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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 / 강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로알드 달'은 동화작가로 유명하다. 나도 그의 동화를 좋아한다. [마틸다]는 영화도 넘넘 재밌었다. 원작은 말할 것도 없고. 로알드 달의 동화는 동심천사주의에서 벗어나 있다고나 할까.(강조하자면, 아이들은 절대 천사가 아니다.)게다가 영리하기까지 한 아이들. 나는 어릴 때 좀 더 똑똑했더라면, 하고 바랄 때가 많다. 어렸을 때 좀 똑부러지게 말 하는 타입이었다면 지금처럼 성격이 더렵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맛]도 동화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황당함도 그렇지만 결말은 대체로 징악(懲惡)이니까. 황당해도 재밌는 건 어쩔 수 없다. 약간 반전같기도 하고.. 아무튼 예상하기 힘든 결말이다.
예전에 인체의 신비전에서 아이슈타인의 뇌를 봤는데, 나는 아이슈타인의 뇌보다 이런 괴팍한 성격의 작가의 뇌가 더 궁금하다. 그래봤자 별로 다르게 생기진 않았겠지만. (아이슈타인의 뇌를 보고 아주 실망했었다. 기획자의 의도는 '아이슈타인도 보통 사람들의 뇌와 다를게 없으니 너희들도 노력하면 아이슈타인처럼 될 수 있어!'라며 아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것이었겠지만.) 도대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거지...?
[남쪽 남자]는 내기를 무진장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인데, 그와 내기를 해서 이기면 멋진 캐딜락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지면... 당신의 필요없는 부위인 왼쪽 새끼 손가락을 주면된다. 참 달콤한 제안이다. 그 내기의 내용도 쉽기도하고. 근데 나는 못할 것 같다. 소심하니까. 자신있던 것도 갑자기 내기를 하자고 하면, 자신이 없어지기 시작한다. (실제로는 이런 내기를 하면 잡혀갈 것이다. 법이 얼마나 무서운데...)
[하늘로 가늘 길]의 포스터 부인은 나랑 얼마나 비슷하던지. 기차, 비행기 시간을 놓칠까봐 불안 초조해하는 기분은 그런 사람이 아니면 잘 이해하지 못할꺼다. 그러니 이런 사람들을 놀리려고 일부러 늦지 말기를! 포스터 씨같은 일을 당할 수 있다. (특히 하늘로 갈 때는 더 병적이란 사실을 알아두어야 한다.)
[피부]는 정말 정말 끔찍한 이야기다. 결말은 허를 찌르다 못해 섬뜩했다. 으아...
이제 [맛]의 열가지 단편을 다 읽었다. 로알들 달과의 내기에서 나에게는 몇 개의 손가락이 남아 있을까. 아마도 한개? 그래도 [맛]은 예상했다. 음하하하!
그럼 어떤 손가락을 남겨야될까. 흠........흠..... 오른손 검지 손가락을 남기는게 좋겠다. 그러면 마우스도 클릭할 수 있고, 타자도 독수리 타법을 사용하여 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컴퓨터를 하지 않는 남는 시간엔 코를 팔 수 도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