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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콜드 블러드 ㅣ 트루먼 커포티 선집 4
트루먼 커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6월
평점 :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는 미션 스쿨이었다. 수요일 아침예배는 부족한 잠시간으로, 어중간하게 있던 주 5일제 시행으로 놀토가 아닌 토요일에 있는 학급 예배 시간에서는 눈 알이나 굴리며 집에 갈 궁리를 했던 시간으로 썼던 나에게도,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 제법 기독교인어를 이해하게 되었다.
종교 시간까지 있어 심지어 교회를 다니는 애들도 잠을 자게 했지만 나는 의외로 깨서 대답을 곧 잘하곤 했다. 특히 구약성경의 이야기가 그리스 신화를 듣는 것 만큼 환상적이고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잘 모르는 중동을 배경으로 한 얘기라 재미는 더 있었다. 기독교는 역시 예수가 짱(!)인지라 신약성경의 이야기를 더 강조하지만 글쎄.. 나처럼 이야기를 좋아하는 애들은 '오병이어더라...'같은 예수님의 행적보다는 누가 누구를 낳고.. 누가 누구를 바치려고 했고.. 누가 누구랑 싸우고.. 등등 잔인하고 불합리한 인간사를 좋아하는 터라 구약 이야기에만 쫑긋 귀를 기울였다.
꼭 구약이 아니더라도 살로메같은 매혹적인 이야기도 많은 작품에서 자주 회자되곤 하지만, 역시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도 워낙 자주 있는 일이기에, 살인자도 질투에 눈이 멀어 형제까지 죽인 인물이라 그런 극심한 감정 탓에, 쉽게 이야기의 소재가 되곤 한다. 요즘은 공감능력없는 사이코패스 같은 악당이 더 인기가 있는 모양이긴 하더라만.
황순원도 그렇고 아리시마 다케오도 그렇고, 기독교나 서양문화를 접했던 지식인들이 같이 '카인의 후예'와 같은 제목을 쓴 글을 쓴 것도, 성경의 그 짧은 에피소드에서 워낙 큰 인상을 받았음은 분명하다. 나도 '카인의 후예'나 '차가운 피', '나쁜 피' 같은 제목을 좋아하는 걸 보면 악한들을 미워하면서도 관심있게 보는 걸 보면 무의식 속에서 뭔가 통하는 면이 있긴 한가보다.
카포티의 작품은 [티파니에서 아침을] 다음으로 이 소설이 두 번째다. 영화를 보고 읽은 터라 소설의 할리 골라이틀리가 비주얼적으로는 오드리 햅번이 딱인데 이야기가 뭉텅뭉텅 심하게 잘려나간 영화 자체는 참 아쉬웠다. 무조건 원작을 읽어야 한다!! 영화사의 길이 남을 작품이라고도 일컫어지는데.. 솔직히 말하면.. 볼 건 정말 햅번밖에 없다! 그녀가 부르는 문리버까지만.
청년의 하루키가 칭찬했던 카포티의 문체는 세련되면서도 희안하게 절절하다고 해야할지, 작품 전반에 풍기는 쓸쓸한 느낌은 그 소설이 카포티를 뜨는 작가로 만들지 못할 이유는 하나도 없어 보였다.
그런 신뢰로 읽은 [인콜드 블러드]. 차가운 피, 라고도 번역할 수 있으려나. 시공사가 낸 것이 좀 아쉽긴 하지만 번역도 잘 되었고 두꺼운 책치고 가볍기도 하다. 하드커버같은 듯 같지 않은 같은 듯한 너어어~
연혁에 보면 이 작품으로 인해 카포티는 스타작가가 되고, 이 작품의 성공을 축하하는 파티에 삐까뻔쩍한 호텔에서 가면 무도회를 열어 60대의 '문화적 사건'으로 까지 묘사된다. 그 이유를 읽어보면 역시 납득할 만하다. 그러나 나는 역시 [티파니에서-]가 더 좋다. 물론 작가가 6년 동안 취재한 노력을 무시하는 것도 이 작품을 비하하는 것도 아니지만 왠지 [티파니에서-]를 쓸 실력이었으면 이 정도는 거뜬히 썼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어느 부유하고 봉사 정신을 가진 존경받는 일가족 4명이 어떤 괴한 2명에게 이유없이 살해당한 사건"과 그 뒷이야기.
살인자와 피해자가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는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치정이나 원한으로 더럽혀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통 인간의 악한 본성이나 법 제도에 대한 이야기로 끝맺음 되기 마련이다. 그러니 치정으로 얼룩진 이야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건너 뛰시길.
