전념할 뿐만 아니라 자기 도약을 억제한다.  ... 그녀는 힘을 쓸데없이 쓰지 않고 아껴 두겠다고 결심한다. ... 그녀는 인내와 근면에만 성공의 기회가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특히 약간의 창조성이나 독창성, 어느 정도의 사소한 발상을 요구하는 연구나 직업에서 그런 타산적인 태도는 해롭다. ... 지나치게 성실한 여학생은 권위에 대한 존경과 박학다식의 무게에 눌린 나머지 시야가 가려져서 비판적인 감각과 지성을 죽여 버린다. ... 신중함은 평범함이 되어 버린다. 여자에게서는 모험이나 무상의 경험을 하려는 취미, 사심이 없는 호기심을 발견하기 어렵다. ... 이런 방법으로는 명예로운 이력을 실현할 수는 있어도 위대한 행동을 실현할 수는 없게 된다. ... 위대한 일을 하기 위해서 오늘날의 여자에게 없는 것은 무엇보다도 자기를 잊는 것이다.  (947-951)




보부아르가 생각하는 '초월'은 (수동적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목표를 정하고 실현함으로써 자신을 자유로운 존재로 확립하는 것을 의미한다. 언뜻 보기에 이 '초월'은 남성적 사회에서 추구하는 성취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사회적 지위, 물질적인 성공 같은 것은 이 '초월'의 의미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보부아르는 학자였으니 공부와 관련한 성취를 자연스럽게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페미니즘과 관련된 책을 읽으며 다양한 가치 혹은 현재의 상태를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발전' 이라는 개념에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나 보부아르가 이야기한 '도약' '새로운 일신' 이 꼭 그런 선형적인 개념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도달해야 하는 '정도' 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하는 태도에 가까운 것 같다. 눈치보지 말고 겸손하지 말고, 노력을 아끼지 말고, 꼭 해야 하는 일 말고 다른 것도 해보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 욕하지 않을까 생각하지 말고 '조금 더' 해 보자 라는 이야기인 것. 



일정 정도의 자격을 갖춘 뒤, 그리고 특히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된 뒤에 나는 특별한 목표 없이 적당히 살아왔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할 것 같다. 바쁘고 힘들다는 이유로, 가정에 더 마음을 쏟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는 이미 할만큼 했다는 생각으로, 쉽게 자기만족했다. 작년에 정세랑의 <시선으로부터>를 읽고 '업계의 대충 희망' '진짜 희망이 나타나기 전의 대타 같은 희망' 이 되고 싶다, 그 정도면 됐지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작년 말 - 올해 초 쯤부터는 업계와 상관없이 그냥 좀더 내가 하고싶은 것을 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현상유지하고 즐겁게 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페미니즘 책을 읽으며 이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대충 받아들일 수 있게 되어서, 더 이상 '나' 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아도 되어서 그런 것 같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좀더 잘 해보고 싶다라는 건 딱히 무엇을 성취하겠다는 것만은 아니다. 북플에서 '읽었어요' 그리고 별표 다섯 개를 누르고, 조금 더 한다면 문장 몇 개를 옮긴 뒤 내가 책을 읽으며 생각한 것을 적지 않고 넘어가는 대신, 귀찮음을 무릅쓰고 머리를 굴려가며 뭔가 적고 넘어가겠다는 결심같은 것이다. (글을 더 잘 쓰면 좋을 것 같긴 한데, 그것은 내가 눈치를 보느라 못 쓰는 것이 아니고 그냥 나의 한계이다-라고 주장해본다) 어쨌든 내게 그런 마음이 들었다는 것이 좋다. 




<제2의 성>을 읽고 남성과 여성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내가 '초월' 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겼다- 는 이야기만 하니 좀 핀트가 어긋나나 싶기도 한데... 내가 그런 내용을 쓸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내가 남성과 함께 살고 있기는 하지만, 그에게 잘 보이려 하거나 그에게 종속되었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는 뜻인 것 같다. 그는 모르겠고 적어도 나는 남성과 여성이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나의 아이에게도 그런 생각을 이제 말로 표현하고 있으므로, 이 평안한 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이 상태에서 '초월' 에 신경쓰려고 한다. 













