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이면 최백호의 구수한 나레이션으로 펼쳐지는 티비, 사람과사람들.
오늘의 주인공은 모터사이클을 타고 달리는
이원규 시인이다. 머리 긴 내비도 도사도 나오고
인터뷰작가로 활동하는 에너지 충만한 아내 신지희씨와 서로 궤도를 맞추며 사는 집도 나오고, 맑고 기운찬 풍경은 또 덤으로, 눈이 호사했다.
이원규는 공지영의 `지리산행복학교`에서
유명한 낙장불입 시인이다.
몇 년 전에 그책을 녹음할 때 나의 상상력을 마구 자극하던 호쾌한 시인이다. 지리산에 들어와 산 지 18년, 이제 54세. 도시에서 기자생활을 하던 젊은시절의 산뜻한 얼굴과는 달리 그야말로 `자연스러운`외모에 시인다운 깊고 다감한 생각이 뷰파인더를 따라 낮은 곳에 핀 야생화며 밤을 지새우고 깨어난 안개속 옥정호며 지리산 맑은 계곡물을 비추고, 내마음도 비춰준다.
89세 마을 할머니의 영정사진을 찍어 부부가 함께 옥신각신해가며 다듬고 액자에 넣어 선물해드리는 모습도 감동이었다.
가지려하지 않으면 근심도 사라지는 법.
시인의 책 두 권 담아둔다.
자전거페달을 밟아 몸으로 밀고 간 김훈의
`자전거여행`도 있지만 모터사이클로
내달린 이원규의 풍경과 사유도 궁금하다.
특히 두번째 책, 시인의 육필도 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