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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 강연호 -

절구통만한 먹이를 문 개미 한 마리
발 밑으로 위태롭게 지나간다 저 미물
잠시 충동적인 살의가 내 발꿈치에 머문다
하지만 일용할 양식 외에는 눈길 주지 않는
저 삶의 절실한 몰두
절구통이 내 눈에는 좁쌀 한 톨이듯
한 뼘의 거리가 그에게는 이미 천산북로이므로
그는 지금 없는 길을 새로 내는 게 아니다
누가 과연 미물인가 물음도 없이
그저 타박타박 화엄 세상을 건너갈 뿐이다
몸 자체가 경전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저렇게
노상 엎드려 기어다니겠는가
직립한다고 으스대는 인간만 빼고
곤충들 짐승들 물고기들
모두 오체투지의 생애를 살다 가는 것이다
그 경배를 짓밟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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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7-06-14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재 구경 다니고 있어요~~. (미모로운 님이 모습을 날마다 볼 수 있도록 사진도 올려놓으시궁~~^^)

프레이야 2007-06-14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대문에 사진 걸어주세요. 미모로운 모습 매일 뵙게요^^

2007-06-14 1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7-06-14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이랑 스킨이 잘 어울립니다. :)

프레이야 2007-06-14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정말,정말요?? 좋단 말씀이죠! 고맙습니다.

비로그인 2007-06-20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경배를 짓밟지 마라 라는 구문이 정말 .. ㅠㅠ

배운다는 일이 이렇게 살아가는 내내 지속됨을 생각할때
언제나 생은 보다 내려앉아 살아가야 함을 느끼게 됩니다..

더위에 건강조심하세요 .. 혜경님 .. ^ ^



프레이야 2007-06-20 08:41   좋아요 0 | URL
수경님, 옛선비들은 발밑의 개미 한 마리, 풀 한 포기도 함부로 밟지 않으려고
발걸음을 조심했다고 하지요. 저도 이 시의 그 구절에 멈칫 마음의 옷깃을 여미게
되더군요. 다시 살아야겠다는 님의 댓구 또한 저를 생각하게 하네요.
님, 장마가 다가온다죠. 전 비오면 좋아요. ^^