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꼬마요정 > [퍼온글] [펌] 사랑이라.. 절망적인 사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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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블로그 : 내 안에 흐르는 삶

딸의 소식

 

- 낙랑에는 적이 쳐들어 오면 저절로 우는 자명고라는 레이더가 있었다. 낙랑와 최리의 딸은 북국 대무신왕의 아들 호동을 사랑하여 북을 찢었고, 호동은 낙랑을 쳐들어왔다('삼국사기' 14권)

 

아버지, 저 여기 살아 있어요.

그날 제 품에 숨긴 칼로 낙랑의 북을 찢을 때

제가 찢은 것은

적이 오면 저절로 운다는 자명고가 아니었어요.

제 운명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손으로 아버지의 나라를 찢었습니다.

지금도 그 순간이 선명합니다.

두려움과 죄의식으로 후들거리며

맹목 속에 온몸을 던진

저는 그 때 미친 바람이었어요

호동은 달처럼 수려한 사내

하지만 북을 찢고 제가 따른 건 호동이 아니었습니다.

제 사랑은 전쟁의 아찔한 절벽에 핀 꽃, 세상에

파멸밖에 보여줄 수 없는 사랑이 있다니요

검은 보자기 홀로 뒤집어쓰고

손에 보자기 홀로 뒤집어쓰고

손에 쥔 칼 높이 들어 북을 찢을 때

하늘의 별들 우르르 떨던

그 캄캄한 절망만이

온전한 제 것이었습니다.

 

 

문정희 '양귀비 꽃 머리에 꽂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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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핀 해바라기 크레용 그림책 28
제임스 메이휴 지음, 사과나무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미술관에 핀 해바라기>에는 세명의 화가가 소개됩니다. 후기 인상주의 화가로 대표되는 고흐, 고갱, 세잔입니다. 케이트는 해바라기를 좋아합니다. 할머니랑 마당에서 꽃씨를 심고 있다가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하자 꽃씨 심는 일을 멈추고 나들이를 갑니다. 장소는 평소 케이트가 좋아하는 미술관으로 합니다. 할머니는 의자에 앉아 잠시 쉬고, 케이트는 혼자서 미술관을 둘러보기로 하네요.

먼저 고흐의 자화상이 보이고 그 옆엔 해바라기 그림이 큰 액자에 담겨 있습니다. 그 옆엔 <별헤는 밤>이네요. 그림 속의 해바라기는 '바싹 말라 보였고 꽃씨로 가득 차 있'습니다. 꽃씨를 심다가 온 케이트는 그 해바라기 씨를 가져다 마당에 심고 싶어집니다.  케이트가 천천히 그림 쪽으로 손을 뻗는 순간, 케이트에게는 놀랍고 신기한 일이 펼쳐집니다.

꽃병이 밖으로 떨어지면서 해바라기랑 꽃씨가 바닥에 흩어집니다. 이어서 고갱의 <춤추는 브르타뉴 소녀들> 속에서 웃음소리가 들리네요. 케이트는 그 속에 있는 소녀들에게 도움을 구하고 미미와 강아지 조이는 케이트를 따라나섭니다. 그런데 일은 예기치 않게 또 다른 방향으로 벌어집니다. 여기서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가 등장합니다. 밤하늘의 풍경이 신비하고 오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림입니다. 이 그림 속으로 들어간 조이를 붙잡기 위해 케이트와 미미는 그림 속으로 따라 들어갑니다.

뒤이어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케이트는 깜찍한 꾀를 발휘합니다. 근대회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세잔의 그림 <사과와 오렌지> 속에 있는 하얀 식탁보가 쓰임새가 있네요. 고갱의 <타히티의 전원>에 들어간 케이트는 보물상자에서 금화를 얻네요. 여기부턴 다시 <사과와 오렌지>부터 역순으로 돌아갑니다. 카페주인아저씨에게 금화로 깨진 그릇에 대한 보상도 하고 꽃병도 제자리에 갖다 놓습니다. 미미와도 작별인사를 나누네요. 케이트는 그림을 수동적으로 감상한 게 아니라 그림 속에 들어갔다가 나온 적극적인 아이입니다.