살아 생전에도 인기가 많고 기행을 일삼기도 했던 작가 카포티는 [인콜드 블러드]를 놓고 "그 안에 쓰여진 단어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할 것이었다."고 했지만 성숙한 독자라면 이 말은 믿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천재성을 드러내고 싶어서일 가능성이 크겠지만 취재 과정에서 녹음기나 노트도 없이 임해서 나중에 사건을 구성해서 쓴 것 자체에 모순도 있는데다, 논픽션, 다큐멘터리도 '편집'이 이뤄지는 과정이니 어느 정도의 왜곡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아마 그렇게 인기가 많았던 만큼 적이 많았던 카포티는 이런 점에 꼬투리가 많이 잡히기도 한 모양이다. 어찌되었건.. [인콜드 블러드]는 뛰어난 역작이다.
이런 끔찍한 사건을 서술하는 장장 500쪽이 넘는 이 두꺼운 책을 그래도 3-4일만에 책장에 빨려 들어가듯이 후루룩 읽었다. 그것도 들쭉날쭉한 퇴근시간 후에.
캔자스 주의 어느 가족이, 어느 날 밤에 갑자기 피살이 된다. 모두 손발이 묶이고 머리엔 총알을 맞은 체. 어느 누구도 이 가족이 이런 식의 비극을 맞으리란 걸 상상한 적이 없고 당사자들도 그랬다. 농장으로 어느 정도 부를 쌓고 지역 사회에 봉사하던 꽤 사랑받던 가족이었던 것이다. 막내 딸의 어린 남자친구와 살해된 가족과 사이가 조금 틀어졌던 사람들은 모두 용의선상에 올랐고 그들은 곧 아니라고 밝혀졌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 사이에는 큰 불신이 생겼다. 이제 빗장을 잠궈놓기 시작했고 마을 카페에서는 그 말만 입에 올리고, 조속히 범인을 잡지 못해 피골이 상접하기까지한 마을 보안관을 책망해댄다. 사건을 맡은 보안관들도 죽을 지경이다. 그들은 사랑하는 이를 잃었고 이제 불신에 사는 마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잡고 싶은 간절함은 누구보다 큰 데 발자국만 남긴 이런 완전 범죄라니.
그 시각, 범인 두 명은 기분만 나빴던, 고작 50달러만 얻었을 뿐인 그 살인 사건에서 벗어나서 멕시코로 향하고 있었다. 반쯤은 인디언의 피를 받은 페리의 염원이었던 멕시코로. 나머지 한 사람인 딕은 말빨이 좋아 위조 부도 수표를 신나게 써재낀다. 위조 부도 수표로 돈을 많이 마련하고 멕시코로 갔지만 충동조절 능력이 없는 그들은 돈을 쉽게 탕진하고 다시 저급의 호텔에 묶으면서 일자리를 구하려고도 한다. 하지만 '백인 남성'인 딕은 그렇게 적은 돈을 받고 일을 못하겠다고 난리를 치고 다시 그들의 고국인 미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가버린 그들은 많이 부딪히지만 마음 속으로는 서로 떨어지는 것이 훨씬 위험한 일인 걸 알고 있어 으르렁거리면서도 함께 주 경계를 넘어다닌다. 그들은 또 히치하이킹을 해서 범행을 계획하기도 하지만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훔쳐탄 차로 히치하이킹을 해줘던 가난한 소년과 우습게도 배가 고파 팔 수 있는 콜라병을 열심히 줍기도 한다.
범인을 쫓던 보안관들은 여러 주의 경관들과 공조 수사도 했지만 전혀 실마리를 잡을 수도 없었다. 그런데 이 뉴스를 듣고 있던 어느 죄수는 정말 깜짝 놀랐다. 그는 범인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보니 범행을 하게 해준 것이었다! 죄수는 딕의 감방 동료였고 그의 계획을 열 번도 넘게 들었다. 하지만 모든 범인들이 허세를 떠는 것이 감방이다 보니 정말 범행을 저지를지 몰랐기 때문이다. 물론 현상금도 탐이나긴 했지만 그는 죽은 가족의 가장인 클러터씨가 자신이 일꾼으로 일할 때 얼마나 잘 해줬는지는 떠올렸고 용기를 냈다. 결국 죽은 가족들은 그들의 생전의 선의 때문에 어느 정도 구해지게 된 것이었다.
