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에서 인류애로 - 성적 지향과 헌법
마사 C. 누스바움 지음, 강동혁 옮김, 게이법조회 해제 / 뿌리와이파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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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에 대한 혐오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편견이 왜 옳지 않은지 헌법과 법률 사례를 들어 조목조목 따진다. 차별과 혐오를 받아도 마땅한 사람은 없다.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존재가 있다면 그도 나처럼 존엄성을 지닌 인간임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인류애의 정치’를 가능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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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6-27 0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까 유튜브 댓글 보던중에 동성애 가지고 싸우는 거 목격하고 놀란 사람. 아니 pc고 뭐고.... 어떻게 아직까지 남녀가 만나는 것만이 정상이고 윤리적이라고 생각하는지(레알 이렇게 말하던데ㅋㅋ) 증말 이해불가다....

잠자냥 2023-06-27 08:50   좋아요 1 | URL
그들이 지껄였을 말들(성경드립, 비정상드립, 드럽다 드립 등등)에 마사 언니가 조목조목 반박해쥴 텐데. ㅋㅋㅋㅋㅋ 지 몸이 뚫릴까봐 공포가 혐오가 된 자들…(마사 언니 왈)
 
[eBook] 워드슬럿 - 젠더의 언어학 Philos Feminism 3
어맨다 몬텔 지음, 이민경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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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얼마나 이데올로기적이고 성차별적일 수 있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것을 조목조목 까발려주는 책. 영어를 예로 들고 있지만 잘 생각해보면 한국어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이런 주제는 자칫 지루하기 쉬운데 저자의 입담이 재미까지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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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06-29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읽으셨군요. 저자 입담이 재밌죠 ㅋㅋ 영어권 사람이 읽으면 더 재밌지 않을까 싶어요^^

잠자냥 2023-06-29 13:11   좋아요 1 | URL
네 쎈 언니의 입담 ㅋ 영어 단어를 찰지게 한국어로 번역한 것도 재미에 한몫한 것 같아요.
 

모바일앱으로 접속해서 기대별점 매기고 할인쿠폰받는 거 그만 해야 할까? 이것 때문에 조금씩 쪼개서 사는 책의 양도 은근 상당하네....? (그러면서 오늘도 또 받음. 무시해 제발!!!) 으음. 그렇게 몇 권씩 더 산 책.




아고타 크리스토프, <르 몽스트르>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희곡집이라니! 게다가 생전에 프랑스어로 쓴 유일한 희곡집이라니! 이런 놀라운 책이, 북펀딩으로 출간되었던데, 펀딩하는 걸 알았더라면 바로 참여했을 것이다. 그런데 뒤늦게 골드문트님 리뷰로 이 책이 나온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늦게(?) 부랴부랴 이 책을 구매. 골드문트님에게 땡투했던 것 같은데 잘 받으셨는지. 아고타 크리스토프 작품집이기도 하지만 만듦새가 예뻐서 무조건 소장각.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야생의 심장 가까이>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책은 <달걀과 닭>, <G.H.에 따른 수난> 두 권 사두고 몇 편 읽다가 난해해서 이렇게 집중 못하면서 읽으면 안 돼! 하고 덮어두고는 아직까지 완독 못한 책. 그래서 을유의 암실문고에서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작품이 계속 나와도 저 두 책부터 읽고 사자, 했는데 결국 이렇게 사고 말았네. 최근에도 새로 나왔더라. 색깔 조합 무엇. 3권 나란히 놓으면 빨강 검정 노랑이야! >_< 이러다 리스펙토르 책 모두 갖추게 될 듯(안 읽어서 못 팔아서)?!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1>
헐 어쩌다 보니 11권까지 마련. 이제 10권 딱 하나 남았다. 10권까지 마련하면 읽어야 해...........







로버트 단턴, <고양이 대학살>
너무나 유명한 이 책, 책 제목 한번 못 들어본 알라디너가 있을까? 문화사 분야에서는 가장 손꼽히는 현대의 고전. 최근에 개정판이 새로 나왔다. 표지는 구판보다 훨씬 좋아 보인다. 책 받고 열어봤는데 글자 크기를 좀 더 크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책 여백이 많던데... 음)
    



그나저나 고양이 대학살이라니..... 이런이런.... -_-;

귀엽죠? 근데 얘 오늘 새벽 4시 36분에 똥테러했대요...... 젠장. -_- 집사의 현자타임.




