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하루(春) > thanks to 문제점

가끔 구매자 40자평에 thanks to를 하는데요.

제 계정의 적립금에 보면 구매자 40자평은 브리핑이 안 나옵니다.

그냥 아무것도 없이 공백으로 남아 있네요.

그거 가끔 보면서 내가 어떤 사람의 어떤 글에 공감을 하고 그 버튼을 눌렀는지 보는데

40자평 전체가 나오게 하기 힘들면 요약으로 말줄임표 써서라도 나오게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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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김영주의 머무는 여행 1
김영주 지음 / 안그라픽스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나도 때로는 쓸데없이 소심하고 걱정이 많지만, 이 책의 저자에 비하면 나는 대범 그 자체인 인물인 것처럼 보인다. 겨우 2시간 거리의 자동차 여행을 떠나면서 특별히 잘 점검해달라는 말을 몇 번이나 강조하고, 운전자라면 꼭 한 번은 손수 운전해서 다녀봐야 한다는 태평양 해안도로 여행을 떠나기 전 코스를 꼼꼼히 점검하는 것도 모자라 한국으로 국제전화를 걸어서 화를 내듯 상대방을 다그쳐서 다시 확인하는 모습에 짜증이 났다.

이 저자 정말 트리플로 소심한 성격이구나. 이래서 마흔도 넘은 나이에 무슨 혼자서 '머무는 여행'을 하겠다고 하는 건지... 게다가 두번째로 캘리포니아를 찾을 때는 하루 일과를 분 단위까지 따져서 짰다고 하니 할 말이 없다. 물론 그 고시생 공부 계획 같은 여행 계획은 첫 날부터 보기 좋게 어그러졌지만 말이다.

그런데 내가 곧 갈 곳이라 그런가? 이 소심한 여성의 여행기가 흥미로워서 책을 놓을 수가 없는 거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혼자서만 가끔 꺼내보며 미소를 지을 만한 솔직한 내용이 이 책 곳곳에 포진해 있다. 또한 두 번에 걸친 여행 모두 LA 근처의 산타모니카를 베이스캠프 삼아 북쪽의 산타바바라, 빅서, 몬터레이, 샌프란시스코와 서쪽의 데스 밸리, 요세미티 등지의 여행기를 떠나기 전의 긴장감과 흥분, 여행 중에 느낀 감흥 등과 꼼꼼히 잘 버무려놓아 읽는 재미가 대단하다. 그리고 그 중 백미는 데스 밸리 이야기다. 주변의 유명인들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데스 밸리 이야기는 당장 거기 누워서 그 기묘한 경험을 하고 싶게 만드니 친구 잘 사귀어서 꼭 자동차 여행을 떠나야 겠다.

여행, 길을 떠나는 게 대체 뭔가 싶었다. 비록 미천한 경험이지만, 몇 번의 해외여행과 대학시절 꽤 많은 단체여행을 통해 늘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벅찼던 기억이 있다. 변화무쌍한 날씨 때문에 넉넉하게 일주일은 잡고 떠나야 했던 울릉도, 같은 조 친구와 의가 상해 마음고생을 했던 우울한 기억의 여행지,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선명하게 바라본 한라산 백록담, 배를 타고 가다 바람에 모자가 날아가버린 사건, 일본 니이가타현에서 탄 신칸센 안에서 겪은 약진의 지진 등등 여행은 언제나 오랫동안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해 준다.

이 책의 저자는 20여 년간 매여 있던 일에서 벗어나 인생의 반을 정리하고 싶어서 떠난 것이었고, 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 같다. 여행 중에 만난 이들도 그 목적 달성에 한 몫 했다. 산타모니카 남쪽 지역이 없어 아쉽긴 하지만, 호기심은 이만큼 자극되었으면 충분하다. 캘리포니아가 아니면 어떤가. 길을 떠나는 그 자체가 삶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을! 

참, 잘못된 맞춤법은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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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당신의 추천 영화는?

