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찌라시. 많이 나돌고 나도 거의 다 봤다. 재밌긴 재밌다. 얘는 이럴 줄 알았어, 헉 이럴수가 너가 어떻게, 푸하하하, 어우 얘는 꼬리 백개 달린 여우로구만! 등의 반응으로 일희일비하면서 어느새 친지들에게 공유를 하는 나를 발견한다. (말하고 보니 참 찌질타.)
언니는 나한테 '찌라일보'라는 별명도 붙여준 상황.
연예기사마다 굳이 찾아다니며 리플을 다는 사람은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말아주시라.
1. 기네스 펠트로. 국내에선 이미지가 꽤 좋은 편이지만 미국에서는 자주 밉상 혹은 비호감의 아이콘으로 언급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비호감 연예인과 행동이 비슷하여 이유는 알 것 같다.(사실 얘네들이 더 심한 듯... 울나라는 연예인 하기에 은근 힘든 나라인 것도 같다.)
채식주의자, 완벽한 어머니, 금수저 물고 태어난 여성으로의 삶, 잊을 때마다 타국(영국) 찬양, 남성편력증(사실.. 이건 부럽다.. 사귄 남자들도..ㅠㅠ)...... 등등 완전 부러운 삶이다. 다만, 가만히 있어도 부러운데 그걸 상쇄시켜줄 겸손함이 조금 부족한 거 같은 느낌이다.
뭐, 저 정도 타고난 조건이면 나같아도 오만해질 것 같다. 난 가끔 지금도 오만방자한데!
기네스 펠트로가 이혼한다고 한다. 기사에서는 끊임없이 이들 부부가 안 어울렸다고 말한다. 당시에 그런 얘기가 많았나보다. 아무튼 둘은 생각보다 오래 살았고 둘다 셀러브리티인 이유로 이혼 분석기사까지 나왔다.
기사요약 : 처음부터 성향이 맞지 않은 사람들이 결혼하여 결혼 생활 내내 삐그덕 거렸고 그들은 행복한 척을 해왔다.
기사의 어조 : 기네스 펠트로의 잘못이 크다. 왜냐, 자유로운 영혼인 크리스 마틴을 통제하려 했으니까. (오노요코와 비교를 하며) 채식주의에다 닭 가슴살 먹으며 몸을 만드는 롹커는 보고 싶지 않다. 심지어 탐 크루즈와 비교를 당하며 그녀의 '행복한 척'을 꼬집기도 한다.
그다지 관심없는 사람들이라 신경도 안 썼지만 저 정도 어조가 되면 기네스 펠트로가 에지간히 미운가 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지한 기사라서 그런지 타당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쯤되면 많이 억울할 것도 같다. 모든 행동에 세세하게 분석되는 것도 셀러브리티의 숙명이지만 말이다.
행복해 보이고 싶어서 애쓰는데 그래 너 행복해서 좋겠다~ 라고 퉁치고 넘어갈 여유는.. 없겠지. 대중이란 본디 그런 것이니까.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쓸 데 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 이라 했듯이 내가 이런 거에 좀 씁쓸해한다고 눈이나 깜짝할까도 싶다.
다만 기사에서 주의해서 봐야할 충고는, 기네스는 괜찮다, 하지만 행복을 위장하려하는 개인들의 삶은 불행하다, 자기의 삶에서 자기가 사라져 버리고 마니까, 라는 말은 주의깊게 들어야 할 거 같다.
2. [월간 교황] 나는 천주교 신자도 아니고 불교신자도 아니고 그냥 아무것도 아니다. 가끔 점성술을 믿기는 하니까 샤머니즘 신자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지만.
이탈리아에서 [월간 교황]이라는 잡지가 나왔다고 한다. 가격은 0.5 유로로 한화 700원 정도. 싸다. 아르헨티나 출생으로 화제를 모은(얼마나 보수적인지!)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도 좋아한다. 포근한 인상에 인간적인 행보. 한마디 한마디에 온기가 느껴지는 교황은 잘 없었던 거 같다. 트위터에서도 범세계적으로 기도를 호소하는 교황은 무신론자에게도 타종교 신자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을 만큼 훈훈하다.(작년 이탈리아에서 만났던 친구한테 '한국에 전쟁나고 있어?' 라는 메세지를 받기까지 했다.)
카톨릭교가 국교인 나라라도 젊은이들은 그다지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것 같다.(우리나라가 특수한 거라지?) 하긴 1000년 동안의 중세시대의 영향도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구경다녔던 성당에는 바글바글한 관광객과 함께 원주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전부 노인이었다.
그렇지만 젊은 그들도 이 프란치스코 교황은 참 좋아하나보다. 그래서 [월간 교황]을 사본단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어도 상관없단다. '핫'한 교황의 인기를 읽고 잡지를 내는 센스(!)도 돋보인다. 아무리 신성모독이라도 나도 한 번 사보고 싶다. 워낙 훈훈한 사진이 많아서 세상을 조금 아름답게 볼 수 도 있으니까.
3. 불법 낙태 수술과 출산과정에서 죽어가는 사람이 한 해에 몇 명인지 아는지?
답은 무려 30만명 이란다. 세상에나.
http://names-not-numbers.org/en_int/
위의 싸이트. Names not numbers 캠페인 사이트에 들어가서(주의, 로딩이 느림) 'Claim the Card'를 클릭하면 어떤 여자의 이름이 뜬다. 베르타, 니시아, 라파엘라... 등의 이국여성의 이름이 뜨는데 어느 나라 여성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흰 바탕에 파란색 물감으로 붓질해서 쓴 이국 여인의 이름 밑에 'Sign the Card' 버튼을 누르면 꼭대기에 쓰여져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이 카드가 전달된다. 대신, 이 버튼을 꼭 1분 안에 눌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카드는 버려지는 것이다. 이 기계의 이름은 '죽음의 기계'이다.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보낸 카드의 의미는 현대적인 피임법에 대한 보편적 조치, 낙태 합법화, 중절 수술이 안전하지 않을 경우 적당한 건강 관리를 촉구하는 청원에 동의를 하고 자신의 이름으로 서명을 한 것이 된다.
30초 정도 투자로 큰 의미가 있는 일에 참가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시대인지.
* 사족 : 이번 부록은 버버리의 향수 5 미리 쌤플이다. 홍보용으로 보급도 되는 거라서 사실 이거 줄 때 조금 안심이 되었다. 정품 주는 것은 그냥 화장품 회사의 협찬인지.. 좋은 잡지라 폐간될까 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