악셀 호네트, <인정투쟁- 사회적 갈등의 도덕적 형식론>
현존하는 가장 중요한 철학자 중 한 명인 악셀 호네트의 대표작 <인정투쟁>- 철학과 정치학을 혁신하며 사회이론의 지평을 확장시킨 '현대의 고전'으로 꼽히는 책. 호네트는 이 책에서 다양한 사회 문제 뒤에 감춰진 사회적 투쟁의 근본 원인을 밝혀낸다. 무시와 모욕이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폭동이나 봉기의 원인이 되는지 살펴보는 책. 이 출판사에서 나온 악셀 호네트 선집을 다 읽어볼까 싶은데 시리즈 중 2권인 낸시 프레이저와의 논쟁을 담은 <분배냐, 인정이냐?>도 흥미로워 보인다. 은오야, 땡투 잘 받았니?




악셀 호네트, <사회주의 재발명-왜 다시 사회주의인가>
그렇지만 낸시 프레이저와의 논쟁은 일단 호네트의 생각을 더 잘아야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리즈 중 3권인 이 책을 먼저 샀다. 호네트는 ‘사회주의 이념이 활력을 상실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사회주의 이념이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를 거쳐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아래 사회주의의 치명적 한계들을 폭로할 뿐 아니라, 그러한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21세기를 위한 사회주의 이념을 '재발명'한다고.



    
마사 C. 누스바움, <혐오에서 인류애로- 성적 지향과 헌법>
요즘 읽고 있는 책. 완전 재미있다. 꺄, 어쩜 이렇게 똑똑해. 손택 언니에 이어 누스바움 언니의 저작을 읽고 모으기로 했........(는데 언니 미안해요. 제가 미처 몰라보고 <타인에 대한 연민>은 읽고 팔아버렸어요;;; 음)- 아무튼 누스바움 저서는 다 사서 읽고 갖고 있으려고 한다. 이 책은 법률 및 사회가 동성애를 대할 때에 갖는 ‘혐오’의 감정이 어디에서 유래하는지, 그와 같은 혐오가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근거로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한다.




마릴렌 파투-마티스, <파묻힌 여성- 여성의 눈으로 본 선사시대, 젠더 고고학의 발견>
출간했을 때부터 찜했던 책인데, 보관함에 담아만 뒀다가 드디어 구매. 다부장님이 이끄는 여성주의 책 읽기 모임 선정 책이 되었다! (그래서 같이 읽겠다는 건 아니고요, 암튼 읽으려고요). 반여성주의적 시각에 파묻힌 선사 시대 여성을 다시 발견하고자 하는 주제로 쓰인 책. 고고학과 여성주의의 만남이라니 흥미로울 것 같다.




엘리자베스 그로스, <몸 페미니즘을 향해- 무한히 변화하는 몸>
이 책도 마찬가지. 어려울 것 같아서 보관함에 담아만 두고 언젠가는 읽어야지 했는데, 안 사면 결국 안 읽을 것 같아서 구매. 희진쌤의 <공부>를 듣다 보면 몸과 관련해서 페미니즘과 연결 지은 이야기를 종종하시더라. 그래서 나도 ‘신체’와 관련한 페미니즘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소하다. 그나저나 모아놓고 보니 빨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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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6-23 1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대학살 도서전 가서 반가워서 딱 펴봤는데 바로 다시 덮었어요…

잠자냥님께 잃시를 선물해드릴까 잠시 고민했었는데.. ㅎㅎ

잠자냥 2023-06-23 11:45   좋아요 1 | URL
왜 다시 바로 덮었어요? 글자 포인트?! ㅋㅋㅋㅋ
저에게 잃시는 10권 하나 남았으나 사기를 미룰 것입니다..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6-23 11:46   좋아요 0 | URL
포인트 작은 것도 작은 거지만 폰트가 넘 구려서…. (의외로 그런거 신경씀)

잠자냥 2023-06-23 11:51   좋아요 2 | URL
아 폰트! 그래서 제가 더 글자가 작다고 느꼈나봐요. ㅠㅠ
여백만 많고... ㅠㅠ 독자를 염두에 두지 않은 편집... ㅠㅠ

건수하 2023-06-23 11:53   좋아요 1 | URL
맞아요 편집도 ㅜㅜ 같은 편집으로 종이 크기만 키운 느낌이랄까요!