+ <제2의 성>을 읽고 두 권의 책을 더 읽어보려고 하는데, 하나는 보부아르의 평전이다. 이 책은 전에 사르트르와 계약관계를 맺는 부분쯤까지 읽었다. 보부아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보았으니 <제2의 성>을 읽는데 사전 정보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제2의 성>을 읽어보니 보부아르는 그 이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같아서 왜 <제2의 성>을 쓰게 되었는가까지는 읽었어야 되었을 것 같은데 아쉽다. 이정순 번역가의 해제를 보면 보부아르는 <제2의 성>을 쓴 이후 (사실 <제2의 성>에서는 학문적인 태도로, 약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좀더 급진적인 페미니즘 운동에 뛰어들게 된다고 한다. 몰랐던 사실인데 (...) '343 선언'을 생각하면 충분히 그랬을 것 같다. 그래서 보부아르가 왜 '여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급진적인 페미니스트로 변모했는지 알고 싶고, <제2의 성> 보다 늦은 시기의 보부아르의 글도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페미니스트 라이프스타일>은...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에 대해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 해서. 


그런데 4월 읽을 책에 넣어놓질 않았네...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넬로페 2023-04-03 18: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완독 축하드려용^^

건수하 2023-04-03 18:21   좋아요 3 | URL
페넬로페님 감사합니다 ^^! 제 글이 조금 힘이 되면 좋겠어요 ❤️

DYDADDY 2023-04-03 18: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수하님의 완독을 축하드려요. 힘들다 하셨는데 끝까지 읽으셨군요. ^^
보부아르의 시기에는 가장 기초가 되는 여성의 경제적 독립은 불가능해보일 정도로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제적 독립이 가능하다면 그 위에서 여성의 주체적 존립을 시도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은 상황이 더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사회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해요.
남성이지만 읽고 싶은 책에서 항상 마음 한켠을 자리잡고 있는 책이에요. 저도 계획이 잘 풀린다면 6월쯤에는 읽을 것 같아요. 계획이 잘 풀린다면요.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4-03 20:55   좋아요 3 | URL
경제적 독립이 불가능한 상태라 해도 그렇게 세 가지 유형만으로 나누는 건 너무 단순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경제적 독립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족쇄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대디님의 계획이 궁금하네요, 술술 풀리길 기원하겠습니다 ^^

DYDADDY 2023-04-04 12:24   좋아요 1 | URL
일전에 소위 진보 커뮤니티라는 곳에서 여성의 취업율과 임금격차를 교육하는 사진을 올리면서 비방하는 글을 보고 대판 싸운 적이 있고, 일명 빨갱이(?)라서 하부구조가 선행되어야한다고 생각하다보니 수하님의 글을 잘못 읽은 것 같아요. ^^;;;
계획은.. 수이님이 루카치에 대한 글을 올리셔서 같은 책은 아니지만 또 빨갱이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ㅋㅋㅋㅋ 지금 읽고 있는 빨간(표지는 검은 색이고 출판사 이름은 무려 ‘거름‘입니다. ㅋㅋㅋㅋㅋ) 책이 끝나면 보부아르로 넘어갈 계획이에요. ^^

건수하 2023-04-04 13:46   좋아요 1 | URL
하부구조도 선행되어야죠. 그건 당연한 게 맞고요...
다만 하부구조의 선행이 끝나지 않아도 다른 것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제 경제적 독립은 그만하면 됐어 라는 뜻은 아닙니다 ^^

<역사와 계급의식> 읽으시는거 봤답니다. 화이팅!

다락방 2023-04-03 1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합니다! 읽어두면 정말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초월에 집중하신 것도 너무 좋아요. 한 권의 책이 독자에게 주는 영향은 다 다른 것이니까요. 그런걸 알게 되어서 알라딘이 좋고 같은 책 읽는게 반갑습니다! :)

건수하 2023-04-03 20:57   좋아요 1 | URL
인용하거나 찾아볼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읽기도 힘든데 어쩌면 이렇게 방대한 내용을 정리했을까요 ^^

쓰면서 좀 편협한가 생각도 했는데 다락방님 댓글 보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

스스로를 얽어매지 않는 것이 요즘은 더 큰 과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독서괭 2023-04-03 20: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수하님 멋져요!!!👏👏👏👏👏
저도 2부 끝나가는데 지칩니다 ㅋㅋ 1부에 비해 난삽한 느낌ㅜㅜ 4부가 좋다고 하시니 기대되네요!
저도 아침에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만 요즘 방해가 더 심해져서 =_=;; 어서 읽었어요에 올리고 싶어요!

