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니콜라와 친구들 꼬마 니콜라 3
르네 고시니 글, 장 자끄 상뻬 그림, 윤경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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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좀머씨 이야기]에서 장자크 상페의 그림을 보고 무지 귀엽다고 생각했었다. [좀머씨 이야기]는 그리 친근한 내용이 아닌데도 이상하게 내 기억엔 따뜻한 느낌으로 남아있다.

[꼬마 니콜라와 친구들]을 집은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표지에 딱 봐도 알 수 있는 그의 그림이 있었기 때문. 아이들이 마구 얽혀 있는 표지는 너무도 귀엽다.

그의 따뜻한 그림과 다르게 장 자크 쌍페는 꽤 험난한(?) 삶을 살았다고 전해진다. 그가 그렇게 생각할 지는 알 수 없지만. 중학교 때 퇴학도 당했다는데.. 예술가들의 삶은 확실히 다른가보다.

(고등학교 때 호밀밭의 파수꾼을 보며, 그를 좀 동경하기도 했다. 원래 청소년기라는 건 반항 아닌 반항을 하고 싶은 나이니까. '나도 퇴학을 당해야겠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용기도, 이유도 없던 나는 무사히 졸업했다. 지금은? 후회없다.)

책 안에 삽입된 삽화는 말할 것도 없고, 내용 또한 귀엽다.

<안경을 낀 클로테르>는 눈이 너무 좋아서 야속했던 내 어린시절이 떠올라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운 좋게도 눈이 나빴던 우리 언니는 그 당시, 약간의 프라이드가 있었다고 한다. 안경을 낄 수 있다는 특권의식이였다나.) 어릴 때는 안경 쓴 아이들이 뭔지 모르게 있어(?) 보였다. 그건 프랑스도 똑같나 보다. 안경을 쓰면 꼴찌인 클로테르가 이제 일등을 할 거라는 발상이나 그걸 한 번 껴보겠다고 순서를 기다리는 아이들. 나도 안경을 써보고 싶어 발을 동동 거린 적이 있긴 있었군.

그리고 더 많은 에피소드가 있다. 하나같이 다 재밌다.

특히, 맘에 든 점은 니콜라와 친구들이 다 악동의 모습으로 그려진 다는 것이다. 당연히 악동일 수 밖에 없지. 아이들은 세상에 덜 물들은 만큼, 감정에도 솔직하고, 어떤 면에서는 잔인하다. 특히, <마술가 맥상>에서 마술을 펼치려는 맥상에게 친구들이 의심하는 것은 아마도 솔직한 심정이 아닐까. 우리가 마술이 속임수인 걸 알면서도 위안을 얻으려 보는 것은 어찌보면 참 슬프다. 실제로 마술 보는 것은 즐겁지만.

여기서 이 악동들보다 눈길이 갔던 아이는 아냥이었다. 반에서 일등을 놓치지 않으려 전전긍긍하는 이 아이는 불쌍했다. 그 어린 나이에 친구들보다는 선생님을 택한 이 아이가. 컸을 때 잘 될 가능성은 많은 아이지만, 난 이런 애들이 좀 싫다. 애들답게, 라는 말도 싫지만 이런 사람이 내 주위에 있으면 난 요즘도 숨이 막힐 것 같은데. 그래도 불쌍하다. 그 나이에 성적 관리라니.

전체적으로 장 자크 상페의 그림과 르네 고시니의 글은 정말 잘 어울렸다. 그런데 지금 바로 이런 아이들을 내 눈 앞에 데려다 놓고 잠깐만 봐달라고 한다면, 내 대답은 N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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