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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루치 지음. 아고라.
박희원 번역.


책소개
이탈리아 피렌체의 산티시마 안눈치아타 광장에 있는 오스페달레 델리 인노첸티는 르네상스 건축 양식을 구현한 최초의 건물로 일컬어진다. 이 건축물은 버팀 없이 세운 기둥만으로 둥근 아치 모양의 아케이드를 떠받치는 독특한 설계를 자랑하는데, 각각의 기둥 위에는 강보에 싸인 채 파란 바퀴 위에 누워 있는 아기가 그려져 있다. 파란 바퀴는 아기를 버리는 사람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도 아기를 놓고 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장치였으며, ‘죄 없는 이들의 병원’이라는 뜻의 인노첸티는 버려진 아이들을 보살피고 치료하는 유럽 최초의 보육원이었다.

1445년 2월 5일, 갓난아기 아가타 스메랄다가 인노첸티의 문 앞에 놓이는 것으로 이 책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당시 유럽 사회에서는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들이 거리에서 죽거나 인신매매의 대상이 되거나 짐승에게 잡아먹히는 일이 흔했으며, 이런 아이들은 대개 주인에게 강간당해 아이를 낳은 노예, 또는 아이를 기를 능력이 없는 부모의 자식들이었다. 이 시대에 아이는 보호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부담으로 여겨졌으며, 일부 상류층을 제외한 어린이들은 아주 어려서는 방치된 채 살다가 열 살 남짓한 나이가 되면 생존을 위한 노동을 시작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직 ‘버려진 아이들’만을 위해 설립된 인노첸티는 500여 년 동안 약 40만 명에 달하는 아이들의 삶을 돌보았다.

이 책은 인노첸티를 단순한 자선 시설이 아니라, 인류가 어린이를 독립적인 인간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한 결정적 전환점으로 조명한다. 피렌체의 비단직공조합이 시민의 의무를 다하고자 설립한 이 건물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의 아치로 대표되는 르네상스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며, 도메니코 기를란다요, 루카 델라 로비아 같은 거장들의 작품을 품은 예술 공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저자가 주목하는 핵심은 화려한 외관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이루어진 ‘어린이에 대한 급진적인 실험’이다.
-알라딘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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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6-08-19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의 새로운 번역 책이 나왔군요.
작년 여름에 여길 갔었어요. 브루넬레스키 건축물을 찾아다니던 중 숙소에서 가까워서 가보게 되었는데 아기 놓고 가는 선반이 아직도 남아 있었고, 건물 지붕을 뺑 둘러서 아기 모습이 조각되어 있는데, 붕대를 감고 있거나 눈을 가리고 있는 등, 조각은 아름답지만 서글펐어요.
이른 아침이었는데, 여러 개의 출입구 앞에는 걸인들이 웅크려 자고 있었지요.

프레이야 2026-08-19 14:36   좋아요 0 | URL
나인님 그곳엘 가보셨군요. 아주 특별한 기억이겠어요. 저도 책 읽고 꼭 피렌체 다시 가보고 싶어요. 아직 그런 것들이 남아 있다니 놀랍구요. 여여한 날들, 책 안부 고맙습니다.

희선 2026-08-20 0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르네상스 시대에 어린이를 위한 시설이 생기다니... 1445년이라는 걸 보고 조선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봤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