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식민지시절 ‘구인회’로 뭉쳤던 모더니스트들이 바라본 근대 초기 경성의 모습은 분명 사회주의나 민족주의경향의 작가들이 바라봤던 식민지 조선의 현실과는 다릅니다. 1930년대 청계천 주변에서 살아갔던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날 것 그대로 그린 박태원의 장편소설 ‘천변풍경’은 그 시절 소시민의 일상 그 자체입니다. 사회성이 없는 다큐멘터리를 보듯 쭉 이어지는 그들의 삶은 너무 현실적입니다. 하지만 그 현실의 겉모습만 재미있게 들여다보다가 소설은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