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다. 내가 얼마나 문제가 많고 대책없는 인간인지. 요즘 십대에 분출하지 못한 히스테리와 짜증을 뒤늦게 분출하고 있는 상태다. 뭐든 느린 내가 사춘기가 늦게 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


특히 10대에는 고민하지 않은 문제들이 슬슬 수면에 떠오르면서 나는 내가 제일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무기력, 우울증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지..


그래서... 그리하야... 또 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나를 뼛속까지 개조하기 프로젝트' 라는 명목 아래..




습관의 힘이라는 건 진짜 무섭다. 단순한 것 같아서 금방 고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정말 여든까지 가기 때문에.


저자가 뉴욕 타임즈에서 엄청 인기 있는 기자였다는데, 그런 건 모르겠고 아무튼 글은 재밌고, 뒷받침하는 자료의 양도 상당해서 매우 신뢰가 간다.


습관의 매커니즘.. 원숭이, 쥐의 뇌까지 파헤쳐서 습관의 고리를 설명해준다. 동물과 다를 게 없다는 게 어떤 점에서 굴욕적이지만 안 좋은 습관의 고리를 끊어 낼 수 있다면 못 받아들일 것도 없다.


그치만 자기가 어떤 습관에 대해 '어떤 열망'을 가졌는지, '어떤 보상'이 있는 건지 파악하는 게 쉽지 않고..  그런 자기성찰의 시간이 괴롭기도 하다. (사실 모르겠다는 것보단 부정하고 싶은 거겠지...)


어떤 것이든 작은 세계를 바꾸려할 때는 '알을 깨고 나오는 고통'을 겪어야 하는 것이다. 된장. 그래서 모두 '작은 승리'의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빈다. 더불어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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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모든 문장에 밑줄을 치고 싶으면서도 나는 이 책을 계속 읽기가 어쩐지 괴롭다. 책 앞표지에 "누가 나를 쓰레기통에 처박았지?"라는 문구에 구매를 결정한 나는 누가봐도 '잡동사니 증후군' 환자니까.


저자도 이 질환(?)의 환자였듯이... 책은 나같은 환자를 먼저 위로하고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해준다.  '쓰레기'나 '돼지우리' 등으로 자신을 비하하지는 말고, 대신 '잡동사니', '난장판', '뒤죽박죽', '고질적인 정리정돈 장애', '잡동사니 증후군' 등으로 표현하라는 친절한 조언까지.


그래서 나는 제일 마지막에 '잡동사니 증후군'으로 골랐다.


몇달 전 대대적인 방 청소 후, 대대적인 가구 설치 등으로 내 방 개조에 모든 가족들이 매달렸지만.. 다시 어지러운 내 방 상태... 그래, 이제 나도 인정해야겠다. 나는 환자라는 것을!


그래도... 먼저 자기가 인식하는 게 모든 치료의 첫 단계니까 희망은 있겠지... 방과 더불어 뒤죽박죽한 머리 속도 말끔히 정리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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