건수하 2023-04-03 20:58   좋아요 3 | URL
3부도 조금 힘드실테지만 4부부터 해제까지가 참 좋답니다. 독서괭님 힘내세요! 🙌🙌

단발머리 2023-04-03 21:2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위대한 일을 하기 위해서 오늘날의 여자에게 없는 것은 무엇보다도 자기를 잊는 것이다.

저도 이 책 읽었는데 ㅋㅋㅋ 이런 중요한 문장을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수하님 글에서 귀한 문장 주워갑니다~~
완독 축하드려요. 언제던가요, 정희진쌤이 ‘페미니스트 중에 <제2의 성> 읽은 사람 없다‘ 이런 농담하셨는데, 아.... 이렇게 <제2의 성> 읽으신 분 한 분 더 늘었네요.

건수하 2023-04-04 09:11   좋아요 2 | URL
저 문장 정말 좋죠? 그렇다고 이제 다 괜찮다, 너만 잊으면 된다 그런건 아니지만- 그렇게 해야 더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다 읽었다고 하기에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긴 부분이 꽤 되긴 하는데요 ㅎㅎ 철저하게 다 이해하기란 힘들것 같습니다 ㅠㅠ

이제 저도 <제2의 성> 읽은 페미니스트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군요. 뿌듯~

햇살과함께 2023-04-03 2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수하님 막판 스퍼트!! 완독 축하드려요~!!
제가 기를 좀 드렸다니 기쁘네요 ㅎㅎ
저도 보부아르 평전 읽고싶어요. 가부장제의 창조 먼저 읽고요..

건수하 2023-04-04 09:12   좋아요 2 | URL
부지런한 햇살과함께님 큰 힘이 되었답니다. 벌써 가부장제의 창조 읽고 계신가요?
평전은 그냥 설렁설렁 tts로 듣고 있습니다. 재미있네요 ^^

햇살과함께 2023-04-04 09:23   좋아요 2 | URL
이번달 책이 만만치 않다고 해서, 가부징제의 창조는 월말에 읽으려고요^^

책먼지 2023-04-04 12: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진짜 고생하셨어요!! 완독 축하드립니다🎉🥳💕😘 이 책 읽으면 보부아르 전기 진짜 읽고 싶어지죠!! 저도 그래서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사놓고 1년 넘게 묵히는 중😱 책장에서 꺼낼 때가 온 것인가.. 저는 현실과 화해하려고 페미니즘 책을 읽기 시작했던 것 같은데 (수하님 적어주셨듯 어떻게 살아야할지 힌트를 얻어보려고요!!) 와 맞아 이거였어하고 깨우치며 후련해지는 단계와 이 현실을 도저히 어떻게 다루어야할지 모르는 단계가 반복되는 것 같아요😭 수하님 언어를 빌려오자면 어느 날엔가는 ‘초월’에 이른 듯 편안하다가 또 어느 날엔 대혼돈.. 아마 이 진자운동은 평생 계속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 진폭을 잘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걸 목표로 삼아보려고 합니다!! 수하님의 초월이 기대됩니다💕

건수하 2023-04-04 13:41   좋아요 4 | URL
책먼지님 감사해요 ^^ 말씀대로 그 진자운동을 감당하려고 계속 책을 읽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언젠가 완성될거라 생각하진 않고... 계속 읽으며 생각하며 살아가야할 것 같아요 :)

공쟝쟝 2023-04-07 10: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이 글 이제봤어요! 이미 일과 엄마됨 거기에 독서까지 끊임없이 초월해온 수하님 이지만! 페미니즘과 읽고 쓰기에 더 ‘기투’하겠다는 의지로 읽겠습니다💪 너무 든든해요💕
 

3월은 갔고 벌써 4월 3일이니 간단히 마무리해야겠다. 


3월 완독한 책은 


그림책 11권 에세이 2권 (비비언 고닉) 한국여성작가소설 6편 각본집 1권 자기계발서 1권









<제2의 성>은 3월에 다 못 읽고 4월로 넘어가버렸고 ;ㅁ;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 읽고 잠시 각성했었으나 어느새 글쓰기를 놓아버렸다.

3월은 가혹했다고 변명을 해보면서 다시 각성하기로.




비비언 고닉 에세이는 읽었지만 리뷰대회에는 응모하지 않았고 

여성주의책같이읽기 책도 펴보지 못했다. 

