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트다운 - 도쿄전력과 일본정부는 어떻게 일본을 침몰시켰는가
오시카 야스아키 지음, 한승동 옮김 / 양철북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밀양 송전탑을 경찰이 억압하고, 한전에서 공사를 한단다.

뉴스는 '밥그릇 싸움'으로 격하할 것이 뻔하다.

난 뉴스를 보지 못한다. 혈압 상승으로 사망할지 모르니...

 

송전탑 문제도 애써 외면하다가 궁금하여 찾아보니...

헐, 보통 송전탑은 154,000볼트인데, 이번에 공사하는 송전탑은 세계 최대, 최고인 765,000 볼트란다.

전선 주변으로는 자기장이 펼쳐지는데, 우와~ 굉장하다.

 

<송전탑 반대 이유 : 대학생 나눔 문화 홈피> 비교적 쉬운 자료...

http://blog.naver.com/daenanum?Redirect=Log&logNo=80199363365

 

근데... 송전탑을 왜 밀양에서 난리지?

밀양에 무슨 발전소가 있나? 보니, 내가 근무하는 곳에서 직경 5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뭔 원자력 발전소(노후된 거 다시 비아그라 먹여서 돌린다는 그 신비한 발전소, 그리고 그 비아그라가 또 짝퉁이라는 문제의 발전소) 에서 발전한 걸, 서울로 보낼라니 이런저런 산등성이를 넘어 넘어 가야하는 모양인데,

앞으로도 발전소를 더 지을 모냥이고, 또 짝퉁 부품으로 맞춰서 이익을 무척이나 남길 모양이고,

마침 거기 재수 없게도, 밀양이란 '숨겨진 빛'의 도시가 가로막혀서, 그넘만 가로지르면 참 돈도 적게 드는 모양이었다.

 

이 나라는 지진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통념에 사로잡혀 있고,

(엊그제도 포항~대구꺼정 지진이 일났드만~)

또 한국수력원자력이라는 '공기업'은 이제 닭대통께서 친히 아주 친한 이루다가 사장을 맽겨 주실 거고 ㅋ~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쓰바, 동네 사는 사람들은 원전 주변에 살면서, 세계 최고의 자기장에서 피말리는디)

원자력을 더 쓰려고 친환경적 에너지를 무지 사랑해주시는 것인데,

 

왜 이렇게 먼 데 지어 놓고 가져가느라 생지랄인지 모르겠다.

그냥, 한강변에 지어 놓고 편하게 쓰면 딱, 좋겄구만. 씨발~!

 

 

이 책은 일본의 3.11 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아작난 사례를

아주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지진으로 무너져 폭발하는 원자력 발전소를 어떻게든 폭발의 파장을 줄이려고

피폭을 무릅쓰고 현장에서 지키는 진정한 인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떡같은 정치가 시끼들과

족같은 기업가 시키들이 방송을 장악하고 얼마나 거짓말을 지껄여 대고 있었는지,

미국은 현실을 알게 되자 자국민을 수십 킬로미터 밖으로 대피시킨 반면,

일본 방송은 그냥 마스크 쓰고 2킬로미터 밖에 있으라고 했다는...

ㅋㅋ 어쩜 이렇게 한일 정치판은 유사한지, 참 친일파들이 좋아하게 생겼더라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언혀 낯설지 않았다.

 

완전 뻘짓으로 일관하는 일본의 정치가들, 기업인들의 행태를 낱낱이 까발리는 작가는 흥분상태인데,

그걸 읽는 나는 '그 느낌 잘 아니까'

한국에서 일어난 일인 듯, 술술 읽게 된다.

 

멜트다운은 '노심 용융'이라고,

고열에 노출된 핵연료가 질질 녹아서 원자로 바닥에 떨어지는 현상.

지진발생뒤 15시간 뒤인 3.12 오전 6시 무렵 연료가 모두 녹았으며, 이 녹은 연료는 압력용기 바닥까지 녹여 격납용기 바닥 콘크리트까지 침식했다.(100)

 

폭발 뒤 5개월이 지난 8월, 1,2호기 근처에서 시간당 10시버트나 되는,

피폭당하면 40분만에 죽는 방사선량이 계측되었다고 발표(102)

 

도쿄전력 사장은,

판단을 하시는 분(총리)의 이해를 얻지 못한 상태로,

해수(냉각수) 주입을 할 수 없다고 하여, 해수 주입을 중단 지시한다.

현장의 요시다 소장은 주입담당자에게,

"이제부터 해수주입 중단을 지시할텐데, 절대로 중단해선 안돼.'하고 일러둔다.(109)

 

어휴, 과연, 한국에선 요시다 소장같은 뛰어난 판단력을 가진 전문가가 있을 것인지... 두렵다.