<My blueberry nights>



제 아무리 평이 안 좋아도 나는 좋아 죽겠다고. 신인 연기자 노라 존스의 연기력은 신인답게 비록 그래미상 감은 못 되었지만 마치 그녀의 노래처럼 속삭이듯 말하는 모습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허스키 목소리의 주드 로는 언제부터 그리 멋있어진 건지... 물론, 이름을 기억할 수 없는 다른 배우들의 연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나는 최초로 이동진 기자의 영화감상문에 동의할 수 없고, 당장 따지고 싶은 마음이다. 로드무비 형식을 빌어 다른 지역에서 잠깐씩 머물며 우연히 스치는 사람들을 통해 실연의 아픔을 치유받고,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위로를 받는 게 뭐 어디가 어때서 그렇게 딴죽을 거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내가 지나치게 감상에 빠져든 걸까? 어제 학생비자를 받은 것 때문에 너무 흥분해 있던 감정이 오늘까지 이어진 걸까?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녀의 여정을 통해 나는 2번이나 코끝이 찡해지는 슬픔을 느끼고, 그와 동시에 기뻤다.

다음주에는 블루베리파이를 사다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옆에 한 덩어리 퍼서 함께 떠먹어봐야 겠다. 아.. 이 배부른 와중에도 군침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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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03-09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 마지막 키스장면이 너무,너무 좋았어요!!

하루(春) 2008-03-09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아름다운 키스 장면이 포스터에 쓰였더군요. 아껴 보고 싶은데 포스터였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
 

오늘은 미국 학생비자 인터뷰 날이다.
반차를 내고 1시 반 경 미국대사관에 도착해 이것저것 수속을 하고 지문을 스캔하고 번호표를 받아 올라갔는데 비자 인터뷰 경험자들 사이에서 악명 높은 '빨간색 B구역'이다.

지루하게 1시간 정도를 기다려서 내 차례가 되어 인터뷰를 했는데 어떤 이를 붙들고 10분을 했던 그 영사가 서류를 몇 장 뒤적이더니 경상도 사투리로 "이 시점에 미국에 가는 이유가 뭡니까?" 라는 질문을 했다. 어쩌고 저쩌고 했더니 씨익 웃으면서 바로 "비자 발급됐습니더." 하는 거다. 되게 깐깐한 사람인 줄 알고 지레 겁을 먹고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나한텐 1분도 안 되어 비자를 주다니...

지난 2주간 발품 팔아가며, 여기저기 전화하며 준비한 두꺼운 내 관련 서류들은 하나도 보지 않고, 겨우 맨 위에 있는 비이민 비자 신청서랑 I-20만 보더라. 허무했지만, 그저 기뻐서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고 나왔다.

30대 중반의 미혼 직장 여성에게 이렇게 학생비자를 쉽게 내줄 줄 알았으면 그간 걱정이라도 덜 했을 텐데... 이제 떠날 날이 2달도 남지 않았다. 새로운 삶을 꿈꾸며 어제는 '캘리포니아'라는 책을 다 읽었다. 나의 새로운 삶도 캘리포니아에서... 떠날 생각에 흥분이 된다.

 

 

 

 

 

 

비자 발급 기념으로 종로의 Caffe Themselves에서 카푸치노를 마시고 5시 30분쯤 교보문고에 들어갔는데 리처드 용재 오닐 사인회가...

부랴부랴 책을 사서 사인을 기다리는 줄에 합류했다. 2006년 겨울에 예술의 전당에서 우연히 부딪혔을 땐 너무 놀라서 우리나라 말로도 버벅대며 말을 제대로 못했는데 오늘은 꼭 영어로 인사를 하리라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 때만큼 가슴이 벅차고 기뻐서 흥분됐지만, 매우 반가운 표정으로 "다시 만나서 매우 기쁘다. 전에 만났었는데 기억하냐. 예술의 전당에서 우연히 만났었다. 그 후에 2번 공연에 갔었다. 작년 10월엔 아람누리에서 하는 '겨울나그네' 공연 갔었다."를 무사히 영어로 옮기고 사이에 악수도 하고, 옆에 있던 우리 엄마와도 인사를 했다.



