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판 한겨레를 오늘 봤다. 신간소개란부터 펼쳤는데,

어린이 청소년 새 책란에 '박수근이 그린 동화, 박수근을 그린 동화'라는 표제어가 눈에 든다.

<박수근의 바보온달>과 <꿈꾸는 징검돌>

 

 

가난 탓에 아이들 그림책을 직접 그리고 부인 김복순이 글을 써서 주었던 화가 박수근.

이렇게 완성된 책에는 고구려 이야기 일곱편이 실렸다. 아이들에게 이만한 유산이 더 있을까

싶게 대단한 일화다.  <박수근의 바보온달>은 사계절 출판사에서 일곱편 중

'평강공주와 바보온달', '아버지를 찾는 유리 소년',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세편을 골라 한권으로 엮은 책이다.

그림은 원본을 살리고 글은 딸 박인숙씨가 다시 썼다고 한다. 박인숙은 현재 강원도 양구

박수근미술관 명예관장이다. '아버지가 머리맡에서 조곤조곤 읽어주던 그때의 느낌이 책에

그대로 담겼을 것이'라고 기사는 전한다.

표지그림만 봐도 우리가 기존 보아온 박수근의 그림과는 다른 느낌이다.

 

 

 

 

사계절출판사에서 함께 펴낸, 화가의 어린시절을 동화로 재구성한 그림책.

작가 김용철은 화가의 고향 양구에서 40여년 뒤 태어난 그림책작가다.

올해는 박수근미술관을 개관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란다.

미술관은 사계절출판사와 함께 7월 15일까지 고구려 이야기 원화 등을 전시하는

'동화로 보는 박수근'전 을 연다고 한다. 조금만 가까우면 가보고 싶은 전시회다.

 

 

 

 

나무숲 출판사 어린이미술관 시리즈의 <나무가 되고 싶은 화가 박수근>도 참 좋다.

꽂아둔 책을 다시 꺼내보았다.  먼지가 좀 앉아있다.

속표지에 2002년 5월 11일자 신문기사도 오려서 붙여놓았네. 딱 10년 전이다.

 

 

기사는 소설가 박완서님이 쓴 글인데, 당시 박수근이 5월 '문화인물'고 선정된 것을 기념해

그의 기일인 6일 100여명의 미술인과 애호가들이 강원도 양구, 그의 고향을 답사하고 와서

적은 글이다.

'뭔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우두커니 앉아있는 사람들, 짐을 이거나 아이를 업고 어디론지 총총히

가는 아낙들, 젖 먹이는 엄마, 이런 사람들의 극도로 단순화됐으면서도 속마음까지 비칠 것 같은 섬세한 선이 마치 어느 무욕한 마음이 화강암에 정성껏 경건하게 새겨놓은 부처님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 박완서의 기사내용 중

 

 

당시에도 '박수근의 달을 기념해 서울 갤러리현대에선 19일까지 '한국의 화가 박수근' 전이 열리고 있다고 적혀있다.

2002년 3월 29일자 신문기사도 오려 붙여뒀는데,

박수근 유화 '초가집'이 4억 7500만원에 낙찰되었다든 내용이다. 한국 현대 미술품 중 최고가.

 

살아생전 화가는 몹시 가난했고 제대로 평가 받지도 못했다. 

덩치는 컸지만 겁많고 여린 성품의 화가는 착하고 부지런하게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돌의 느낌을 빌어 표현했다.

"천국이 가까운 줄 알았는데 너무 멀어..." 쉰한 살의 삶을 마감하며 남긴 말이다.

 

박수근의 자신의 예술관을 이렇게 표현했다.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하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다채롭지 않습니다. 나는 그들 가정에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물론 어린아이들의 이미지를 가장 즐겨 그립니다."

                                                                               - [나무가 되고 싶은 화가, 박수근] 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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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5-07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수근의 그림에 대한 박완서 작가의 말씀이 콕 와닿네요.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보고 싶은 책들이에요. 전시회도 직접 가보면 좋을텐데 가깝지 않으니 원 ㅠ ㅠ... 저 사람 그림은 왜 저렇게 볼품없고 투박할까 싶었는데, 그런 깊은 뜻이 었었군요. 선한 사람, 돌 같은 형상...

프레이야 2012-05-08 19:13   좋아요 0 | URL
조금만 가까워도 가보고 싶은 전시회죠.^^
수다님, 돌처럼 묵묵히 서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어요.

2012-05-07 1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8 1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5-08 0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가 되고 싶은 화가 박수근만 있어요, 사계절에서 나온 책 사고 싶어 나도 광고에 올렸는데... ^^
막내 이모가 양구에 사는데 한번도 못 가봤어요.ㅜㅜ

프레이야 2012-05-08 19:15   좋아요 0 | URL
양구에 친척이 사시니 언젠가는 가보실 수 있겠네요.
나무숲, 어린이미술관 시리즈 중 박수근 것이 참 마음에 들어요.^^

水巖 2012-05-08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책도 나왔군요. '나무가 되고 싶은 화가, 박수근' 은 예전에 사주었는데 손주의 책 목록이 늘어나게 되겠네요.

프레이야 2012-05-08 19:17   좋아요 0 | URL
진석이는 정말 복이 많아요. 수암님같은 분이 할아버지니까요.^^
오늘 꽃은 다셨어요? 진석이가 가만 있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
저 신간 둘 참 탐나는 책이에요. 전 이제 아이들이 다 자라서 덥석 사게 되진 않을 것 같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