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장애가 있는 여성으로 살아가는 삶이 어떠한 지에 대해 당사자들의 목소리로 얘기하고 있다. 그들은 어떤 고통과 쾌락을 갖고 있는지, 그들은 타인과 어떻게 관계 맺는지, 그들의 사회적 관계들은 어떻게 형성되는 지에 대해 두루두루 얘기하고 있다. 당사자의 목소리인 만큼 생생하고 급진적이기도 하지만 개념을 통해 현실을 설명하려는 경향이 강해서 자유로움이 덜 느껴진다.
적도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위도 30도 지역에 걸쳐있는 열대지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어떤 특성이 있고, 그에 따라 자연환경은 어떠하며,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총체적으로 살펴본다. 단편적인 이미지로만 알고 있는 열대지역을 찬찬히 알아가며 둘러보는 재미가 있기는 하지만 여행안내서로서의 기능이 강해서 그곳의 속살을 제대로 들여다보지는 못한다.
빨치산이었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장례를 치르는 동안 이런저런 인연이 있던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아버지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씻김굿을 하듯이 살아 생전의 모든 상처들이 하나씩 씻겨가는 것처럼 차분하면서도 따뜻하게 그의 마지막 길을 품어낸다. 빨치산이라는 상처보다는 그저 평범했던 한 인간으로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며 그 그늘에서 자란 자기 자신까지 포용하는 넉넉함이 느껴진다. 현대사와 그를 살아간 인간들의 삶이 사실적으로 펼쳐지는데 반해 장례식장의 상황은 소설적 설정으로 짜맞춰져 있어서 조금은 어색함이 남는다.
고라니의 얼굴들을 찍어놓은 사진집니다. 언뜻 비슷비슷해 보이는 얼굴들인데 가만히 보고 있으면 다 나름대로의 개성을 갖고 있는 생명체임을 알게 된다. 그 맑고 선한 눈동자가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린다. 고라니들에 대한 인간의 학살이 어떻게 이뤄지는가에 대한 글을 같이 읽다 보면 그 눈동자가 더 처연하게 다가온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를 이런저런 꾸밈 없이 자연스럽게 풀어놓는다. 편안하게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그의 감정이 느껴지기 시작하고, 그의 감정을 느끼다보면 나도 그 감정에 빠져들어 그와 같이 거닐게 된다. 강한 자의식이나 굵직한 주제의식이 없어도 삶의 감정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서로가 힘이 됨을 보여주는 소설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