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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전집 1 - 시 ㅣ 김수영 전집 1
김수영 지음, 이영준 엮음 / 민음사 / 2018년 2월
평점 :
'김일성 만세'
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언론의 자유라고 조지훈이란
시인이 우겨대니
나는 잠이 올 수밖에
'김일성만세'
韓國의 言論自由의 出發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정치의 자유라고 장면이란
관리가 우겨대니
나는 잠이 깰 수밖에(-1960년 김수영 <김일성만세>)
ㅋㅋ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한국 정치의 자유자
한국 언론의 자유라고 우겨대는 자들이 다시 도래했다.
김수영이 앞선 시인인 이유는,
핵심에 곧장 다가서는 시선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국 문학은 1960년,
4.19 직후 잠시 번득였다.
최인훈의 '광장'이 그랬고,
김수영과 신동엽이 그랬다.
그리고 다시 오래 잠들었다.
지금,
김일성 만세가 다시 회자되는 것은,
언론과 정치의 자유가 죽었기 때문인가, 살아났기 때문인가.
김수영이 간 지 45년이 지났건만,
그 시는 어쩜 이렇게 오늘 아침 발표한 것처럼 뜨겁게 살아 있는지...
한번 정정당당하게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로
가로놓여 있다...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있는 것이
조금쯤 비검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1965년)
국가보안법을 무기로 날뛰는 그들 앞에서...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해서...
이제 정서로 가로놓여서... 옹졸하게... 옹졸하게
먼지처럼, 모래처럼..... 작은 것을 느낀다.
생각하면 서러운 것인데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
공통된 그 무엇을 위하여 울어서는 아니 된다는 듯이
서서 돌고 있는 것인가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달나라의 장난, 1953)
인간의 실존은
나라는 개체는
스스로 도는 힘으로 도는 팽이와 같다.
따로 따로 따로,
한 걸음 한 걸음,
팽이는 따로 돈다.
하나의 팽이에 중심은 하나 뿐.
팽이들에게 '단 하나의 중심'을 요구하는 것은 폭력이다.
'공통된 그 무엇'을 위하여 울어서는 아니된다.
공통된 '우리'를 위하여 울라고 하는 것은 폭력이다.
그것도 무자비한...
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서럽다.
다시 김수영을 꺼내읽는 일은,
그래서 청동 거울을 닦는 일과 같다.
잘 비쳐지지 않는 거울 속에 내 얼굴을 들이밀고... 비추어보려는 일처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신동엽도, 김수영도... 그립고, 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