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아이
정유미 글.그림 / 컬쳐플랫폼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잘 만든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책으로 만들었다. 감성적인 단편 애니메이션이라서 무엇을 말하려는지는 잘 전해지고, 애니메이션으로서도 그런대로 괜찮게 만들어졌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런데 동영상을 화면 켐쳐해놓은 식으로 책을 만들면 캠코더 버젼으로 불법 다운로드 받은 동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줘서 감동이 확 떨어진다. 그리고 동적인 움직임 속에서 어떤 정서를 전달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정적인 화면의 나열로는 제대로 전해지지도 않는다. 결정적으로 얼굴 표정에서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는데, 동영상과 달리 만화에서의 얼굴 표정을 표현하는 방식은 많이 다르기 때문에 감정없는 인형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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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오쿠다 히데오 지음, 정숙경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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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틀별하게 잘난 것도 없고, 그렇다고 찌지리 궁상도 아닌 평범한 소시민이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을 장난스럽게 들춰내서 보여주고 있다. 특별한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닌 그저 그런 삶의 연장선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나름 큰 일로 다가오는 것들이 있는데, 바로 그런 모습들을 능구렁이처럼 장난스럽게 얘기하고 있다. 보통 이런 류의 소설에서는 약간 과장된 캐릭터들이 유쾌하게 장난치다가 끝나거나, 현실과 유리된 채 황당한 일탈로 날아가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는 톡톡 튀는 캐릭터들을 현실의 그물에 끈끈하게 묶어둔 채 이야기를 풀어간다. 결국 별거 아닌 이야기 속에서 삶과 사회와 체제의 문제가 실루엣처럼 드러난다. 참으로 대단한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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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벌판
응웬옥뜨 지음, 하재홍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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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베트남의 강을 따라 가면서 배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참으로 낯설다. TV여행 프로그램에서 가끔 비치기는 하지만, 그 모습은 여행상품일 뿐이다. 그 낯선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베트남 작가가 소설로 드러냈다. 우리네 시골에서 가난하게 살아가는 전망없는 이들의 삶과 거의 비슷한 삶이 그러져 있었다. 발버둥치면 칠수록 더 빠져들기만 하는 진흙탕같은 그런 삶인데, 흙탕물 속의 진흙이 가라앉아 맑은 물이 되기를 기다리는 간절함이 있어서 질퍽하지만은 않다. 현실이 그런 간절함을 쉽게 받아들여주지는 않지만... 만만치 않은 삶의 얘기를 시처럼 써내려갔다. 슬픈 서정시같은 느낌을 주는 소설이 촉촉한 기운을 전해주기는 하지만, 소설스러운 구성이 중간중간 눈에 띄어서 리얼리티를 잡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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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요 하숙집의 선물
오누마 노리코 지음, 김윤수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20-30대의 젊은 여자들이 사는 하숙집에 나인든 남성 관리인이 잠시 와서 살게되면서 이런 저런 일들이 벌어진다. 오지랖 넓은 노인이 이런저런 고민들을 안고 살아가는 젊은 아가씨들의 문제들을 함께 풀어가는데 그 속에서 서로에 대한 애정이 쌓여간다는 조금은 뻔한 내용이다. 흔히 예상할 수 있는 일들은 별로 벌어지지 않고, 조금 예상 외의 일들이 벌어지기는 하지만 기상천외하고 황당한 수준은 아니다. 젊은 여성들의 고민을 여성스러운 감수성으로 유쾌하게 풀어가기는 했는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너무 유쾌해서 그런지 깊이있게 마음으로 다가오지 못한다. 마지막에 감동코드까지 넣어줬지만 역시 가슴으로 느끼는 감도이 아니라 머리로 이해하는 감동이 되버렸다. 그렇다고 나쁜 소설은 아닌데, 뭐, 그저 그런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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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몸값 1 오늘의 일본문학 8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올림픽이라는 중요한 국제핻사를 개최하게 되면 온나라가 행사의 성공을 위해 동원된다. 그 과정에서 스타로 부각되는 사람도 있지만, 동시에 소모품처럼 쓰다가 버려지는 사람들도 있다. 1964년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일본사회를 통해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일류대학을 다니면 엘리트코스를 밟던 한 학생이 형의 죽음으로 그 사회의 밑바닥생활을 경험하면서 미처 보지 못했던 세상의 불리함을 알게 되고,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테러를 감행하게 된다. 약간 진부할 수 있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밑바닥 민중들의 삶이 아주 생생하게 그려지고, 국가와 사회가 움직이는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정면으로 대하고 있어서 묵직함을 느끼게 한다. 추리소설의 기법과 스릴러 영화같은 긴장감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도 뛰어나서 읽는 재미를 주기는 하지만, 인물들의 행동이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러운 데가 많다. 묵직한 주제의식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오쿠다히데오 소설에서 보여지는 살아있는 캐릭터는 별로 없고 전형화된 캐릭터가 많은 점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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