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토 가나에의 책은 두번째. 아직 가장 인기 있는 소설 [고백]을 못 읽어봤다. 도서전할 때 일하다가 교보문고의 파격세일에 져서 구매한 [백설공주 살인사건]을 아주 재밌게 읽어서 구매.
알라딘에서 미안한 말이지만 교보문고에서 앨리스 카드를 주는 바람에 금액 맞추느라 산 책인데 아주 재밌다. (알라딘도 구매금액 제한을 좀 낮춰줬으면... 뻑하면 5만원이래...)이래서 인기작가인가보다. 꼭 [고백]도 읽어봐야지.
개인적 취향으로는 [백설공주 살인사건]이 훨 재밌다. 미인은 죽어서도 팔리는 이 만연한 이치에 공감이 되어서 그런가. 살인사건보다도 더 끔찍한 언론과 세간의 관음증과 미인을 소비하는 방식을 보고 있노라면 억울해서 죽지도 못할 지경이다. 왜 내가 괜히 목에 핏대를 세우는지는 모르겠지만서두...
인기 작가에다가 뻑하면 번역이 되는 일본 추리 소설인데 이상하게 번역이 안 된 이유는 아마 등장인물의 이름 때문이 아닐까한다. 확실히 한자를 모르면 재미가 반감될 것 같은 느낌이다. 예전처럼 한자, 한자 번역할 시간도 많이 주지도 않을 것 같고... 그렇다고 한국식으로 이름을 번안하면 정말 잘 하지못하면 독자에게 욕이나 얻어먹기 딱 좋을 상황이다. 아니면 그냥 단순히 계약상 문제가 있거나!
두 책 다 등장인물들의 진술로 이뤄져있어 읽기도 쉬운 편이다. 철저히 자신의 입장에서 말하지만 다음 진술하는 인물이 그걸 뒤집거나 진실을 알려주는데 모두 자신의 비밀과 욕망이 있는 점이 재밌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
[N을 위하여]는 고층맨션에 사는 그림같은 부부 노구치 부부(노구치 타카히로, 노구치 나오코)의 살인사건 현장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용의자 4명 중 한 명이 잡혀가는 걸로 마무리되지만 사건의 이면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6명의 인생이 얽혀 있으니. 공교롭게도 모두의 이름에는 'N' 이 다 들어간다. 어떤 'N'이 어떤 'N'을 위하여 무슨 짓을 했는지 추리하면서 읽으면서 재미를 찾고 있었는데 중간쯤 읽으면 이런 건 다 포기하게 된다.
용의자 3명의 N(스기시타 노조미, 니시자키 마사토, 안도 노조미) 은 들장미장이라는 곧 무너질 것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알게 되고, 무슨 꿍꿍이를 꾸미며 용의자 1명(나루세 신지)을 끌어들인다. 그리고... 아직 읽지 않은 독자를 위해 자세한 건 쓸 수 없으니 책으로 확인 하시길 바란다.
끝이 약간 용두사미격으로 흐지부지 되는 느낌이긴 하지만 읽다보며 이게 추리소설인지 그냥 소설인지 분간이 안 된다. 사실상 주인공인 두명의 N, 스기시타 노조미와 예쁜 얼굴을 한 불행한 남자 니시자키 마사토의 파란만장한 가정사를 읽고 있으면 속상해서 부아가 난다. 사랑을 받았으면 뭔가를 해줘야 하는 (그래야한다고 생각하는) 둘의 발버둥이 애처로워서 슬펐다.
이래서 미나토 가나에가 사회파 소설가로 분류되는 건가? 어린 아이를 학대하지 말라는 한 줄을 이렇게 슬프고 재밌게 쓰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