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민복 산문집, 미안한 마음
![](http://image.aladin.co.kr/product/1621/24/cover150/8996743828_1.jpg)
2012년 11월 20, 21일 녹음완료 총 6시간 소요.
그저께 <어머니학교>를 잠시 미루고 함민복 시인의 산문집 <미안한 마음>을 먼저 읽었다.
그리곤 어제 합창연습을 마치고 또 달려가 마저 읽었다. 그러고 싶어서.^^
그런데 표지가 다르네. 내가 읽은 건 2012년 8월 10일 초판2쇄인데.
알라딘에는 이게 최근 것으로 뜬다. 내가 읽은 게 훨씬 마음에 든다. 깨끗한 흰 바탕에
단아하게 놓여있는 백자 찻잔 하나. 그릴 수도 없고 ㅠㅠ 삽화도 동화처럼 순하고 착하다.
녹음하며 안타까운 건 이런 삽화나 사진을 보여줄 수 없을 때다.
함시인이 강화도에서 홀로 살면서 자연과 사람과 일상에 보내는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환경에 쏟는 애정도 눈에 많이 띈다. 나를 스친 인연들, 내게 온 소중한 인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연민의 눈으로 보자. 조금은 낮아질 것이고 그보다 더 행복해진다.
그것으로 족하다. 더 바랄 게 없으니. ^^
작은 배들의 엔진은 고물에 붙어 있습니다. 이물을 가볍게 해 파도를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입니다.
배 방향을 조절하는 키도 추진력을 만드는 물 회전 날개도 고물에 붙어 있고 선장도 고물에서 배를 몹니다.
뒤에서 배를 몰아야 배 전체를 살펴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배는 앞에서 끌고 가는 힘이 아닌 뒤에서 밀고 가는 힘으로 움직입니다. - 38p
두려움 속에서 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배 언저리만 보이는 안개에 갇혀 있는 상황과
내가 살고 있는 삶이 무엇이 다른가. 내 삶을 좀 앞선 시간에서 뒤돌아보면 결국 안개에 갇혀 있는 것과 같지 않을까.
현재란 시간의 섬이다.
세월이 가는 길, 세상 모든 '멈춤들'의 정거장인 시간은 현재의 뭍이다. - 39p
내 인생이란 배도 이물이 아니라 고물에서, 전체를 두루 살펴보며 살살 달래어 잔잔한 파도 따라 밀고 나아가야겠다.
자식이든 가족이든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뒤에서 지켜보며 감싸고 밀어주는 관계, 평화로운 관계가 주는 행복감.
봉하마을 현미 낫게 넣고 포실포실하니 갓 한 밥냄새로 깨우는 나의 아침! 소소한 것들의 행복.*^^*
오늘 아침 무작위 선곡^^
이 음반 듣다가 영화 <버스 정류장>도 생각나고.
이 중 세번째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