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5분쯤 늦게 갔더니... 우씨... 뭐, 벌써 강의를 시작하고 난리여. 하여튼 강사가 졸라 깐깐하구만... ㅎㅎ 이렇게 시작했다. 

음, 외모를 턱, 보니, 이건 뭐 산적도 아니고, 긴 말총머리 등뒤로 더풀거리면서,
걸쭉한 목소리에, 울퉁불퉁한 사내였다.
옷도 갖춰입지 않고 편안하니 입은 것이 외려 좋았다. 

1. 인간은 왜 읽는가? 

인간의 동물과 달리, 자연적 필연성을 극복하고 계획하며 사는 동물인데,
법률, 제도 등의 제약이 생기면, 다른 말로 인위적 필연성에 속박당하면,
그걸 깨뜨리고 극복할 가능성을 가져야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이다.
그렇지 않으면, 개다.
독서함으로써, 필연성에 굴복하지 않을 수 있다면, 독서의 첫 번째 이유는 된다. 
독서를 통하여 외국인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선, 뭐, 극복할 건 엄청 많다.

또, 뽀대난다. 어련말로, 지적 허영 때문이란다. 옳다. 

2. 고전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시대 속에서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세계사, 역사 공부 필수다.
권해주고 싶은 책은 반룬의 '인류이야기'(그가 소개한 건 3권짜린데, 검색해보니 9권짜리도 있다.

그리고, 수잔 와이즈 바우어의 '교양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역사 이야기 5권' 우와, 뽀대난다. ^^ 
 

 

 

 반룬의 인류이야기는 두뇌를 '활성화'시키기 좋단다.  

길가메쉬 서사시... 수메르의 영웅 서사시인데, 신화를 낳은 신화로 여겨진다.
수메르는 메소포타미아 이전의 국가인데, 설형문자를 만든 이들이다.
길가메쉬가 영원한 삶을 얻고자 떠나는데, 결국 '당장의 삶이나 열심히 살게!'로 마친다고... 

나도 길가메쉬 서사시를 읽었지만, 재미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책을 즐기듯... 그림부터 보며서, 처음부터 완독할 생각을 말고 보란다. (시간이 없지 않냐??) 

플라톤의 국가를 읽으려면,
그 시대적 배경이 되는 투키티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도 읽어야 된단다.  

중국사를 공부하는 출발점으로 조너선 스펜스의 '천안문'을 권해준다.  

근대 중국을 만든 사람들이란 부제처럼 재미있단다.(완전 주관적이라 하니,... 재미 없을 수도... 도대체 철학자들 머릿속엔 모가 든 거얌?) 

 뒷 책날개에 적힌 책들을 죽 읽어주면서...(현대 중국을 찾아서, 현대 일본을 찾아서, 마리우스 젠슨 등) 이산이란 출판사가 좋단다. 

정조의 이산이 아니고, 우공이산의 이산이란다.
음, 그런 정신이라면 역사 할만 하네... 

 

 

미야자키 이치사다의 '논어'를 말하다가, 교토대 역사학과만큼 중국에 대한 자료를 많이 갖고 있는 곳 없단다. 일본의 힘은 그런 데 있다.  

세상에 중국을 우습게 보는 나라는 '한 나라' 있단다. '한 국' 헐~ 

미국의 하버드대 옌칭(燕京)연구소의 중국사 연구도 쉽고 재미있으면서 권위있는 연구가 많다고... 

우리 선생들을 위한 공자 독법 소개, 맘에 들었다. 

공자가 안회는 아끼면서... 예를 들면, 안회는 예예, 대답만 해서 바본줄 알았더니, 혼자 공부하는 거 보니 다 알더라... 이러면 왕따당하지. ㅎㅎ 자로는 하나하나 가르친단다. ㅎㅎ 공자처럼 제자를 편애하지 말 지어다. 

교토대 역사학과의 연구는 객관성을 잃고 있기도 하다는데,  

나카지마 사토루라는 넘이 바로 식민지 근대화론(식민지가 잘 살게 해 줬잖아~ 이론 뉴또라이 같은 식키들) 창시자고,  

미야지마 히로시의 스승이란다.  

미야지마 히로시가 쓴 '조선과 중국 - 근세 오백년'은 교토대에서 <조선과 중국의 근대사 등 동아시아 읽기 30권 시리즈의 한 권일 뿐이라니...> 무선 일본넘들이다.

 미야지마 히로시의 <양반>이란 책을 보면, 안동 권씨 집안의 재산 형성 과정을 고찰하면서, 잘못된 유교적 역사의 형성 배경을 잘 쓰고 있다고... 

뉴라이트처럼 천박한 넘들의 씨부리는 소리에 대꾸할 필요없단다. 그들은 무식한 넘들이라...
근데, 일본 연구를 넘어서는 연구가 필요한데,
록펠러 처럼 '날강도' 소리 듣던 넘들도 시카고 대를 세워서 칭송듣듯이,
삼성 같은 넘들도 역사 연구에 좀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했다.
헐~ 삼성에서 한다고, 노숙자 인문학 프로젝트도 안 갔다는 양반이... 

