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 내가 혼자인 너에게 - 밑줄 긋는 여자의 토닥토닥 에세이
성수선 지음 / 알투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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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 천 번 공감하게 되는 웹툰... 나만이라도 나를 안아줘야 할 때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외롭고 비참한 순간은 나는 외롭고 우울한데 다른 사람들이 연인, 친구와 웃고 떠드는 걸 볼 때다. 남과 비교하는 건 어리석지만 정말 그 순간은 성냥팔이 소녀의 심정을 십분 알 것 같은 느낌이다. 


아무리 밝은 사람이라도 외로운 순간은 찾아 온다. 누구도 해결해 줄 수 없는 외로움. 그럴 때 누구나 혼자라고 느끼나보다. 혼자라고 느끼는 건 어쩔 땐 슬픈 생각이 든다. 휴대폰을 켜고 전화부를 쭉쭉 내려본다. 사람들의 이름이 쭉쭉 내려간다. 잠깐 손가락이 멈추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끝까지 전화부를 훑어도 당장 불러낼 사람이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또 불러서 청승을 떨 생각을 하니 이내 포기해 버린다. 결국은 혼자다.


혼자일 때 우울의 늪에 빠지는 법은 쉽다. 아니, 때로는 그런 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래도 매일 고독한 테리우스처럼 살 필요는 없지. 저자는 혼자인 순간, 소설에서 위안을 얻으라고 조언한다.

 

소설은 단순히 이야기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소설에는 읽는 사람의 이야기도 담겨 있는 것이다. 자기계발서를 보며 힘을 얻는 사람도 있지만 나처럼 소설에서 힘을 얻는 사람도 있다. 하릴없이 '소설 나부랭이'나 읽고 있는 사람들은 사실 이 부류에 속할 것 같다.

 

나도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도대체 뭐할려고 읽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했다. <꼭 이유가 있어야 하니? 그냥 재밌으면해> 라는 꼭지를 읽고 그 동안 멋쩍게 "그냥.. 시간이 잘 가서.."란 식으로 얼버부렸던 나를 반성했다. 그저 재밌다고만 하면 됐을 것을. 게다가 소설가 김영하가 그런 골지의 강연을 했다고 하니까 더 든든하게 여겨진다.

 

대단한 소설이 실은 그렇게 대단히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것처럼, 이 에세이집의 매력도 이야기가 엄청나게 독특하고 특별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에세이집에서 말하는 거의 모든 상황은 대부분의 평균적인 사람이 겪는 일이다. 별로 친하지 않는 사람의 전화를 받고 나가면 십중팔구는 다단계 권유고 직장에서 상사의 웃기지 않은 유머를 억지로 웃어야 되는 상황, 함께한 시간이 아까워 서로를 버리지 못하는 연인들, 말 실수를 하고서 혼자서 전전긍긍 하는 것.... 모두가 '현실은 시궁창'같은 현대 격언(?)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다.

 

현실에서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의 약하고 솔직한 고백은 어떨 때 위로가 되기도 한다. 아, 저 사람도 다 똑같구나.. 나만큼 찌질하구나.

 

물론 뼛속까지 멋있는 태생적인 귀족같은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내가 보통의 사람이듯, 보통 사람들의 구질구질한 이면을 볼 때, 안심이 되기도 하면서 응원하고 싶어진다. 그 사람과 나 자신을 모두를.

 

혹시 지금 책을 볼 여유 조차도 없이 힘이 드는 사람은 목차만 봐도 마음이 가벼워질 것 같다. 찌질해서 사랑스러운 나와 당신을 위해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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