이 난리통에 '총리 각하'께서 오신다고 손님 접대로 원자로 작업을 중단하였다니... 어쩜 이렇게 쌍둥이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

 

총리란 넘이 도쿄전력을 방문한 날.

죽으라 애쓰던 직원들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총리가 자신들을 격려해주러 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장의 일보다는 앞날을 생각하라.

피해가 막대하다. 철수는 없다. 최선을 다하라."

 

이런 황당한 주문을 한다.

이미 현장에서 "발전소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요원만 남긴다."는 요시다 소장의 생각은 묵살당했다.

 

일본인들은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하여는 말하지 않고,

자신들이 입은 피해에 대하여 과대망상증을 앓는 지경이다.

 

도쿄전력의 회장은 자신이 '가해 기업의 최고책임자'라는 현실을 좀처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자신도, 도쿄 전력도 '통상 범위를 벗어난 최고의 천재지변' 에 습격당한 <피해자>라는 관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209)

 

일본인은 곤란해지면 할복하며 책임을 지던 전통은 어디로 갔는가?

 

어제 아주 훌륭한 뉴스를 접했다.

4대강 사업이 무척 훌륭한 사업이어서,

수자원공사(과연 공적인 기업인지 몹시 의문스럽지만...)가 11조의 부채를 안고도 성과급을 225% 올렸고,

한전, 한수원 역시 마찬가지라고 한다.

왜 이런가? 궁금하다면, 일본을 보면 된다. ㅋ~ 징글징글...

 

경제산업성은 전력업계, 원자력마피아, 돈, 자리로 칭칭 얽혀있었다.

체르노빌과 더불어 인류 역사상 최악이라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일어나고

그 책임 관청이 경제산업성인데도 불구하고

탈원전이나 전력자유화같은 근본적인 개혁에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한 것은

그들이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한통속이었기 때문이다.(332)

 

도쿄전력을 필두로, 전력, 에너지 관련 법인 등에 낙하산으로 내려간 경제산업성 출신들은

61개 법인에 108명이나 되었다.(333)

 

그나마 일본에서는 이런 책이라도 나오지만,

과연 한국에서는 이런 책이 나오면, '천안함 프로젝트'처럼 저자를 어떻게 해버리지나 않으려나?

국가정보원이란 비밀결사가 있으니 말이다.

 

방송과 신문을 장악한 정부는,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책임이 없다.

누구도 '탐사 보도'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 촛불이라도 켜지지만, 일본은? 더 어둡다.

 

원전사고가 난 지 5개월 지나고 있었다.

4,5월은 대형 은행이나 경제산업성이 흘린 정보를 토대로

구제 계획을 마구 휘갈겨 써온 언론이

이미 그 뉴스를 다 소진해버리고 마치 관심이 없는 듯이 잠잠했다.

다루는 기사 크기도 아주 작아졌고 얌전했다.

그렇게 해서 미증유의 대참사는 점차 지나간 옛일이 되어갔다.

그것은 현상을 유지하려는 세력에겐 고마운 일이었다.(361)

 

언론도, 정치권도,

원자력 발전소 증설과 송전탑에 대하여 침묵을 지킨다.

아이들은 눈을 떠야 한다.

다음 주부터는 토론 수업을 조직해야겠다.

한 주는 원자력 발전의 득과 실에 대하여,

한 주는 송전탑 문제의 찬반에 대하여, 아이들에게 리서치하게 하고 토론에 부치는 작업을 하면서,

나도 더 공부해야겠다.

 

눈을 감으면...

그것은 현상을 유지하려는 세력에겐 고마운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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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10-14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에 잠깐 본 뉴스에 공기업 책임자들이 낙하산이라 정부가 하라는 사업을 억지로 하게 되고
손해 부분을 또 공사를 벌여서 메꾸고...그러다 보니 공기업 사업이 쓸데없이 방만해진다고 뭐 그런 내용이였어요.


전력 수요량이 가장 많은 서울에 발전소와 송전탑이 있어야 하는게 맞죠.
그것도 강남쪽 한강변에 말입니다!

북극곰 2013-10-14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낌 아니까~'라는 말이 이렇게 슬프게 들리다뇨.
지난 주에 시청 앞에 갔다가 '밀양 송전탑 결사반대' 피켓 들고 있는 분들을 봤는데..

이런 토론 수업을 조직하시는 샘이 있어서 위로가 됩니다. 화이팅!!!

하이드 2013-10-14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zarodream.tistory.com/m/109

뉴스타파에선 이런걸 보도했습니다. 정말 이놈의 나라는 ....

페크pek0501 2013-10-16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소개 받습니다.
그래서 추천!!!!!!!!!

순오기 2013-10-17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담아갑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