사인을 받고 인사하고 돌아서는데 인간극장 10주년 스페셜로 5월 초에 방영되는 리처드 용재 오닐 편에 인터뷰 좀 하자고... 오늘은 이래저래 인터뷰만 여러번 하네. ^^ 내 모습이 TV에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10주년 축하한다고 하고 돌아섰다.

 

오늘은 행운의 신이 내 옆에 하루종일 붙어 있었나 보다. 이보다 더 기쁠 수는 없다. 내 인생에 또 하나의 기념일이 생겼다. 2008년 3월 7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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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3-07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하루 보내셨어요! 미국에 공부하러 가시는 거예요? 영어도 잘하시고, 하루님 멋져요^^

하루(春) 2008-03-09 00:33   좋아요 0 | URL
아아아.. 저는 영어 잘 못해요. 늘 버벅댑니다. 생존영어 수준도 못 되어서 미국에 가는 도중에 잘못 갈아탈까 걱정이 태산입니다. 좀 도와주세요.

세실 2008-03-08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비자도 쉽게 받으시고, 멋진 용재 오닐도 만나시고 아웅 환상의 날 이시군요.
님에게 앞으로도 그 행운 쭉 이어지실 거예요. 축하드립니다.

하루(春) 2008-03-09 00:34   좋아요 0 | URL
네, 제게는 그 누가 뭐래도 커다란 짐을 덜고, 커다란 기쁨을 두가지 안고 온 날이죠. 님의 말씀이 제겐 큰 힘이 될 거예요. 앞으로... ^^

JTL 2008-03-14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엇보다 그 용기를 응원하고 싶네요 ^^ 행운의 신이 바다건너까지 함께하시길...

하루(春) 2008-03-16 03:24   좋아요 0 | URL
용기라고 할 것까지야.. ^^ 그래도 어쨌든 더 힘(?)이 불끈 솟네요.

낯선바람 2008-03-16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뵙겠습니다^^ 용재 오닐 책에 눈에 똥그래져서 보다가 하루님 글을 보게 됐는데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서 글 남겨요. 정말정말 기분 좋은 하루였네요^^ 축하드려요!! 저도 용재 오닐 실제로 함 보고 싶네요.

하루(春) 2008-03-17 23:44   좋아요 0 | URL
에.. 일단 오닐 공연에 가시면 멀리서나마 볼 수 있구요. 저처럼 우연히 마주치는 것도.. ^^ 기분 좋더라구요. 지금도 기분 째지게 좋아요.
 

오늘 <추격자>를 봤다.

유영철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인 것 같아서, 당연히 무서울 것 같아서, 정말 실망스러웠던 '우리 동네' 같을까봐 안 보려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지난주에 우연히 주목할 만한 신인감독의 출현이라는 기사 덕에 보긴 봐야 겠는데 혼자 보기엔 처량해 보일 것 같아서 주저하던 영화 <추격자>를 봤다.

직장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랑 중식요리집에서 배불리 밥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 봤는데 정말 그러길 잘했다. 밥 안 먹고 봤으면 영화 보고 나와서 밥 먹기 힘들었을 테고, 혼자 가서 봤으면 정말 무서워서 중간에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벌벌 떨면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손으로 눈을 몇 번이고 가리면서도 끝까지 놓칠 수 없었던 긴장감과 사실감에 영화가 끝나고 나니 온 몸에 힘이 다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IMAX관에서 봐서 더 그랬을지도... 가끔 화면이 달려드는 느낌이. ㅋㅋㅋ

흥분과 긴장이 아직도 가시지 않아 횡설수설이다. 아무튼 멋있었다. 긴장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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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8-03-04 0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평들이 굉장히 좋네요.
핸드폰 요금제도 CGV로 바꿨는데 겸사겸사 한 번 보러 가야할까봐요 ㅎㅎ

하루(春) 2008-03-04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회할 수도 있지만 후회하지 않으실 거라는 데에 100원 걸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