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습관의 힘 - 반복되는 행동이 만드는 극적인 변화
찰스 두히그 지음, 강주헌 옮김 / 갤리온 / 2012년 10월
평점 :
서정주의 시 '자화상'의 중간에는 그 유명한 구절로 시작된다.
"스물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다."
과연..? 과연 그럴까? 뭐 그럴수도 있겠지.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을 키운 것의 (일단 그들의 부모이겠지만) 십할(十割)은 그들의 습관이다! 그리고 여기나오는 십할은 욕이 아니다!
습관적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무서운 일이다. 습관에는 힘이 정말로 세서 한 번 들러붙으면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니까. 습관은 왜 껌딱지처럼 들러붙어서 잘 떨어지지 않는가?
습관이 형성되는 데에는 복잡한 것 같지만 의외로 간단한 원리가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귀여운 그림도 있어서 더 이해하기 쉽다. 습관은 '보상'이 주어질 때 붙어버린다! 그렇게 좋은 보상을 받고 왜 안 좋은 습관이 붙어버리는 건지....? 그건 습관은 판단하는 능력은 없기 때문이다. 그저 훈련된 원숭이처럼 보상을 받기 위해 계속 반복적으로 작용하는 것 뿐이다.
보통 '기업 문화'라고 부르는 것도 정확히 따지자면 '습관'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 문화는 회사에 속한 구성원들의 습관인 것이다. 비슷한 걸로는 '가풍'이 있겠지. 뻣뻣한 기업의 습관은 결국 사고를 만들고 큰 손해를 안기게 된다. 사례는 책에 나오는 것 말고도 주변에도 비일비재한 일이니 굳이 예를 들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습관은 힘이 세다. 인생을 완전히 바꿔버릴 만큼 힘이 세다. 습관은 인생의 구렁텅이에서 밝은 쪽으로 건저 올려주기도 하고, 괜찮은 인생도 구렁텅이로 몰아 버리기도 한다. '중독'도 어떤 의미에서는 습관이다. 알콜 중독, 도박 중독, 도벽같은 것도 습관이다. 개인의 의지박약으로만 생각하고 욕을 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이 뭔지 알게 도와주는 게 필요하다.
하긴.. 평생 안 먹던 야식도 며칠만 먹으면 입이 갑자기 심심하다. 귤이라도 몇 개 까먹게 된 요즘은 추워서 운동도 안 하기 시작하니 살이 금방 불어버리는 것 같다.
우선 내가 고쳐야할 습관들의 리스트를 뽑아 봤다.
1. 밤에 할 일 없이 늦게 자기
2. 잠자기 전에 오늘 한 한심한 일을 생각하며 자책하기 + 이불을 하이킥
3. 멍 때리고 있기
4. 상한 머리카락 뜯기...................... etc.
진짜 치명적인 것은 차마.. 적을 수가 없다. 적게나마 좋은 습관이 있다는 것으로 위로를 해본다. (ex- 자주 방실거린다 : 본래 성격과 달리 친절한 것 처럼 보임) 그래도 책에서는 분명이 고칠 수 있다고 했다. 습관이 보상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처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는 희망적인 사실. 대신 그만큼 자신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습관은 내 인생을 바꾸는 작고 큰 힘이다. 내 습관의 십할은 긍정적이고 좋은 걸로만 채우련다. 이제 야심한 밤의 리뷰도 금지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