이 그림책은 아이들이 그림을 만나는 또다른 방법을 재미나게 보여줍니다. 그림 속에 들어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 만나고 싶은 사람,  갖고 싶은 것을 생각해보는 겁니다. 상상만으로도 멋진 경험이 될 것입니다. 오랜만에 미술관에 아이를 데리고 한번 가야겠습니다. 아이에게 이야기를 유도하고 아이가 조잘대는 자기만의 이야기에 귀도 기울여줘야겠습니다. 케이트처럼 해바라기씨를 갖고 싶어할지도 모르겠네요. 아이들이 지금 제일 바라는 게 무엇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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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4-09-17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책! 본다 본다 하면서도 못 봤거든요. 얼른 구해봐야겠네요^^
 
 전출처 : 에레혼 > 그때 사랑이 시작된다

 

누가 암시해 주기 전에 이미 모든 것을 느꼈으므로, 느낌을 표현하려는 생각을 버린다면,

그때 사랑이 시작된다.

언어가, 손이, 성기가, 입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가깝게 타인에게 다가간다면,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 파스칼 키냐르, <은밀한 생>

 

 

 

 

 

 

 

 

 

 

 

 

 

 

 

 

 

 

 

 

 

 

 

Jai Radha Madhav( from the album "Love is Space") : Deva Premal

 

매혹은 더 광범위하고 더 가차없는 본능적인 힘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러나 그 개요는 스탕달이 밝힌 것과 마찬가지다 :

사랑은 과거에 대한 열병과도 같은 것이다. 이번 매혹은 이전의 매혹에서 유래한다.

사랑 안에서, 매복하고 있는 것은 과거 전체다.

자발적으로 이 열병에 걸릴 수는 없다.

지금 벌거벗은 후손들과 옛날 장면의 얼굴이 돌연 접촉하여 영혼과 불꽃 튀기듯 교섭하여,

육체를 타오르게 한다.

첫눈에 반하기에는 내밀함이 이미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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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떡 국시꼬랭이 동네 1
박지훈 그림, 이춘희 글,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그림책 시리즈는 기획의도가 마음에 듭니다. '언어세상'이라는 출판사에서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라는 의도로 연이어 내보내고 있는 그림책 연작 중의 한 권입니다. <고무신 기차>라는 그림책으로 먼저 이 시리즈를 만났는데, 우연히 <똥떡>을 만나게 되었네요.

그림이 주는 느낌은 둘다 비슷합니다. 한지느낌이 나는 종이에 그린 것 같은 그림은 눈을 편안하게 하는 채색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얼굴이라서 인물들도 보기에 정겹습니다. 작은 눈에 동그란 얼굴, 납작한 코, 누렁개 한 마리도 친근합니다.

이 그림책들은 '국시꼬랭이 동네'에 사는 아이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 동네란 '아이들이 겪은 일과 놀이, 풍숩 그리고 아이들의 웃음과 눈물이 생생히 흐르고 있는' 마을이랍니다. 기획의도가 마음에 들어 책에 있는 그대로 좀 소개를 하자면, '크고 화려한 문화 대신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여서 지나쳐 버린, 자투리와 틈새 문화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정겨운 우리 동네' 라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국시꼬랭이는 어머니가 밀가루반죽을 밀대로 밀어 칼국수가락을 만들고 난 끄트머리 부분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아이들은 아궁이에서 구워 바삭바삭 야금야금 먹었네요. 사실 전 이런 경험이 없지만 이런 경험이 있었던 어른들이라면 아이들과 이런 이야기도 나누면 호기심에 눈이 동그래질 것 같습니다.

<똥떡>에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어린 시절 실수담이 나옵니다. 하지만 여기서 나오는 실수는 양변기에 볼 일을 보는 요즘 아이들은 하기 힘든 실수입니다. 뒷간에서 똥통에 빠지는 것이지요. 똥독을 없애고 아이의 자신감도 살려주는 의미로 액막이떡을 했네요. 우리 민간신앙에는 집안 곳곳에 신이 있습니다. 그만큼 조신하게 몸과 마음을 가지라고 금기도 많지요. 할머니와 엄마는 뒷간에 빠진 준호를 위해 똥떡을 얼른 만들어 뒷간귀신에게 먼저 드려야 한다고 합니다. 성질 나쁜 각시귀신을 먼저 달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귀신이 똥떡을 좋아하거든요.