독서괭 2023-06-24 18:49   좋아요 2 | URL
저 구판 갖고만 있어서 이참에 표지갈이를?? 했는데 안 해야겠네요 ㅋㅋㅋ

다락방 2023-06-23 1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인정투쟁은 저도 보관함에 오래 있던 책인데 이번 기회에 사야겠네요. (이번 기회는 무슨 기회?)
마사 누스바움 책도 사야겠네요. 저도 모으고 있어요. 읽은건 한권인데 가진건 여러권... 왜죠?
책탑 가지런하니 참 아름답습니다. 책탑은 왜이렇게 아름다운걸까요?
고양이 대학살도 질러야겠네요.
아 인생 진짜..orz

그럼 저도 바쁜 와중에 지르러 가볼까용?

잠자냥 2023-06-23 11:46   좋아요 1 | URL
푸하하- 아니 뭐야 이런 기회 찾아다니는 책승냥이! 책하이에나!
그만 찾아다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스바움 책 모아서 아렌트 언니 옆에 두세요.
전 손택 언니 옆에 둘까 싶습니다.

미미 2023-06-23 1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스펙토르 넘 반갑네요!!! 그래서 <고양이 대학살>하고 두 권만 담으려고 했는데...누스바움의 책 재밌다하시니 꿀꺽ㅎㅎ

잠자냥 2023-06-23 11:49   좋아요 3 | URL
리스펙토르 빨강검정노랑 넘나 예쁘............(닥쳐! ㅋㅋㅋㅋㅋㅋ)
누스바움 저 책 참 재미납니다. 꼭 읽어보세요.
이러다 미미님은 결국 한달 사이에 0.1% 재등극 할 뿐이고.....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6-23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판 <고양이 대학살>을 갖고 있던 저로서는 신판은 가뿐히 패스! 표지는 이쁘네요ㅎㅎㅎ
잃시찾은 곧 완세트를 꾸리실 것 같군요^^ 잠자냥님이 이 책 읽으시면 금방 다 읽으실 듯합니다! 마사 누스바움 은오님도 언급하시더니 저도 노려봐야겠어요ㅋ

잠자냥 2023-06-23 11:50   좋아요 0 | URL
<고양이> 신판 표지 이쁘죠? 근데 글자 크기는 구판이 더 컸던 거 같아요.. 으음 -_- 내가 노안인가...?
누스바움 화가 님도 좋아하실 거 같아요!

햇살과함께 2023-06-23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구두구~ 잠자냥님 잃시찾 읽을 시간이 다가오네요!! 제가 왜 기쁘죠?!
전혀 소소하지 않은 책탑입니다~
아직 6월은 1주일이 남았고요 ㅎㅎ

잠자냥 2023-06-23 13:42   좋아요 0 | URL
헐 ㅋㅋㅋㅋㅋ 기뻐하는 분들이 왜 많은 느낌이죠? 10권 사기 더 미뤄야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6월은 1주일 더 남았고,,, 그 사이 쿠폰도 또 주겠죠?

은오 2023-06-23 14: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기대별점 때문에 파블로프의 개가 됐습니다. 기대별점 알림 오면 아주 자동반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책탑엔 비문학들이 눈에 띕니댜. 아 저런 책들 읽는 사람 만나면 당장 손붙잡고 고백해야되는데 인터넷에 존재하네.... 잠자냥님 왜 현실에 없죠? 통탄스럽다!!!!
그리고 결혼 전까지 “ 은오야” 금지입니다 이거 너무 설레서 안되겠음. 그러니까 ”“은오 님”은 괜찮은데 “우리 은오님(잠자냥님이 한 적은 없지만)이나 ”은오야“는 너무 설레서ㅓ 힘들어요ㅠㅜ

잠자냥 2023-06-23 14:32   좋아요 4 | URL
파블로프의 은오야! 오늘도 별점 받았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6-23 14:44   좋아요 2 | URL
고양이가 사람 심장 가지고 실험중 😫

