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화요일 내내 피곤해서 이번 주를 잘 지낼 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 2년간 만나지 않은 아이를 화요일에 만나려고 했는데, 하루종일 너무 졸려서 도저히 나갈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수요일에 만났다.
종로의 피카디리 극장에서 만나 '그녀는 요술쟁이(Bewitched)'를 봤다.
영화는 괜찮았다. 괜찮았던 이유 몇가지를 꼽아보면
1) 감독이 노라 에프런이다. - 유브 갓 메일,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등 로맨스 영화의 대가다.
2) 니콜 키드먼
이 정말 예쁘다. - 어리버리한 남자배우
와 지나치게 비교되는 외모.. 남자배우를 좀 인지도 있는 배우로 캐스팅했으면 흥행에도 영향을 많이 미쳤을 텐데... 아쉽다. 영화를 보면서 발견한 그 남자배우의 매력 한가지는 바로 '오버액션에 능하다'는 것.
3) 유브 갓 메일에서 캐슬린(맥 라이언)의 책방에서 일했던 여자 종업원이 니콜 키드먼의 매니저로 나온다. 이름은 바로 헤더 번즈(Heather Burns). 지금 검색해보니, TV 시리즈에 많이 나오는 모양이다.
헤더 번즈를 기억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많지 않다. 괜찮았던 배우를 눈여겨보면 다음엔 꼭 기억이 난다. 저 배우가 어디 나왔더라?? 기억을 떠올려보면, 생각이 나는 것이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덧붙이자면, 헤더 번즈를 내가 특별히 기억하는 이유는 '유브 갓 메일'을 10번도 더 봤기 때문이다. 낯익은 이목구비, 귀에 익은 그녀의 목소리..
혹시, '오아시스'와 '박하사탕'에 나왔던 고서희
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까? '오아시스'를 예로 들어보면, 문소리(휠체어 장애인)가 지하철 안에서 멀쩡하게 일어서서 패트병으로 설경구를 때리고 장난치는 판타지 장면에서 앞자리에 앉아있던 닭살 커플로 나왔었다.
이 배우는 '살인의 추억'에도 나왔었다. 바로, 경찰로... 그러니까.. 화성 살인사건 수사본부가 차려진 경찰서의 경찰 말이다. 용의자가 비오는 날마다 밤에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 엽서를 보냈고, 그의 신청곡이 나올 때마다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말을 하는 귀여운 경찰.. 암튼.. 이 배우 요즘은 뭐하나... 갑자기 궁금하다.
영화를 보는 수많은 즐거움 중 하나는 배우를 찾는, 혹은 알아보는 일이다. 예전에 어떤 영화에서 되게 인상깊었는데, 또 다른 영화에서 만나게 되면 그건 정말 기쁘기 때문이다.
4) 마이클 케인(Michael Caine)
이 정말 재밌는 역으로 나온다. 생각하면 지금도 웃기다.
하지만, 솔직히 노라 에프런 감독이 다음에 내놓을 작품-뉴욕을 배경으로 할 거라는-이 더 궁금하긴 하다.
만난지 너무 오래되어 우리가 언제 마지막으로 만났는지조차 서로의 기억이 일치하지 않았는데... 아무튼 정말 반가웠다. 내가 먼저 만나자고 해서 본 건데, 잘한 결정인 것 같다. 영화를 본 후, 인사동으로 걸어와서 술 한잔씩 하며 얘기를 했는데, 그 아이와, 또 다른 사람들과 재미있게 놀며, 영화 보며, 술 마시며 몰려다녔던 그 때가 살짝 그립기도 했다.
우리 사이에 얽혀있던 사람들의 근황도... 멋있게 생긴 어떤 오빠는 결혼 1년여만에 이혼하고, 아내와 살던 집에서 다른 오빠와 동거하고 있다는데, 안타까워해야 할 이야기에 웃음이 나왔다.
글이 뒤죽박죽이다. 넘버링도 엉망이고, 하고 싶은 얘기는 넘치고, 빼고 더하려니 마음만 복잡해서 마무리도 안 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