뒷간귀신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얼굴은 불에 탄 듯 시커멓고 머리카락은 무지하게 깁니다. 무섭게 생긴 그 귀신이 나타나 똥떡을 먹으려고 다가오자, 누렁이도 겁이 나서 뒤로 물러납니다. 똥떡을 맛있게 먹는 뒷간귀신 표정이 참 재미납니다. 더 이상 무서워보이지 않네요. 이제 준호는 귀신에게 드린 똥떡을 이웃에 돌려야합니다. 이불에 오줌을 싸면 키를 쓰고 이웃을 다니며 소금을 얻어야했던 것과 비슷하지요. 아이는 자기의 실수를 감추거나 그냥 호되게 야단을 맞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좋은 기회로 삼게 됩니다. 조금은 창피하지만 '복떡을 가져왔구나' 하면서 실수한 아이를 반겨주는 마을사람들 때문에 아이는 성큼 자신감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참 푸근해집니다.

누렁이랑 빈소쿠리를 흔들며 들판을 뛰어 집으로 가는 아이의 표정이 밝습니다. 황금빛 하늘엔 뒷간귀신이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그려져있네요. 우리 조상들은 참 지혜로왔습니다. 똥떡을 만드는 방법은 그리 특별한 것도 없고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뭐든 나누고 작은 것으로도 마음을 담아 정성을 드렸습니다. 흔히 요즘은 민간신앙을 미신이라고 생각해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에 담긴 소중한 마음과 지혜로움에 대해 아이와 눈높이를 같이 하여 이야기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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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09-16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구입하려고 마음 먹고 있는 책이어요. 추천~
 
 전출처 : 진주 > 間島에 대하여(간도는 조선땅지도 발견)

[조선일보]
두만강 이북 간도(間島)가 한국 영토임을 입증하는 지도가 발견됐다. 1909년 일제와 청나라
간의 간도협약 당시 제작한 ‘백두산 정계비 부근 수계(水系) 답사도’이다. 조선과 청나라
는 1712년 세운 백두산 정계비에 ‘西爲鴨綠 東爲土門 故於分水嶺上 勒石爲記’(서쪽은 압
록강이고 동쪽은 토문강인데, 그 분수령 위 돌에 새겨 기록한다)고 새겨, 동쪽은 토문강을
국경선으로 삼았음을 분명히 했다.

그 토문(土門)과 두만(豆滿·중국에선 圖們)이 발음이 비슷하다고 해서 후에 중국은 토문강
이 두만강을 가리킨다고 억지를 부렸고, 1905년 을사조약으로 우리 외교권을 강탈한 일본은
이런 중국의 억지 주장을 받아들여 남만철도부설권 푸순탄광채굴권 등 이권과 맞바꾸는 조
건으로 두만강 이북 간도땅을 넘겨준 것이 간도협약의 실상이다.

지도가 발견됨으로써 두만강 북서쪽에 정계비에서 말한 ‘토문강’이 확실히 존재하고 있
고, 그 사실을 협약 체결 당시 일본도 알고 있었음이 분명해진 것이다.

토문강 동쪽, 지금의 연변 조선족 자치주 지역을 가리키는 간도는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나 우리 땅이다. 고구려 발해 이후 이 황무지를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으로 개척하고 거기서
실제로 삶을 이어온 것이 바로 한민족이었다.

고려 때 윤관 장군이 설치한 동북 9성 가운데 공험진이 두만강 북쪽 700리에 위치해 있었다
고 전해진다. 19세기 한국인들이 대거 이주했고 불과 1902년만 해도 대한제국은 조정에서
간도 관리사를 파견해 직접 관할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일제시대에도 간도는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이나 가곡 ‘선구자’ 무대이자, 한국인들에겐 중요한 삶의 공간이었다.

일본이 군대를 동원해 궁궐을 포위하는 강압과 협박 분위기에서 고종황제가 반대하는 가운
데 이뤄진 을사조약은 국제법적으로 무효라는 게 정설이다. 따라서 원천적으로 무효인 을사
조약으로 빼앗은 외교권으로 체결한 간도협약도 당연히 무효다. 더구나 중국과 일본은 1952
년 평화조약을 체결하면서 1941년 이전 체결한 모든 조약 협약 협정을 무효로 한다고 합의
까지 하지 않았는가.

영토문제는 국가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문제이므로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엄연한 내
땅이 강압과 불법의 과정을 거쳐 남의 나라 영토가 돼있는데도 침묵만 하고 있다면 주권국
가의 자세가 아니다. 통일 후는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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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9-15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화 <백두산 정계비의 비밀>을 5-6학년 아이들에게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