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에 그려진 호보코드들과 호보윤리강령이 책 말미에 실려 있다. 호보코드와 15개 조항 호보윤리강령은 아직도 유효한 측면이 있다. 현재의 호보문화는 일종의 반문화 운동으로 전통적인 사회 규범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매혹하고 예술적 소재로 재탄생한다. 호보백도 여기서 나온 이름. 영화 “북극의 제왕”은 이 책의 켈리장군과 호보부대 이야기에서 영감 받았다고 한다. 이 영화는 다음에 볼 수 있기를.

나는 종종 (듣는 이들은 농담이라고 생각했겠지만)인간과 다른 동물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간만이 같은 종의 여성을 학대하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말하곤 했다. 늑대나 비열한 코요테도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 가축으로 퇴화한 개조차도 그러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개는 아직 야성의 본능을 간직하고 있지만, 인간은 대부분의 야성 본능을 잃었다. 최소한 좋은 본능은 잃었다.
내가 얘기한 것보다 더 끔찍한 삶의 페이지들도 있을까? 동부, 서부, 남부, 북부, 미국 전역에서 있었던 아동 노동에 관한 보고서를 읽어보면 우리 모두 탐욕스러운 장사치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모두 서스케하나에서 있었던 여성 폭행보다 더 잔혹한 삶의 페이지를 찍어내는 식자공이자 인쇄공이다. - P78

가끔 우아한 문구로 내 삶을 소개한 신문이나 잡지, 연대기들을 읽어보면 내가 사회학 연구를 위해 떠돌이가 되었다고 한다. 전기 작가들의 사려 깊은 친절함 때문이겠지만 사실이 아니다. 내가 떠돌이가 된 것은, 글쎄 쉬게 두지 않는 내 안의 생명력과 내 핏속을 흐르는 방랑벽 때문이었다. 물에 빠지면 피부가 젖는 것처럼 사회학은 단지 부차적이었다. 추후에 따라온 것일 뿐이다. 벗어날 수 없기에 나는 ‘길‘에 나섰다. 주머니에 기차표를 살 돈이 없었기 때문에, 평생 한 가지 일만 반복하며 살 수 없게 태어났기 때문에, 글쎄 아마도 내게는 길이 더 쉬웠기 때문이리라. - P165

자유를 향한 미국인의 피가 끓어올랐다. 모든 자유를 사랑한 우리 선조들의 외침이 내 안에서 들려왔다. "왜 이래요?" 나는 따졌다. 말하자면 해명을 요구한 것이다. 그리고 답이 왔다. 퍽! 그가 곤봉으로 내 머리를 내리쳤고 나는 취한 사람처럼 휘청이며 뒤로 물러났다. 호기심이 생긴 구경꾼들이 파도처럼 위아래에서 몰려들었고, 내 소중한 책이 팔에서 흙먼지 속으로 떨어졌다. 경찰은 다시 한 대를 먹이려고 다가왔다. 곧 벌어질 일이 예상되어 아찔해졌다. 곤봉으로 수도 없이 머리를 얻어맞고 피범벅이 된 흉측한 몰골로 즉결 재판소에 서 있는 모습이었다. 난동, 욕설, 업무방해, 그 외의 몇몇 죄목이 붙어 블랙웰섬‘으로 송환되는 내 모습이었다. 일이 어떻게 돌아갈지 깨닫자 설명을 듣고 싶은 마음이 전부 사라졌다. 아직 읽지도 않은 내 소중한 책을 그대로 두고 몸을 돌려 뛰었다. 너무 아팠지만 계속 달렸다. 죽는 날까지 언제든 경찰이 곤봉으로 설명을 하려 들면 나는 죽자고 도망칠 것이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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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9-14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보 코드 라는 말이 낯설어서 검색해봤어요.
호보를 검색하면 더 많이 나오는 건 호보백입니다.^^
프레이야님, 연휴 잘 보내셨나요.
날씨가 계속 흐려요.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09-14 18:54   좋아요 1 | URL
제법 가을 같은데 오늘은 조금 흐리네요. 호보 코드는 호보들이 다음 호보들을 위해 남기는 표식입니다. 간단하게 표시가 되게 남겼네요. 그들만의 은어 같이. ^^

2022-09-14 2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15 0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15 0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15 0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2-09-15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만이 같은 종의 여성을 학대하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 그러네요. 동물들은 짝짓기 할 때 수컷들이 오히려 암컷 눈에 들려고 노력하던데요. 성차별 문제는 언제 끝날까요?

프레이야 2022-09-15 16:56   좋아요 0 | URL
그걸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게 문제일 듯요. 저 땐 백여년 전이지만. 미국 집시 여자를 채찍질하는 남자를 본 후 적은 기록입니다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