새파랑 2023-06-23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저 책들 다 적립금으로 사셨을거 같습니다 ㅋ 전혀소소하지 않는데요? ㅋ

잠자냥 2023-06-23 17:20   좋아요 0 | URL
책값이 참 비싸더군요 ㅎㅎㅎ

Falstaff 2023-06-23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요.... 우리 동네 도서관에는요, 리스펙토르 책 (한 권, 저 그림에서 껌정 색)이 대출불가 목록에 끼어 있어서 아직 읽어 보덜 못했답니다.
이게 내용이 극첨단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사서가 잠깐 졸렸을 때 책 구분을 엉뚱하게 해서 그런 건지.... 우짭니까?

잠자냥 2023-06-24 01:07   좋아요 0 | URL
엥?! 대출불가라고요?! 무슨 이유인지
저도 궁금하네요?!

단발머리 2023-06-24 09: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악셀 호네트 <인정투쟁>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잠자냥님 넘나 전방위 독서.... 그 진폭에 다시 한 번 감탄하고 갑니다.
나는 은오님 아니라서 설레지는 않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6-25 11:11   좋아요 1 | URL
전방위 독서라기보다는 전방위사기 ㅋㅋㅋㅋ

자목련 2023-06-24 0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대별점 무시할 수 없어요. 소멸시점까지 친절히 알려주고 ㅎ
그나저나 새벽에 테러라니요. 내가 집 주인이라고 당당하게 선언하는 저 표정!!

잠자냥 2023-06-25 11:14   좋아요 0 | URL
소멸시점이 며칠 후니까 그걸 또 모아서 사려는 유혹이 참 크네요. ㅎㅎ 3호 저 녀석은 가끔 그래요. 으이그

독서괭 2023-06-24 18: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은오님은 은오야에 심쿵하고 저는 야옹이 클로즈업 사진에 심쿵…
혐오에서 인류애로 재밌다고 하시니 일단 담아둡니다.
잃시찾 시작하실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두구두구둥 ㅋㅋㅋㅋ

잠자냥 2023-06-25 11:15   좋아요 1 | URL
3호 사진 심쿵이죠! 똥테러도 심쿵입니다. ㅋㅋㅋ
<혐오에서 인류애로> 이 책은 괭님이 LGBT에 관심 많으시니까 더 재미있게 읽으실 거 같아요.

책읽는나무 2023-06-25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대별점!!!!
전 그것 때문에 망했어요.ㅜㅜ
잃시찾! 자냥 님도 완권을 목표로 하시다니..ㅋㅋㅋㅋ 왜 웃기죠? 이상하네?
하지만 잃시찾 책장은 이쁘네요^^
전 세 권만 더 모음 완권 갖추게 됩니다.
잃시찾 읽기 스타트는 자냥 님이 먼저 하시겠군요?ㅋㅋㅋ
누스바움의 책은 모은다.✍️
기억했어요.^^

잠자냥 2023-06-25 11:17   좋아요 1 | URL
ㅋㅋㅋ 망하기까지! 그런데 확실히 더 사는 거 같기는 해요. 음.
잃시찾…. 10권 과연 언제 살 것인가 두둥
 
약속
데이먼 갤것 지음, 이소영 옮김 / 문학사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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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948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시행되었던 흑백인종분리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 인종우월주의에 기반한 이런 차별적인 체재 하에서 살았던 백인들은 모두가 흑인과 섞이지 않아서 좋다, 하며 이 체제를 반겼을까?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무언가 이 사회가 잘못되었다고 불편한 마음이 들지언정 개인적으로 힘이 없어서, 굳이 나서고 싶지 않아서 또는 나와는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일이라서 침묵하거나 방관하거나 불편한 마음이 들어도 어쩔 수 없지 하고 포기한 백인들도 많을 것이다. 아니면 흑인들에게 선행을 베푸는 행동 등으로 윤리적 죄책감을 덜거나 하는 백인들도 있었을 것이다.