'한국 사회의 유교적 변환'이란 책의 저자, 마르티나 도이힐러를 소개하면서, 

스위스 쥐리히 태생,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동아시아학 공부, 

미국 하버드대 동아시아 언어문명학과
서울대 규장각, 영국 옥스포드대
쥐리히대, 런던대... 

세계 시민인 그를 부러워하면서,
이 존만한 나라에서(실제 강의 그대로... ^^) 전라도 나누고, 경상도 나눠서 밥그릇 싸움해선 안된다는 열변... 

하긴, 서울대 졸업한 교수 아래서 박사학위 받은 자기 이야기 하는 거 보니... 교수란 넘들 참 치사 빤스더만... 

마르티나 도이힐러같은 여성학자라면,
한국에서 교수자리 따려면... 취직이 안 돼. ㅎㅎㅎ 선배가 없으니깐... ㅋㅋ
연구 실적에 상관없이 줄을 잘 서야지... 

막간을 이용한 문제 하나. 

"자네, 보신탕 먹나?"

이런 문장을, 

충청도 사람들이  

두 글자로 묻는다면? 

개 혀???  (긁으면 나옴.)

ㅎㅎㅎㅎ 

조선시대 가부장 제도를 철저하게 정착시키기 위하여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공부해야 한단다. 호주제란 웃기는 짬뽕이 이제야 없어지는 이런 웃기는 나라에서...
왜 저렇게 토론이 아니되는 것인지...
버르장머리, 싸가지, 기본이 안 된 것들이, 뼈대없는 집안에 태어난 것이 왜 그리 중요한지를
공부해야 한단다. 

변혁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생각해 볼만 한 문제라고... 그렇다고 크게 공감했음. 

그러면서, 황석영이 정의와 역사에 대한 인생 역정을 살아온 역사를 무시하고,
큰 돈 받고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것에 대해서...
98년 구제금융사태 이후로 <아무 생각없이 돈독이 오른 인간이 지배하는 시대>로 변모한
이 팍팍한 나라를
다시 돈독 오른 사회로 밀고갈 우려에 대해서... 나도 크게 이유있다고 생각했다. 

개밥바라기별...은 그의 고딩 때 습작, '입석 부근'으로 퇴행한 소설이다.
그가 공지영... ㅋㅋ 공주병이라고 욕하더만... 맨날 사진찍을 때 얼굴에 어머나, 하고 손대고 찍는다고... 그여자 소설에서 언젠가 '역사'적 맥락이 쏙, 빠진 거랑 같은 맥락이라지... 

욕망을 줄이고, 우애의 나라로, 어떤 방향으로 끌고 나갈지 궁리하고,
조직 차원에서 연구해야 하는데...
그것이 삶 속으로 깊이 파고들려면... "아이디어"를 내야 하고,
독서해야 한다. 이유있는 독서를... 뭐, 이런 야그였다. 

그의 독서 방법, 팁 하나! 

암튼, 책 읽을 때, 교과서처럼 촘촘히 읽거나, 순서대로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란다. 
목차를 보고, 맘에 드는 부분부터 발췌독하고,
어떤 책은 1년, 2년 두고두고 읽어야 할 고전이라고... 그렇게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팁, 둘!! 문단을 읽고 키워드를 연필로 여백에 적고, 노트에 정리하고, 다 읽고 나서는 한 문장 정도로 서평을 맨 앞장에 정리해 두면, 뽀대나게 <기억>하기 쉽다고... (근데, 책을 사서 보기 아까워하는 나같은 인간에겐... 어려운 방침임...ㅠ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같은 책, 시대적, 역사적 배경, 문체적 특징을 잘 알아야 한다고.
그래서 해설서를 읽지 못한다면, 해설부터 꼼꼼하게 읽고 시작하란다.
연옥이 없는 신교와 연옥을 설명한 구교에서 단테는 구교 신도라고...
강유원 선생은 천국, 심심해 싫고, 지옥 힘들고, 연옥이 좋겠단다.
담에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면, 다시 공부 잘 해보고 싶단다. ㅎㅎ 욕심도 뚱뚱하지. 

고전을 읽을 때, 당시 소중히 여긴 인간상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영웅은 누구인가?
과장된 전형화의 예로, 그리스는 툭하면 소 두 마리 잡아서, 영웅은 소 다리 한짝 뜯는다고,
여성이라면, 분홍볼의, 솜씨좋은 여인이란 전형화... 

그의 독사 팁으로, 올해 고전 10권 읽기 강독을 <동대문 정보화 도서관>에서 실시하고, 그 파일을 어딘가 비밀리에 올려둔다고 하는데, 나중에 그 파일을 얻어보게 생겼으니, 이 강의 듣길 참 잘 했다. 이 글 읽고 침흘리시는 분들, 나중에 참고하시길... ^^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재미있다고 하고, 로마사 논고는 잠이 온단다. 