그래도 <제2의 성>을 읽었고 오정희와 강신재라는 작가를 발견했으며 

아이 보라고 + 궁금해서 빌려왔던 그림책들을 반납 전에 몰아서 봤는데, 바쁠 땐 그게 위안이 되고 좋았다. 





3월에 산 책은.. 이래저래 많다. 뭐 자주 책탑 올리시는 분들에 비하면 그렇게 많은 건 아닌데 ㅋㅋㅋ

읽은 책에 비해 여전히 많다. 
























그래도 이 중 한 권을 읽었고, 한 권을 읽기 시작했으며 한 권을 곧 읽을 것이니까... 괜찮다. :) 

이제 웬만큼 사 모아서인지 (안 읽은 책이 많아 죄책감이 느껴져서인지) 요즘엔 사고싶은 책이 그리 많지 않아 다행이다. 




4월에는 











북클럽에서 이런 책들을 읽을 예정이고 















개인적으로 이런 책을 읽을 예정이며 (읽던 책이 두 권 껴있다)










재미있는 것도 읽어야지 싶어서 이걸 읽으려고 하는데 

얼마나 오래 묵혔는지 번역본 나오기 전 산 원서이고 (...)












그리고 4월의 여성주의책같이읽기 도서, 읽기 힘들 것 같지만 시도는 해 보려고 한다.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행복' '약속' 모두 내가 별로 관심없는 단어들이고 

어려울 것 같아서 끌리지는 않는다. ^^;



<제2의 성>을 주말동안 열심히 읽었더니 어느새 3일이 되어버렸다. 












한 권을 4월의 첫 책으로 주문했고, 한 권을 담아두었다. 








4월이 가기 전에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어야겠다.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3-04-03 15: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강신재라면 <젊은 느티나무>의 그 강신재 아닙니까! ㅋ ㅑ-
고등학교때 여동생이 저보다 먼저 읽고 언니 읽어봐, 해서 읽었다가 완전 반해서 몇 번이고 읽었던 책입니다. 비누냄새 나는 남자에 대한 로망의 시작이 바로 이 책 아닙니까.

오빠. 그는 내게 무리와 부조리의 상징이었다.

아아, 나는 그를 더 사랑하여도 되는 것이다!!

ㅋ ㅑ -

건수하 2023-04-03 15:52   좋아요 2 | URL
그렇습니다. 비누냄새 ^^ 저는 이번에 처음 읽었어요.

제가 읽으려고 했던 건 원래 그 소설은 아니었고 <해방촌 가는 길> 이란 소설이었답니다 :) 그런데 같은 책에 들어 있어서 그것도 (제목을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아서) 읽었지요. 두 소설이 분위기가 많이 다르더라고요.

햇살과함께 2023-04-03 22:12   좋아요 0 | URL
캬! 다락방님도!
저도 사랑하는 단편입니다!!
심지어 고등학교 때 모의고사에 나온 지문 보고 반해서 찾아 읽은 단편이에요!

DYDADDY 2023-04-03 16: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평균 이틀에 한권을 읽으신걸 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요. 숨쉬듯 읽는 분에 수하님도 추가해야겠어요. ㅎㅎㅎㅎ

건수하 2023-04-03 17:45   좋아요 1 | URL
책표지를 넣어두긴 했는데, 한국단편소설은 책 전체를 읽진 않았습니다 ^^;;
그리고 그림책은 금방 읽지요 여운은 길게 남지만 :)

DYDADDY 2023-04-03 18:44   좋아요 1 | URL
단편선은 마음에 와닿는 단편부터 읽어고 나중에 나머지를 읽으면 될거에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때그때 읽고 싶은 단편들이 있으니까요. 굳이 비유하자면 어릴 때의 과자 종합세트같다고나 할까요. ㅎㅎㅎ (가끔 정말 맛없는 것은 몰래 버리기도 했어요. ㅋㅋㅋㅋ)

2023-04-03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03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거리의화가 2023-04-03 1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덕분에 오정희 소설 이달에 읽을 예정입니다^^ 일단 한 권이라도 읽어보려구요. 바쁜 와중에도 이리 많이 읽으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저는 집안일도 거의 안하는 나이롱 주부인데도 주중엔 넘 피곤하네요ㅜㅜ 4월도 즐독하시길. 화이팅!