<약속>은 바로 그런 이야기이다. 이 작품의 ‘아모르’가 그런 백인이다. 아파르트헤이트가 공고한 1986년, 열세 살 소녀 아모르는 엄마, 아빠, 오빠, 언니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런데 이 소녀에게는 작품의 시작부터 시련이 닥친다.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숙사에서 짐을 챙겨 집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아모르의 엄마는 암으로 오랜 기간 투병을 하다 결국 세상을 뜨고 만 것이다. 엄마의 장례식- 마음껏 슬퍼할 겨를도 없이 아모르는 무언가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 아빠 ‘마니’에게 확답을 받기도 전에 아모르는 흑인 하녀 살로메의 아들 ‘루카스’에게 무언가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 만다. 아모르의 이 당당한 선언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아모르의 엄마 레이첼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남편 마니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자신이 아플 때 헌신적으로 돌봐준 살로메에게 무언가 꼭 주고 싶다고. 그러니까 살로메가 지금 살고 있는 집-그래봤자 방 세 칸짜리의 허름한 양철 판잣집-을 꼭 그녀에게 주겠노라 ‘약속’해달라고 죽어가는 와중에도 간절히 부탁한 것이다. 마니는 알겠노라, 약속한다. 그런데 이 장면을 때마침 그 방 안에 있었던, 그러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었던(아모르는 가족 중에 가장 존재감이 희미하다) 이 소녀가 목격한 것이다. 아모르는 엄마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간곡하게 부탁한 그 약속을 아빠가 반드시 지킬 것이라 생각하고는 또래인 루카스에게 장담하듯이 말해버린 것이다.

아모르는 이 집에서 가장 선하고 윤리적인 존재다. 그 선함은 가장 어리다는, 그러니까 세상의 때를 덜 탔다는 것에서 비롯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오빠 ‘안톤’이나 언니 ‘아스트리드’에 비해 존재 자체가 희미한, ‘모든 사람의 시야 가장자리에 있는 하나의 얼룩으로 취급받는 것에 익숙’하다는 것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에는 너무 어리고 너무 철이 없는’ 그런 아이- 게다가 아모르는 오빠나 언니에 비해서 온전히 사랑받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죽은 엄마는 그렇지 않았겠지만 아빠인 마니는 막내딸을 늘 자기 자식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의심해오곤 했다. 이렇듯 집안에서 존재감이 없는 ‘유령’ 같은 아모르였기에 자신과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는, 유령 같은 살로메의 처지를 누구보다 공감하며, 그녀의 생활이 어떻게든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엄마가 가여운 살로메에게 꼭 집을 주라고 했으니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게다가 아빠는 기독교인이다. 그러니 꼭 엄마의 부탁을 들어줄 것이다! 순진한 아모르는 굳게 믿는다. 그렇기에 루카스에게 그 사실을 말해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 유언, 엄마의 부탁이 쉽게 이루어진다면  <약속>은 전혀 다른 스토리로 흘러가거나 단편으로 끝나고 말았을 것이다. 다 쓰러져가는 허름한 양철 판잣집을 부유한 백인 농장주가 까짓 줘버리면 그만 아닌가! 싶은데 마니는 결코 그러지 않는다. 처음에는 법이 그를 돕는다. 그 시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흑인이 땅을 소유하고 집을 소유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가 아무리 선한 마음으로 아내의 유언을 지키고자 살로메에게 집을 넘겨주려고 해도 법이 허락지 않는 것이다. 물론 법은 둘째 치고 마니는 애초부터 그럴 생각이 없다. 아모르가 엄마의 유언대로 살로메에게 집을 줘야 한다고, 아빠 약속 지킬 거죠? 내가 다 봤어요. 아무리 말해도 마니는 답을 피하거나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느냐는 표정으로 딸을 쳐다볼 뿐이다. 그 소리를 들은 마니의 누나, 그러니까 아모르의 고모도 길길이 뛰기는 마찬가지이다. 쟤가 무슨 헛소리야! 쟤는 늘 저러더라! 얼룩처럼 희미한 이 어린 소녀의 주장은 어른들 사이에서는 아무런 파급력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엄마의 마지막 부탁인 이 약속은 과연 지켜질 수 있을까?

