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은 나쁘다. 그래서 더 매력이다. 끊지를 못하게 만든다. 좋아하는 초콜릿 브랜드를 대라면 단번에 다섯 손가락은 금방 채운다. 팀탐, 허쉬, 페로로로쉐, 고디바, 벨지안.... 심지어 에이비씨 초콜릿도 좋아한다.

 

옛날 옛날에 아즈텍 문명에서 고추가루 같은 것을 타서 제사 때나 먹을만큼 신성한 것이었다는데.. 그 고추가루에 탄 뜨거운 초콜릿을 먹어보고 싶다. 음식은 혀로 배워야지 글로 읽으라고 만든 것이 아닌데.

 

이런 나를 고문하는 책들이 있었으니...

 

 

 

 원제는 초콜릿이 부글부글 끓어 오르기 시작하는 온도.. 정도라고 하는데 우리말의 분위기를 살려서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 됐다고 한다. 아무래도 "초콜릿이 부글부글"은 이상하니까 말이다.

 

여기 나오는 레시피 중에 딱히 초콜릿이 강조된 건 없다. 다만 초콜릿이 관능적인 재료라는 것만 암시할 뿐.

 

금단의 사랑은 달콤하고 쌉싸름하다. 둘 사이에 확신만 있다면!

 

티타와 그녀의 형부인 페드로의 사랑. 둘째 언니와 혁명군 장교(?)과의 사랑... 이야기는 시종일관 관능적이고 강력하다. 고전으로 분류되지만 심심할 때마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다만, 어떤 일이라도 막장 드라마는 싫다, 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척 화가 날 수도 있다. 황당한 이야기라면 치를 떠는 사람도 던질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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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책에 비해서는 백배는 현대적인 것 같다. 그래도 드라마같은 소설이다.

 

주의할 점은, 초콜릿의 비중이 커서 읽는 중간에 참지 못하고 결국 초콜릿을 사러 나가게 된다는 것.

 

다이어트 중에는 절대 읽지 말 것!

 

부글부글 끓어서 숨을 가쁘게 만드는 초콜릿이라기 보다는 심혈을 기울여 중탕을 하고 숨을 죽이며 모양을 내는.. 아기자기하고 정성 스러운 초콜릿에 가깝다. 그래서 관능적인 사랑이라기 보다는 모성애와 자매애로 분류되는 따뜻하고 끈덕진(?) 점성 강한 사랑의 초콜릿이다.

 

바람을 따라 다니는 모녀가 엄마의 그늘을 벗고 정착하는 과정이 멋있다.

본능을 억누르고 사는 아르노 신부도 안타깝고..

 

작가는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책이 따뜻하면서도.. 읽기가 의외로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그저 달달하고 행복한 얘기가 보고 싶다면 비노쉬와 조니뎁이 나오는 영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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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제일 못되고 사랑스러운 로알드 달의 동화를 추천한다.

 

황금 티켓이 당첨되어(것도 운이 엄청 좋게!) 윌리 윙카의 초콜릿 공장을 견학가게 된 찰리와 나머지 네 명 떨거지(?)들의 이야긴데.. 이런 식의 모험이야기는 읽어도 읽어도 질리질 않는다.

 

가난하지만 엄마, 아빠, 네 명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산 독립적인 찰리는 넘넘 멋있다. 역시 자존감이 강한 아이는 어디에서나 살아남고 사랑받는다.

 

결국, 용기가 우리를 구원한다.

 

이런 단순한 진리를 재밌게 말하는 재주를 가진 로알드 달 할아부지 따봉!

 

 

결론은.. 초콜릿은 나쁘다. 그것도 너무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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