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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델마와 루이스
리들리 스콧 감독, 수잔 서랜든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토끼와 거북이. 로미오와 줄리엣. 서울 쥐와 시골 쥐... 와 같은 제목이 참 좋다. 군더더기도 없고. 등장인물만 알려주고 내용은 알려주지 않아 기대도 없고, 대부분 실망도 없다.
그리고 델마와 루이스도 정말 좋은 영화다. 오랜만에 눈물이 날 뻔 했다.
(스포일러 있으니 아직 안 본 분은 읽지마세요.)
델마와 루이스는 놀랍게도 둘 다 여자이고, 끈끈한 연대와 동지애로 가득 차 있다. 청춘과 젊음이 시들었다고 여겨지는 나이와 이제 현실과 타협한지도 오래되어 이미 일상이 되어 버린 그들은 여행을 떠난다. 그저 기분 전환을 하려고. 잠깐 지겨운 일상에서 벗어나 보려고.
현실은 이들에게 잠깐의 기쁨도 용인하려 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가정주부로서 적당히 무시받으며 자유가 없는 삶은 살던 델마는 눈 감고 저질른 여행에 들떠서 자기도 모르게 유혹한다고 오해를 사고, 불미스런 일을 당할 뻔 했다. 루이스가 그를 쏘지 않았으면 꼼짝없이 당했을 일이다.
그래서 그들은 쫓기는 신세가 된다. 생활력 강하고 이성적인 루이스는 대책없는 델마를 이끌고 미국 땅을 도망치려 한다. 문제는 사고뭉치 델마. 델마는 이제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그저 엄청 잘생겼지만 불량한 청년을 유혹한다.(그는 브레드 피드다! 요즘은 안젤리나 졸리와 세트로(?) 브란젤리나라고 불리지는 잘생기고 가정적인 중년아저씨가 됐지만, 어쨌든 그는 명실공히 세상에서 최고로 섹시한 남자였다.)
잘생긴 남자는 인물값을 하듯이, 그들이 애써 마련한 돈을 훔쳐 달아나버렸다. 언제나 살 길을 찾는 루이스도 결국 주저앉아 운다. 그러나 델마가 루이스를 일으킨다. 무기력해진 루이스를 차에 두고 델마는 정중하게(?) 강도짓을 하여 돈을 마련한다. (여기가 영화에서 두번째로 멋있는 장면)
그들은 죄목이 더 추가되면서 추격당한다. 넓은 미국땅을 달리고 또 달린다. 이국적인 풍경과 그들의 지친 표정이 이 영화의 백미이기도 하다.
경찰의 추격을 요리조리 피하던 그들은 최후의 순간에 이런 선택을 한다. 우리.. 잡히지 말자. 밟아, 계속!!! 그리고 그들을 실은 차는 그랜드 캐니언의 벼랑 끝으로 달린다.
멋있고 군더더기 없는 엔딩이라고 생각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이런 영화가 잘 없는데. 어떤 사람들은 페미니즘 영화라고도 말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그냥 멋있는 영화라고만 말하고 싶다.
덧> 수잔 서랜든은 항상 느끼는거지만.. 정말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얼굴이 예쁘고 느낌이 좋다, 이런 걸 떠나서 정말 좋은 배우라고 느껴진다.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