<약속>은 아모르가 십대 소녀에서 성년이 되어 집을 떠나고 어떤 불가피한 이유로 집을 다시 찾아와야만 했던 몇 번의 사건 등을 중심으로 1980년대부터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거의 30여 년 간의 스와트 집안의 흥망성쇠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회 변화 모습이 그려진다. 아모르가 커가는 그 사이에 아파르트헤이트가 철폐되고 흑인인 만델라가 이끄는 정부가 들어서는 등 변화의 조짐은 뚜렷이 드러난다. 그러나 유령 같은 존재인 살로메에게 그 다 쓰러져 가는 집 한 칸은 여전히 주어지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왜 그게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문득 여기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본디 흑인들의 땅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어느 날 그 땅에 나타난 백인들이야말로 무단으로 그 땅을 차지하고는 제멋대로 흑인과 생활 터전을 분리하고, 좋은 곳은 자신들이 다 차지하고는 본래 흑인들의 땅이자 그들의 터전이었던 곳을 돌려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

그러나 그런 중에도 아모르처럼 최소한의 양심, 최소한의 윤리, 최소한의 죄책감을 지닌 이들이 그 백인 사회 내에서도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은 지키지 않아도 되는 약속, 지키고 싶었어도 한때는 지킬 수 없었던 약속,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아모르는 허구의 인물이지만 현실 속의 아모르 같은 이들 그러니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이런 작품을 쓴 백인 작가들-데이먼 갤것을 비롯해 나딘 고디머, 쿳시 같은 이들이 있었기에 이 체제가 부당하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한번쯤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가족들의 이기심과 욕심에 환멸을 느끼고, 가족들의 행동이, 백인들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고 집을 떠난 아모르- 그녀는 탐욕으로 부패한 그 백인들의 농장을 떠났기에 그 선한 마음을 계속 지닐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모르의 삶의 이력은 “존재한다는 것은 곧 자신을 떠나는 것인 동시에 자기 집을 떠나는 것”(레일라 슬리마니, <한밤중의 꽃향기>, 73쪽)이라는 구절과도 통한다. 집에서의 안락한 삶을 벗어나 자기로서 존재했던 아모르, 희미한 얼룩 같았던 한 소녀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이 세상에서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결국 윤리와 공감의 능력이 아닐까 싶어진다.


“전 변호사에요. 약속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전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아모르가 말한다. (<약속>, 4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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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06-22 14: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재밌겠다.. ‘30년간의 흥망성쇠‘라니 잠자냥님이 얘기하지 않은 스토리가 또 많을 것 같은데.. 자냥오별이야.. 안돼 이미 주디스헌이랑 도둑맞은집중력 샀는데.. 책 안 사려면 잠자냥님 팔로우를 끊어야 하나.. (중얼중얼)
이상 혼잣말이었습니다. 잠자냥님,리뷰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제 손꾸락이 구매 버튼을 누르기 전에 얼른 도망갑니다!!

잠자냥 2023-06-22 14:22   좋아요 3 | URL
날 끊고 괭이 과연 살 수 있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담달에 사요. 이 작품이 주디스 헌 주정뱅이 이야기보다는 재밌습니다.

독서괭 2023-06-22 17:55   좋아요 3 | URL
내가 책을 끊지 잠자냥을 끊겠냐!! 북플을 하는 이상 자냥님을 팔로우 할 것이고 자냥님이 있는 이상 북플을 계속 할 것이옵니다..(아멘)

은오 2023-06-22 18:26   좋아요 2 | URL
동의합니다! (잠멘) 잠자냥님을 끊느니 밥을 끊으리....

독서괭 2023-06-22 18:31   좋아요 2 | URL
워워, 전 밥은 안 끊을 거예요!!!

은오 2023-06-22 18:39   좋아요 1 | URL
아니 저도 다시 생각해보니까 밥은 좀.... (괭님덕에 되찾은 이성)

다락방 2023-06-22 20:31   좋아요 3 | URL
밥은 좀 너무 갔는데?? 🤔🤔

잠자냥 2023-06-22 22:19   좋아요 0 | URL
잠멘이래 미쳐 ㅋㅋㅋㅋ 밥은 끊지 마요. 다들 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07-10 23:10   좋아요 2 | URL
^^ 자냥오별...오! 자냥오별! 묘하게 어울리는 네글자네요. 괭님의 언어쏀스에 엄지척!!!

