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와의 인터뷰 - 할인행사
워너브라더스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결론부터 말하겠다. 탐 크루즈 승!  

물론 이 영화 안에서만 말이다. 브레드 피트 추종자들은 엄청 반발하겠지만 아무튼 내게는 그랬다. 요즘은 나보다 비싼 신발을 신는 아이들의 아빠로 여겨지는, 왕년에 어마어마했던 아저씨 둘이 나오는 것만으로 이 영화는 이미 성공이다. 그것도 전성기 때! 

이들을 실제로 보면 오금이 저려할 게 분명한 너따위가 매긴 순위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면 할 말이 없지만, 혹시 기분이 나쁜 사람들을 위해 이유를 설명해야겠다. 크게 거창한 이유는 아니다. 그냥 탐 크루즈가 연기한 캐릭터에 더 공감이 갔고, 더 매력적이었고, 그게 또 엄청 잘 어울렸다. 탐 크루즈는 정의로운 역보다 악역에서 더 빛을 발하는 것 같다. 뭔가 더 섹시하다고 해야할까. 

뱀파이어니 드라큘라니 하는 차가운 이미지의 괴물(?)에 관심이 없어서 원작 소설을 읽지는 않았지만 영화가 속도도 빠르고 시나리오도 탄탄한 걸 보니 원작 소설은 더 재미있을 것 같다. 배우들도 하나같이 연기를 잘한다. 특히, 어린 시절의 커스틴 던스트도 표독스러운 표정을 잘 지어 신선한 충격이었다. 

잘생긴 외모에, 부자에, 좋은 인품을 가졌다면 영원히 사는 게 행복할까. 그것도 평생 젊은 모습으로. 대신 다른 생물의 피를 먹어야 한다고 해도.  

불행하다고 말해야 정답이겠지만 실은 그렇게 확답을 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아니, 남들보다 멋있고 능력도 좋으면 살기도 얼마나 편하겠어. 게다가 날 열받게 하는 인간들의 피를 쪽쪽 빨아먹고 응징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탐 크루즈의 캐릭터에 공감이 더 갔다. 어차피 영생을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면 그걸 즐기고 죄책감을 없애는 게 현명하긴 하다고 본다.  

영화는 그저 재밌다. 전성기 때의 둘은 또 얼마나 멋진지. 뱀파이어류 영화가 그렇듯이 딱히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것 같지는 않다. 아무튼 안구정화는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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