소포클레스의 문학을 알아야 플라톤의 철학도 이해가 간단다.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의 양태를 문학 안에서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논어는 학이에서 향당까지가 초기 작품이니, 부지런히 읽으라고,
인, 의, 예에 대한 항목을 골라 읽어도 무방하단다. 

안 그래도 논어를 읽어 보려고 배병삼 선생 책 세 권을 빌려둔 참인데,
이거 할 일도 많구만, 자꾸 두꺼운 책으로 손짓하는 그의 강의는 즐거운 부담이다. 

아, 다음 주 목요일까지 즐겁게 기다리겠다. 

뱀발... 우씨, 정말 오랜만에 남의 이야기 듣는다고, 볼펜을 두 개나 챙겨갔는데, 한결같이 고물이어서, 필기한다고 죽는 줄 알았삼. 

<다음 주에 투 비 컨티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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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 2009-01-09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기 연수라는 것도 있군요.. 아무튼 부럽네요ㅎ 다음에 올려주실 글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글샘 2009-01-09 13:40   좋아요 0 | URL
아, 반갑습니다. ^^
책읽은 거 세 시간동안 열심히 소개하고 가는 시간입니다. ㅎㅎㅎ
도움을 많이 받을 것 같습니다.
다음주도 기대하삼~

바람돌이 2009-01-09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연수 신청할까 말까 꽤 망설였었는데 말입니다. 결국 연수없는 방학만들자가 이겼죠. ㅎㅎ 브리핑을 쭉 보니 그야말로 지적 열등감에 빠지기 딱 좋은 목록들... ^^;;

글샘 2009-01-09 13:42   좋아요 0 | URL
에이, 오시지... 그 핑계로 번개도 한번 하고... ㅎㅎ
저는 연수없는 방학은 싫어요... ㅠㅜ
남의 수업 듣기기 얼마나 즐거운 일인데요...
저는 종이접기 연수, 상담 연수, 일본어 연수, 영어듣기 연수... 별 희한한 연수를 다 다니는 게 취미입니다. 불화...를 못 가서 아쉬운 1인... ㅎㅎ
지적 열등감 이기는 법을 적어 놨잖아요. ^^ 함 읽어 보삼.
그리고 연수비 안 내도 ㅋㅋ 오시면 됩니다. 집도 가까운데 함 오삼.

마늘빵 2009-01-09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이렇게 건너 들어도 생생합니다. 그 파일은... 받으시면 저도... ^^

글샘 2009-01-09 13:43   좋아요 0 | URL
생생하긴...
원래 강의 맛이 확 줄었죠. ㅎㅎ
파일은 저도 맛을 못봤으니... 나중을 기약합시다.

깐따삐야 2009-01-09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시인 김정란 홈페이지에서 '강유원의 공부법'을 본 적이 있어요. 학문 자체보다 관계가 중시되는 학계에서 참 정공법으로 공부하는 사람이구나, 싶었어요. 본인 스스로가 양심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하니 하고 싶은 말도 거침없이 다 할 수 있는 거고.
글샘님은 방학을 재미있게 보내고 계시겠어요. 파일 받으시면 저도...^^

글샘 2009-01-09 13:45   좋아요 0 | URL
강유원 선생 책 보면... 몸으로 하는 공부... 같은 책 보면, 대~충을 모르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죠.
이제 하루 들었는데, 벌써 다음 주가 기대됩니다. ㅎㅎ

gegok390-2 2009-01-09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연수같이 들은 사람으로서 매우 좋은 복습법에 우선 감탄~~^^ 한 줄마다 실감팍팍!! 책 사러 들어왔다 보구감~ 그럼 담주에 만나여~~^^ 졸라부터 우씨까지 강유원샘이랑 글샘이랑 通하는 구석이 마구 느껴져서 샘터글이 더 쪼아!!!~~~열라~~^^

글샘 2009-01-09 13:46   좋아요 0 | URL
오, 같이 들은 분을 이런 데서도 만나는군요. ㅎㅎㅎ
복습을 하려 했는데, 오늘 볼펜이 협조를 안 해줘서리...
다음 주에 뵙시다. ^^
정말 영수증 첨부해야 하는 겁니까??????????ㅋㅋ

혜덕화 2009-01-12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방학때 원격 연수 듣는데, 이런 좋은 연수가 있었다니요.
어디서 하는 연수인지 알려주시면 여름방학땐 꼭 듣고 싶네요.

글샘 2009-01-12 18:17   좋아요 0 | URL
아, 이 연수는 전교조에서 하는 연수입니다. ^^
전교조 부산지부 강당에서 매주 목요일 1시부터 3시간 합니다.
4번 할 거니깐, 제 페이퍼에 커리큘럼보시고 관심있으시면 한번 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