최소한의 양심, 지키고자 하는 의지...
어린 소녀였던 아모르가 어떻게 지켜내는지,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소녀의 사람됨에 작가가 어떻게 투영되어 있는지, 과연 백인 작가들의 고발(?)이 어떤 파급력을 갖는지....좋은 책이겠어요

잠자냥님, 이달의 리뷰 축하드립니다!

은오 2023-06-22 1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모르야 니가 어른이다 ㅜㅜ

잠자냥 2023-06-22 22:22   좋아요 0 | URL
라딘에서 은오가 그런 젊은이가 되시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6-22 20: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약속은 여자의 모든것 이라 생각합니다. 약속은 깨라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넘나 싫고요, 약속을 지키려고 애를 쓰며 기어코 지켜내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 책을 사겠다고 약속합니다! (하지마..)
알라딘에 잠자냥 님이 계셔서 참 좋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밥을 더 좋아합니다.

그럼 이만.

잠자냥 2023-06-22 22:21   좋아요 0 | URL
역시 의리 다락방 ㅋㅋ
모름지기 사람은 밥을 더 좋아해야 합니다. 순댓국에 퐁덩 넣을 그 밥….!

이 인간 오늘 술 안 먹었다는데 왜 마신 거 같지?

달자 2023-06-22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재미있을 것 같아서 장바구니에 넣어놨는데, 혹여 이야기가 소위 ‘피씨한 백인의 서사‘ 중심으로 흘러갈까봐 망설이고 아직 사지 않았거든요. 독서하시면서 그런 뉘앙스는 느껴지지 않았나요?

잠자냥 2023-06-22 22:18   좋아요 1 | URL
으음 제 리뷰에서 혹시 그런 느낌을 받으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이 책에서 딱히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도리어 소녀 아모르가 읽다 보면 좀 흑인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달자 2023-06-23 16: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리뷰에서 그런 느낌을 받은 거 아니고 출판사의 책 소개글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해 봤어요 혹시 그런 식으로 흘러가는 서사는 아닐까..! 리뷰 감사합니다 덕분에 책을 읽고 싶어 졌어요...!

잠자냥 2023-06-23 17:04   좋아요 0 | URL
네~ 재미나게 읽으세요, 달자 님은 또 다른 시건으로 이 책을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레이스 2023-06-23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단 잠자냥님의 별 다섯개 믿고, 남아프리카 공화국 나딘 고디머, 쿠시 좋았기에 장바구니로!

잠자냥 2023-06-24 01:09   좋아요 1 | URL
네 그 작가들 작품을 좋아하셨다면 이 책도 재밌게 읽으실 거 같아요.

얄라알라 2023-07-10 23:11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께서도, 괭님의 ˝자냥오별˝을 말씀하시네요 ㅎㅎㅎ
 
한밤중의 꽃향기 - 베네치아 푼타 델라 도가냐 미술관과 함께한 침묵의 고백 미술관에서의 하룻밤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이재형 옮김 / 뮤진트리 / 202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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갇히기 위해 떠난 곳에서 도리어 자유를 만나다- 미술관에서 펼쳐지는 글쓰기와 문학에 관한 깊고 진솔한 이야기- 미술보다 글쓰기에, 문학에 꽂힌 이들이라면 밑줄 긋고 여러 번 되새길 문장이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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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6-20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사기를 잘했군요! 후훗.

잠자냥 2023-06-20 11:08   좋아요 0 | URL
다락방 님은 살포시 별 넷 예상?

다락방 2023-06-20 11:21   좋아요 1 | URL
저도 어쩐지 읽기전부터 별 넷 예상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6-20 11:36   좋아요 0 | URL
그런데 이 작가 참 글을 잘 쓰긴 합니다. ㅎㅎㅎ

자목련 2023-06-20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냥 오별, 저도 사기를 잘했군요 ㅎ

잠자냥 2023-06-20 13:13   좋아요 0 | URL
전 그림 이야기가 아니라 문학과 글쓰기 이야기라 더 좋았어요.

그레이스 2023-06-23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리즈 괜찮나요?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망설이기만 하는데...

잠자냥 2023-06-24 01:09   좋아요 1 | URL
시리즈 전체는 모르겠으나 이 책은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