건수하 2023-04-03 17:48   좋아요 1 | URL
오정희 소설 전 인상깊게 읽었는데, 내용이 내용이다보니 좋았다고 얘기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그래도 추천하고 싶은 소설들이었어요. 단편소설집에서는 소설 한두 편씩만 읽어가지구요... 많이 읽은 것은 아닙니다. 부끄럽네요 ^^;

일단 4월은 <제2의 성>을 끝냈다 생각하니 뿌듯합니다. ^^

Falstaff 2023-04-03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에는 영숙이가 쓴 책을 읽으실 거군요. ㅎㅎㅎ

건수하 2023-04-03 17:50   좋아요 1 | URL
영숙이.. 영숙이가 누구일까요? 신경숙 작가인가 했는데 검색해도 안 나오고 ^^;;
좀 찜찜하지만 일단 읽어보려 합니다 :)

Falstaff 2023-04-03 18:01   좋아요 1 | URL
영숙....은 원래 이름이 있었는데요, 초성자음 부끄럼탈락 현상 때문에 영숙이가 된 겁니다.

건수하 2023-04-03 18:20   좋아요 1 | URL
저의 느낌이 틀리진 않았군요 ^^;; 변명하자면 제가 고른 책은 아닌데.. 하여튼 일단 읽어보겠습니다 ^^

단발머리 2023-04-03 21: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아, 많이 읽으셨어요! 저는 3월에 2월보다는 많이 읽었으나 ㅋㅋㅋㅋㅋㅋㅋ 여전히 부진하며 ㅋㅋㅋㅋㅋㅋ
특히 <제2의 성> 완독 축하드리고, 4월 여성주의 읽기 같이 하신다니 무척 반갑습니다!!

건수하 2023-04-04 09:09   좋아요 2 | URL
칸이 많이 채워져있긴 한데 그림책이 많아서요. 읽은 양은 많지 않답니다.
단발머리님 많이 읽으셨던데요? ^^

4월 여성주의 읽기... 제가 시도는 해 본다고 썼는데.. 무척 반가우신거 맞습니까 ㅎㅎㅎ 여튼 시도는 꼭 해볼 생각입니다 :)

책먼지 2023-04-04 1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수하님 저도요!! 저는 일단 행복에서 백스텝 밟고 약속에서 후다닥 도망!! 요거 원서 pdf 파일로 돌아다니길래 챕터 1만 살짝 읽어보려고요!!

건수하 2023-04-04 13:42   좋아요 1 | URL
책먼지님도 저런 ‘긍정적‘ ‘낙관적‘인 단어에 거부감 있으신가요 ㅎㅎㅎ
원서 pdf 파일이 돌아다닌다고 살짝 읽어보실 수 있는 책먼지님 멋짐 뿜뿜~👍👍

책먼지 2023-04-05 08:21   좋아요 1 | URL
저 책 편식 정말 없는 편인데.. 저런 거에 약간 흠칫하게 되어서.. 아무리 희진쌤 추천이라도 인생수업 이런 거는 선뜻 손이 안가더라고요..
후후후.. 이러려고 제가 지난 날 피터지게 영어 공부를!!!🔥

건수하 2023-04-05 08:34   좋아요 1 | URL
인생수업… 저도 그래요 😅
 

쿨하고 시크한 속마음은 따뜻한 서재인으로부터 책 선물을 받았습니다.

으하하하

<제2의 성> 다 읽으면 읽겠어요. 감사합니다 ❤️

(내일이 31일..)






















(치우고 찍었으나 칼자국에 커피얼룩 어쩔)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티나무 2023-03-30 2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눈에만 보이는 칼자국 커피얼룩 ㅎㅎㅎㅎ 말씀하셔서 부러 키워 봤어요.^^

건수하 2023-03-31 10:23   좋아요 0 | URL
칼자국은 어쩔 수 없지만 커피얼룩은 좀 닦고 찍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괜히 실토했군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3-03-30 23: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어디가 얼룩이고, 어디가 칼자국인가?
처음엔 책은 넘나 깨끗한데?
내 눈이 침침하구나! 그러면서 봤네요.
전 난티님 댓글 보구서 키워서 봤습니다ㅋㅋㅋ

건수하 2023-03-31 10:24   좋아요 1 | URL
죄송합니다 키워 보시게 만들어서 :)

잠자냥 2023-03-31 0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찾았다! ㅋㅋㅋ 키워보구 둘 다 찾음 ㅋㅋㅋㅋ

건수하 2023-03-31 10:24   좋아요 1 | URL
다들 키워보셨군요
알라딘 서재는 15초 유지할 필요가 없는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