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 않은 분들은 가시라.

감동의 눈물, 3군(육해공군 아님)의 연합작전에 눈시울 붉히지 않은 사람 많았을까? 내가 지나치게 가슴 찡한 감정을 느낀 건지도 모르겠다.

<웰컴 투 동막골(나도 ㄹ 뒤집고 싶다 ^^)>은 나비의 판타지를 놓치면 안 된다. 나비는 평화로움, 행복함 등을 상징한다. 그 나비들도 동막골 부락민들의 일부였던 게 아닐까? 불길한 기운이 하늘을 감싸더니, 나비들이 떼를 지어(마치, '대지'의 메뚜기떼처럼) 악의 무리를 물리치려 달려든다. 동막골의 평화로움은 그 누구도 깰 수 없는 것이다.

일단, 사투리에서 먹고 들어간다. 북한 사투리 같은 말투를 쓰는 강원도 산골 어드메의 천진난만한 사람들. 천진난만함을 여실히 드러내는 맛깔스런 대사들에서 관객들은 또 한번 사로잡힌다. 부족한 면이 눈에 많이 띄었다. 스미스는 대체 뭐냐구.. 동막골은 당신의 손에 달려있다고 했는데, 눈길 헤치고 다니면서 뭐한 거니? 스미스의 역할은 그 전부터 투명인간 같았다. 미군들이 스미스를 찾고, 그 곳의 적군(북한군)을 물리치라는 임무를 띠고 동막골에 왔는데, 코쟁이들이 영어로 쏼라쏼라 하고 부락의 정신적인 지주를 패고, 시종 험악한 분위기를 이어가는 동안 스미스는 어디서 뭘 하고 있었던 게야?

여일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어린 아이가 미친 년이라고 놀려대고, 그녀가 사모하는 김선생마저 미친 년이라 한다 해도, 그녀의 존재는 동막골에서 뿐만 아니라 영화 전반에 걸쳐서도 큰 역할을 한다. 미친 년이 죽었는데, 눈물이 흐르다니... 그새 그 년한테 정들었나 보다. 강혜정, 강혜정.. 떠들어대는 이유를 알겠다.

눈시울을 처음 붉혔던 장면은 멧돼지를 잡을 때부터였던 것 같다. 멧돼지를 잡고, 밤에 몰래 몰래 나와서 서로에게 고기를 건네주며 원기를 보충하고, 남군과 북군의 옷이 번갈아 널려 있던 장면.. 난 여배우들이 한쪽에서만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볼 때마다 미심쩍었다. 그, 그런데 오늘 확인했다. 왼쪽 눈물샘이 막혔는지 자꾸 오른쪽에서만 눈물이 나오더라.

장진이 제작했고, 원작자이면서 각본에도 참여했다. 박광현 감독은 장진 덕을 많이 봤지만, 그를 박차고 나와 자기만의 멋진 아우라를 계속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음악 - 히사이시 조(엔딩 크레딧 확인했음)
역시 자기 스타일은 무덤까지 가져가야 되나 보다. 1달 전 기사를 보고 음악감독이 히사이시 조라는 걸 알았었는데, 잊어버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히사이시 조의 스타일과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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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8-28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봐서 자세히 안 읽었어요... 나중에 보고나서 다시오죠..^^

하루(春) 2005-08-28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지 않은 분은 가시라, 라고 썼는데요..

클리오 2005-08-28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미스는 할머니를 데려다주고 주무시게 하고 있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봐야죠. 좀 길긴 하지만, 위협하고 있던 놈을 때려눕힌 것이 스미스였잖아요... 저는 다른 것 다 제외하고라도 꼭 우리 '민족'의 범위에서만 평화를 이야기하지 않는, 그것을 넘어서는 점이 좋았어요... ^^

하루(春) 2005-08-28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물론 그건 좋았어요. 영화가 감동적인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겠죠?
그런데, 방금 기사를 보니 제가 포커스를 제대로 잡은 것 같다는 생각은 드네요. 스미스 빼구요.
씨네21 기사입니다. - “이 영화의 키워드를 묻는다면 나비와 여일이라고 답하겠다.” 생각보다 지루했던 각색과정에서 박광현 감독은 순백에 가까운 두 가지 존재로 동막골을 감싸안았다. 여린 날개를 가진 나비들은 낮은 허공을 맴돌며 전쟁터에서 거칠어진 숨결을 쓰다듬지만, 침입자들을 향해선 분노를 내뿜는다. 그들은 동막골의 수호신이다. 나비처럼 순수한, 자연 그대로인 영혼이, 여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