수사에 급물살을 탄 보안관들은 그제야 딕과 페리의 가족을 들러 그들에 대한 꼼꼼한 조사를 시작했다.그 사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딕의 부모는 가난했어도 사랑으로 키운 생각보다 선량한 부부였고 페리의 남은 가족 2명 중 한 명인 누나는 질색했다.자기는 페리가 무섭다며.. 술독에 빠져 죽은 엄마, 사랑하는 여자의 정조를 의심하다 같이 죽어버린 오빠, 술에 취해 고층 호텔에서 뛰어내린 언니... 등등 이제 거의 자신만이 생존자인 자기의 가족에게서 벗어나고픈 점잖은 부인은 "걔는 뭐든 할 수 있을거라" 말한다.
여러 주를 오가며 대담해진 그들은 생각보다 어이없게 잡힌다. 자신들이 멕시코에서 부친 소포를 찾으로 우체국을 들렀을 때 경찰이 조용히 따라 붙은 것이다. 유일한 증거물인 부츠가 들었던 100달러 보험까지 들어놓은 소포를 찾기 위해. 딕은 이제 페리를 조용히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페리도 소포 때문에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들이 페리의 아버지가 계획성없이 세운 거의 망해가는 모텔에 도착하고 그 앞에서 잡히게 된다.
여기까지가 3분의 2의 내용. 나머지 3분의 1은 그들이 조사를 받고 재판을 받고 감방에 갖히고 사형을 받고, 계속 항의를 하면서 죽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그들은 잡히자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왜 그 자식을 죽이지 않았지? 처음에 태연했던 페리도 "너 검둥이를 죽인 적이 있다면서?"라고 전에 딕의 마음에 들려고 지어냈던 말까지 실토한 걸 알자,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딕의 소아성애 성향도 불어버린다. 페리는 자기가 죽인 가족이 신사적이고 멋진 사람이라는 걸 느꼈었지만 그렇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 사람들(클러터 가족)은 절대 내게 해를 입히지 않았지. 다른 사람들하고는 달라. 내 인생을 가져간 다른 사람들과는. 아마도 클러터 씨는 그 대가를 치른 것뿐일꺼야."
나중에 카포티가 페리를 보며 자신과 매우 닮아서 끌림을 느꼈다는 이야기를 보니 유달리 페리에게 연민이 생기는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필립 시모어 호프만 주연의 [커포티]에서 한 장면이 "페리와 나는 어렸을 때부터 같은 집에서 자란 것 같았어. 그런데 어느 순간 나는 앞문으로, 그는 뒷문으로 나간 것 같았지." 라고 했다는데 페리는 주변에 있어도 매력적인 캐릭터라기 보다는 감수성이 풍부하면서도 살짝 돌은, 약간 섬뜩한 느낌을 주는 사람일 것 같이 그려진다.
페리는 교육을 덜 받은 것에 비해 똑똑했고 그걸 죄수들과 있을 때 잘난 척을 하며 어느 정도 보상을 받지만 사형수가 되어서 옆에 책도 많이 읽고 교육을 실컷 받은 몸집이 거대한 생물학도 앤드루스가 들어왔을 때 자존심이 폭발한다. 공감 능력이 없는 앤드루스는 악의 없이 그의 말을 바로 잡아 주었지만 페리는 단식까지 감행하며 성질을 죽이지 못한다. 앤드루스야 말로 요즘 범죄 미드에 나오는 싸이코패스인데, 페라리를 몰고 실크 셔츠를 입고 여자를 픽업하는 쿨한 남자가 되고 싶었던 책 벌레 청년은 가족들에게 총을 쏘고 알리바이를 만들어 재산을 좀 만져보고 싶어 했지만 결국 신부님에게 실토하고만 희안한 케이스였다. 이 청년은 갇혀서도 책을 열심히 읽고 죽기 전에도 마구마구 먹었던 자신의 목숨을 잃는 것에도 큰 의식이 없는 청년이었다. 하지만 이 청년은 고모의 도움으로 자신이 죽인 가족의 곁에 묻히게 되기도 한다.
페리와 딕은 항소와 상소로 몇 년 동안의 유보기간이 있기야 했지만 그들은 결국 교수형에 처해진다. 클러터 가족을 사랑했고 그들을 누구보다 잡기 원했던 듀이 경관은, 그러나, 그들의 목이 졸리는 순간에 속이 시원해지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느낀다.
