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Our Idiot Brother (아워 이디엇 브라더) (한글무자막)(Blu-ray) (2011)
Starz / Anchor Bay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물론 난 자막이 있는 걸로 봤다. 심심하던 차에 IP 티비가 제공하는 공짜 영화를 감상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영화. 적당히 훈훈하고 재밌어서 기분 전환용으로 딱이다. 정말 쉬운 단어의 번역이 더 어렵다고 하는 걸 실감한다. 영어 제목을 좋아하지 않아서 혼자 머리를 굴려보는데 적절한 답은 아닌 것 같다.  우리 바보 오빠 or 남동생.. 형제라고 하면 무슨 종교같기도 하고.. 차라리 이 부라더의 이름으로 '바보 네드' ??  스스로도 너무 후진 답안이라 민망하다.


네드가 진짜 바보는 아니고 우리 말로 하면 좀 얼뜬 사람 정도 된다. 농장을 갖고 있는 여자친구와 개 '월리 넬슨'과 행복한 동거를 하다가 경찰한테 대마초를 팔고 철창 신세를 지게 된다. 형량을 지고 나오자 여자친구는 네드와 비슷하 새 남자친구를 들이고 그를 쫓아낸다. 개도 주지 않은 채.


네드는 하루 아침에 갈 곳 없는 신세가 되어 엄마네 집으로 향한다. 네드에게는 위아래로 여자 형제 3명이 있다. 큰 누나 리즈는 결혼생활에 지쳐 생기없는 아줌마가 되어가고 둘째 누나 미란다는 직장에서 승승장구할 야심으로 피도 눈물도 없는 기자 생활을 한다. 막내 동생 나탈리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양성애자로 순간의 감정을 조절 못 해 사건 사고를 일으킨다.


네드는 마약 갱생 프로그램(?) 같은 걸로 때때로 정부에 보고를 하며 자매님들의 집을 전전하게 된다. 큰 누나 리즈는 남편의 눈치가 보여 처음부터 반기질 않았지만 어린 조카는 자기를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삼촌 덕에 신이 난다.  예술 대신에 유도, 아이처럼 놀고 싶은 조카와 삼촌은 신이나서 작은 사고를 친다. 매형의 일도 도우며 사람 구실을 해가나 싶던 네드는 매형의 불륜 현장을 적나라하게 목격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리즈의 가정을 깨게 된다.


사고를 쳤으니 둘째 누나에게로 간다. 냉혈한 둘째 누나는 하필 그때 운이 좋게도 전남친X끼한테 섹스비디오를 유출당한 재벌여성을 취재할 기회가 생긴다. 운전기사 노릇만 해주던 네드는 따뜻한 마음씨로 재별녀의 말을 들어주고 훈훈한 기운을 불러일으켜  둘째 누나 미란다에게 인터뷰 기회를 제공한다. 출세지향의 미란다는 당연히 인간적인 매너 따윈 지킬 생각이 없고 스쿠프를 따기 위해 열심히 사생활을 까발리려 혈안이 된다. 당연히 기대처럼 되지 않지만 미란다에게는 사람 좋은 네드가 있다. 네드의 편안함에 재벌녀는 마음을 열고 사생활을 술술 말하고 미란다는 스쿠프를 한쿱 크게 올린다. 


하지만 못된 미란다는 여전히 외롭다. 이 야망찬 여성에게 남자들은 다 별볼일이 없다. 그래도 하나 있는 편안한 친구만이 미란다를 받아주고 있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에는 확신이 없는 상태다. 네드는 그 사이를 끼어들어 서로를 이어주려고 한다. 하지만 계속 불편해지는 그들... 네드는 또 사고를 치고 막내 동생네 집으로 향한다.


나탈리는 막내의 전형으로 사랑스럽고 대책없이 사랑이 넘친다. (나도 막내라서 잘 아는데) 대부분의 막내들과 같이 책임감 보다는 유희와 쾌락에 더 심취해 있기도 하다. 암수 구별없이(!) 사랑하는 나탈리는 능력있는 레즈비언 애인이 떡하니 버티고 있지만 술이 떡이 되어 예술가 친구(남자)와 정신없는 하룻밤을 보내고 임신을 덜컥 해버리고 만다.


당연히 오빠 네드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상황을 어찌 수습할지 고민하는 나탈리.(어찌나 미국스러운지) 네드는 솔직하게 말하고 용서를 구하라는 교과서적인 조언을 하고 막내 동생을 납득 시키는데 용기 없는 나탈리는 말을 계속 못하고 있다. 그 사이 네드는 나탈리의 능력좋은 변호사 여친과 함께 개 윌리를 찾으러(훔치러)간다. 당연히 문제가 해결된 줄 알았던 네드는 나탈리의 임신 사실을 그 사이 훌훌 불어버리고 개 도둑질도 실패하고 만다.


여자 형제 3명은 모여서 네드를 씹는다. "우리 인생에 걔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아무 문제 없었잖아!! 문제는 날마다 사고 치는 그 놈이야!!" 라고 정신승리를 하는 여성 3명은 급기야 서로를 씹고.... 원래 자기들 인생의 문제를 직시한다.


가벼운 코메디 장르의 영화라 그런지 비교적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이혼한 누나 리즈는 생기를 찾고 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유도를 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엄마로 거듭나고 미란다는...기억이 잘 안 난다(ㅠㅠ). 막내는 애인에게 용서를 받고 애를 낳아 키우기로 결정하고. 무엇보다 착한 네드는 전여친의 현남친(!)의 도움으로 개 윌리를 찾아 행복한 나날을 보내다 개를 사랑하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난다.


남 탓 하며 '정신 승리' 하는 습관이 있는 나한테는 그저 재밌게 보고 웃어 넘기기엔 좀 무거운 영화였다. 밝은 내용에 웃다가 얼굴이 확 뜨거워지는 느낌이었다. 그것도 어수룩하고 착해보이는 약자에게 비난을 마구 가하면서 내 문제를 날려버리는 요 나쁜 자매들은 미운 내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따뜻한 내용만큼 영상도 잔잔하게 예쁘고 음악도 듣기 편하다. 원망도 책망도 안할테니 내 옆에도 내 얘기 잘 들어주는 편안 오빠가 있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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