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내 말의 초점이다”
34쪽 이 문장이 연이어 두 번? 원문도 이런지 궁금하다.

그 책들 덕에 몇 가지 얻은 것이 있다. 이것이 내 말의 요점이다. 책이 내 외로움을 덜어주었다. 이것이 내 말의 요점이다. 그래서 생각했다. 나도 사람들이 외로움에 사무치는 일이 없도록 글을 쓰겠다고! (하지만 그건 나만의 비밀이었다. 남편과 만나면서도 그 얘기를 바로 털어놓지는 않았다. 나는 나 자신을 진지하게 여길 수 없었다. 하지만 진지했다고 말하는 것이 진실이고, 나는 나 자신에 대해 혼자 남몰래 - 아주 진지하게 생각했다! 나는 내가 작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길이 얼마나 험난할지는 몰랐다. 하지만 그건 어느 누구도 모른다. 그러니 그건 중요하지 않다.) - P34

헤일리 선생님은 그해 말에 떠났다. 내 기억으로는 입대를 했는데, 시절을 감안하면 틀림없이 베트남에 갔을 것이다. 나중에 워싱턴 D.C.의 참전용사기념비에서 그의 이름을 찾아봤지만, 없었다. 내가 그에 관해 더 아는 건 없지만, 내 기억에 캐럴 다는 그뒤부터 그의 수업 시간에는 내게 못되게 굴지 않았다. 무슨말인가 하면, 우리 모두 그를 좋아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 그를 존경했다. 이것은 열두 살짜리들의 학급에서 한 남자가 이루어내기에 절대 작은 업적이 아니다. 그는 이루어냈다. - P86

나는 애써 울음을 참느라 한동안 간호사실 쪽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어야 했다. 치통이 옆에서 나를 감싸안아주었고, 그렇게해준 그녀를 나는 지금도 사랑한다. 가끔 나는 테네시 윌리엄스가 블랑시 뒤부아의 이런 대사를 썼다는 사실에 슬퍼진다. "나는 늘 낯선 사람들의 친절에 의지하며 살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의 친절을 통해 여러 번 구원을 받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것도 범퍼스티커처럼 진부해진다. 나는 그 사실이 슬프다. 아름답고 진실한 표현도 너무 자주 쓰면 범퍼스티커처럼 피상적으로 들린다는 사실이. - P98

그의 목소리는 아주 달라져 있었고, 한마디 한마디가 나를 찰싹찰싹 때리는 것 같았다. 내가 말했다. "네, 선생님." 하지만 그를 쳐다보지는 않았다. 나는 이런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은 지치게 마련이라는 것을. 마음, 영혼, 혹은 몸이 아닌 뭔가에 우리가 어떤 다른 이름을 붙이건 그것은 지치게 마련이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그것이야말로-대체로, 일반적으로ㅡ자연이 우리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나는 지쳐가고 있었다. 내 생각에 잘은 모르지만ㅡ그 또한 지쳐가고 있었다. - P100

앞에서도 한 말이지만, 우리가 다른 사람 혹은 다른 집단보다 스스로를 더 우월하게 느끼기 위해 어떤 방법을 찾아내는지가 내게는 흥미롭다. 그런 일은 어디에서나, 언제나 일어난다. 그것을 뭐라고 부르건, 나는 그것이, 내리누를 다른 누군가를 찾아야하는 이런 필요성이 우리 인간을 구성하는 가장 저속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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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10-24 0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이 궁금해하시니까, 저도 덩달아...
문장이 중복되어 있는지, 원문 확인해주실 분 계시면 좋겠네요 ㅎ

프레이야 2022-10-24 10:30   좋아요 2 | URL
얄리 님 궁금증 풀리셨지요~^^
아래 댓글로요 ㅎㅎ

Jeremy 2022-10-24 14: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ㅎㅎ, 원문에도 두 번 나옵니다. 강조의 의미?
진짜 쉽고 짧게 쓰는데도 잘 쓴 글처럼 느껴지는
Elizabeth Strout 의 마법.

˝But the books brought me things. This is my point.
(이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They made me feel less alone. This is my point.
And I thought: I will write and people will not feel so alone!
(But it was my secret! Even when I met my husband I didn’t tell him right away.
I couldn’t take myself seriously. Except that I did.
I took myselfㅡsecretly, secretlyㅡ very seriously!
I knew I was a writer. I didn’t know how hard it would be.
But no one knows that; and that does not matter.)˝
― Elizabeth Strout, My Name Is Lucy Barton pp. 24-25

프레이야 2022-10-24 11:25   좋아요 3 | URL
님 !! 짜잔 ㅎㅎ 확인 감사합니다 😊 속이 다 시원하네요. 워딩은 달라도 유독 이런 뜻의 문장을 자주 넣은 스트라우트. 내 이름은 루시 바턴,에도 많이 나오더군요. 올리브 키터리지,에선 그러지 않았던 거 같은데 왜 바뀌었는지 화자인 루시 바턴이라는 인물의 캐릭터로 그리 썼을까 싶기도 한데 독자가 읽기에는 화자 루시의 성격이 아주 똑 부러지게 느껴지는 어투입니다. 이것이 내 말의 요점이가,보다 제레미 님 번역이 훨씬 좋습니다. 두 문장을 우리 문장으로 조금 다르게 옮겼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고요.

얄라알라 2022-10-24 12:17   좋아요 2 | URL
진짜, 이런 원문 바로 바로 찾으시는 Jeremy님!! 책을 얼마나 꼼꼼하게 읽으시면 바로 찾으셔서 속결 답변까지 달아주시네요

덕분에 원문 보는 호강까지 누립니다.

근데, the books brought me things.요걸 번역문 안 보고 영문부터 읽었더라면, 엉뚱하게 생각할 뻔했어요. ˝그 책들 덕분에 나는 생각에 이르렀다.˝라고 ㅎㅎ ˝그 책들 덕분에 몇 가지 얻은 게 있다˝ 군요^^
아 영어는 어려워요

Jeremy 2022-10-24 14:21   좋아요 2 | URL
ㅎㅎ, 제 생각엔 영어가 어려운 게 아니라 번역이 어려운 것 같아요.
길게 복문으로 쓴 건 그 나름대로, 짧게 끊어 쓴 건 또 그 나름대로.

전 영어가 원서인 책 뿐 아니라 요새는 한국책도
상 받은 뒤 영어로 번역되서 나온 걸로 그냥 읽는데
이렇게 알라딘에서 조각조각, 밑줄 그어 올려주시는 분들의 글을 읽으며
숨은 그림이나 cross word puzzle 맞추는 것처럼
제 책 뒤져서 해당 문구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네요.

제 생각엔 이상하게 직역처럼 의역한 번역문보다
알라알라님의 의역이 문맥상으로는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Be confident!! You‘re doing great.


프레이야 2022-10-24 15:08   좋아요 3 | URL
저도 얄라 님 번역이 낫네요. 이분 책 번역 내 이름은 루시 바턴, 에서도 거슬리는 문장이 여럿 있어요. 주어의 위치를 뒤로 옮기는 게 읽기에 나은 문장들. 무슨 말인가 한참 읽었거든요. 원문을 보니 저 부분 번역문도 마음에 많이 들지는 않네요. 스트라우트의 문체를 반영한 의도인지 번역 스타일이 그러신건지^^ 그러고보니 루시 어투가 시니컬한 올리브의. 말투랑 비슷하기도 하네요. 스트라우트가 만들어낸 인물은 참 생동한 느낌입니다. 속시원한 두 분 말씀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