미국하면 '총기사고'를 생각할 정도로 생각보다 빈번한 일같은 이 사건에 카포티도 관심이 생겼다. 사건의 일상성 때문에. 카포티는 사건 현장으로 달려가 6년 동안 취재를 했다. 소설은 생동감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탄생시킨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페리에서 보이는 카포티의 민낯에 더 관심이 생기는 걸 보니 괜히 사교계를 주도하던 스타 작가는 아닌 모양이다. 정말 세상이 좋아져 유투브에서 생전 카포티의 인터뷰를 듣고 있는데, 흡사 60대의 잭 니콜슨처럼 보이는 이 노년의 작가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위화감이 느껴진다. 글에서 읽은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뭔가 작위적이라고 해야할까..
또한, 확실히 문화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은 사형수의 가족에게도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불쌍히 여긴다는 점. 자식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 만큼 끔찍한 일이긴 하지만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범죄자의 부모라면 무조건 비난을 받거나 숨어지내는 것과 같은 생활을 해야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뭔가 희안하게 느껴지긴 했다.
언제나 선량한 사람들의 피해 소식을 들으면 그들이 이제 갖지 못한 시간을 생각하게 되서 마음이 참 아프다. [인콜드 블러드]는 범죄자 둘, 혹은 4,5명의 이야기도 허투루 하지 않지만 클러터씨 가족 중 특히 아이 두 명의 삶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특히 이건 논픽션 작품이라 더 슬프기도 하다.
불행한 어린 시절을 겪은 페리에게도 동정은 가지만 살인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기에 차가운 피를 가진 그들이 자꾸 항소를 하려고, 탈옥을 하려고, 관심을 받으려고 할 때는 분노가 치밀기도 했다. 막상 카포티도 (이야기가 완성 될 것 같지 않은 조금 이기적인 이유로) 페리가 사형이 안 될 것 같으니 불안해하기도 했다고 하던데, 나도 사형제도는 반대하는 사람이지만 이들이 원하는 대로 될까봐 두려워 하며 읽었다. 결말은 모두 알고 있었지만.
로드 무비를 보듯이 대사와 묘사는 생생하고 톡톡튄다. 그리고 여전히 쿨-하다. 카포티는 카포티다.
부인은 페리를 두려워 한다고 말했고, 실제로도 그랬지만, 부인이 두려워하는 것이 단지 페리인 것인지 아니면 페리와 얽혀 있는 팔자, 플로렌스 벅스킨과 텍스 존 스미스 사이에서 태어난 네 명의 아이들에게 정해진 운명의 거대한 행로인지 의문이었다. (중략) 그러니 어떤 의미에서 자기만이 유일한 생존자였다. 무인을 괴롭힌 건, 언젠가 자기에게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미치거나 불치병에 걸리거나 화재가 나서 소중하게 여기는 모든 것인 집, 남편, 아이들을 다 잃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p 280)
직업이 뭐든 간에 그는 돈과 권력의 영광을 아는 남자 같았다. 메릴린 먼로를 닮은 금발 여자가 그에게 선탠오일을 발라주고 있었고, 그는 반지를 낀 손으로 나른하게 얼음이 든 오렌지주스 잔을 집었다. 이 남자가 가진 그 모든 것을 딕은 결코 갖지 못할 것이었다. 왜 저 개새끼는 모든 걸 가졌는데, 딕은 빈털털이여야 하나? 왜 저 "잘난 척하는 개자식"만 운이 좋은가?(p.307)
하지만 세상의 누구보다도 그 순간 페리가 함께 있고 깊은 사람은 딕이었다. 적어도 두 사람은 같은 종족이고, 카인의 피를 이어받은 형제였으며, 딕과 떨어져서는 페리는 "세상에 자기 혼자뿐인 것"처럼 느꼈기 때문이다."마치 온몸에 부스럼이 난 사람처럼. 세상에서 제일가는 미치광이나 가까이 할 만한 사람인 것처럼."(p.396)
"이 전구를 꺼내서 깬 다음 손목을 긋기만 하면 되는 거야. 그래야 돼. 네가 아직 여기 있는 동안에. 나한테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 옆에 있는 동안."(p,442)
듀이는 언제나 히콕을 경멸했다. 단지 "텅 비어 있고 가치 없는 내면을 드러낸, 풋내기 사기꾼"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살인작 스미스라고 해도, 듀이는 그에게는 다른 감정을 갖고 있었다. 스미스는 추방당한 동물, 상처 입고 돌아다니는 짐승의 오라를 가지고 있어 형사는 그를 무시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p.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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