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을 잊어버리다

 



엄원태




  한동안 무릎은 시큰거리고 아파서, 내게 각별한 관심
과 사랑을 받아왔다. 아침산책 몇 달 만에 아프지 않게 되
자 쉽게 잊혀졌다.

  어머니는 모시고 사는 우리 부부에게 무관심하고 무뚝
뚝하시다. 때로는 잘 삐치시고 짜증까지 내신다. 어머니
보시기에, 우리가 아프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도 삼시 세
끼를 꼭 챙겨드려야 마지못한 듯 드신다. 어쩌다 외출이
길어져 늦게 귀가하는 날이면, 그때까지 밥을 굶으시며
아주 시위를 하신다. 어머니는 우리 부부에게 아픈 무릎

이다.

  아우는 마흔 넘도록 홀로 대척지인 아르헨티나로 멕시
코로 떠돌아다닌다. 아우에 대한 어머니의 염려와 사랑
은 참 각별하시다. 아우는 어머니의 아픈 무릎이다.



- <물방울 무덤>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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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7-10-18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오는 날은 더 생각나는 무릎이겠네요.

프레이야 2007-10-18 12:04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그래서 비오는 날 무릎이 쑤신다고들 하는 걸까요?
근데, 님이 벌써 그런 건 아니죠? ^^
저도 그렇지 않답니다.

비로그인 2007-10-18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들며 어깨, 무릎이 시큰거리면
불현듯 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예전에 그러셨겠구나..


프레이야 2007-10-18 14:29   좋아요 0 | URL
한사님, 가을 잘 보내고 계시온지요.^^
나이 들어가며 늘어나는 아픈 무릎, 아픈 어깨, 아픈 허리...
그까진 아니더라도 아픈 손가락에 대한 각별함.

2007-10-18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18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10-19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좋군요. '아픈 무릎'이라.
나에게 '아픈 무릎'이란 무엇일까.

프레이야 2007-10-19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사이님, 유난히 예민하게 아픔을 느끼는 사람들, 그중에 저도 들어가려나 모르겠어요.
그런 때도 있고 아닌 때도 있지요. 그런데 예민하게 아픔을 느끼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사랑이 많은 사람 같아요. 네, 우리, 그렇게 안고 가야겠지요.
님의 리뷰 잘 읽고 있어요. 그저 추천만 누르고 나오지요^^

엘신님, 에게 아픈 무릎은 무엇일까? 다들 하나쯤 있을거에요.
가을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