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와 조선백자로 대표되는 한국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현란한 미사여구 없이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정성들여 찍은 사진들과 양질의 종이로 만들어진 책이 값을 톡톡히 한다. 학자가 쓴 책이라 한문투의 글이 많고, 귀조적 취향이 강하기는 하지만, 도자기를 책으로나마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에이즈 감연자인 사실을 알고도 그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심리를 그린 만화이다. 파격적인 내용의 얘기를 담담하면서도 솔직하게 풀어가고 있다. 거친 듯한 그림도 과장되지 않으면서 내용을 무난하게 소화하고 있다. 약간은 의학적 교육같은 내용이 아쉽기는 하지만 솔직 담백한 만화이다.
17세기에 쓰여진 소설인데 400여 년이 지나서 읽어도 빠져들게 만든다. 황당한 기사와 시종이 벌이는 에피소드들이 실제로 존재했던 일처럼 느껴진다. 살아서 통통튀는 캐릭터들과 입체적인 얘기구조, 가벼우면서도 날카로운 문제의식, 다양한 문장력으로 얘기를 종횡무진 끌고가는 글쓰기 능력까지... 정말 대단하다.
환상이라는 것은 힘겨운 현실을 잊기위한 한 방법아자만 현실과 싸우지 않고 도피하기 때문에 현실이 계속 쫓아온다. 한 아이의 눈으로 그런 현실과 환상이 오고가는 세상을 그렸다. 너무도 현실적인 환상은 아름답지도 낭만적이지도 않다. 그에 반해 현실은 너무 현실적임녀서도 점점 나빠진다. 다 읽고나면 우울해지는 책이다.
사양산업이 몰려있다가 그마저도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슬럼처럼 변해가던 동네에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예술공간만을 꾸민것이 아니라 지역과 호흡하면서 마을을 조금씩 바꿔나갔다. 기획되지 않은 프로그램이 자발적으로 이뤄지면 많은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서울시 영등포구 무내동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이야기가 너무 평면적이고 글쓴이의 주관적 각색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